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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교회의 가르침: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권고 평신도 그리스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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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6-14 ㅣ No.569

[현대교회의 가르침] (20) ‘평신도 그리스도인’ (1)


평신도, ‘행동하는 신앙’의 복음 선포자로 파견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가톨릭교회 역사상 ‘평신도’의 사명을 새롭게 정립한 대사건이었다. 

 

‘교회는 곧 교계제도’(Hierarchia)라는 것에서 ‘교회는 하느님 백성’(De Populo Dei)이라는 것으로 이해하면서 ‘하느님 백성은 평신도와 교계제도’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평신도 교령」을 통해 그 정체성을 분명히 하였다. 특별히 평신도를 규정하는 두 가지 특징으로서 “평신도는 더 이상 교회의 구원 대상일 뿐만 아니라, ‘세상, 곧 속된 세상’에 존재하는 교회 자신이다”라는 평신도의 ‘교회성’과 “현세의 일을 하고 하느님의 뜻대로 관리하며, 하느님의 나라를 추구”한다는 평신도의 ‘세속성’을 강조하였다(교의헌장 31장). 

 

공의회에서 정의한 이런 평신도의 정체성을 토대로 그의 사명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는 이후 계속해서 진행되었다. 

 

공의회 폐막 10주년을 맞이하여 ‘복음화’를 주제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3차 정기총회(1974)에서는 교회의 본성인 ‘복음화’ 사명에 대한 온 교회의 임무를 촉구하면서 세상 속에서 특별한 성소를 지니고 광범위한 분야에서 복음화 활동을 하는 평신도들에 대해서 강조하였다. 여기에서 ‘온 교회’라 함은 “주교들과 사제들, 그리고 모든 신자들”이라고 총회 후속 권고문헌인 「현대의 복음 선교」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1987년 10월 1~30일 로마에서 개최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7차 정기총회는 다시 한 번 평신도의 사명에 대해서 논의하는 자리가 되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20년을 지낸 교회와 세계에서 평신도의 소명과 사명’을 주제로 열린 총회에서 평신도들은 마태오 복음에 나오는 포도밭의 일꾼들로 표현된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성소를 강조하였다. 여기에 참가한 시노드 교부들은 끊임없이 공의회 가르침을 참고할 만큼 평신도에 관한 공의회의 가르침은 대단히 새롭고 현시성을 담보한 실천적인 것이었다. 공의회 이후, 교회 안팎에서는 계속해서 여러 형태로 평신도 ‘운동들’이 일어났고, 교회와 세상에서 평신도의 사명에 대한 인식은 날로 성숙하고 확장되어갔다. 

 

요한 바오로 2세의 권고 ‘평신도 그리스도인’은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7차 정기총회 후속 문서로 나온 것으로서, 공의회 이후 평신도에 관한 교회의 일관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우리 안의 양들’에 대한 신분을 확고히 하고,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에서 그 책임이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을 천명한 문헌이다. 

 

‘평신도 대헌장’이라고도 불리는 이 문헌은 평신도에 대한 교회와 세상 안에서의 ‘존재’와 ‘행동’을 말하고 있다. 그것을 함축하여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하여 말하고 있는데, 그것은 교회와 세상에서 평신도의 존엄성과 참여, 선교하는 교회에서 평신도의 공동책임과 교육이다.

 

 

1. 평신도의 존엄성 

 

포도밭의 일꾼들로 묘사된 평신도 그리스도인들은 단순히 포도밭에서 일하는 일꾼만이 아니라 그들 자신이 포도밭의 일부이기도 하다는 전제 하에 주님께서 친히 그들을 부르시어,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복음 선포와 증언의 사명을 주시며, 그들을 통해 현대 세계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상황과 문제들에 직면하게 하신다고 강조하고 있다(8~9항). 

 

평신도는 교회에 속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이 바로 교회이기도 하다는 분명한 의식을 통해 세례성사로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 난 모든 지체들이 같은 존엄성를 가지고, 같은 자녀의 은총을 누리며, 똑같은 완덕의 소망을 지닌다(교의헌장 32항)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세례성사의 공통된 존엄성으로 인해 평신도들은 교계와 더불어 교회의 사명에 대해 더욱 공동책임자가 되는 것이다. 

