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강론자료

2015-0311.....사순 제3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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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5-03-11 ㅣ No.1722

사순 제3주간 수요일

신명기 4,1.5-9       마태 5,17-19

2015. 3. 11. 이태원

주제 : 규정과 법규의 힘

규정과 법규를 좋아하는 보통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말은 시작합니다만, 이 말이 옳다고 하려면 모든 사람에게 다 그래야한다는 원칙을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이 말은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분명히 사람은 입장에 따라서 규정과 원칙을 좋아하고 바랄 사람도 있고, 그 힘에 기대어 사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이에 관한 대답을 생각하려고 할 때, 그 대상들을 무조건 나쁘게 봐서는 곤란합니다. 여차하면 지금은 내가 싫어하고 이상하다고 여기면서도 내일이 되면 그것을 선호하는 사람으로 바뀔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생각해야 할 것은, 나는 그렇게 될 일이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낼 것이 아니라, 그럴 사람은 어떤 사람이겠느냐고 생각할 일입니다.

내가 정치가라면, 내가 큰 공동체를 다스리거나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내 능력이 딸려서 그렇게 외부의 힘을 빌려야 할 사람이라면, 규정과 법칙을 실천하는 사람으로서 갖는 자세와는 다를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규정과 법칙을 거부하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될 가능성은 과연 없을까요?제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하느님이 법칙과 규정의 힘을 빌려서 인간에게 당신의 뜻을 행사하신다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그 모든 사정을 다 몰라도 판단은 같습니다.

오늘 신명기독서의 말씀과 마태오복음서의 말씀은 법칙과 계명에 대한 것입니다. 삶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것에 대한 자세에서, 신앙에서는 그것을 계명이라고 한다면, 세상에서는 법칙이라고 구별해도 무리한 표현은 아닐 것입니다.

법규와 규정 때문에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그것을 지키고 산다고 말해야 할까요? 사람이 맞닥친 모든 것에는 다 차이가 있을 테니, 일관성이 있는 모습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하느님의 법과 규정은 인간을 지혜롭고 슬기롭게 만든다는 모세의 말을 들으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이겠습니까? 일방적으로 명령하는 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모세가 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야 정상일까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양비론(兩非論)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양시론(兩是論)을 선택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우리는 어떻게 행동하겠느냐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지혜로 우리가 지혜롭고 슬기롭게 된다는 것을 정말로 그럴 거라고 받아들이지 않을 사람이라면 제가 아무리 많은 말을 해도 의미는 없는 일입니다. 그와 비슷하게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자 혹은 큰사람이 될 기준으로 작용한다는 말씀도 하십니다.

세상에서 돌아가는 모든 일이 내 맘에 들 수는 없습니다. 내 판단과 다를 때, 싫으면 싫다고 하고, 내가 따르지 않으면 될 일입니다. 물론 모든 일에 그래도 좋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항상 그렇듯이 그로 인해서 생길 일에 대한 것은 내가 감당하겠다는 마음자세는 필요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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