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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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신앙의 해: 기도로 자라나는 신앙 (5)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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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7-05 ㅣ No.483

[신앙의 해,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 - 서울대교구 사목국 · 평화신문 공동기획] 2. 기도로 자라나는 신앙 (5)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길

기도, 모두가 하느님 안에 머물도록 도와주는 ‘행복의 길’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1테살 5,17).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합니다. 과연 어떤 삶이 참으로 행복한 삶일까요? ‘하느님의 뜻’에 일치해 성실히 응답하는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 아니겠는지요! 이러한 행복한 삶을 찾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길이 기도입니다. 기도야말로 ‘하느님이 누구신지, 나는 누구인지’를 일깨워주며, 하느님의 뜻을 선택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기도 생활은 자연과 성경 말씀, 그리고 일상생활을 통해 당신의 뜻을 전해오시는 하느님의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우리는 기도 중에 우리를 둘러싼 어떤 일이 왜 일어났는지, 어떻게 해야 하느님 뜻에 맞는 것인지를 여쭤볼 수 있습니다. 또한 기도 중에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라고 물음을 던지며 그분의 말씀과 행위 안에서 우리의 선택과 실천의 기준을 찾을 수 있습니다.

기도는 우리 모두 하느님 안에 머물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행복의 길입니다. 기도 안에서 하느님 사랑을 체험할 수 있기에 행복합니다. 그 사랑에 힘입어 자신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할 수 있기에 행복합니다. 이처럼 기도는 하느님 안에서 우리가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를 행복의 삶으로 이끌어주는 기도 생활에 더 충실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1) 기도의 모범이 되기

신앙인은 기도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스스로 모범을 보여주셨듯이 우리도 다른 사람들에게 기도의 모범이 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 기도하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우리가 기도하는 모습이 다른 사람들, 특히 신앙의 후손들에게 깊은 영향을 남길 수 있습니다.

언제나 묵주를 손에서 놓지 않았던 할머님의 거친 손마디를 떠올릴 때마다 사제로서 살아가는 데 큰 힘을 얻곤 합니다. 신앙이 나에게 소중한 일이라면 기도 생활의 모범을 가장 사랑하는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기도는 자신의 신앙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도, 다른 사람에게 신앙을 이어주기 위해서도 중요한 행복의 길입니다.


(2) 기도 습관들이기

신앙인은 기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장거리 경주에 임하기 위해서는 단거리부터 연습해야 하듯이 기도를 지속해서 하기 위해서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기도할 줄 모른다’거나 ‘기도하는 방법을 모른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무엇을 거창하게 많이 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결심하고 시작하면 됩니다. 지향을 정하고, 시간을 정하고, 어떤 기도를 바칠지를 정하면 됩니다. 이것이 기도하는 좋은 습관들이기의 시작입니다.

때로는 하기 싫을 때도 있을 수 있지만,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자신에게 불어넣어 보십시오. 그리고 기도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기쁘고 행복한 순간을 떠올려보십시오. 기도는 하느님을 찾는 훈련이요, 하느님을 떠올리는 행복의 길입니다.


(3) 기도로 성화하기

신앙인은 기도를 통해 하루를 성화해야 합니다. 아침, 저녁, 삼종기도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기도하면서 하느님을 기억하며 그분의 뜻에 일치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기도할 시간이 없다거나 기도할 장소가 없다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일상 삶의 자리가 곧 기도의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도, 교통 신호가 바꾸기를 기다리면서도 기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 접하는 일이 하느님을 기억하며 그분의 뜻에 일치하기 위한 기도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기도는 우리가 눈을 뜨고, 마음을 열기만 하면 하느님께 일치할 수 있고 나아갈 수 있는 행복의 길입니다.


(4) 기도로 함께하기

신앙인은 기도 안에서 서로 하나가 돼야 합니다. 우리는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이 기도를 통해 함께할 수 있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므로 살아 있는 사람뿐 아니라 죽은 사람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또한 평소에 알던 사람뿐 아니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이처럼 기도는 우리 모두를 하나의 공동체로 엮어주는 길입니다.

그러므로 기도는 자신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가족과 이웃, 세상을 향해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열린 길이기도 합니다. 기도는 모두가 한 가지 지향을 가지고 또는 서로의 지향을 기억하며 함께할 수 있는 행복의 길입니다.


(5) 기도로 열매 맺기

신앙인은 기도의 힘으로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우리가 바치는 기도는 삶과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사랑의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기도를 바치다 보면 하느님께서 주시는 기쁨과 위로, 충만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체험에만 만족하고 삶의 변화가 따르지 않는다면 온전한 기도 생활이 이뤄지는 것으로 볼 수 없습니다.

기도를 통한 하느님 체험이 깊을수록 삶의 변화도 자연스럽게 뒤따라야 합니다. 기도와 삶이 따로 겉도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됩니다. 많은 시간을 들여서 또 다양한 방법으로 기도하지만, 그 삶의 모습은 미신앙인 같다거나 이전의 부족한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면 기도 생활이 충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사랑의 실천으로 드러나는 기도의 열매는 우리 삶을 행복으로 이끄는 길입니다.


(6) 기도 체험하기

신앙인은 기도 체험으로 기도해야 합니다. 사랑이 사랑으로 커가듯 기도도 기도로 커가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체험,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사랑을 떠올릴 때 하느님과 더욱 하나 될 수 있습니다. 기도는 하느님 체험을 떠올리고 간직하게 하고, 하나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래서 기도 체험이 기도 생활을 낳을 수 있습니다.

맛집을 알아두고서 가지 않는다거나 혹은 가더라도 맛을 보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처럼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도해야 기도를 알 수 있으며, 기도해야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개인 차원에서 또 공동체 차원에서 이뤄진 기도를 통한 하느님 체험은 신앙생활에 커다란 힘을 주는 행복의 길입니다.


(7) 기도 준비하기

신앙인이 기도를 통해 하느님을 깊이 만나려면 준비가 필요합니다. 성실하게 신앙 생활을 하면서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도의 중요성, 기도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영적 성장을 위해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이끌어주실 것이라는 굳은 믿음과 희망의 태도가 필요합니다.

기도는 하느님의 이끄심에 의탁하면서 마음을 집중하기 위해 감실의 성체, 십자가, 또는 성화를 조용히 바라보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또는 하느님께서 함께하고 계심을 생생하게 의식하는 일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혹시 하느님을 똑바로 뵙기 어려운 죄스러운 상태에 놓여 있다면 이때야말로 하느님께 돌아가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죄스러운 상태는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기도에 전념하는 일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해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화해, 이웃과의 화해를 이루는 것이 기도 생활을 깊이 하는 데에 중요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기도는 하느님이 누구신지, 나는 누구인지를 일깨워주며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길입니다. 그러므로 신앙인이라면 하느님의 손길을 깨닫기 위한 사랑의 대화로서의 기도를 지속해서 해야 합니다.

기도 안에서 신앙인은 참으로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과거의 삶에 얽매여 후회와 우울의 나날을 보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과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온전히 하느님께 맡기고 ‘지금 여기의 현재’에 충실할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따라 ‘기도하는 신앙인’이 살아가야 할 삶의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우리도 기도의 삶을 통해 하느님을 ‘체험’하고 ‘증거’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평화신문, 2013년 6월 9일, 조성풍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일반교육부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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