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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사목] 호스피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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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3 ㅣ No.119

호스피스란?

 

 

1. 호스피스는 어떤 유래에서 시작되었을까요?

 

고대 전반기와 중세 전반기에 사용하던 hospital, hostel, hotel 이라는 단어는 모두 같은 라틴어의 어원에서 기원하였으며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현대적 용어인 호스피스는 라틴어의 어원인 hospes(손님) 또는 hospitum(손님접대, 손님을 맞이하는 장소)라는 말에서 유래되어 주인과 손님이 서로 돌보는 것을 상징합니다. 또한 우리 나라에서의 호스피스란 임종간호, 말기환자 간호, 또는 선종 간호 등의 용어로 사용되어지고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제우스신의 보호 아래 여행자들에게 의식주를 제공하는 풍습이 있었고, 로마에서는 주인과 손님 사이의 특별한 관계가 쥬피터신의 축복을 받는다고 믿었으며, 세노도키아에서는 성지 순례자들에게 거주지를 제공함으로써 인도주의적인 봉사 활동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호스피스 유래의 큰 맥락은 중세기에 성지 예루살렘으로 가는 성지순례자나 여행자가 쉬어가던 휴식처라는 의미에서 유래되어 아픈 사람과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숙박소를 제공해 주고 필요한 간호를 베풀어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2. 호스피스는 어떻게 발전되어 왔을까요?

 

중세의 호스피스는 십자가 운동 시기에 호스피시아(hospicia)에서 여행자의 휴식처로 음식과 옷들을 제공하였고(성 베르나르도 소 호스피스 10c; 성 베르나르도 대 호스피스, 11c.) 파리의 수도자들은 호텔듀(hotel-dieu)를 운영하여 임종 직전의 환자를 `앞으로 전진하는 자`로 대하며 천국의 문이 크게 열렸다는 신앙심으로 병자를 돌보았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호스피스는 체계를 갖추며 발전하기 시작하였는데 유럽의 독일에서는 1863년 플리드너 목사에 의해 카이저베르트에 첫 프로테스탄트 병원을 설립하여 간호수녀회를 창립하고 소외되고 병든 자와 임종자를 돌보도록 하였고 1885년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최초의 근대적 호스피스가 시작되었습니다. 

 

1967년 영국의 런던에서 시실리 손더스에 의해 성 크리스토퍼 호스피스가 개방되어 현대 호스피스 운동의 체계적 모태가 되었고 초기 호스피스에서 제공했던 간호의 영적인 지지 및 정서적지지에 첨가하여 말기질환과 관련된 증상과 통증조절에 초점을 두었으며, 성요셉 병원에서 호스피스에 대한 아이디어와 원칙을 다듬어서 현대 호스피스 간호의 초석을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1935년 성누가 병원에서 진통제의 “정규적인 제공”을 치료법으로 실시하여 현대 호스피스의 통증 조절 지침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1968년 미국에서 호스피스의 가정간호가 시작되었고 1969년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가 “인간의 죽음(on death and dying)”을 출판함으로써 죽음의 개념과 말기환자의 돌봄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었습니다.

 

 

3. 우리나라의 호스피스는 어떤 계기로 시작되었으며 어떻게 발전되어 왔나요?

 

1965년 3월 강릉 갈바리 의원(마리아의 작은 자매회)에서 임종자 간호를 시작한 것이 우리 나라 호스피스의 시초가 되었고 1978년에는 임종방을 마련, 1981년에는 14개의 침상을 마련하였습니다(현재는 입원실 14 침상 운영, 가정방문, 외래진료를 실시하고 있음).

 

1981년 8월 가톨릭 의과대학 의학과, 간호학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학생호스피스가 시작되었고 1982년 6월 강남성모병원에서 종양학에 대한 집담회를 통해 호스피스 활동 모임이 전개되었으며 1987년 3월 성모병원, 강남성모병원에 호스피스과 개설되어, 활발히 운영되고 있고 1988년 10월 강남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10병상)이 신설되었습니다.  

 

1988년 세브란스 암센타에서의 가정호스피스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이화여대 간호대학에서도 가정호스피스 사업을 시작하여 전담간호사가 활동 중이며 춘천의 성골롬반 의원에서도 1989년 가정 방문 간호를 시작으로 춘천지역에서 활발한 가정 호스피스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1992년 3월 한국 가톨릭 호스피스 협회를 창립하였으며 1995년 10월 가톨릭대학교 간호대학 호스피스 교육 연구소를 개설하여 세계 보건 기구 협력 센터로 인정을 받아 활발한 활동을 전개 중입니다.

