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강론자료

성체성혈 대축일-가해-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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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1999-06-05 ㅣ No.118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 대축일 ( 가 해 )

 

        신명기 8,2-3.14b-16a     1고린 10,16-17   요한 6,51-58

     1999. 6. 6.

주제: 성체를 영하는 사람들의 생활

 

교우 여러분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오늘은 우리 삶의 중심이신 그리스도를 특별히 생각하고 기억하는 날,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대축일입니다.  1 년 주간들 중에서 중요하지 않은 날이 없겠지만, 여러 가지 중요한 일들 가운데 참으로 중요하고, 가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구별하는 것도 지혜입니다.  이 지혜는 하느님에게서 받는 선물입니다.

 

삶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한 주간을 보내고, 아는 사람 그리고 모르는 사람들을 만날 때, 우리는 웃는 낯으로 만나야 합니다.  그래야만, 조금이라도 세상이 아름다워 질 수 있는 것이고, 그 아름다운 세상을 우리와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습니다. 사람은 세상을 보는 대로 만들어갑니다.  어렵고 힘든 가운데서도 삶의 기쁨을 찾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다른 사람들보다도 훨씬 더 나은 환경에 살면서도 바늘방석을 걷는 느낌을 갖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각자가 갖는 삶의 바탕이 달라서 그런 차이도 나겠지만, 그것보다 앞서는 것은 우리가 갖는 생활의 태도에 따른 것입니다. 여러분이 자신의 삶을 뒤돌아본다면, 지금 어떤 모습이겠습니까?

 

사람은 음식을 먹어야 살고, 사람은 물이라도 마셔야 현재의 몸을 유지 또는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은 육체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입니다. 사람의 생명은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육체의 생명과 겉꾸밈을 강조하는 세상이 되어, 마치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세상으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은 신앙인이라면 모두 아는 것이고, 신앙을 기억하고 사는 사람들이라면 거기에서 머물지는 않습니다. 그것이 신앙이 우리에게 주는 힘의 특성이고, 그것이 우리에게 하느님의 무한한 힘을 주시는 예수님의 몸인 성체가 우리에게 하는 일입니다. 미사에 참여했으면서도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 모시지 못한 사람들이 갖는 허전함은 우리 삶에 끊임없이 필요한 힘을 받아들이지 못했기에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대축일입니다.

오늘 여러분이 들으신 복음의 말씀은 우리가 미사 시간에 함께 하는 영성체의 의미를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만일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으면 너희 안에 생명을 간직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살기 위해서 먹습니다.  그러나 먹는 것이 올바른 의미를 가지려면, 어떤 모습을 남기기 위해서 먹을 것인지 알아야 합니다. 이 말을 오해하고 잘못 받아들여, 예전에는 박해의 역사가 만들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는 신앙이 삶의 빛이 아니라, 부담이요, 어려움으로 작용하던 때였습니다. 시대가 바뀐 요즘의 세상에 신앙은 여러분에게 어떤 힘을 줍니까? 그것은 우리의 생활을 돌이켜보면 쉽게 알 수 있는 문제입니다.

 

 불가에서는 '인생(人生)은 고해(苦海)'라고 합니다.  '인간의 생활을 가리켜 고통스러운 바다에 빠져 있는 것과 비교한 이 말'은 우리 삶을 어렵게 바라보고 한 말은 아닙니다.  삶에서 느끼고 당하는 어려움은 이겨내야 합니다.  그 힘든 일에 주저앉아 버린다는 것은 사람이 할 일은 아닙니다.  힘들고 어렵지 않은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지구상의 인구가 60억 명 가까이 된다면, 그 인구수만큼 어려운 일은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 말을 달리하면, 아는 것을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소리도 될 것입니다.  첫 번째 독서에 나오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이야기'는 고통을 주시는 하느님의 목적을 반성한 글입니다. 아무도 하느님의 뜻을 정확하게 구별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어려움이 허락하신 목적은 '사람들에게 참된 자유를 주는 계명을 받아들이겠는지, 거부하겠는지 그것을 구별하려는 것'이었다고 신명기 말씀은 고백합니다.  사람은 고통을 이기고 나서 성장합니다.  고통이 두려워 이리 숨고, 저리 피하고 싶다면 그 어려움을 겪지는 않겠지만,  그것만큼 성장하는 것도 그만둘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은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성체와 성혈대축일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영혼의 양식으로 주신 성체와 성혈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우리 삶이 그에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힘을 우리 이웃들에게 드러내어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겠다는 다짐도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오늘 양형(兩形) 영성체를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함께 받아 모시면서 성체와 성혈의 모습을 통하여 우리에게 주시는 지혜를 올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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