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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록으로 보는 춘천교구 80년19-21: 춘천주보 제20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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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1-12 ㅣ No.1090

기록으로 보는 춘천교구 80년 (19) 춘천주보 제2000호 I

 

 

한 주 한 주 빠짐없이 매 주일 미사 참례 때 우리들의 손에 들려서 읽히는 <춘천주보>가 2000호를 맞았다. 이를 계기로 <춘천주보> 제2000호 특집을 3주에 걸쳐 기획하였다. 주보(週報, Sunday bulletin)는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돕기 위해 매 주일마다 발행하는 교회의 대표적인 홍보매체이다. 주보는 원래 부정기(不定期) 간행물이었으나 교구와 본당차원 홍보매체의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월간(月刊)으로 간행되다가 주보로 정착되었다. 처음에는 주로 본당 단위로 발간되다가 1970년대부터는 대체로 지구 단위나 교구 단위로 통합주보를 내고 있다.

 

주보에는 주로 강론, 말씀의 해설, 교리와 전례 해설, 보편교회와 교구 및 본당소식, 미사 안내 등의 내용이 게재된다. 주보의 역할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다. ① 강론(Sermon)의 역할. 주보에 실리는 강론은 전례력에 정해진 그 주일의 복음 말씀을 주제로 하여 사제가 집필하며 복음을 해설하고 복음의 현대적 의미를 제시한다. ② 교리 및 전례해설, 상식란의 역할. ③ 미사 안내의 역할. ④ 교회 및 본당의 소식란 역할. ⑤ 신자들의 신앙관련 문예란(文藝欄) 역할.

 

한국천주교회사를 통해 우리는 경향잡지(京鄕雜紙)를 비롯하여, 가톨릭청년, 가톨릭조선과 같은 굵직한 교회 소식지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교구의 소식지라고 할 수 있는 <춘천주보>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을까? 서울대교구는 1978년 홍보의 날인 주님 승천 대축일에 <서울주보> 첫 호를 출간하였는데, 춘천교구는 이에 비해 4년 정도 늦은 1982년부터 주보를 발간하기 시작하였다. 주보 발간에 앞서 1982년 2월 1일 춘천교구 월보인 <회중> 제1호를 발간하였고, 1982년 2월 28일에 <춘천주보> 제1호를 발간하였다. 이어서 그 해 12월에 어린이를 위한 주보 <금빛은빛>을 발간하기 시작하였다.

 

<춘천주보>와 어린이 주보 <금빛은빛>을 처음으로 시작한 이는 이태혁 요아킴 신부(현 양덕원 본당 주임)이다. 다음 주에는 이태혁 신부와의 인터뷰 내용을 통해 <춘천주보>와 교구의 소식지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겠다. [2019년 6월 2일 주님 승천 대축일 · 홍보 주일 춘천주보 2면, 교회사연구소]

 

 

기록으로 보는 춘천교구 80년 (20) 춘천주보 제2000호 II

 

 

춘천교구의 홍보매체인 <춘천주보>와 어린이 주보인 <금빛은빛>을 처음 시작한 이는 이태혁 요아킴 신부(현 양덕원 본당 주임)이다. 이태혁 신부는 1981년 교구 인사발령으로 서강대학교 대학원 신문방송학을 전공하여 85년에 문학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1982년부터 1986년까지 교육원장을 역임하였다. 당시 한국교회 내에서 교회방송과 언론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고 있었는데,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이태혁 신부가 교구사제로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하게 된 것이다.

 

<춘천주보>는 그동안 각 본당에서 각기 나오던 주보를 교구에서 일괄적으로 만들어 보자는 신부들의 의견을 모아 만들게 되었다. 처음에는 주보 전체를 이태혁 신부가 편집하느라 고생이 많았다고 한다. 기획한 내용에 각 본당에서 들어오는 본당소식을 뒷면에 넣으면서 전체를 꾸몄고, 인쇄는 춘천에 있던 동일인쇄소에서 맡았다.

