2024년 6월 3일 (월)
(홍)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소작인들은 주인의 사랑하는 아들을 붙잡아 죽이고는 포도밭 밖으로 던져 버렸다.

성인ㅣ순교자ㅣ성지

[순교자] 복자 124위 열전46: 김세박, 안군심, 이재행, 김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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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1-24 ㅣ No.1427

[복자 124위 열전] (46) 김세박 · 안군심 · 이재행 · 김사건


1~12년에 걸친 모진 옥살이에도 신앙을 지키다 주님 품에 안겨



124위 순교 복자 가운데 정해박해(1827년) 순교자는 4위에 불과하다. 그러나 훨씬 더 많은 신자가 정해박해 때 잡혀가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10년이 넘게 옥에 갇혀 ‘간난신고’ (艱難辛苦)의 삶을 살아야 했다.

당시 옥중 생활은 현대의 인권 개념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관아 인근에 자리 잡고 있던 감옥으로 이송되면 차꼬를 차고 옥살이하면서 문초와 형벌을 받아야 했다. 신자들은 곤형이나 장형, 치도곤형, 주리형뿐 아니라 때로는 톱질이나 학춤 같은 잔혹한 형벌을 받았다. 지방에선 무릎을 짓밟는 압슬과 같은 고문이나 산 채로 파묻는 생매장이 자행되기도 했다. 그러기에 옥살이는 그 자체로 이미 순교의 길이나 다를 바 없었다.
 

  

  


형벌보다 무서운 옥살이 고통은 배고픔이었다. 굶주림과 갈증으로 아사하거나 배교하는 신자들도 속출했고, 열악한 감옥 환경으로 전염병에 감염돼 병사한 경우도 많았다. 감옥이 신앙의 증거 터가 되고 순교 터가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해박해 당시 대구 경상감영 감옥에 갇힌 순교자 중 김세박(암브로시오, 1761∼1828)과 안군심(리카르도, 1774∼1835), 이재행(안드레아, 1776∼1839), 김사건(안드레아, 1794∼1839) 등 네 복자의 경우도 비슷했다.

1786년께 유배지에서 사망한 김범우(토마스)의 먼 친척인 김세박 복자는 한양의 역관 집안 출신이었다. 신앙을 받아들인 뒤 부인과 자식들에게 열심히 교리를 가르쳤으나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을 방해하자 그는 가족을 떠나 교우들을 찾아다니며 교리를 가르치고 교회 서적을 필사해주며 살았다. 정해박해가 일어나 피신할 수 없게 되자 안동 관아에 자수했으며, 훗날 대구로 이송돼 형벌을 받았으나 백절불굴의 인내로 참아냈다. 하지만 형벌과 금식으로 쇠약해진 탓에 옥중 생활을 이겨내지 못하고 이듬해인 1828년 12월 3일 옥사했다.

충청도 보령 출신의 안군심 복자는 8년을 더 갇혀 있어야 했다. 청년 시절에 신앙을 받아들인 그는 교회 서적을 베끼고 교리를 가르쳐 주는 걸 낙으로 알며 살던 중 정해박해 때 상주 포졸들에게 체포됐다. 이후 대구로 이송돼 형벌을 받았지만 천주님께 대한 사랑은 더욱 열렬해졌고 동료들과 함께 고통을 겪다가 이질에 걸려 1835년 순교했다.

충청도 홍주 출신의 이재행 복자는 12년간을 대구 감옥에서 고통 속에 살아야 했다. 20세를 넘겨 교리를 듣고 입교한 그는 특히 기도와 독서, 부지런함, 덕행 실천으로 남다른 모범을 보여줬다. 정해박해가 일어나면서 경상도 순흥 곰직이(현 경북 봉화군 물야면 문수로 일대)에서 체포돼 안동 관아를 거쳐 대구로 끌려가 힘든 수감생활을 해야 했다.

또 충청도 서산 출신의 김사건 복자는 어려서 아버지 김창귀(타대오)에게 교리를 배워 입교했으나 1815년 을해박해 때 마음이 약해져 신앙을 버리고 석방됐다. 그렇지만 경상도로 이주한 뒤에는 기도와 성경 읽기, 전교에 힘쓰면서 교리를 실천하는 데 열중했고, 정해박해 때 상주 포졸들에게 체포돼 대구 감옥으로 이송돼 12년을 고통 속에 살았다.

이재행ㆍ김사건 두 복자는 임금이 사형 집행을 윤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매우 기뻐하며 자신들이 쓰던 물건과 옷을 다른 죄수들에게 나눠주고 1839년 5월 26일에 형장으로 끌려나가 순교했다. 당시 이들의 순교 장면을 바라보던 죄수와 옥졸들이 모두 얼굴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고 하는 데, 이는 이들이 오랫동안 보여준 모범 때문이었다.

[평화신문, 2015년 1월 25일, 오
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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