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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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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새 로마 순교록 라틴어판 출판에 관한 기자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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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6-02-08 ㅣ No.455

교황청 경신성사성 새「로마 순교록」 라틴어판 출판에 관한 기자 회견(2001년 10월 2일)

 

 

1. 그리스도인 생활의 성덕

 

그리스도인 성소는 성덕으로 부르심입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마태 5,48). “우리를 뽑아 주시고`……`우리를 거룩하고 흠 없는 자가 되게 하셨습니다”(에페 1,4).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성덕에 대한 보편적 성소에 관한 이러한 가톨릭의 진리를 엄숙하게 상기시키며, 그리스도의 모든 제자는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어, 각자가 특별한 성소를 살게 하는 다양한 생활 신분을 통하여 지상 생활 동안 성덕으로 나아갈 수 있고 또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성인들은 그리스도인 생활의 의미를 깊이 이해하면서 일관되게 세례 서약을 실천해 온 그리스도인들입니다.

 

최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교황 교서 「새 천년기」(Novo millennio ineunte)에서 모든 신자의 성덕에 대한 성소에 관련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을 다음과 같이 강력히 역설하셨습니다.

 

“우선 첫째로, 모든 사목 계획은 성덕을 중심으로 세워져야 한다고 저는 주저 없이 말씀드립니다. 성덕은 희년 대사의 궁극 목적이었습니다. 희년 대사는 세례 받은 모든 사람의 삶이 죄를 씻고 참으로 새로워지도록 그리스도께서 주신 특별한 은총입니다.

 

희년에 참여한 사람들 가운데에서 되도록 많은 사람이 이 은총의 요구를 인식하고 그 은총을 온전히 보기를 바랍니다. 이제 희년이 끝나고, 평범한 일상으로 되돌아가지만, 성덕을 강조하는 일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한 사목 임무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성화 성소의 보편성’을 말하고 있는,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Lumen Gentium) 제5장의 완전하고 실천적인 의미를 재발견하여야 합니다. 공의회 교부들이 이 점을 그처럼 강조하였던 것은 단순히 교회론을 영적인 겉치장으로 꾸미려는 것이 아니라, 성화 성소를 교회에 대한 가르침의 내재적이고 본질적인 측면으로 삼으려는 것이었습니다. 교회를 ‘신비’로, 또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일치에 바탕을 두고 모인’ 백성으로 새롭게 발견하면 그와 더불어 교회의 ‘성덕’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인 의미에서 성덕은 본질적으로 거룩하신 분, ‘참으로 거룩하신’(이사 6,3 참조) 분께 속한 것입니다. 교회를 거룩하다고 고백하는 것은 교회를 그리스도의 신부라고 일컫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려고 말 그대로 당신의 몸을 바치셨습니다(에페 5,25-26 참조). 이를테면 객관적인 성덕의 이 은혜는 세례 받은 모든 신자에게 주어집니다.

 

한편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것은 여러분이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1데살 4,3) 하신 성서 말씀과 같이, 성덕의 은혜는 그리스도인의 삶 전체를 이루어야 할 임무가 됩니다. 이 임무는 몇몇 그리스도인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떠한 신분이나 계층이든 모든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교 생활의 완성과 사랑의 완덕으로 부름 받고 있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자명한 일입니다’”(「새 천년기」, 30항).

 

신약에서 교회 초창기의 그리스도인들을 그냥 ‘성도’라고 부른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교회가 성인들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존경심을 품는다 해서 하느님께 마땅한 공경을 드리지 않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성덕을 증언한 자기 자녀들 안에서 거둔 은총의 승리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것입니다. 성인들에 대한 공경은 결국 성부의 자녀들이며 그리스도의 지체이고 성령의 성전인 그들 안에서 빛나는 찬란한 은총 행위에 대한 감사입니다. 성인 숭배는 결코, 한 분이시며 삼위이신 하느님께만 드릴 수 있는 흠숭과 혼동되어서는 안 되지만, 모든 선의 근원이시고 기원이신 하느님께 대한 숭배와 분리되어서도 안 됩니다. 성인들을 숭상할 때 우리는 그들의 그리스도인적 완덕이 단순한 인간적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하느님의 거룩하심에 대한 반영이며 그분 은총의 열매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교회는 성인들에게서 무엇보다 먼저 세례 때에 받은 은총에 대한 충실성의 표양을 보며, 하느님 앞에서 우리를 위하여 기도해 줄 수 있는 소중한 전구자의 모습을 봅니다.

 

 

2. 순교록

 

그리스도교 역사 초창기에 이미 교회는 박해를 겪으며 피를 흘렸고, 따라서 죽으면서까지 자신의 신앙을 증언하였던 그리스도의 제자들에 대한 기억을 보존하는 일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 왔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개별 교회들 안에서는 로마 교회에서 죽은 순교자들의 명단이 작성되었지만, 다른 곳에서 죽은 유명 순교자들이 그들의 출신 지역 교회에서와 마찬가지로 다른 교회들에서도 기념되는 일이 드물지 않았습니다. 어느 시기까지는 이러한 명단에 순교자들의 이름만 들어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성덕에 대한 훌륭한 모범을 보여 주었고 축복으로 기억되는 주교들과 수도승들, 과부들의 이름이 덧붙여졌습니다.

