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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자] 남성에게만 유보된 사제 서품에 관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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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8-04-10 ㅣ No.394

남성에게만 유보된 사제 서품에 관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교서

 

 

주교직에 계시는 존경하올 형제 주교님들,

 

1. 그리스도께서 사도들에게 위임하신, 신자들을 가르치고 거룩하게 하고 다스리는 직무를 계승하는 사제 서품은 교회가 시작된 때부터 가톨릭 교회 내에서는 언제나 남성들에게만 유보되어 왔습니다. 이 전통은 동방 교회에서도 충실하게 지켜져 왔습니다.

 

여성의 서품에 대한 논란이 성공회에서 제기되었을 때, 바오로 6세께서는 사도적 전통을 수호하는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고 아울러 그리스도교 일치의 길을 가로막는 새로운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하여, 성공회 신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가톨릭 교회의 입장을 상기시키셨습니다. 가톨릭 교회는 매우 근본적인 이유로 여성의 사제 서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오직 남자들 가운데서만 당신의 사도들을 뽑으셨다는 성서의 기록; 오직 남자들만을 선택하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이를 지켜 온 교회의 관례; 여성의 사제직 금지는 교회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과 일치한다는 것을 일관되게 견지해 온 교회 교도권의 가르침에 입각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신학자들 사이에서 또 일부 가톨릭계에서도 논란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에, 바오로 6세께서는 교황청 신앙교리성에 이 문제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분명히 하고 상세한 설명을 하라는 지시를 내리셨습니다. 이 지시는  여성 교역 사제직 불허 선언 을 통해 이행되었는데, 이 선언은 교황께서 승인하시고 교황의 명령으로 발표되었습니다.

 

2. 선언은 이러한 가르침에 대한 근본적 이유들, 곧 교황 바오로 6세께서 설명하신 이유들을 상기시키고 풀이하면서, 교회는 여성들에게 사제 서품을 허용할 권한이 스스로에게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결론짓고 있습니다. 이러한 근본적 이유에 덧붙여, 이 문서는 신적 규정의 적절성을 설명하는 또 다른 신학적 이유들을 제시하면서, 그리스도의 행동은 당시의 독특한 사회적 또는 문화적 동기에서 나온 것이 아님을 명백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후에 바오로 6세께서는 이렇게 설명하셨습니다. 참된 이유는, 교회에 그 근본 구조와 신학적 인간학 - 이후로 교회의 전통으로 지켜져 온 - 을 부여하시면서 그리스도께서 이렇게 정하셨다는 것입니다.

 

교황 교서  여성의 존엄 에서 본인은 이 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남자들을 당신의 사도로 뽑으실 때 완전한 자유와 권위를 행사하였다. 이때 그분은 당시의 관습이나 법적 전통의 제한에 구애받지 않으시고 여러 가지 행동을 통하여 여성들의 존엄과 소명을 강조하시면서 쓰셨던 똑같은 자유를 행사하셨다.

 

