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강론자료

2011-0805.....생명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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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1-08-04 ㅣ No.1069

연중 18 주간 금요일 - 홀수 해 신명기 4,32-40               마태 16,24-28

 

2011. 8. 5. 등촌3

주제 : 생명(=목숨)을 위하여

어릴 때에, ‘힘들고 구차하게 살아도 이 세상에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낫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런 소리는 아무래도 살아있다고 생각하는 이 세상이 죽은 다음에 다가올 수도 있는 멋있는 세계보다는 좋다는 소리일 것입니다. 아직 경험해보지도 않았고, 정확하게 그 사정을 모르는 다가올 미래의 세상이야기이지만, 우리는 세상의 삶이 훨씬 낫다고 말합니다. 어쩌면 멋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저 너머 세상으로 가려면, 생각하기도 싫은 죽음의 강을 건너야 하기 때문에 그것을 두려워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한번은 가야할 길이 바로 그것이라고 합니다. 신화나 설화 혹은 우리 교리를 설명할 때에, 죽음에 부딪히게 되면 그 삶이 갈라진다고 하지요. 생명과 삶을 노래하는 천국으로 갈 것이냐, 고통과 힘겨움을 말할 수밖에 없는 지옥으로 갈 것이냐 하는 것은 세상 삶의 결과와 아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소리도 합니다.

 

오늘 독서는 모세가 자기 백성들에게 준 삶의 지침에 대한 것입니다. 자기 민족이 겪어온 과거를 이야기하면서, 세상에 생명과 축복을 이룰 것이냐 아니면 죽음의 결과를 만들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만 하면 사람은 누구나 생명과 축복을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의 어떤 일에든지 다 공통적인 것은 내가 바라는 그 좋은 일은 저절로 내 삶에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세의 말에 따르면, ‘모세를 통해서 선포된 하느님의 규정과 계명을 지키라는 것입니다. 앞에 말한 생명과 축복은 좋고 반길 수 있지만, 뒤에 조건으로 따라붙은 것은 영 맘에 들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순전히 사람의 생각만을 전제로 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생명과 축복을 향한, 복음의 조건은 또 다른 입장입니다. 독서를 통해서 들은 규정과 계명보다는 좀 더 자극적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의 뜻을 정확하게 알아듣기가 쉬운 것도 아니지만, ‘자기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말씀을 한두 번 들은 것도 아니지만, 들을 때마다 그 본뜻은 어떠할까 하고 생각하게 하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생명과 축복으로 가겠다고 하면, 반드시 그에 앞서는 이러한 조건들을 채워야 하는 것일까요? 이것이야말로 질문하기는 쉬워도 내 맘에 꼭 드는 대답을 얻기는 힘든 것입니다. 이왕이면 그런 조건은 아무것도 없이 그저 생명과 축복을 받을 수 있다면 참 좋은데, 그게 얼마나 가능하겠습니까?

 

생명과 축복이 나를 향해 손짓하면, 나더러 빨리 오라고 초대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바라볼 수 있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면 그것은 분명히 내 삶에 오겠지만, 그렇게 되게할 방법은 과연 무엇이겠는지 잠시 묵상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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