 

 

4. 현재의 호스피스란 무엇을 뜻합니까?

 

죽음을 앞둔 말기환자와 그의 가족을 사랑으로 돌보는 행위로서, 남은 여생동안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영적인 돌봄을 통해 삶의 마지막 순간을 평안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하며, 사별 후 가족이 갖는 고통과 슬픔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총체적인 돌봄(holistic care)을 뜻합니다. 

 

즉, 호스피스란 임종자들이 죽음을 받아들이고 희망 속에서 가능한 한 편안한 삶을 살도록 하며 삶과 죽음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을 의미합니다.

 

 

5. 호스피스는 어떤 철학을 바탕으로 할까요?

 

1) 호스피스는 말기환자와 임종환자 그리고 그 가족을 돌보고 지지합니다. 환자가 죽음의 과정을 겪는 동안 가족도 함께 그 모든 과정을 겪으며 아픔 을 함께 하게 되므로 가족에게 예측되는 상실과 슬픔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즉, 호스피스 간호의 단위는 환자와 그 가족입니다.

 

2) 그들의 남은 생을 가능한 한 편안하게 하고 충만된 삶을 살도록 도와야 합니다. 임종자의 질적인 삶의 유지란 가능한 한 진실하고 참된 삶의 유지와 더불어 삶을 고맙게 생각하고 남은 삶의 의미를 생각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3) 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죽음을 삶의 자연스런 일부분으로 받아들입니다. 즉, 죽음을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합니다.

 

4) 호스피스는 삶을 연장시키거나 단축시키지 않으며 남은 생을 충만하고 풍요로운 것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히포크라테스 선서에도 의사들은 ‘건강의 신’에게 약속하는 것이지 ‘생명의 신’에게 하는 것이 아니다). 

 

5) 호스피스는 환자와 가족의 요구에 부응하도록 가능한 모든 자원을 이용하여 신체적, 사회적, 심리적, 영적 요구를 충족시키며 지지하여 죽음을 준비하도록 돕습니다. 따라서 호스피스 간호는 전문직 팀과 비전문직 요원에 의한 공동의 활동으로 이루어집니다.

 

 

6. 호스피스 팀이란 무엇이며, 팀원은 어떤 활동을 할까요?

 

호스피스 활동은 다른 건강 체계와는 달리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호스피스 팀의 통합적인 노력을 통해 대상자를 돌보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전문직과 비전문직 요원이 호스피스 팀을 구성하여 협동적으로 임종환자를 돌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 팀이 됩니다.

 

팀원들은 대상자들이 여생을 살아가는 동안 그들과 그들의 가족이 경험하는 신체적, 정신적, 영적, 사회적, 스트레스로 인해 야기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완화 또는 지지하고 그들의 욕구를 효율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적절한 계획을 유지 발전시키며, 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모임을 통해 역할 조정을 함으로써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효율적인 전인치료를 하려면 팀을 구성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호스피스 팀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주로 행정가(또는 조정가), 의사, 간호사, 정신과 의사, 사목자, 사회사업가, 자원봉사자이며 또한 물리치료사, 영양사, 약사, 작업치료사 및 환자와 그의 가족은 물론 그에게 있어서 중요한 사람까지 포함됩니다.

 

- 호스피스팀.

 

 

1) 호스피스 조정자

 

여러 팀원의 활동을 조정하게 되고 호스피스 요원의 활동을 감독하고 조정하며 호스피스 간호도 직접 제공하고 호스피스 팀회의를 주관합니다. 자격은 슬픔에 경험이 있으며 증상과 조절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받은 자로서 암병동 근무 경력 간호사가 적당합니다.

 

2) 호스피스 간호사

 

환자와 가족에게 기본적인 신체 간호를 제공하고 통증과 증상을 조절합니다. 필요할 때마다 언제나 환자의 요구에 응하며 직접 간호를 제공하고 가족이 가정에서 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지도하며 정보 제공 및 상담 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간호조무사와 자원봉사자의 일을 조정하고 감독 하며 환자와 가족 그리고 다른 팀 구성원 사이에서 중개 역할을 담당합니다. 자격은 간호사로 말기 암환자 간호 경험이 있고 3년 이상 임상 경력이 있어야 합니다.

