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8일 (화)
(녹)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강론자료

2012-1106...화...겸손에 대하여

스크랩 인쇄

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2-11-05 ㅣ No.1326

연중 31 주간 화요일 - 짝수 해 필리피 2,5-11            루카 14,15-24

 

2012. 11. 6. 등촌3

주제 : 겸손이라는 것

세상 삶에서 사람들의 칭송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이렇게 질문하면, 퍼뜩 떠오르는 표현에 겸손이라는 말이 갖는 위치도 상당할 것입니다. 겸손(humility; modesty; humble-ness.)이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우리말 사전에는 남을 존중하고 자신을 낮추는 태도가 있음이라고 뜻을 풀이하는 말입니다. 우리말 사전에 나오는 뜻을 안다고 해서, 말의 뜻을 정확하게 안다고 인정하기는 좀 어려운 편입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지식만 대우받는 세상은 반쪽 세상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겸손의 정확한 본보기는 우리가 오늘 독서로 들은 필리피서에 나옵니다. 이 부분의 내용을 가리켜, 학생시절에는 자기비허(自己卑虛)’라는 표현으로 공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도 한자를 조합해서 억지로 뜻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자신을 낮추고 비운다는 표현을 강조하는 것으로 본다면, ‘하느님이신 분이 자신을 낮추시어 사람이라는 존재로 태어나시고, 자신을 바치시어 사람이 하느님과 일치하는 방법을 알려주시는 역할을 했다는 것을 강조하는 표현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이신 본보기를 한자를 사용하여 멋있게 표현하는 것이 최선의 일은 아닙니다. 그것보다는 그 삶의 정신을 배워, 우리는 세상에서 과연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변화를 위해서는 사람이 쌓아놓은 지식의 크기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 지식을 쌓고 그 효용성만 강조한다면, 그것은 사람이 제 아무리 높은 탑을 쌓았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저 높은 누가 왜 만들었지?’하는 소리와 다를 바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위대해지거나 비천해지는 것은 지식의 수준이 아니라, 삶의 태도와 행동에 있는 법입니다. 그 원칙에 기준을 둔다면, 오늘 복음에서 만난 사람으로서 잔치를 베풀고 초대한 사람들이 오기를 바랐던 사람이 얼마나 불쌍한지 알게 될 수 있습니다.

 

잔칫집에는 사람이 북적거려야 좋은 일이겠지요? 하지만 복음이야기는 그렇게 진행되지 않습니다. 처음 초청한 사람들은 적당한 핑계를 대고 모두 나타나지 않고, 억지로 자리를 채운 사람으로 가득합니다. 우리 신앙인들이 드러내는 삶의 모습에 이런 내용은 없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만, 얘기는 거기까지입니다.

 

잔칫집을 손님으로 채우기를 원했던 주인은 안타까운 소리를 전합니다. ‘처음에 초대를 받았던 사람들 가운데서는 아무도 내 잔치 음식을 맛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혹시라도 세상 삶이 바쁘다는 핑계를 앞세워, 하느님의 뜻을 소홀하게 여기면, 우리가 이런 소리를 듣는 사람이 되지는 않을까요? 알 수 없다고 말하기 쉽고 아직은 모를 일이기는 하지만, 그런 일이 생기지 않는 것이 참 좋은 일일 것입니다. 그렇게 되려면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움직여야 하는 것이겠습니까? 우리가 어디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겠습니까?



1,321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