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7일 (월)
(녹)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강론자료

부활 2 주일-다해-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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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신부 [gold] 쪽지 캡슐

2001-04-21 ㅣ No.319

부 활 2 주 일  (다해)

 

        사도 5,12-16     묵시 1,9-13.17-19       요한 20,19-31

    2001. 4. 22.

주제 : 눈으로 보고 느끼는 일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오늘은 부활대축일의 기쁨을 기억하는 여덟 번째 날, 부활 두 번째 주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부활의 기쁨을 이웃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애쓰셨을 것입니다. 마음에 묵었던 어려움을 털어 내고 화해를 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부활 성야 때에 축성한 달걀을 이웃에게 나누어주며 부활의 기쁨을 전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전해들은 이야기입니다만, 어떤 아파트에 사시던 분이 며느리 둘과 함께 부활 달걀을 한 가구에 한 바구니씩 정성껏 그렸답니다. 그리고 부활성야 미사가 끝난 뒤 밤중을 이용하여 문고리에 걸어놨다는 것이죠. 인사와 더불어서... 누군지는 모르지만 선물을 받은 반응은 어떠했겠습니까?

 

세상의 변화는 그렇게 작은 일로 시작합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누군가를 특별히 기쁘게 해주겠다는 행동은 처음 의도 그대로 실현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혼자서 혹은 몇몇 사람끼리 준비와 기도를 덧붙여 준비하는 일이 뜻하지 않게 다른 사람을 감동하게 하는 것이고, 웃음 짓게 하는 것이며, 드러나지는 않지만 삶의 활기를 주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평화를 비는 예수님의 모습을 만납니다. 제자들에게 세 번씩이나 부활예고를 하신 다음에 실천한 부활이었지만, 마음은 쉽사리 열리지 않고 오히려 두려움에 떨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문을 걸어 잠그고 있던 제자들에게 오셔서 하신 첫 말씀은 '평화가 있기를!'하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파견이었고, 세 번째는 내가 받은 평화를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방법으로서 '용서의 삶'을 베푸는 것입니다. 이런 소리에는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지고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진리가 적용될 것입니다.

 

요즘처럼 힘든 우리나라와 백성들에게도 꼭 필요한 것은 평화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평화와 우리가 바라는 평화가 같은 것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새로운 변화에 마음을 열지 못하여 골방에 숨어있던 사람들이 그곳을 박차고 뛰어나오게 하는 위로의 선물로서 평화와, 자신만이 옳고 다른 사람의 생각은 모조리 틀린다고 큰소리쳐대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갖고 싶어하는 평화는 분명 다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주고싶어하시는 평화'는 세상에 사는 우리가 현실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게 해주는 힘이 될 수 있는 조건을 함께 담고 있지만, 세상 사람들이 바라는 평화는 내가 가진 힘이 더 세기에 다른 사람이 꼼짝하지 못하고 반대의 마음조차 갖지 못하게 하는 폭력에 바탕을 둔 평화이기에 차원이 다를 거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우리가 원하는 평화도 결국에는 세상의 기준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실현하는 평화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실현하기 힘들다고 해도, 사람의 기준을 따르는 것이라면 나보다 더 힘센 사람이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경계를 항상 해야하니 피곤할 테니까요.

 

예수님의 놀라운 선물을 받은 사도들은 놀라운 일을 하게됩니다. 그들이 특별히 놀라운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들의 행동이 놀라운 일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들의 모임을 칭찬했고, 베드로 사도의 그림자만이라도 스쳐갔으면 하고 바랬던 것입니다. 시대는 다르고 상황도 다르지만,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해야 할 일도 사도들이 보여주었던 본보기를 실천하는 것이 돼야 합니다. 그 어느 누가 우리의 손을 간절히 잡기 원하는지, 그 간단한 일로써 그 누가 삶의 희망을 얻게 되는지 미리 판단할 일은 아닙니다만, 정성을 기울여 하는 행동이라면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행동도 충분히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오늘은 부활 2번째 주일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 평화를 이웃에게도 실천하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신앙의 올바른 실천은 다른 사람에게 삶의 기쁨을 안겨주는 것이어야 하고, 힘든 삶에서 지치지 않는 것이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마음을 갖고 있어야 다른 사람에게도 같은 마음을 선물로 줄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주시는 평화의 선물을 올바로 받을 수 있도록 잠시 준비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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