 

3) 의사

 

호스피스 의료 책임자로서 치료적인 면보다 지지적이고 완화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증상을 관리하며 호스피스 의사의 대표자로서 호스피스에 참여하는 다른 의사를 돕고 의료인과 호스피스 요원을 교육시키고 계획을 세웁니다. 자격은 의사로서 암전문의, 내과 전문의, 가정의학 전문의로 말기환자 치료나 임종환자에 대한 경험이나 흥미를 가진 자, 종양학에 대한 지식, 말기환자와 관련된 통증과 증상 조절의 전문인이어야 합니다.

 

4) 사목자

 

영적 간호의 조정자로서 임종환자와 그 가족의 영적 요구를 충족시키고 보조합니다. 사목자는 신앙 문제에 관하여 전문적인 도움을 주며 상담을 하게 되고 종교 단체에 환자와 가족을 소개하며 호스피스 요원을 대표하여 호스피스 프로그램을 지역사회 공동체에 소개하기도 합니다. 자격은 신학, 종교학이나 종교 교육을 받은 자로서 건강관리 내에서 최소한 한 분기(3 달)동안 임상사목교육(clinical pastoral education)을 받아야 하며, 상급 임상 사목교육을 받을 의욕이 있어야 합니다.

 

5) 사회사업가

 

임종환자와 그의 가족을 돕기 위해 가능한 모든 자원을 찾으며 특히 재정적, 법적, 보험 관계 등의 문제 해결을 돕고 사회 심리적인 측면의 도움을 주기 위해 상담자 역할을 합니다. 특히 사별 가족이 환자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 상실에 대한 고통을 극복하도록 그들을 상담합니다. 자격 은 사회사업가로 건강관리 전달체계내 또는 지역사회 업무망에서 상담자로서의 경험과 호스피스를 특별히 강조하는 건강관리에서 사회사업가의 원칙과 실무 지식이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6) 자원봉사자

 

환자와 가족을 병원 혹은 집으로 방문하여 환자와 가족을 지지하고 안심시키며, 전가족을 단위로 사랑하며 인간적인 관심을 갖고 환자가 용기를 갖도록 격려합니다.(환자가 삶의 가치와 주체성을 갖도록 정서적으로 지지하고 참여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환자에게 무엇인가 읽어 주고, 전화도 받아 주며, 편지를 써 주고, 기도해 주기도 하며, 조용히 함께 앉아 있기도 합니다. 또한 레크레이션이나 사회적 활동을 하는데 보조해 주고 가족들이 휴식 시간을 갖도록 주선합니다. 외래 방문이나 상점 등을 가야 할 경우 동반하고 교통 수단을 해결해 주기도 하며 환자 주변을 정리 정돈해 주고 사무 처리도 돕습니다. 장례식에 참석하고 필요하다면 사별 간호를 돕습니다. 자격은

 

- 성숙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

- 죽음에 대한 어떤 경험이 있는 사람,

- 죽음을 인생의 한 부분이며, 삶의 한 과정으로 인정할 수 있는 사람,

- 동정심과 사랑이 있는 사람,

- 좌절을 잘 극복할 수 있는 사람,

- 삶과 죽음에 대하여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

- 여러 가지 비유, 종교적, 문화적, 상징적인 것에 대한 지식과 이해력을 가진 사람으로서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교육을 이수하여야 합니다.

 

7) 기타 요원

 

(1) 간호조무사

 

전문직 요원이나 간호사를 보조하며 그들의 전형적인 업무는 침상 목욕, 운동, 구강 간호, 식사 보조 등으로 긴 시간 동안 환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업무를 수행하게 되므로 간호에 큰 영향력을 줄 수 있습니다.

 

(2) 치료사

 

물리치료사, 언어치료사, 작업치료사, 음악, 예술치료사는 환자의 신체적 인 면, 의사소통, 정서적인 면을 위해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며 환자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고 환자가 자신의 남은 삶을 가능한 한 충만히 살도록 돕습니다.

 

(3) 영양사

 

환자의 영양에 대한 요구를 보조하며 질병의 단계나 정도에 의존하여 음식을 제안할 수 있고 환자가 식욕 감퇴의 상태에 있을 때 언제든지 환자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음식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4) 약사

 

호스피스 환자를 위해서 예외적인 투약 즉 고용량의 몰핀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약사는 호스피스 팀과 연합하여 교육을 받으며 특히 최신 방법의 통증 조절과 그들의 역할을 잘 적용하여 수행하도록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5) 환자와 환자 가족

 

이들은 신체적, 정서적, 영적 요구에서 다른 누구보다 우선되어야 합니다.

 

 

7. 호스피스에 대한 궁금한 질문들

 

1) 어느 시기에 호스피스 간호를 받으면 좋을까요?