사실, 복음서와 사도행전은 그리스도의 이러한 선택이 하느님의 영원한 계획에 따라 이루어졌음을 증거합니다. 즉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이 원하신 사람들을 뽑으시되(마르 3,13-14; 요한 6,70 참조), 그 일은 산에 들어가 밤을 세워 기도하신 후(루가 6,12)  성령의 힘으로 (사도 1,2), 아버지와의 일치 안에서 실행하셨던 것입니다. 따라서 직무 사제직을 허가할 때, 교회는 주님께서 열 두 남자를 골라 교회의 기초로 삼으셨던(묵시 21,14 참조) 방식을 항구한 규범으로 언제나 인정해 왔습니다. 사도들은 그후 교회 구성원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직무를 받았던 것이 아니라, 육화된 말씀 그 차체이신 그리스도의 사명에 특별하고도 밀접하게 결합되었습니다(마태 10,1, 7-8; 28,16-20; 마르 3,13-6; 16,14-15 참조). 사도들도 자신들의 뒤를 이어 직무를 계승하게 될 후계자들을 뽑을 때 같은 방식으로 했습니다. 이러한 선택에는 교회의 역사를 통해 주님이시며 구속자이신 그리스도를 대신하는 사도의 사명을 수행하게 될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3. 게다가, 천주의 모친이시며 교회의 어머니이신 거룩하신 동정 마리아께서 사도의 고유한 사명을 받으신 것도 또한 직무 사제직을 받으신 것도 아니었다는 사실은 여성의 사제 서품 불허가 여성의 존엄성 격하를 의미하거나 여성에 대한 차별로 간주될 수 없음을 명백히 보여 줍니다. 그것은 오히려 우주의 주인이신 주님의 지혜에 속하는 계획에 대한 충실한 순종으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교회 생활과 사명에서 여성의 현존과 역할은, 비록 직무 사제직과 연계되어 있지는 않지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며 그 무엇으로도 대치될 수 없는 것입니다. 여성 교역 사제직 불허 선언 이 지적하는 바대로  교회는 여성 그리스도인들이 자신들의 사명의 위대성을 철저히 인식하기를 희망합니다. 오늘날 여성의 역할은 사회의 쇄신과 인간화를 위해서뿐 아니라 신자들이 교회의 참모습을 재발견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신약성서와 교회의 전 역사는 가정과 사회에서뿐 아니라 하느님과 복음 사업에 전적으로 헌신함으로써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그리스도의 참 제자가 된 여성들이 교회 내에 무수히 있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여성들의 존엄과 소명을 수호함으로써 복음에 충실하여 여러 시대에 하느님 백성 전체의 사도적 사명에 참여했던 여인들을 기리고 칭송해 왔다. 그들은 거룩한 순교자들이나 동정녀들 외에도 자신들의 신앙을 용감하게 증거하고 복음 정신에 비추어 그들의 자녀들을 양육함으로써 교회의 신앙과 전통을 전수시켰던 가정의 주부들도 있었다.

 

더구나 교회의 교계적 구조는 전적으로 신자들의 성덕을 위해 조직된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여성 교역 사제직 불허 선언 은 다음과 같이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우리가 원할 수 있고 원해야 하는 가장 좋은 선물은 바로 사랑이다(1고린 12.13 참조). 하느님 나라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은 직무자가 아니라 성인들이다.

 

4. 사제 서품이 남성들에게만 유보된 것이라는 가르침이 교회의 지속적이고 보편적 전통으로 보존돼 왔고 교도권의 최근 문서들에서 분명하게 제시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일부 지역에서는 이 문제를 아직도 논쟁의 대상으로 삼거나, 여성은 서품될 수 없다는 교회의 판단이 단지 규율상의 효력만을 갖는 것이라 간주하고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교회의 신적 제정 자체에 속하는 이 일과 관련된 모든 의심이 불식되도록, 본인은 형제들을 도와주어야 할 직무(루가 22,32 참조)에 따라, 교회는 여성에게 사제 서품을 할 어떠한 권한도 없으며, 교회의 모든 신자들은 이러한 판단을 철저히 따라야 한다고 선언합니다.

 

존경하올 형제 주교님들과 모든 신자들에게 하느님의 풍성한 가호가 있으시기를 빌면서, 본인의 사도적 축복을 보내 드립니다.

 

바티칸에서,

1994년 교황 재위 제16년, 5월 22일,

성령 강림 대축일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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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오로 6세, 여성의 사제 서품에 관한 코간(Dr F.D.Coggan) 캔터베리 대주교의 서한에 대한 응답(1975년 11월 30일): AAS 68(1976), 599.

2. 신앙교리성,  여성 교역 사제직 불허 선언 (1976년 10월 15일): AAS 69(1977), 98-116.

3. Ibid., 100.

4. 바오로 6세,  구원 계획 안에서의 여성의 역할에 관한 연설 (1977년 1월 30일): Insegnamenti, XV(1977),111. 참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권고  평신도 그리스도인 (1988년 12월 30일), 51항: AAS 81(1989), 393-521;  가톨릭 교회 교리서 , 1577항 참조.

5. 교황 교서  여성의 존엄 (1988년 8월 15일), 26항: AAS 80(1988), 1715.

6. 교회 헌장, 28항; 사제 직무 교령, 2b 참조.

7. 가톨릭 교회 교리서, 1577항.

8. 1디모 3,1-13; 2디모 1,6; 디도 1,5-9 참조.

9. 교회 헌장, 20항, 21항 참조.

10. 신앙교리성,  여성 교역 사제직 불허 선언 , 6: AAS 69(1977), 115-116.

11. 교황 교서  여성의 존엄 , 27항: AAS 80(1988), 1719.

12. 신앙교리성,  여성 교역 사제직 불허 선언 , 6: AAS 69(1977), 115.

 

[회보 82호, 18면 /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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