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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ㅣ복음화

설립 200주년, 교황청 전교기구가 걸어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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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5-04 ㅣ No.895

[특집] 설립 200주년, 교황청 전교기구가 걸어온 길


그리스도 복음 전하는 곳 어디서나… 형제적 사랑과 나눔 실천

 

 

- 2021년 5월 제주 이시돌 피정의 집에서 제7차 해외선교사 귀국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전교기구 한국지부는 해외선교사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교황청 전교기구 한국지부 제공.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산하 교황청 전교기구(한국지부장 신우식 토마스 신부, 이하 전교기구)가 5월 3일 설립 200주년과 교황청 산하 기구 승격 100주년을 맞는다.

전교기구는 세계교회의 전교를 돕고 있을 뿐 아니라, 특별히 한국교회의 역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교기구 설립 200주년을 맞아 전교기구가 걸어온 길을 살펴본다.

 

 

“선교 단체의 첫 자리”

 

제2차 바티칸공의회 「선교 교령」은 선교 단체들의 활동을 증진할 것을 강조하면서 그중에서도 “교황청 전교 기구들에 마땅히 첫자리가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교기구가 “신자들이 어려서부터 참으로 보편적인 선교 정신에 젖어들게 하는 방도”이기 때문이다.(38항)

 

이렇듯 전교기구는 모든 선교사와 선교지역을 돕는 교황청의 선교 협력 기구다. 올해로 설립 200주년, 또한 교황청 산하 기구가 된 지 100년을 맞는 전교기구는 세계 130여 개 나라에 설립된 지부를 통해 세계적으로 소통하며 활동하고 있다.

 

오늘날 전교기구는 교황청의 공식 기구지만, 전교기구의 시작은 평신도의 작은 모임이었다. 가경자 폴린 마리 자리코가 1822년 프랑스 리옹의 방직 공장 여직원들과 함께 전교회 모임을 시작한 것이 전교기구의 기원이다. 폴린을 비롯한 신자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선교를 위해 기도했고, 적은 임금을 쪼개 후원금을 모아 파리외방전교회에 전달했다.

 

작은 모임이었지만, 선교를 향한 그 열정은 모든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전교회에는 날이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다. 나아가 전교회 모임을 통해 연대의 중요성을 깨달은 사제와 평신도들은 리옹에서 회의를 열고 전교회를 세계적인 선교 연대 모임으로 발전시켰다. 전 세계로 퍼져나간 전교회는 1844년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의 인준을 받고, 1922년 5월 3일 비오 11세 교황에 의해 교황청 소속 기구로 승격돼 ‘모든 선교 단체의 첫 자리’를 차지하며 전 세계 선교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전교기구는 폴린이 설립한 전교회 외에도 산하에 베드로 사도회, 어린이전교회, 전교연맹 등의 기구를 두고 구체적인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베드로 사도회는 선교 지역의 성직자, 신학생들을 위해 기도하며 희생 그리고 회비를 통해 그들을 돕는 역할을, 어린이전교회는 ‘어린이들을 돕는 어린이’를 모토로, 어린이들의 기도와 작은 성금으로 전 세계의 가난한 어린이들을 돕는다. 마지막으로 전교연맹은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전 세계에 선교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지고 기도로 선교사들과 함께하며, 형제적 나눔과 사랑을 증언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전교기구와 한국교회

 

전교기구가 한국지부를 설치한 것은 1965년 당시 수원교구장이던 윤공희(빅토리노) 대주교가 교황청 전교회와 베드로 사도회 초대 한국지부장으로 임명되면서다. 하지만 전교기구와 한국교회의 인연은 2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파리외방전교회 총장은 전교회 이사회가 내게 5600프랑을 기부했다는 사실을 방금 알려줬습니다. (중략) 이는 그리스도교적 사랑의 걸작이며, 선교지들의 성공을 열렬히 바라는 강력한 동기입니다.”

