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강론자료

2015-0920.....한국순교성인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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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5-09-19 ㅣ No.1868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순교자 대축일 [0920]

지혜서 3,1-9          로마서 8,31-39       루카 9,23-26

2015. 9. 20. (주일). 이태원.


주제 : 신앙인이라면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소리에 대하여

경제가 발전하고 시간이 바빠서 삶에 쫓긴다는 생각을 하면, 신앙생활은 힘겨운 짐이 되거나 나중으로 미루고 지금은 가까이 하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부담스럽지도 않은 것이 되기 십상입니다. 이런 현상을 대하면서, ‘그렇게 사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말해도 그 소리를 들은 사람이 마음과 생각을 돌려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살게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되겠습니까?

    


세상일에는 가능한 일도 있고 불가능한 일도 있습니다. 실제로는 가능한 일인데도 불가능하게 여기는 일도 있고, 가능하지 않은 일인데 가능할 거라고 믿는 일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모여 우리의 삶을 이루지만, 좋고 나쁜 것을 미리 구별할 능력이 사람에게는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입니다.

    


오늘은 우리나라에 신앙이 전래되는 과정에서, 순교하신 분들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이분들은 모두 하느님께서 준비하신 영광에 참여한 분들이니, 우리가 할 일은 이 분들이 포함된 순교자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이 보여주신 삶의 본보기를 실천할 수 있는 은총과 도움을 청하는 날입니다.

    


세상의 삶이 힘겹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 힘들다고 여기는 사람, 자기 삶에 불만과 아쉬움을 가진 사람, 잘못된 일의 탓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는 사람이 현실에서 겪는 어려움은 더 큰 법입니다.

    


우리가 세상에 드러내야할 올바른 삶은 어떤 것이겠습니까? 오늘 복음말씀에서 우리는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는 우리말로 표현된 아주 묘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십자가는 등에 짊어져야 할 만큼 무겁고 힘겨운 것이고 그래서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일반적인 의미입니다. 그렇게 부담스러운 것이 내 삶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내게 다가온 십자가가 짐이라면 그 십자가가 내게 영광과 축복을 가져올까요? 아마도 아닐 겁니다.

    


십자가를 대하는 자세를 바르게 가져야 합니다. 십자가는 등에 져야 할 짐이 아니라, 내가 안고 가야할 기쁘고 힘을 주는 도구이어야 하며, 그것을 안고 가다가 아주 깊은 절벽과 계곡을 만나면 그것을 놓고 그 위로 우리를 건너게 해줄 사다리로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선조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반대로 질문한다면, 우리의 신앙선조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그분들이 세상에서 드러낸 자세로 하느님의 영광에 함께 했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겠느냐는 것입니다. 대답은 어디에서 얻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민족에게는 103위성인, 124위 복자, 그리고 1만 명이 넘는다는 많은 순교자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그분들의 삶에 대해서 정확하고 자세하게 안다고 하더라도 현실에서 내가 그 모습을 본받고 뒤따르지 않는다면 자세하게 안다는 지식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안다는 지식을 만들기 위해서 들인 시간이 낭비라는 것입니다.

    


의인에게도 현실의 고통은 찾아옵니다. 고통은 의인이나 악인을 구별하여 찾아가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나는 신앙으로 잘 무장된 사람이니, 하느님은 내게 아무런 고통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일은 잘못이라는 말입니다. 내게 다가온 고통을 없애달라고 청할 것이 아니라, 내게 찾아온 고통과 힘겨움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청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나나 내가 포함된 우리를 하느님에게서 떼어놓는 것은 외부에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입니다. 내가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애써야 하고, 지금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면 삶의 자세를 바꾸어 하느님을 삶에 모시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그게 신앙을 올바로 드러내는 일이 될 것입니다.

    


우리보다 앞서 살면서 본보기를 보여주신 순교자들이시여, 저희도 당신들의 본보기를 세상 삶에 드러내게 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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