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일 (월)
(홍)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소작인들은 주인의 사랑하는 아들을 붙잡아 죽이고는 포도밭 밖으로 던져 버렸다.

수도 ㅣ 봉헌생활

관구 재속가르멜회 대구지구를 찾아서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8-01-11 ㅣ No.110

관구 재속가르멜회 대구지구를 찾아서 - 완덕의 길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는 성서의 말씀처럼 ‘완전함’이 우리에게 불가능한 무엇처럼 다가올 때도 있지만, 때때로 우리는 그 완전함을 향해 서 있는지도 모른다. 교회역사 안에서 얼마나 많은 성인성녀들이 그 완전함의 삶에로 나아가고자 노력했는지 우리는 익히 알고 있으니까 말이다. 완전하지 못하지만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그 ‘완전함’에 대한 무의식적 동경이나 회귀본능은 은연중에 우리 안에 자리하고 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보다 ‘완전한 덕행(완덕,完德)’으로 나아가고자, 그 완덕에로의 길에 대한 끈을 놓지 않은 이들이 모여 만든 평신도 수도단체인 재속가르멜회(지도신부 : 조운용 엘리야). 이들은 세속에 살면서 복음적 완덕을 지향하고, 그리스도를 따르며 성모님을 닮아가려는 삶을 갈망한다. 그러므로 가르멜수도회의 영성을 따라 살되, 평신도로서의 삶을 함께 이어 간다는 것이 이 단체의 특징이라 하겠다.

 

 

가르멜수도회

 

이스라엘의 하이파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가르멜산(山)의 은수자(隱修者)들로부터 시작된 관상(觀想)수도회가 바로 가르멜수도회인데, 봉쇄수도회와 활동수도회로 구분된다. 가르멜수도회의 뿌리는 언제나 가르멜산에서 기도를 드렸던 구약의 예언자 엘리야(Elijah)에게까지 소급된다. 하지만 수도회 창설의 기원은 가르멜산의 은수자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부터이므로, 이 수도회의 창설자를 누구라고 지목하기는 어렵다.

 

다만 예루살렘의 총대주교였던 성 알베르토(St. Albertus, 재위 : 1205-1210)가 성 브로카르도(St. Brocardus) 수사에게 수도회의 첫 규칙서를 제정해 주었는데, 이 규칙서에는 13세기 초 수도자들이 엘리야의 우물 근처에 살면서 한 수도원장의 통솔 아래 있었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이것이 수도회 설립에 대한 최초의 확실한 증거로, 가르멜의 수도자들은 은수생활을 통해 끊임없는 절제와 단식 그리고 침묵을 지켰다고 전한다.

 

우리 나라에 가르멜수도회가 처음 들어온 것은 1939년 7월, ‘맨발의 가르멜 여자수도회’ 소속인 프랑스의 멕틸드(Marie Mechthild)와 마들렌(Marie Madeleine) 수녀에 의해서이다. 현재 가르멜수도회는 남자수도회와 여자수도회로 나뉘어져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고성, 안동, 진동 등지에 분포되어 있다. 이러한 가르멜수도회의 영성을 생활 속에서 본받으며 살고자 하는 남녀 일반 평신도들의 열망을 힘입어 창립된 재속가르멜회를 더러는 가르멜 3회라고도 한다. 여기서 ‘3회’라고 하는 것은 남자수도회를 1회라고 지칭하고, 여자수도회는 2회, 평신도는 3회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재속가르멜회

 

재속가르멜회가 우리 나라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48년 가톨릭대학 신학부 교수로 있던 공베르(Antonius Gombert, 공안국) 신부가 회원을 모집하여 모임을 갖게 되면서부터다. 대구에서는 1975년 6월 25일, 정대식(플로리아노) 신부를 지도신부로 맞아 장안나 자매를 중심으로 가르멜수도회의 영성을 닮고자 하는 8명의 회원들이 모여 자생적으로 창립되었다.

 

재속가르멜회 회원들은 무엇보다 자신들의 내적 삶을 중요하게 여긴다. 즉 기도와 관상을 통한 회원들의 삶은 내적으로는 겸손한 삶을 지향하되, 본당공동체에서는 애덕의 실천을 추구한다. 매월 갖는 월모임을 비롯하여 심화교육과 연중피정을 통한 침묵과 자기성찰의 시간은 가르멜 성소의 의미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된다.

 

“수행(修行) 자체가 기쁨이고 행복입니다. 모든 일과 생활이 기쁨 그 자체이지요. 가르멜에 들어와서 저의 기도가 비로소 꽃으로 피어났습니다.”라는 이영태(바울로) 회장. “가르멜 성소를 통해 기도를 받아입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릅니다. 매일의 성무일도 기도와 관상은 제 삶을 풍요롭게 하지요. 기도를 하지 않으면 오히려 허전할 정도입니다.”라는 이순희(벨라뎃다) 회장. 그들의 얼굴은 종신서약을 거쳐 오랜 세월 한결같이 가르멜 회원으로 활동해 온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여실히 드러내 주고 있다.

 

 

회원이 되려면?

 

가르멜 영성의 특성상 나이는 18세에서 55세, 학력은 고졸이상으로 제한을 두고 있으며,  청원기, 지원기, 수련기(양성기), 종신서약 순으로 정해져 있다. 청원기는 3개월, 지원기는 보통 1년, 수련기는 3년이다. 이러한 교육과정을 거쳐야 종신서약을 할 수 있는데, 이때 비로소 재속가르멜회의 제복(망토)을 입을 수 있게 된다.

 

맨 처음 ‘예수의 성녀 데레사’라는 명칭으로 시작된 대구 재속가르멜회는 회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예수의 성녀 데레사회를 모(母)팀으로 하여 ‘가르멜산 성모회’, ‘아기예수의 성녀 데레사회’, ‘십자가의 성 요한회’ 등 4개의 단체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다. 또한 각 단체마다 회장이 있어 회원들 상호간의 통교 역할을 함으로써 유기적인 관계를 지닌다.

 

현재 대구지구의 회원 수는 491명이며, 전국 회원 수는 약 4,000명 정도라고 한다. 회원이 되려면 정해진 시기에 절차를 따라야 하는데, 보통 각 회의 지원기는 11월에서 12월 사이에 이루어지며 예외적으로 2월에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완덕에의  길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여러 갈래의 길로 부르시지만 그 ‘길’의 최종목적지는 ‘완전함’이며, 그 완전함으로 나아가는 삶의 여정이 완덕에의 길이다. 지금 이 순간도 완덕의 길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이들, 바로 재속가르멜회원들의 삶의 모습이다.

 

“생각하라. 네 지닌 영혼은 하나밖에 없는 것임을, 한 번밖에 더 죽지 않는 것임을, 네 지닌 목숨이 짧다랗고 이것만이 네게 딸린 것임을, 하나밖에 없는 영광, 그것이 영원한 것임을.” - 예수의 데레사

 

[월간 빛, 2002년 8월호, 김명숙(사비나) · 본지 편집실장]



860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