 

말기환자로서 수술, 항암 화학요법, 방사선 요법을 시행했으나 치료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사의 판정을 받았을 때, 그리고 암으로 인한 통증이나 기타 증상들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어 병원에서의 전문적인 손길이 필요로 할 때에 오시면 적절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2) 호스피스에서는 환자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시나요?

 

호스피스에서는 종양내과의사, 간호사, 정신과의사, 사회사업가, 사목자, 영양사, 자원봉사자 등 각분야의 전문가들이 팀을 이루어 환자들에게 다양한 도움을 제공합니다. 통증을 경감시키거나 수면장애, 복수, 호흡곤란, 변비 등 제반 증상들을 완화시키는 신체적인 간호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삶의 과정동안 겪었던 다양한 갈등(가족간의 갈등, 사회적 갈등, 영적 갈등)을 풀어나가도록 상담을 통해 도움을 주고 또한 죽음을 삶의 일부분으로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도와주는 활동도 합니다.

 

3) 호스피스에서의 간호 또는 치료는 일반 암병동과 어떻게 다른가요?

 

암병동에서의 치료는 궁극적으로 종양을 제거하기 위한 적극적인 치료 인 반면 호스피스는 종양 자체에 대한 치료가 아닌, 암으로 인해 유발되는 통증 및 여러 가지 고통스러운 증상들을 조절해 주는 완화치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시술을 행하든지 의사와 간호사들은 다 음과 같은 질문에 대해 늘 생각하게 됩니다. ‘이 치료가 이 시점에서 환자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가?’ 즉 ‘치료의 목적이 환자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고통스러운 증상들을 조절하는 것인가?’

 

4) 호스피스에서는 암환자가 가지고 있는 극심한 통증에 대해 어떤 방법으로 도움을 주시나요?

 

일반적으로 많은 암환자들은 통증에 대해 그리고 진통제의 사용에 대 해 잘못된 편견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 올바른 설명을 통해 환자와 가족들이 통증을 적극적으로 잘 표현하도록 격려합니다. 그리고 자주 환자를 방문하여 관찰과 질문을 통해 통증 양상을 잘 파악하여 다양한 통증 조절 방법을 이용해 도와드리도록 노력하고 약물 요법과 더불어 아로마요법(향치료), 마사지, 전신침상목욕 등을 통해서 통증을 완화시켜드리기도 합니다. 또한 호스피스에서는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사회심리적, 영적 고통에 대해 종교적, 사회적 도움을 제공하여 입원 환자의 90%에서 통증이 조절되는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5) 말기 암환자들이 겪게 되는 정신적, 육체적 변화들을 환자와 가족에게 이야기해 주나요?

 

매월 첫째 금요일에 열리는 가족지지모임을 통해 가족들이 궁금해하는 환자들의 변화에 대해 듣고 대답해 주는 시간을 갖으며 또 가족들과의 잦은 면담을 통해 환자의 현재 상태 그리고 예측되는 질병의 진행 과정과 임종에 대해 이야기해 줍니다.

 

6) 환자가 겪는 정신적 고통 가운데 가장 큰 것은 아마 나의 죄 때문에 이런 병에 걸리지 않았나 하는 죄책감인 것 같습니다. 이것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한마디로 이야기한다면 우리가 겪고 있는 질병은 죄의 결과는 아닙니다. 임종을 앞둔 환자가 겪는 고통은 육체적으로 겪는 고통뿐 아니라 가족들과 그동안 삶을 살아오면서 관계를 가졌던 많은 이들과의 이별 을 받아들여야 할 사회적인 고통도 따릅니다. 또한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 보면서 가족들에게 지은 잘못들을 회상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성찰을 하는 가운데 자신이 다른 이들에게 상처 주었던 것들을 다른 이들을 사랑했던 것보다 더 많이 기억하게 되고 가슴 아파하게 됩니다. 이런 때에 ‘내가 다른 이들에게 잘못해서 벌을 받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잘 못을 성찰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나의 잘못과 함께 나를 용서해 주시는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을 함께 성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를 용서해 주시고, 받아들여 주시고, 살게 해 주시는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 자비가 빠진다면 자신의 죄만 남고, 죄를 지어서 벌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며 자신을 자책하고 단죄하게 됩니다. 우리가 지은 죄대로 벌을 받는다면 숨쉬고 살아갈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으로 우리는 살아갑니다. 우리는 우리의 죄와 함께 하느님의 사랑과 은혜를 늘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7) 호스피스에 입원하면 임종 때까지 계속 있어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환자가 입원했을 때 불편했던 증상들이 완화되어 필요하면 가정 간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의 간호가 가능하다 고 판단되어졌을 때는 퇴원할 수 있으며 또 환자와 가족이 집에서 임종을 원할 때에도 퇴원은 가능합니다.

