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강론자료

2015-0603.....연중 제9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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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5-06-02 ㅣ No.1784

연중 제9주간 수요일 - 홀수 해

토빗 3,1-11.16-17ㄱ               마르 12,18-27

2015. 6. 3. 이태원.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순교자

주제 : 하느님의 뜻(!)

사람은 세상에서 삽니다. 모르는 소리는 아니지요? 하지만 이렇게 말할 때, 사람이 그렇게만 살아도 좋으냐는 의미가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 소리는 눈에 보이는 세상의 일에만 잡혀 살고, 그것이 우리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일의 전부인양 살아도 좋으냐고 묻는 소리일 것입니다. 또 다른 말로 하면, 신앙의 세계는 없어도 좋다거나, 신앙의 세계는 내 삶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느냐고 묻는 것과도 같은 소리입니다. 강요는 아닙니다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사람의 생각은 아주 빨리 한쪽 편으로 집중되기 쉽습니다. 세상에서 왜 내가 이렇게 살아야하나? 왜 나만(?) 이렇게 살아야하는가? 이렇게 사는 의미가 무엇일까를 질문하고, 복잡한 생각을 고민하기도 전에 질문한 권리(!)에 따라 행동합니다.


오늘 독서에 나오는 라구엘의 사라도 그런 생각을 한 사람의 하나였고, 예수님을 곤경에 빠뜨리려는 분명한 속셈이 있으면서도 전혀 아닌 것처럼 질문하는 사두가이파 사람들의 의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인으로 살고 있고, 신앙을 먼저 생각하면 그렇게 인간의 생각대로만 후다닥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 쉽지만, 그와 같은 곤경에 빠져있는 사람을 이해할 방법은 무엇이겠습니까?


토빗과 사라의 고민을 해결해줄 하느님의 천사, 라파엘이 파견된 것은 하느님의 자비였지만, 세상에 살았던 사람들의 자세도 한몫을 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죽은 자가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을 우리가 믿는다면서도 죽은 이들의 하느님으로 만드는 잘못을 범하지는 않는지 우리가 제대로 된 모습을 돌이켜야 합니다.


세상에 사는 사람으로서, 하느님의 뜻을 알아채기는 참 어렵습니다. 이런 말을 하지만 사실상 저도 하느님의 뜻을 아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내가 쉽사리 생각하는 대로 하느님도 똑같이 행동하시겠는지 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항상 내 뜻대로 움직이셔야 하는 분일까요? 그러면 참 좋겠지만, 그것은 내가 만드는 하느님일 뿐이고, 나를 위한 하느님일 뿐입니다. 세상에 태어난 우리가 내 뜻대로, 또 내 맘대로 태어났다면 하느님의 뜻을 찾을 이유도 없을 것이고, 그 뜻이 무엇인지 고민할 이유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받아들이고, 따르는 하느님은 과연 어떤 분이실까요? 우리가 짤막하게 하는 이 소리를 통해서 대답을 금방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뜻을 잠시나마 되새길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내가 하느님의 뜻을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삶을 통해서 내가 하느님의 뜻을 따를 수 있기를 청할 시간입니다. 오늘은 그렇게 산 아프리카 우간다의 순교자들을 함께 기억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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