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강론자료

2015-1018.....민족들의 복음화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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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5-10-18 ㅣ No.1887

민족들의 복음화(福音化)’를 위한 미사--전교주일(나해)

이사야 2,1-5 로마서 10,9-18 마태오 28,16-20

2015. 10. 18. 이태원.

주제 : 내 삶을 드러내는 자세

오늘은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해서 힘을 쓸 수 있는 바를 찾는 전교주일’, 다른 표현으로는 내가 믿고 따르는 신앙을 이웃들에게 드러내고, 그들도 나와 같은 삶을 드러낼 수 있도록 초대하는 날입니다. 이런 태도를 강조하는 주일에 합당한 자세는 어떤 것이겠습니까?

 

사람들은 삶에서 남보다 더 많이 가진 것, 내가 가진 자랑하고 싶은 것들을 남들이 알아보고 그것을 준비한 노력에 대해서 경외심을 갖고 대해주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내가 드러낼 것들에는 세상의 재물이나 명예나 권력인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희한하게도 신앙에 대한 것들은 그렇게 자랑스럽게 생각하거나 남들의 환대를 살만한 범위에 들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신앙에 관련된 것은 남들에게 드러내놓고 자랑할 만한 것이 되지 않을 이유가 있거나 다른 사람들의 경외심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전교라는 말에는 내가 믿음의 바탕으로 두고 살아가는 종교나 신앙을 남들에게도 전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를 제대로 생각하는 사람, 그리고 이 자리에서 그 의미의 중요성을 깨달은 사람이라면, 자신이 드러내는 신앙생활의 모습이 과연 하느님의 뜻을 담는 그 기준에 합당한지도 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세상에서 제자들과 함께 하셨던 생활을 마치고, 수난과 부활을 거쳐, 40일 동안 세상에 머무르셨다가 올리브동산에서 하늘로 오르시기 전, 제자들에게 그들이 실천해야 할 일을 명령으로 남기십니다. 다시 살아나셨고 하늘나라로 개선하시는 분의 말씀이니 세상에서 만날 수 있는 유언(遺言)은 아니겠지만, 우리가 그 말씀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유언이 될 수도 있고, 허언(虛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그 말씀을 받드는 우리들이 드러내는 자세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지는 법입니다.

 

우리가 읽고 들었으며,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남기신 말씀의 골자(骨子)세례를 주고, 가르치는 일입니다. 헌데 이 말씀을 차분히 돌아보면, 예수님께서 내리신 명령은 세상생활에 바쁜 우리 신자들이 드러낼 수는 없는 신앙의 일이라고 말하기 쉽습니다. 세례는 사제가 주는 것이고, 신앙에 대해서 가르치는 것 역시도 사제나 수도자가 하는 일이니, 내가 할 일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기 쉽습니다. 정말로 그렇다고 해석한다면, 예수님은 잘못된 판단으로, 실천할 수 없는 일을 제자들에게 명령으로 내리신 것입니다.

 

세상의 사물이나 일을 대하면서 내가 할 일이라거나 나에게 이익이 될 거라고 생각할 때 사람이 드러내는 자세가 다르고, 내가 할 일이 아니라거나 나에게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때 드러내는 자세가 다릅니다. 왜 달라야 하는지 그 누구도 명확하게 해석해주지는 않습니다만, 어쨌든 다릅니다.

 

신앙인으로 사는 우리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마지막 명령을 돌이키면서, 나는 그 일에 얼마나 충실하게 함께 하고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그렇게 살피는 자세가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조건을 이루는 행동이 되기 때문입니다. 선행조건을 충분히 채우지 않는다면, 후행결과는 내 것이 되지 않습니다.

 

이사야예언자는 지금부터 2800년 전에, 하느님의 말씀이 세상의 모든 것들 가운데 중심이 될 것을 선언했습니다. 이러한 선언이 예언자혼자만의 독백인지, 삶의 결과가 될 수 있는지는 그 말씀을 듣는 사람이 드러내는 자세에 따라 달라집니다. 칼과 창보다는 보습과 낫이 사람의 생활에는 남기는 영향이 크고 훨씬 더 긍정적입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 충실하게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무엇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겠습니까? 그 중요한 사실을 나나 우리에게 어느 누가 알려주겠습니까? 그리고 누군가가 알려주는 그 중요한 사실을 우리는 과연 제대로 받아들일까요? 질문은 여러 가지이지만, 대답은 간단합니다. 질문은 여러 가지이지만, 그 대답들을 행동으로 드러낼 대상은 단 하나, 나 자신입니다.

 

내가 드러내는 신앙의 자세, 나를 통해서 선포하고 내가 보이는 신앙생활을 통해서 하느님을 찬미하고 공경하는 사람들이 되도록 다른 사람을 어떻게 하면 이끌 수 있는지 지혜를 청할 시간입니다.

 

전교(轉敎)와 선교(宣敎), 내가 드러내는 삶이 기쁜 데서부터 시작합니다. 내가 인상을 펴지 않는다면, 내가 드러내는 행동에서 긍정적인 것은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모신 사람들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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