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6일 (일)
(녹) 연중 제11주일 어떤 씨앗보다도 작으나 어떤 풀보다도 커진다.

영성ㅣ기도ㅣ신앙

[묵상] 부활 제2주간 월요일 독서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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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구 [hymn] 쪽지 캡슐

1999-04-10 ㅣ No.57

99년 4월 12일 부활 제2주간 월요일

< 독서묵상>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목격한 베드로와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어떤 방식으로 이 세상을 구원하고자 했는지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제자들은 자연스럽게 가진 것을 모두 내 놓고 나눔과 섬김의 공동체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베드로와 제자들은 이 세상 어떤 재물이나 권력보다도 힘있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많은 아픈 사람들을 치유하고 기적을 베풀었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무리들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았던 유다의 종교 지도자들과 원로들은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자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백성들에게 예수의 소식이 퍼져나가는 게 두려웠기 때문이죠. 그래서 베드로와 요한을 체포해서 감옥에 가두고 다시는 백성들에게 예수의 이름으로 선교하지 말라고 협박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와 요한을 믿고 따르는 군중들이 두려워 그들을 풀어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은 최고회의에 잡혀가 증언한 일, 그리고 대사제와 학자들이 예수의 이름으로 선교하지 말라고 협박한 일등 그간의 모든 일을 공동체 식구들에게 알렸습니다. 이제 주님의 이름으로 모인 교회 공동체는 그들 앞에 엄청난 박해와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과거 유대인이 남의 나라 노예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혹독한 박해가 이제 유다인들에 의해서 새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시작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처럼 살기 위해서는 꼭 마셔야 하는 이 고통의 쓴 잔 앞에서 초대교회 공동체 가족들은 주님께 기도합니다. 이 모든 박해를 이겨내고 온전한 확신으로 당신의 말씀을 전하게 해달라고 함께 모여 기도합니다.

모든 것을 오롯이 하느님께 맡기고 기도하는 공동체에 하느님께서는 성령으로 응답해 주십니다. 성령을 가득히 받게 된 초대교회 공동체는 더 큰 확신을 가지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게 될 것입니다.

<복음 묵상>

열 살난 주일학교 어린이가 자기는 세 살이면 좋겠다고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그러면 학교도 안 다녀도 되고 동생처럼 항상 엄마한테 안겨 있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겠느냐고 말해서 웃은 일이 있는데요. 가만 생각해 보니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소망을 가지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십대 아주머니는 이십대로 돌아가고 싶고, 70을 바라보는 할아버지는 십 년만 젊었어도 지금 뭔가를 시작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한탄을 하십니다. 지나온 세월에 대한 아쉬움은 우리를 과거에 머물게 하는데요.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들에게 지난 시절로 돌아가지 않고도 제2의 인생을 신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십니다. 그건 우리가 물과 성령으로 새로 태어나라는 말씀이십니다. 아니 다 자란 사람이 어떻게 어머니 뱃속으로 들어가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우리도 니고데모처럼 예수님께 물어보고 싶어지는데요.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라는 예수님 말씀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오던 방식과 행동과 생각을 철저하게 바꾸라는 말씀이십니다. 기분전환을 위해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집을 새로 단장하는 것처럼 낡은 내 자신을 완전히 새롭게 해보라는 말씀이신데요. 지금까지 집 장만하는 것을 최대의 목표로 삼아 아끼고 저축하면서 살아오던 사람, 고위관직에 한번 앉아보는 것이 최대목표인 사람, 자식성공을 최대목표로 삼고 살아오던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우리가 예전의 삶에서는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 제2의 인생에서는 목표보다도 하루하루의 삶 자체를 열심히 살아가라고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하루하루 하느님을 찬미하면서 하느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받아들이고 우리도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면서 말입니다. 새로 시작되는 제2의 인생에서는 우리가 죽은 후에도 가치가 있을 그 무엇인가에 우리 삶을 투자하면서 살고 싶은 마음입니다.


<오늘도 함께 하소서>

예수님

메마르고 얼어붙은 땅을 녹이고 새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 봄바람처럼

지치고 힘겨운 저희들의 마음속에 성령의 바람을 불어넣어 주십시오.

오늘도 어제처럼 항상 살아오던 익숙한 방식대로

앞만 보고 달려가는 저희들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봄바람과 성령의 바람을 들이키고 싶습니다.

언제나 저희들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계시는 예수님께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새로운 바람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성령의 바람으로 저희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변화시켜 주셔서

안으로만 자신에게로만 가족으로만 쏠려있는 우리들의 사랑을

이웃으로 전하게 하시고

언제나 우리를 조건없이 사랑해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게 해주십시오.

하느님의 사랑을 간절히 원하고

예수님의 뒤를 따르려고 노력하는 저희들에게

성령의 바람을 불어넣어 주셔서

새로 태어나 제2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성령의 바람에 저희 자신을 온전히 맡기고 성령의 바람이 부는 대로

이끌려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용기를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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