 

8) 환자의 임종을 위해 어떤 도움을 줍니까?

 

호스피스에서는 죽음의 과정 자체를 빨리 앞당기거나 늦추는 행위는 하지 않습니다. 환자가 삶의 마지막 순간을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안위를 도모하고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통해 임종을 알리는 여러 신체적 증상들에 대해 가족들에게 설명드리고 가족과 함께 환자의 죽음의 과정 동안 함께 있어 주는 것입니다. 또 흔히 가족들은 확실한 임종의 시기를 궁금해 하지만 저희 의료진이 정확한 시간을 예견할 수 는 없습니다.

 

9) 환자가 임종이 가까워져 있을 때 그 사실을 환자 자신에게 알려 주는 것이 옳은가요? 만약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인가요?

 

결론적으로 말해서 환자에게 알려 주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완벽한 해답은 없습니다. 서양의 경우 환자의 임종 후 재산 분배 등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의사가 환자에게 임종 통고를 하는 것 을 원칙으로 합니다. 반면 우리 나라는 환자가 받을 충격과 불안, 우 울, 자살위험 등을 생각해서 알릴 것인지 말 것인지를 두고 가족간의 갈등이 심함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환자에게 인생을 정리할 기회를 주어서 죽음에 대한 마음의 준비와 남은 일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해서 알리는 것에 찬성하는 경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보면 환자들은  주변 상황으로 이미 알고 있는 경우가 많고 또 대부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인생의 남은 문제를 정리할 수 있도록 본인에게 알려 주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환자들과 이러한 이야기를 나눌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항들에 대해 몇 가지 말씀드리면

 

첫째, 환자의 나이, 성격, 받아들일 만한 정서적 성숙도, 적절한 시기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둘째, 평소 환자가 존경했던 사람(예를 들어 목사나 신부님)에게 부탁을 하거나 의사에게 임종이 가까워졌음을 통고해 줄 것을 부탁할 수 있습니다.

 

셋째, 항상 진실을 말하되 사실을 모질게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희망을 주면서 우회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환자의 반응을 보면서 단계적으로 조금씩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10) 환자가 죽음이 임박했을 때 가족은 어떤 준비가 필요합니까?

 

가족들은 때로 환자의 임종 전에 장례를 계획하고 정리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갖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리 계획하고 가족간에 상의하는 것이 순차적으로 편안한 장례를 치를 수 있는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가능하다면 장례 절차를 관장하는 곳을 미리 방문하여 알아보면 좋겠고 임종이 가까워진 시기에는 환자가 임종 후 깨끗이 갈아입을 수 있는 옷 한 벌(평상시 즐겨 입던 옷), 사망진단서 발급을 위해 필요한 환자의 주민등록증, 그리고 영정을 위한 사진 한 장을 준비하면 됩니다.

 

11) 환자가 임종한 후에 가족에게는 어떤 도움을 주시나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그 사람과 가깝고 절친한 사람들에게 사별의 고통을 안겨주게 됩니다. 그래서 환자의 임종후 3, 6, 9, 12개월마다 가 족들에게 편지를 띄워 정상적인 슬픔의 과정(누구나 겪게 되는 마음의 변화들), 그리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에 대해 조언을 해주기도 하며 1년에 2회(5월과 11월) 사별가족모임을 마련합니다. 이 모임에서 사별한 가족들은 서로 모여 죽은 사람에 대해 터놓고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각자 슬픔을 극복했던 과정에 대해서도 나누게 됩니다. 또 현재 입원해 있는 가족을 격려해 주기 위한 모임인 가족지지모임에도 사별 가족을 초대해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 줌으로써 유익한 시간을 갖기도 하며 병동 미사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12) 호스피스는 어느 종교 기관과 관계가 있나요?

 

호스피스는 종교를 제한하지 않습니다. 저희 병원이 가톨릭 기관이지만 종교에 관계없이 누구나 호스피스 간호를 받을 수 있으며 특정종교를 강요하는 일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환자의 종교를 최대한 존중하여 개신교인 경우 목사님과 교우들을 초대해 예배를 볼 수 있으며 불교신자의 경우에는 스님이 오시어 함께 종교예식을 행할 수도 있습니다.

 

[출처 : 강남 성모 병원 호스피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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