 

초대 조선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는 1832년 편지를 통해 전교회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전교기구의 첫 단체, 전교회는 당시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이 경제적 어려움 없이 한국선교에 투신할 수 있게 해준 든든한 후원자였다. 박해시기를 지나 1900년대까지도 조선교구의 재정은 전교회의 후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었다.

 

이렇게 초기부터 전교기구의 도움을 받아온 한국교회는 이제 전교기구를 통해 세계 어려운 선교지역을 돕고 있다. 한국지부는 해마다 전교주일과 성소주일 2차 헌금, 그리고 전교기구 회원들의 후원금을 바탕으로 선교를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지부는 교황청에 선교기금을 보내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여러 교구, 본당, 신학교, 수도회를 후원하며 선교지역의 사목 활동과 사제 양성을 지속적으로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마련한 기금으로 ▲ 국내 평신도 선교사 활동 ▲ 해외 선교사 모임 ▲ 해외 선교 사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격월 소식지 ‘땅끝까지’를 통해 전교기구와 해외 선교지 소식을 전하고, 매년 사순 시기 묵상집 「돌아섬」과 연간 교황님 기도 지향 리플릿도 발행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전교회 회원을 위한 격월 소식지 ‘교황청 꿈나무’를 통해 어린이들이 기도와 나눔, 연대 속에서 신앙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어린이전교회는 이번 교황청 승격 100주년을 맞아 캐릭터 ‘하양이’를 만들어 어린이에게 선교에 관한 관심을 증대시키고 있다.

 

현재 한국지부에는 ▲ 전교회 2330명 ▲ 베드로 사도회 1046명 ▲ 어린이전교회 1187명 ▲ 전교연맹 3446명 등 모두 8009명이 함께하고 있다.

 

전교기구 한국지부는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설립 400주년, 교황청 전교회 설립 200주년과 교황청 산하 기구 승격 100주년을 맞아 오는 5월 3일 오후 3시30분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감사미사를 봉헌한다. [가톨릭신문, 2022년 5월 1일, 이승훈 기자]

 

 

[특집] 인터뷰 - 교황청 전교기구 한국지부장 신우식 신부


“가난한 선교지 진심으로 돕는 마음이 진정한 선교 사명 이루는 지름길이죠”

 

 

- 신우식 신부는 “선교의 의미는 ‘복음’을 전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 사실 선교사들을 돕고 가난한 선교지를 돕는 것은 그들을 돕는 동시에 우리 자신을 돕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교황청 전교기구 한국지부장 신우식(토마스) 신부는 선교가 “가난한 나라를 찾아가 원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나의 사랑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그곳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주는 것도 선교”라고 강조했다.

 

“가경자 폴린 마리 자리코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영성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를 위해서나 ‘기도’하는 것, 그리고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하느님의 백성으로 함께 ‘연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평신도가 설립한 작은 선교 후원 단체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교황청의 정식 기구가 돼 200년이라는 시간을 이어온 역사는 ‘영성’ 없이는 설명하기 어렵다. 신 신부는 전교기구의 영성을 기도와 연대에서 찾았다. 승천 직전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선교 사명이 “우리가 모두 하느님의 자녀이고,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그 사랑 안에서 모두가 한 가족이며 한 형제자매라는 사실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신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우리 모두는 선교사’라고 말씀하셨다”며 “저희가 후원회원을 모집하는 것은 일종의 신자 교육과 선교에 대한 관심과 사명에 대한 연대”라고 덧붙였다.

 

어린이전교회 활동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동안 한국지부는 꿈나무 캠프를 통해 어린이들의 신앙심과 일본,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등 선교지역 아이들과의 연대를 도모해왔다. 신 신부는 “코로나19로 꿈나무 캠프를 열지 못하고 있지만, 회지를 통해 어린이들이 이곳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교기구 200주년을 맞아 감사미사를 준비하고 있는 신 신부는 이밖에도 한국지부 차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지부는 국내 평신도 선교사와 후원회원들을 위한 1박2일의 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주교회의의 인준을 받은 선교 소책자를 만들어 전국 교구에 무상으로 배부할 예정이다. [가톨릭신문, 2022년 5월 1일,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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