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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소작인들은 주인의 사랑하는 아들을 붙잡아 죽이고는 포도밭 밖으로 던져 버렸다.

영성ㅣ기도ㅣ신앙

[신앙] 바이러스와 유사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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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4-19 ㅣ No.1415

[믿음과 은총] 바이러스와 유사종교

 

 

뜻하지 않은 불청객이 찾아왔다.

 

‘코로나19(COVID-19)’라는 이름의 불청객은 옆나라 중국의 한 지방을 출발하여 우리나라에 찾아왔다. 그때만 해도 코로나19의 확산이 그렇게 심각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조심하면 되겠지’, ‘금방 종식되겠지’라는 기대를 품고 있었던 우리에게 코로나19는 자신의 존재를 강하게 드러냈다. 맞았다. 그것은 바이러스였다. ‘라틴어로 독이라는 뜻을 갖는 세균보다 작은 전염성 병원체’이며, ‘다른 유기체의 살아있는 세포 안에서만 생명 활동을 하는 전염성 감염원이자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적 존재’라고 일컬어지는 바이러스였다.

 

우리의 기대는 무너져 버렸다. 불연듯 나타난 ‘31번’ 확진자는 ‘슈퍼 전파자’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가져왔고, 실로 그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그 위세를 떨치며 확진자의 수를 무섭게 증가시키기 시작했다.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확진자의 증가에 31번 확진자의 이력은 사회 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의 감염, 그리고 그로 인해 바이러스가 확산된 경위의 중심에는 우리나라 유사종교(類似宗敎)의 대표 분파인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이 있었다. 이미 신천지 집단은 바이러스가 증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지니고 있었다. 영혼의 바이러스와 같았던 그들의 모습에서부터, 서로가 뿜어대는 비말(飛沫)을 결코 피할 수 없는 그들의 행동 방식까지 이 모든 것이 안타깝지만 바이러스를 증식시키고 그것을 무고한 이들에게까지 전염시키고 말았던 것이다.

 

국가의 재난과 같은 암담한 상황에서 역설적이게도 그동안 음지에 있었던 신천지 집단은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자신들은 종교라고 주장하지만 종교라고 칭할 수 없어서 이름 붙여진 ‘유사종교’라는 부류의 신천지 집단은,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이전에도 뜻하지 않은 불청객임은 분명했다.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신천지 집단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그리스도교 안에서 전염성이 강한 감염원이었다. ‘교회’라고 자신들을 지칭하며 그리스도를 믿고 고백하는 이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자신들을 포장했지만, 그 뒤에 감추어놓은 독침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서서히 다가와 우리 주변의 누군가를 감염시켰다.

 

같은 모습이었다. 신천지의 대표라 불리는 교주 이만희도, 그리고 우리가 종종 들어왔던 유사종교 이단분파인 ‘천부교’(전도관), ‘통일교’, ‘하나님의 교회’, ‘여호와의 증인’, ‘몰몬교’ 등의 대표들도 그리스도교(가톨릭과 개신교)의 신앙생활로 하느님과의 만남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은 교회로부터 분리되어 나왔다. 자신을 하느님이라고 칭할 정도로 그들은 그리스도교와 멀어져(分派) 그리스도교를 혼란시키고 있었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갈망하지도 않은 채 자신들이 구원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며 신앙의 목적지(端)도 다르게(異) 만들어 놓았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은 유사종교 이단분파(異端分派)라고 부른다.

 

신천지로 인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우리 모두가 고통 받고 있는 이 상황과 절묘하게도, 유사종교 이단분파와 바이러스의 성격은 유사한 측면이 많다. 바이러스는 유기체의 살아있는 세포 안에서만 생명 활동을 한다. 유사종교 이단분파는 종교가 없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기보다는 그리스도교 신앙인들, 특별히 신앙이 약해 보이는 이들에게 접근한다. 그리고 그들을 속이기 위해 그들과 유사해 보이는 모습으로 생식한다. 바이러스는 유전물질을 운반한다. 유사종교 이단분파는 잘못된 구원의 헛된 생각을 운반한다. 바이러스는 전염성 감염원이다. 유사종교 이단분파는 하느님을 찾는 이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생각을 빼앗아 자신들이 하느님이라고 세뇌하며 가족도 친구도 개인의 삶도 송두리째 빼앗아가는 감염원이다. 그리고 또 누군가를 자신의 집단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거리로 나서는 전염성 감염원이다. 바이러스는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 존재라 하지만, 유사종교 이단분파는 그리스도교의 어떤 중간 존재도 아닌, 겉으로는 비슷하지만 속으로는 완전히 다른 사이비(似而非)일 뿐이다.

 

그간 많은 사람들이 유사종교의 바이러스가 확산되는지 모르고 있었다면, 신천지를 통해서 그것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 종식(終熄)을 희망하며 이로 인해 아파하는 가족도,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치는 허상에 빠진 사람들도 모두 구해내야 한다. 예방과 치료 그리고 회복과 완치를 위해서 이제는 우리가 노력해야 할 때이다.

 

[2020년 4월 19일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인천주보 4면, 명형진 시몬 신부(선교사목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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