 

주보가 발간되기 2년 전, 1980년 5월에 일어난 광주 민주화운동의 영향으로 주보는 민감한 시국에 대한 교회의 중요한 정보지가 되기도 했다. 한 때 시국에 대한 기사가 실린 춘천주보를 국가정보부에서 빼앗아 간 경우도 있었고, 이를 파악한 주보 편집 관계자들이 밤새 인쇄를 다시 해서 당시 시국에 깊이 관여하였던 가톨릭 농민회원들의 트럭으로 토요일 아침 일찍 각 본당으로 배부했던 일화도 있다. 당시 박 토마스 주교도 <춘천주보>의 공지사항을 찬찬히 읽어 각 본당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였고, 내용이 이상한 공지사항이 실리면 본당 신부를 불러 타이르곤 하였다고 한다.

 

<춘천주보>가 발간된 그해, 어린이 주보도 발간하게 된다. 이 신부는 교회의 미래인 어린이들이 언제나 밝게 빛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어린이 주보의 이름을 <금빛은빛>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어린이 기자단을 선정해서 기사 작성 교육을 시켰고, 각 본당에서 소식을 보내오면 발췌하여 <금빛은빛> 어린이 주보를 만들었다고 한다. 당시 기자단 뱃지도 만들었다고 하는데 혹시 누군가 소장하고 있다면 교회사연구소로 알려주기 바란다. 어린이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쓴 글과 시들을 넣고, 만화가의 도움으로 만화도 넣고, 퀴즈도 넣고 하면서 아이들이 좋아할 내용으로 꾸몄는데, 그것이 벌써 40여 년 전 일이다.

 

<춘천주보>와 어린이 주보 <금빛은빛> 발간으로 교육원에 이를 담담하는 직원도 2명이나 생기게 되었고 훗날 교육원 담당 수녀를 초빙하는 계기가 되었다. [2019년 6월 9일 성령 강림 대축일 춘천주보 2면, 교회사연구소]

 

 

기록으로 보는 춘천교구 80년 (21) 춘천주보 제2000호 III

 

 

현대 사회는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전해지는 사회이다. 현실은 늘 미디어의 해석을 통해 존재한다. ‘현실’ 이나 ‘사실’ 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가 전해 주는 대로 존재하는 것이다. 다시 봐도 참 충격적인 말이다. 미디어가 제대로 알려 주었다면 나 또한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고, 미디어가 엉터리로 알려 주었다면 나 또한 엉터리로 알고 있는 것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가짜 뉴스’라는 용어가 큰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이 말은 대개 전통적인 ‘매체’ 또는 ‘온라인’을 통해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독자를 기만하거나 조종할 의도로, 존재하지 않거나 왜곡된 자료에 근거하는 허황된 정보와 관련된다. 우리 춘천교구의 주보를 비롯한 모든 홍보매체는 이러한 ‘가짜 뉴스’가 아니라 세상에 참된 진리로 오신 분이 선포하신 ‘복음’ 의 참된 소식을 전해야 하는 아주 중대한 사명을 가진다. 그동안 2000호까지 이어져 온 <춘천주보>와 어린이 주보 <금빛은빛> 발간을 위해 헌신하여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계속 참 진리를 세상에 전하는 교회의 소식지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교종 프란치스코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기도에서 영감을 얻어, 진리 자체이신 그분께 이렇게 기도한다고 하셨다.

 

주님, 저희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친교를 이루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의 숨은 해악을 깨닫고

악의에 찬 판단에서 벗어나며

다른 이들을 형제자매라고 말할 수 있게 저희를 도와주소서.

주님은 충실하시고 성실하신 분이시니,

저희의 말이 온 누리에 좋은 씨앗이 되게 하소서.

외침이 있는 곳에 경청을,

혼란이 있는 곳에 화합을,

모호함이 있는 곳에 확실함을,

배척이 있는 곳에 연대를,

선동이 있는 곳에 절제를,

피상만 있는 곳에 문제의 본질을,

편견이 있는 곳에 신뢰를,

적의가 있는 곳에 존중을,

거짓이 있는 곳에 진리를 가져오는 저희가 되게 하소서.

아멘. [2019년 6월 16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춘천주보 2면, 교회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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