 

그들의 가장 큰 사명은 주어진 삶의 환경과 처한 상황에서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가시적으로 증거 하는 것이다. 세례와 그리스도인 생활의 ‘새로움’을 통해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그리스도 안에서(10~11항) 그분과, 또 그리스도인 상호 간의 신비적 일치로 한 몸을 이루는 가운데(12항) 그 자신 성령의 살아 있는 성전이 되어(13항) 예수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자직, 왕직에 참여하는 것이다(14항). 이것이 세례에서 나오는 은총과 존엄성의 새로운 측면인 것이다. 

 

그러므로 ‘세례를 통해 친교의 생명력으로 그리스도의 소유가 된 사람들’이라는 품위는 평신도를 사제와 수도자로부터 따로 분리시키지 않으면서 또 다른 측면에서 그들의 신원을 분명하게 구별지어 주는 생활양식이 된다. 

 

공의회는 이런 생활양식을 ‘세속적 성격’이라고 적시한 바 있다. 평신도들은 “세속 안에서, 각자 주어진 온갖 세상 직무와 일 가운데 … 연구하고 노동하며, 사회의 일원으로서, 문화계 등의 구성원으로서, 전문 직업인으로서 교우 관계를 형성하고 … 삶의 증거로서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빛을 밝혀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분명히 보여주는”(15항)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세속에서 살아가는 평신도의 존재와 활동은 인간학적·사회학적인 실체만이 아니라, 특별히 신학적이고 교회적인 실재이기도 한 것이다(15항). 이것이 평신도가 교회 안에서 갖는 지위이자 존엄성인 것이다. 그래서 성 레오 대교황은 “오, 그리스도인이여! 그대의 존엄성을 깨달으십시오!”라고 했던 것이다. 주님의 포도밭에서 일하도록 부르심 받은 일꾼들의 존엄성은 책임을 지닌 존엄성으로서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모든 시대의 모든 사람에게 세상 어디에서나 더욱 더 널리 가 닿도록 노력해야 하는 빛나는 과제인 것이다(16~17항).

 

 

2. 평신도의 참여 

 

공의회 이후 교회와 세상에서 평신도의 참여는 여러 차원에서 진행되었다.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 사이에서 이루어진 적극적인 협력의 새로운 방식들에서부터 시작하여 각종 평신도 운동과 사회참여의 형태들을 통해서 드러났다. 전례와 말씀 선포와 교리교육 분야에서 능동적인 참여, 다양한 봉사와 임무, 단체·협회·영성운동들의 발흥이 그 사례들이다. 여기에는 남녀 모든 평신도들의 활기찬 투신과 사회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다. 

 

21세기, 교회는 물론 사회, 경제, 정치, 문화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새로운 상황들은 갈수록 평신도들의 행동을 절실하게 촉구하고 있다. ‘아무도 하는 일 없이 빈둥거려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급격한 사회변화와 현대세계의 각종 ‘우상들’에 직면하여 현대인들의 취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평신도의 능동적이고 의식적이며 책임 있는 교회생활의 참여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끊임없이 성령의 새로운 바람(風)을 일으킬 수 있는 동력이 된다. 

 

평신도의 교회생활 참여는 구체적으로 신앙생활을 소홀히 하거나 포기한 냉담교우들과 비신자들을 향한 선교 열정을 다시 일깨우고(27항), 본당 공동체를 ‘친교의 공동체’로 만드는 것으로 나타나고(20항), 사회생활 참여는 형제자매들의 생활조건과 노동, 곤경과 희망에 완전히 동참하고(28항), 다원적이고 분화된 사회 상황에서 ‘사회적 주체’로서 교회의 사회교리에 따라 인간의 전인적 존엄성에 봉사하고 투신하도록 한다(29~30항). 

 

그러므로 평신도의 ‘행동하는 신앙’은 다양한 공동체와 환경에 복음의 정신을 불어넣고, 인간 사회에서 교회의 현존을 증거하며, 정의로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참여와 연대의 효과적인 통로가 되는 것이다.

