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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교회1: 중국인들은 언제 그리스도를 만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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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8-12-02 ㅣ No.95

[니~하오! 중국교회] (1) 중국인들은 언제 그리스도를 만났나?

 

 

한국 가톨릭과 중국 가톨릭은 "뿌리가 닿아있다"고 할 정도로 관계가 밀접하다.

 

우리는 18세기 후반 중국교회를 통해 복음을 받아들였다. 한국 최초의 영세자 이승훈이 세례를 받은 곳이 베이징 북당(北堂)이다. 앵베르 주교, 베르뇌 주교 등 이 땅에서 순교의 피를 흘린 파리외방전교회 성인들도 본래 중국에서 10년 이상 선교했던 '중국통'이다.

 

1949년 공산당의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보편교회와 멀어진 중국교회.

 

바티칸과 중국의 외교관계가 복원되면 중국교회는 다시 보편교회와 어깨동무를 하고 하느님 영광을 드러낼 것이다. 아울러 중국은 제삼천년기 아시아 복음화 시대의 중심무대가 될 것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5일 "중국은 복음에 문을 열어야 한다"는 직접적 표현으로 모종의 메시지를 던졌다.

 

바티칸과 중국 수교설은 오래전부터 외교가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아시아 복음화 시대의 주역으로 나서야 할 한국교회로서는 복음의 문이 열리는 그 날을 대비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중국교회를 알아야 한다. 이 같은 취지로 중국교회의 역사와 현황을 살펴보는 '니하오! 중국교회'를 연재한다. '니하오 '는 "안녕하세요"라는 중국 인사말이다.

 

 

왕조 보호로 200년간 번창한 경교

 

중국에 정통 가톨릭이 전해진 때는 16세기 명나라 말기다.

 

예수회 소속의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는 1552년 광동(廣東) 근처 상천도에 상륙해 내륙 진출을 모색하다 병사했다. 이로부터 30년 후 마태오 리치 신부가 마카오→광동→남경을 거쳐 1601년 북경에 도착하면서 본격적 선교가 시작됐다.

 

그러나 7세기 당 태종 시대에 전래된 경교(景敎)를 알아야 중국선교 역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경교는 에페소공의회(431년)에서 이단으로 단죄돼 추방된 네스토리우스주의(Nestorianismus) 선교사들이 한때 중앙아시아와 중국까지 영역을 확장한 그리스도교 분파다. 로마 제국을 뜻하는 대진(大秦)을 붙여 '대진 경교'라고도 불렸다.

 

635년 태종 정관(貞觀) 9년에 시리아 출신 수도자 알로펜을 단장으로 하는 21명의 선교사 일행이 수도 장안에 도착해 선교를 시작했다. 알로펜을 궁중으로 불러 강론을 들어 본 태종은 "도리가 옳고 정치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경교 보호정책을 폈다.

 

경교는 주일미사, 고해성사, 세례 및 영성체 등 가톨릭과 유사한 면이 많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신성과 인성의 위격적 결합(hypostatic union)이 아니라 외형적 결합(synapheia)이라고 주장했다. 또 아라비아, 인도, 중앙아시아를 거쳐 전래되는 동안 마니교, 이슬람교, 불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왕조의 보호를 받으며 200여 년간 번창했던 경교는 당나라 말기 무종(840~846년) 때 박해를 받고 쇠퇴하기 시작했다. 국고가 텅 비자 경교는 물론 불교ㆍ마니교ㆍ요교 등 외래종교를 박해하고 사원 재산을 몰수한 것이다. 수도자들은 강제 환속하고, 남은 신자들은 중앙아시아로 피신하거나 불교 또는 도교로 개종했다.

 

 

16세기에 경교 흔적 발견

 

경교는 황제 보호에 너무 의지하고, 한족을 흡수하지 못한 채 '비경비불(非景非佛), 사경사불(似景似佛)' 즉 그리스도교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했기에 14세기 말 소멸됐다.

 

원 제국시대(1279~1368)에는 프란치스코회 선교사들이 북경에 도착해 교회를 세웠으나 원 제국이 멸망하면서 선교활동도 중단됐다.

 

16세기 후반 중국에 도착한 예수회 선교사들은 미사 때 사용하는 제령(祭鈴)을 골동품점에서 우연히 발견했는가 하면 의미도 모른 채 십자성호를 긋는 중국인을 만났다고 전해진다. 경교 흔적이라고 추정된다.

 

[평화신문, 2008년 8월 24일,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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