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자료
2015-0927.....한가위날에 |
||
---|---|---|
한가위 축제일 <0815-2> 요엘 2,22-24.26ㄱ 묵시록 14,13-16 루카 12,15-21
2015. 9. 27. (보통주일과 같은 미사시간). 이태원.
주제 : 한가위에 생각하는 우리의 미래 오늘은 한가위, 추석입니다. 추석(秋夕)이라는 글자의 뜻은 ‘가을저녁’이지만, 이 글자를 사용하면서도 맞이하는 시간이 저녁이 아니라 아침이거나 낮이라면 글자에 담긴 뜻 외에 다른 것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을저녁’이라는 글자의 뜻에 더하여 추수(秋收)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하느님께 봉헌하며,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분들과 세상에 살았던 그분의 영혼들이 하느님의 축복에도 참여할 수 있기를 청하며 오늘 특별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사람은 미래를 생각하면서 많은 계획을 세웁니다. 나는 앞으로 몇 살까지 살 것이며, 이 세상에 이름을 남기기 위해서 나는 어떤 일을 할 것이며, 그 일들을 잘 드러내기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해야 할 일은 ‘바로 이것’이라는 판단에 이르기까지 계획들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하려고 애씁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한 ‘부유한 사람’도 자신의 몸이 만족할 계획을 세우고, 몸이 만들었다는 고생의 결과를 자기 자신에게 주는 선물인 것처럼 말합니다. 영어성경은 몸의 영향을 받을 이 대상을 여전히 ‘영혼’이라고 표현합니다만, 우리말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표현을 바꾸고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수 있는 재산을 많이 쌓아두었으니, 너는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고 말합니다. 이대로 실현되기만 하면 이것보다 멋있는 계획은 없을 만큼 좋은 것입니다. 그 부유한 사람이 세운 계획을 들으면서, 부자거나 부자가 아닌 여러분은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우리는 오늘 예수님의 말씀에 나온 이 비유이야기의 결말을 대하면서 ‘인간이 세운 계획을 하느님은 왜 그냥 받아들이지 않으시고 훼방을 놓느냐?’고 말하고 인간을 질투하는 하느님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할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은 정말로 인간을 질투해서, 그 인간의 삶에 힘겨운 일이 일어나게 하시는 것일까요? 멋들어진 계획을 세운 인간을 향해, 너의 계획대로 그 일이 잘 실행되기를 바란다는 말 대신에,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둔 것은 누구차지가 되겠느냐?’고 질문하느냐고 불만을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하느님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겠습니까?
나름대로는 신앙인으로 성실하게 산다는 사람들도 하느님의 뜻이 담겼다는 계명을 맘에 든다고 말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지만, 사람이 그렇게 자기의 모습을 드러낼 때, 하느님은 세상을 향해 세우셨던 당신의 결정과 계획을 인간의 생각을 따라 아주 다른 것으로 바꾸실까요?
세상에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결실이 찾아왔을 때만 우리가 감사하게 여길 하느님의 축복일까요? 이와는 달리, ‘무슨 소리야, 내게 행복한 일이 생긴 것은 내가 노력한 결과이지 하느님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라고 말할 사람은 얼마나 되겠습니까? 세상의 삶은 왜곡된 사회주의자가 생각하듯이 ‘전투적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는 것을 우리가 먼저 깨달아야 합니다.
오늘은 한가위, 추석입니다. 이 명절기간을 그저 놀고 쉰다는 말로 해석하고 끝낼 것은 아니지만, 여러분은 명절을 지내는 이 시간에 어떤 생각과 마음을 갖겠습니까?
우리가 갖는 좋은 마음과 생각은 한 번에 완성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계획을 바꾸겠다고 도전할 일도 아니지만, 이 자리에서 하는 기도로 내가 기억하는 영혼들에게도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가 실현되기를 청할 시간입니다. 0 723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