 

* 김혜경(세레나) 박사는 로마 우르바노 대학교에서 선교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대우교수,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상임연구원으로 재직했다. 저서로 「Sciamanesimo e Chiesa in Corea」, 「일곱 언덕으로 떠나는 로마 이야기」(인문산책, 2011년 문광부 우수교양도서), 「예수회의 적응주의 선교」(서강대 출판부, 2012년)등이 있으며 2013년 제17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연구상을 수상했다. [가톨릭신문, 2014년 6월 15일, 김혜경 박사]

 

 

[현대교회의 가르침] (21) ‘평신도 그리스도인’ (2)


‘복음화 되는’ 동시에 ‘복음화 하는’ 평신도 돼야

 

 

1978년부터 26년의 재임 기간 동안 104차례에 걸쳐 129개 국을 방문하며 세계인의 사목자로서 ‘현장’을 직접 접하고, 그들의 상황을 잘 알게 된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행동하는 교황’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가 내 놓은 회칙들은 대부분 현장의 목소리가 그대로 반영되어 지금까지 조명되지 못했던 ‘하느님 백성들’, 그 가운데서도 평신도, 여성, 청년 등에 대한 사목적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사도적 권고 ‘평신도 그리스도인’(Christifidel es Laici, 1988)은 이렇게 나온 그의 ‘순례하는 회칙’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평신도 그리스도인’에서 그는 오늘날의 교회 상황에서 평신도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거기에는 선교임무의 자각, 영성적 ? 교리적 ? 사회적 양성의 필요성, 공적생활에서 평신도들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전제에 따라 지난주에 이어 사도적 권고에서 강조하고 있는 바를 살펴보기로 하자.

 

 

3. 평신도의 공동책임 

 

교회의 ‘선교’ 사명은 그 자체의 본성에서 비롯되고, 그리스도께서 원하신 바, “하느님과 이루는 깊은 결합과 온 인류가 이루는 일치의 표징이며 도구이기에 교회의 본질과 보편 사명을 가진 신자들이 온 세상에 명백하게 선언하고자 하는 것이다.”(교의헌장 1항) 이 사명은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이 세계의 역사 안에 도입하신 ‘새로운’ 친교를 모든 사람이 알게 하고, 또 그 친교 속에서 살아가게 하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모든 평신도는 각자 성직자들과 남녀 수도자들과 더불어 세례에서 흘러나오는 하나의 존엄성에 힘입어, 교회의 사명에 책임감 있게 동참해야 하는 것이다. 관련하여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아직도 교회를 편파적으로 이해하고, 교계와 동일시하려는 경향은 하느님 백성의 공동 책임과 공동 사명을 망각하는 것”(2009년 로마교구대회에서 한 연설 중)이라고 질책하였다. 

 

회칙 ‘평신도 그리스도인’에서 평신도들은 교회 자체의 제일 과제인 복음 선포에 참여하고, 이를 통해 신앙 공동체를 건설함으로써 “하느님의 말씀을 온전히 지키며 신앙을 고백하고, 성사들 안에서 신앙을 경축하며, 그리스도인의 도덕적 실존 원리인 사랑으로 신앙을 실천한다”(33항)고 하였다. 평신도들은 교회의 구성원이라는 이유 때문에 복음 선포의 소명과 사명을 지니며,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자직과 왕직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교회생활과 세상활동에서 가장 먼저 복음화 되는 동시에 복음화 하는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복음화를 통해 교회는 세상이 제기하는 다양한 문제들과 희망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해답을 줄 수가 있고, 평신도들은 교회가 따라 걸어야 하는 일차적이고 근본적인 길인 인간과 인간 집단인 사회에 봉사하는 생활 복음화의 주체가 된다. 평신도들은 인간의 존엄을 증진하고, 인류사회의 결속을 강화하며, 일상 활동에 보다 깊은 의미와 중요성을 부여함으로써 세상에 빛을 주는 것이다. 인류가족에 대한 봉사의 과업은 교회 전체가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이지만, 평신도들은 특유의 ‘세속성’ 때문에 특별한 위치에서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고유한 방법으로 현세 질서에 그리스도의 정신을 불어넣을 수가 있는 것이다(36항). 여기에서 평신도 직무의 다양성이 강조되는 것이다. 인간 존엄성의 증진(37항), 불가침의 생명권 존중(38항), 양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39항) 등 절대 가치들의 수호에서부터 교계와 협력하는 새로운 양식을 발견하고, 교회와 사회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참여와 연대를 모색하는 것이다. 

