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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하느님 이야기20: 주님의 기도 가르쳐주신 예수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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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1-10-29 ㅣ No.503

조규만 주교의 하느님 이야기 (20) 주님의 기도 가르쳐주신 예수 그리스도


주 향한 마음 담은 인간의 기도

 

 

우리는 날마다 주님께서 직접 가르쳐주신 '주님의 기도'를 바친다. 매우 중요하고 의미가 깊은 까닭이다. 주님의 기도는 매우 단순하고 짧은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은 매우 깊고 풍요롭다는 데 많은 신학자들이 동의한다. 로마노 과르디니는 「기도와 진리」라는 책에서 주님의 기도는 "예수님의 가장 깊은 내면의 마음 상태, 신심을 드러내는 인간의 기도"라고 말한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 하늘 : 초월성으로서 높음과 깊음. 하늘은 높음과 깊음을 표현하는 표상으로 초월성을 드러낸다.

 

- 우리 :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며 기도하는 형제들. 주님의 기도가 하느님 자녀들의 기도라는 것을 알려준다. 하느님을 향해 '사랑하는 아버지'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함께 기도하는 신앙공동체, 오늘날 교회라고 할 수 있다.

 

- 아버지 : 유일한 기도의 대상. 예수님께서 아버지라고 부르는 하느님은 '알려지지 않은 하느님'이다. 예수님만이 알려줄 수 있는 계시의 하느님이다. 예수님의 기도 대상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 외에 그 누구도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 하느님의 이름 : 하느님 이름은 당신 스스로 부르듯 '나는 곧 나다'이다. 하느님 자신의 고유한 본질에 입각해 존재하고, 당신의 고유한 권리에 입각해 다스린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 거룩하게 함 : 그리스도인들은 거룩한 이름에 대한 염려를 마음에 담고 있어야 함을 충고한다. 그리스도인은 자기 신앙, 사랑, 내적 마음 자세를 통해 하느님 이름을 자기 자신 안에서나 자기 주변에서 거룩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그에게 통치권과 영광과 나라가 주어져 모든 민족들과 나라들, 언어가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를 섬기게 되었다. 그의 통치는 영원한 통치로서 사라지지 않고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않는다"(다니 7,14).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창세기에 따르면 인간은 자유 안에서 순종하는 존재로 창조돼 세상을 일구고 돌보는 책임을 떠맡게 됐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통해 당신 뜻이 이 땅에 이뤄지기를 바라신다. 인간은 하느님 뜻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에 따라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하느님 뜻이 인간 자유에 맡겨졌기에 그 뜻은 당위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 오늘 : 주님의 기도가 생겨난 삶의 자리를 알려준다. 예수님과 함께 전도여행을 한 제자들은 아침에 떠나면서도 저녁을 어디에서 지내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늘은 제자들에게 절실한 요구임을 알 수 있다.

 

- 양식 : 여기에서 청하는 음식은 하늘로부터 주어지는 참된 빵, 곧 성체성사 양식을 의미한다. "하느님의 빵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다"(요한 6,27-41 참조). 결국 빵은 식탁 위에 오르는 음식에서부터 하느님과 누리게 될 영원한 친교의 신비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과르디니는 이 기도문에서 하느님 섭리를 설명한다. 이 청원문에서 집안 식솔을 살피며 필요한 것을 주시는 하느님, 세상 주님이라는 표상을 읽어낸다. 섭리란 하느님에 의해 기초된 삶의 의미 체계이며, 모든 것을 알고 하실 수 있는 사랑의 하느님이 직접 개개인에게 관여하심을 뜻한다고 말한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 잘못 : 인간은 세상, 인간 자신과 하느님에 이르기까지 도저히 갚을 수 없는 빚을 졌다. 바오로 사도는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하느님께서는 죄를 모르시는 그리스도를 우리를 위하여 죄로 만드시어,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의로움이 되게 하셨습니다"(2코린 5,21). 그리스도는 죄를 갚으셨으며, 용서를 얻어 내셨다. 용서는 당연한 것이 아니기에 주님은 다섯 번째 청원기도를 가르쳐주셨다.

 

- 인간에 대한 용서 : 과르디니는 이 청원은 두려운 일이라 말한다. 하느님께 용서를 받고 싶으면 '마음으로부터' 용서해야 하는 의무를 지기 때문이다. 이 청원문은 '억지로 용서해야 한다'가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아버지로부터 너에게 커다란 용서를 얻어 주셨으니, 그에 힘입어 너도 작은 용서를 실천해야 한다'는 뜻이다.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 유혹 : 사물이나 사건 등 모든 것은 인간에게 유혹이 될 수 있다. 이 청원문은 인간이란 항상 새롭게 결단해야 한다는 것을 촉구하고 우리가 유혹에 빠지기 쉬운 존재임을 의식하며 자만하지 않도록 경고한다.

 

- 이웃에 대한 유혹 : 인간은 자기 뜻대로 하기 위해 자주 이웃이 악에 떨어지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청원문은 다음과 같은 반성을 이끈다. '너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는가?', '네가 한 말이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기본은 그가 이성과 자유를 지닌 인격체라는 사실이다.

 

 

악에서 구하소서

 

그리스도교는 인간이 곤경과 악에서 스스로 구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 아니다. 하느님께 대한 신뢰 안에서만 평화가 올 수 있다고 가르치고, 고통의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그 고통을 수용함으로써 고통에 대한 질문에 답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삶의 모범을 통해 하느님 말씀에 대한 믿음, 하느님께 대한 희망으로 살도록 가르쳐주셨다.

 

[평화신문, 2011년 10월 30일, 정리=박정연 기자]

 

※ '조규만 주교의 하느님 이야기'는 평화방송 라디오(FM 105.3㎒)에서 매 주일 오후 6시 5분에 방송되며, 평화방송TV에서는 매주 화요일 오전 8시(본방송), 수요일 새벽 4시와 저녁 9시, 금요일 오후 4시, 주일 오후 6시에 재방송된다. 인터넷 다시 보기 www.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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