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일 (월)
(홍)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소작인들은 주인의 사랑하는 아들을 붙잡아 죽이고는 포도밭 밖으로 던져 버렸다.

수도 ㅣ 봉헌생활

한국 성모의 자애수녀회 본원을 찾아서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8-01-11 ㅣ No.109

한국 성모의 자애수녀회 본원을 찾아서 - 그들만의 특별한 소임

 

 

흔히들 가벼운 농담처럼 ‘하느님도 수도회가 몇 개나 되는지 모르신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 만큼 세계 도처에 여러 수도회가 널리 퍼져 있다는 말일텐데, 소박하고 어린 마음들이 모여 비로소 정식 수녀회로 승격한 한국 성모의 자애수녀회(Sister of Mercy of the Holy Mother of Korea, 수련장 : 백명자 헬렌 수녀)를 찾아 가 보았다.

 

 

설립배경

 

1961년 대구대교구의 제 6대 교구장 고(故) 서정길 요한 대주교는 한국전쟁 후의 궁핍한 사회 여건에서 성당으로 배분된 구호물자의 공정한 분배와 더불어 어려운 처지에서도 부양받지 못하는 노인들의 수용을 위해 경북 동명지역에 성가양로원을 개원하였다. 이 소식을 듣고 양로원에 봉사할 동정녀들이 하나 둘 모여들게 되자, 서 대주교는 그들로 하여금 사도직을 수행하는 평신도 공동체를 이루길 원했다. 그리고 1970년 8월 이 평신도 공동체는 ‘한국 순교 복자사도회’라는 이름으로 정식 인가를 받아 설립되었다.

 

하지만 양성의 어려움으로 한때 해산의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회원들은 떠나지 않고 남아 꾸준히 성가양로원에서 봉사하면서 공동생활을 해 왔다. 서 대주교의 선종 이후 1987년, 현재 대구대교구장 이문희(바울로) 대주교는 선임자의 뜻을 받들어 ‘한국 순교 여자사도회’라는 이름으로 수녀회를 다시 시작하도록 하고 그 회칙을 승인하였다. 그리고 2002년 2월 26일 이문희 대주교는 교구 사제평의회의 동의를 얻어 새로운 수녀회의 회헌을 인준하고 적법하게 공포하여, 대구대교구 설립으로 ‘한국 성모의 자애수녀회’를 탄생시켰다.

 

이로써 한국 성모의 자애수녀회는 이전의 한국 순교 여자사도회의 역사를 이어받아 대구대교구 설립 수녀회로 정식 출범하기에 이르렀다.

 

 

활동사항

 

현재 8명의 수녀(수련장으로 파견된 예수성심시녀회 소속 수녀 포함)들은 최휘인(바울로, 한티 피정의 집 원장) 신부를 지도신부로 추대하여, 정식수녀회로 거듭나면서 지난 3월 착복식을 갖고 수련생활 중에 있다. 이미 수도자로서의 삶을 살아온 그들에게 새삼 수련기가 필요할까 싶었는데, 수도복을 입고 하느님 안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가짐으로 얼마간의 수련생활은 꼭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는 우리 수녀회가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성소문의도 거의 들어오지 않고 있어요. 더욱이 본당에는 파견되지 않은 채, 이곳 시골에서 노인 부양 활동에만 치중하다 보니 더 모르는 것 같아요.”라고 전하는 수련장 백명자(헬렌) 수녀는 “그동안 평신도 재속수도회로 살다 보니 발전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덧붙여 설명한다.

 

각 수도회마다 나름대로의 소임이 있겠지만, 이곳 수녀원의 소임은 가난하고 버림받은 노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특별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수녀원과 이웃하여 있는 성가양로원과 성가요양원은 이러한 수녀들의 정성어린 간호와 보살핌으로 유지되고 있다.

 

성가양로원에는 현재 60명의 무의탁 노인들이, 성가요양원에는 86명의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이 생활하고 있다. 양로원의 경우는 65세 이상의 생활보호대상자로서, 비교적 건강한 편이어서 수녀들이나 봉사자들의 손길이 그나마 수월한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요양원의 경우는 중풍,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이 대부분이어서 일일이 대·소변을 받아 내야만 한다. 따라서 요양원에는 목욕 봉사 등의 자원봉사자들이 매주 한 번씩 방문하여 노인들에게 큰 도움을 준다. 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든지, 물리치료를 함께 돕는다든지, 음식 수발 등등 병든 노인들에게는 너무나도 많은 손길이 필요하다.

 

요양원에는 매월 많은 노인들이 하늘나라로 떠나가고 또 떠나간 숫자만큼 새 식구들이 찾아든다. 세상에서의 시름을 가득 안고 더 이상 갈 곳 없어 하다가 마지막 인생의 귀착지로 찾아오는 곳, 늙고 병든 몸으로 들어와서 수녀들의 보살핌 안에서 삶의 위안을 얻어 가는 곳, 바로 한국 성모의 자애수녀회에서 말없이 봉사하는 수녀들의 공동체이다.

 

그런 반면 양로원의 노인들은 참 깔끔하고 정리정돈도 잘 한다고 한다. 실지로 할머니들의 방을 슬며시 살펴보니 어찌나 깨끗하던지, 성격들이 드러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양로원은 자체 프로그램도 많아서 봄·가을 소풍, 성지순례, 매주 열리는 요리교실, 노인의 날 행사, 하루 나들이에다 매년 3월 19일이면 봉사자들과 은인들을 위한 쑥떡 잔치 등 재미난 일들이 많다. 이렇듯 성가양로원과 성가요양원에서 몸과 마음을 다하여 기도하고 봉사하는 수녀들 덕분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기도생활에도 아주 열심이라 한다.

 

 

앞으로의 바람

 

이제 새로운 각오로 다시 시작하는 8명의 수녀. 비록 적은 숫자의 공동체이지만 그들의 마음속에 품은 하느님께로 향하는 사랑은 80명, 800명을 능가하는 힘을 안고 있다. 오랜 세월 묵묵히 평신도로서의 삶을 살면서도 하느님께 대한 식을 줄 모르는 그들의 사랑은 오늘, 여기에 보다 나은 수도회를 이루기 위한 밑거름이었으리라.

 

머잖아 한 명의 지원자가 들어온다고 아이처럼 기뻐하는 공동체의 모습에서, “지금 당장은 지원자가 없어 힘들지만 앞을 내다보고 부지런히 준비하면 잘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홍보가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수도회를 알게 된다면 지원자 수도 차츰차츰 늘어나겠지요.”라는 8명 수녀들의 공통의 바람은 참으로 간절한 열망으로 전해든다.

 

수녀원 성모상 주변에 피어있는 꽃들과 뜨락에 활짝 핀 하얀 마가렛꽃이 수녀들의 얼굴과 참 많이도 닮아 있다.

 

 

입회자격

· 나이 : 35세 미만의 미혼여성

· 자격 : 하느님을 사랑하고 봉사하는 마음

· 학력 : 제한없음

 

성소자모임

· 때 : 매월 넷째주일 오후 2시

· 곳 : 대구 중구 남산동 수련원(성모당 가는 길 진입로. 옛 성심복지의원)

· 연락처 : 전화 (054) 976-6219, 011-507-3232 경북 칠곡군 동명면 구덕리 120-1번지 한국 성모의 자애수녀회

 

[월간 빛, 2002년 7월호, 김명숙(사비나) · 본지 편집실장]



766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