 

인간에 대한 봉사를 평신도들의 고유하고 특별한 임무로 생각하고 그것을 평신도의 일차적인 과제라는 전제하에 특별히 문헌에서 강조하는 평신도의 사명은 ‘정치생활’과 ‘경제생활’에 관한 언급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점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점차 확장된 평신도의 사명에 대한 교회의 촉구이자, ‘사랑의 고차원적인 형태’로서 정치에 대한 교회의 시선이며, ‘봉사하는 경제’ 구조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라고 할 수 있다. 즉, 정치와 관련하여, “인간과 사회에 봉사한다는 의미에서, 현세질서에 그리스도 정신을 불어넣어야 할 자신의 의무를 성취하고자 평신도들은 ‘정치’ 참여를 결코 거절하지 말아야 합니다”(42항)고 천명하고 있다. “정부, 의회, 지배 계층이나 정당의 인사들이 출세 제일주의, 권력에 대한 우상 숭배, 이기주의, 부패 등으로 비난받는다고 하여, 그리고 정치 참여는 의심할 여지없이 도덕적으로 위험하다는 일반적인 견해가 있다고 하여, 정치 생활에서 그리스도인의 역할에 대한 회의주의나 포기가 결코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는 것이다. 이것은 공동선을 추구하고, 정의를 수호하며 증진하기 위한 평신도들의 중대한 책무이기 때문이다. 경제와 관련하여, 경제와 노동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우려할 만한 변화 속에서 평신도들은 매우 심각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해 내는 일에 앞장서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며, 실업문제, 노동권과 노동쟁의권, 노동의 현장에서 인간 존엄성의 문제, 연대성, 교역과 금융, 기술교류 체제의 재검토 등에서 앞장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43항). 이런 목적을 위해 전문적인 역량과 인간적인 정직성,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무장한 평신도들이 많이 나와 자기 성화의 길로서 노동을 수행하고, 그 안에서 그리스도의 현존을 드러내기를 바라는 것이다.

 

 

4. 평신도의 교육 

 

“그리스도인은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되어가는 것이다”(Cristiani non si nasce ma si diventa, 테르툴리아누스)라는 초대 교부의 격언은 성인 입교자가 월등하게 많은 우리시대 한국의 역사와 문화적인 상황에서는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가톨릭 국가들에서도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다원주의가 확산되고 더 이상 ‘태중 교우’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회칙 ‘평신도 그리스도인’은 이렇게 다원화된 ‘주님 포도밭’과 거기에서 일하는 일꾼들의 자질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을 잊지 않으면서, ‘일꾼 만들기’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포도밭을 형성하는 인류가 가진 다양한 은총과 더불어 그것들을 관리하는 충직한 관리인의 소명의 다양함도 함께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단 한 사람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듯 성인 남녀에 앞서 젊은이들, 어린이들, 그리고 노인들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교회의 희망으로서, 특별히 복음화의 주역이자 사회 개혁의 참여자로 교회를 대신하여 행동하는 사람이 될 것을 주문하고 있고(46항), 어린이들은 주님에 대한 전적인 신뢰의 힘으로 살아가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데 필요한 본질적인 도덕적·정신적 조건들을 밝혀주는 웅변적인 상징이며 고귀한 표상이라고 칭하고 있다(47항). 노인들은 특유의 지혜의 은총을 통해 교회와 사회 안에서 신앙의 전통에 대한 증인이 되어 주고, 인생의 교훈을 가르쳐 주는 스승이 되며, 사랑의 장인이 되어 준다고 강조하고 있다(48항). 

 

특별히 시노드 교부들이 관심을 갖고 강조했던 여성의 지위와 역할에 대한 언급은 이 회칙이 갖는 또 다른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성 요한 23세에 의해 여성의 공적 생활에 대한 참여를 시대의 징표로 보았음을 상기하며, 남녀평등을 수호하고 신장하는 일의 절박함을 강조한 것이다(49항). 그리고 이를 위한 조건으로서, 인간학적이고 신학적인 토대에 대한 깊고 정확한 통찰(50항), 교회와 세계 안에서의 사명(51항), 남성과 여성의 공동 현존과 협력을 위한 노력을 들었다(52항). 

 

가정에서부터 시작된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와 그 안에서 구현되어야 하는 사랑의 다양성은 평신도들의 다양한 ‘소명들’을 통해 표현되고, 이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위격적 친교를 드러내는 ‘표지’가 되는 것이다. [가톨릭신문, 2014년 6월 22일, 김혜경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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