 

개별 교회들은 순교자들과 다른 성인들에 대한 기억을 보존해 왔을 뿐만 아니라 매우 일찍부터 그들이 영원한 생명으로 건너간 날, 곧 ‘축일(dies natalis)’을 기념해 왔습니다. 아버지의 집에서 충만한 삶으로 태어나는 것은 특히 그들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는 곳에서 그들을 기념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고대 그리스도교의 거룩한 교부들이 매년 ‘축일’을 기념하면서 했던 다양한 강론들, 특히 순교자들에 관한 강론들이 보존되어 왔습니다.

 

 

3. 여러 순교록에서 「로마 순교록」까지

 

수세기 동안, 여러 지역 교회에 해당하는 다양하고 고유한 순교록들이 공존해 왔습니다. 통신의 발달로, 성인들의 생애에 관한 이야기들이 보편적 의미를 띠게 되고 그 수가 늘어나면서 「로마 순교록」이 만들어졌고, 교회 권위가 인정한 모든 성인과 복자가 그 속에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첫 「로마 순교록」은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며, 1586년에 교황 그레고리오 13세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시성식은 네 가지 요소로 이루어진 교황의 행위입니다. 곧, 성덕에 대한 심사, 성인으로 선포된 사람이 하늘 나라의 행복을 누리고 있다는 확신, 찬미해야 하지만 결코 쉽게 따를 수 없는 성인의 생애를 다른 그리스도인들에게 본보기로 제시하기, 신자들에게 자신들의 영적 물적 요구에 대하여 하느님께 전구해 주도록 성인에게 기도할 것을 권유하는 일입니다. 어느 한 성인을 시성한다고 해서, 로마 예법 전례력에 기념일이 실리는 성인들처럼 곧바로 모든 곳에서 그 성인을 의무적으로 기념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17세기부터 ‘시성식’은 ‘시복식’ 뒤에 이루어졌으며, 시복식 또한 일반적으로 복자가 태어나 사도직을 수행하고 오랜 기간 머물다 죽어서 묻힌 장소에서만 제한적으로 복자를 공경하도록 허용하는 교황의 행위입니다. 복자 수도자들의 경우에는 보통 그 복자가 속한 수도회에서만 그를 공경할 수 있습니다. 공식으로 시복되었거나 아니면 아주 오랜 옛날부터 ‘복자’의 자격을 누려 왔거나 그에 상응하는 공경을 받는 이들도 순교록에 이름이 올라 있습니다.

 

 

4. 순교록 이용

 

여러 세기 동안 그 날의 순교록 독서는 관상 수도회나 일반 수도회에서 성무일도 제1기도의 필수적인 부분이었으며, 성무일도의 이 부분은 일반적으로 노래로 바쳤습니다. 성무일도를 노래로 바치지 않는 공동체들에서도 식당에서 순교록을 읽는 일이 드물지 않았습니다. 오늘날, 제1기도는 없어졌으므로 성무일도를 노래로 바치는 공동체들에서는 적절한 시간에 순교록을 봉독합니다. 성무일도를 노래로 바치지 않는 공동체들은 순교록을 봉독할 적당한 시간을 마련하여, 공동체의 모든 회원에게 하늘 나라의 행복을 누리며 삶의 모범으로 우리의 귀감이 되고 있는 훌륭한 우리 형제들을 기억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5. 현재의 순교록

 

오늘 우리가 교회에 제시하는 「로마 순교록」의 표준판이라 불리는 라틴어판에 앞서서 다른 여러 판들이 나왔으며 가장 최신판은 1956년에 나온 것입니다.

 

1956년 판 이후에도 시복식과 시성식이 수없이 많이 있었습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하의 재위 동안에만도 시복식은 1,200건 이상, 시성식은 200건이 넘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판은 쇄신판이지만 이전 판들을 폭넓게 참조하고 있습니다. 이번 판을 준비하면서 교황청 경신성사성은 시성 시복 관련 조사위원들과 교황청 역사학위원회, 더 나아가 다른 연구 기관들과 협의하였습니다. 우리는 이번 작업에 매우 공을 들였다고 생각하지만, 다음에 나올 판들을 보완해 줄 학문 연구를 계속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경신성사성은 「로마 순교록」의 이번 판을 기꺼이 검토해 주시고 우리에게 차후 개선을 위하여 의견을 보내 주신 모든 분과 단체에 감사 드립니다.

 

<원문 Presentation de la nouvelle edition Latine du “Martyrologium Romanum”: 로세르바토레 로마노(L’Osservatore Romano), 48(2702), 불어판, 2001년 11월 27일자, 8면>

 

[가톨릭교회의 가르침, 2003년, 제23호, 주교회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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