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세계교회ㅣ기타

중국교회14: 21세기 복음화 무대는 중국대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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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9-01-02 ㅣ No.108

[니~하오! 중국교회] (14 · 끝) 21세기 복음화 무대는 중국대륙이다


언젠간 자유의 빛이!

 

 

중국은 국내 정치상황에 따라 종교정책을 조금씩 수정해왔다.

 

그러나 1949년 공산당 집권 이후 오늘날까지 한치 양보없이 고수하고 있는 기본 정책이 종교를 정부 통제 아래 두는 것이다. 헌법에 명시된 종교의 '자유'는 여하한 일이 있어도 정부 정책의 울타리를 벗어날 수 없다.

 

정부가 1982년 발표한 19호 문건 '사회주의 중국의 종교문제에 관한 기본 입장과 정책에 대한 통지'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는 문화혁명 후의 새로운 종교정책을 체계적으로 제시한 문건으로, 오늘날의 종교정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여기에 명시된 종교조직의 임무는 다음과 같다.

 

"각급 애국 종교 조직의 기본 임무는 당과 정부가 집행하는 신앙자유 정책에 협조하고, 모든 신도와 종교계 인사들이 애국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을 앙양(昻揚)하는데 있으며…모든 애국 종교 조직은 당과 정부 지도를 받으며…따라서 종교 단체는 당과 정부 그리고 종교인사들이 단결을 도모하는 교량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지하교회 한결 자유로워져

 

문건은 종교에 대한 태도 변화와 종교자유정책에 대한 의지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전체적으로 태도와 표현이 상당히 온건해진 게 특징이다.

 

"건국 이래 우리당의 종교에 대한 공작은 곡절의 길을 거쳐 왔다. 새로운 중국이 성립된 후 문화혁명까지 17년 동안 비록 약간의 실수와 잘못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중앙당의 정확한 방침과 정책 제시 하에 종교에 대한 공작은 중대한 성취를 이뤘다. 우리는 교회 안에 제국주의 세력을 말끔히 씻어버리고…"

 

이에 따라 교회조직이 재정비됐다. 교회조직은 1950년 이후 애국회 하나뿐이었으나 80년대부터 천주교에 '교무위원회'와 '주교단'이, 개신교에 '기독교협회'가 결성되는 등 변화가 있었다. 애국회는 권위가 점차 약화돼 정부와 교회 사이의 교량 역할로 임무가 제한됐다.

 

또 종교자유정책에 따라 애국회에 속하기를 거부한 지하교회 성직자와 신자들의 활동이 한결 자유로워졌다. 그렇다고 애국회 소속의 지상교회 만큼 자유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지하교회는 강도가 다소 약화됐을뿐 여전히 감시와 탄압 대상이다.

 

한 예로 지하교회 신자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하북성 보정교구에서는 1995년 신자들이 모금해 건립하는 성당을 공안원들이 부숴버린 사건이 발생했다. 신자들이 관공서에 몰려가 항의했으나 소용없었다. 이듬해에는 안휘성 숙현에서 신자들이 교회재산 반환을 요구하다 14명이 체포되고 20여 명이 구타당했다. 지하교회 성장을 억누르면서 애국회 가입을 종용하는 탄압이 주종을 이룬다. 그러나 중국교회가 암흑기에서 벗어났다는 점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중국교회의 끈질긴 생명력이 희망

 

중국 대륙에서 가톨릭은 부침(浮沈)을 거듭해왔다.

 

7세기 당 태종 시대에 전래된 경교(景敎)까지 포함하면 선교역사는 1300년이나 된다. 에페소공의회(431년)에서 이단으로 단죄돼 추방된 네스토리우스파 선교사들이 전파한 경교는 9세기에 자취를 감췄다. 원나라 때는 프란치스코회가 진출했으나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어 16세기 명나라 말기부터 예수회 소속의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와 마태오 리치가 잇따라 북경에 도착하면서 본격적인 선교가 시작됐다. 중국 가톨릭은 이후 의례논쟁, 의화단의 난, 공산당 박해 등으로 모진 수난을 당했다. 그러나 소멸되지 않았다. 종교의 씨를 말린 문화혁명의 광란(狂亂) 속에서도 명맥을 유지했다.

 

중국교회는 끈질길 생명력을 바탕으로 중국-바티칸 외교관계 수립, 공식교회(애국회)와 지하교회간 일치라는 큰 장애물도 극복하리라 본다.

 

한국교회는 이제 중국교회와 새로운 아시아 복음화 역사를 어떻게 써나갈까 고민하면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평화신문, 2009년 1월 4일,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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