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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참된 활동을 위하여 - 주 회합은 뿌리이고 활동은 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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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9-21 ㅣ No.295

[레지오 영성] 참된 ‘활동’을 위하여(주 회합은 뿌리이고 활동은 꽃입니다)



레지오 단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활동보고가 힘들고 어렵다고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레지오가 있는 날이면 활동보고를 위해 이리저리 머리를 짜내기도 한다고도 합니다. 특히 아직 레지오에 맛들이지 못한 이들은 활동보고 때문에 레지오를 계속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하는 고민을 한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활동은 포기할 수 없는 레지오의 중심입니다. 레지오 단원의 의무 중 첫째가 회합 참석이며, 둘째가 활동입니다. “주 회합을 뿌리라고 한다면 활동은 꽃이다.”라고 교본(제33장 1항)은 밝히고 있습니다. 이렇듯 회합참석과 더불어 활동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레지오가 사도직 단체이기 때문입니다 사도직 단체인 레지오이기에 활동 없는 레지오는 생각할 수 없으며, 기도만으로는 레지오의 한 축을 잃는 것이 됩니다. 기도만을 통해 레지오의 한 날개의 축을 담당하는 이들은 협조단원입니다. 그러므로 레지오의 정단원이라면 반드시 주어진 활동을 성심성의껏 완성하여야 합니다.

교본은 “활동은 형태를 달리한 기도이다.”라고 강조합니다. 활동은 통하여 레지오 단원들은 자신이 성화되고, 세상을 성화시킬 수 있고, 성화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레지오 활동은 성모님과 가장 가깝게 일치하여 수행하며, 활동 대상자들에게 성모님과 성모님의 참된 사랑을 알려주어, 그들 또한 어떠한 형태로든 성모님께 봉사하도록 인도하는 것을 본질적인 활동 목표로 삼는 것입니다”(제33장 2항 참조).

그러므로 레지오 단원들은 레지오의 목표인 자신과 세상의 성화를 위해서는 ‘맡겨진 활동이 십자가처럼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그 가치는 높은 것임을 깨닫고’ 포기함 없이 성실히 실행해야 합니다. 레지오 단원은 군인이므로 세속의 군인 못지않게 자신의 의무를 숭고하고 자기희생적이며 기사도 정신을 갖춘 강인함이 활동을 통해 드러나야 합니다(제 33장 2항 참조).


성모님 닮은, 맑고 밝은 마음으로 활동 대상자들 만나야

활동이 이처럼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활동보고 하는 것이 고민거리라면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간부들은 활동지시에 대해 많은 준비를 해야 합니다. 상급평의회나 영적지도자의 지시사항을 따른 활동지시를 해야 하지만, 각 쁘레시디움에서 각각에 맡는 활동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단원들과 대화를 통해, 또한 단원들의 활동 결과에 따른 보완이나 파생되는 결과에 따른 활동들을 찾아내고 심화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활동을 통해 사람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이런 만남을 통해 주님의 사랑, 성모님의 사랑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영적성숙이 이루어지게 해야 합니다. 자신과 자신들이 만나는 활동대상 사이에 은총으로 성화되도록 해야 합니다.

루카복음 1장 39절 이하에는 성모님께서 엘리사벳을 찾아보신 내용이 나옵니다. 성모님과 엘리사벳의 만남은 우리가 어떤 방법과 마음으로 활동 대상자를 만나야 하는지를 아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모님의 방문에 엘리사벳은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라고 성모님을 반기며, ‘여인 중에 가장 복되시며, 참으로 행복하시다.’고 외칩니다. 그리고 그 원인은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이기 때문이랍니다.

이 인사말에서 얼마나 두 분이 같은 마음, 같은 영혼을 가졌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성모님과 엘리사벳은 서로가 맑기에, 서로를 아주 쉽게 알아봅니다. 그것은 상대의 모든 것이 자신의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엘리사벳의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하는 외침은 성모님의 행복이 곧 자신의 행복이기도 하다는 외침입니다. 두 분의 만남에서 주님의 계명 ‘자기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라.’는 계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를 아주 잘 보여줍니다. 맑은 영혼 안에서 상대를 바라보게 되면, 상대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어 하나가 된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상대는 상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레지오 단원들 모두도 성모님께서 엘리사벳을 찾아보는 맑고 밝은 마음으로 활동 대상자들을 만나야 합니다. 그리고 또한 다가오는 이들은 엘리사벳이 성모님을 반기듯이 맑고 밝은 마음으로 반겨야 합니다. 그런 마음 그런 자세라면 어떤 대상자라도 만날 수 있고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어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과 함께 이 세상 모든 영혼들에게 그리스도를 모셔다 드리게’ 될 것입니다. 성모님을 닮은 맑은 밝은 영혼으로 제대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한 더 맑고 밝은 영혼으로 더 깊이 사랑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성모님과 엘리사벳이 서로를 알아보고 사랑할 수 있었던 것처럼. 그럴 때 비로소 활동이 활동다워지고, 레지오 단원으로서의 참된 보람도 알아갈 것입니다.


소위 ‘2차 주회’ 확 줄여나가야

참된 활동을 위해서 2013년부터 바꿨으면 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2차 주회로 불리는 주회 후 술좌석이나 식사 자리를 없애거나 확 줄였으면 합니다. 교본은 “한 주간에 두 시간을 실제 활동에 바쳐야 한다.”고 명시하면서도, “두 시간이라는 숫자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고 덧붙이고 있습니다. 이는 실제 활동시간이 두 시간보다는 많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소위 잘 된다는 쁘레시디움이 주회 후 2차 자리에서 이 시간을 채워 버리고, 그만큼 활동한 것으로 여기기도 하는 듯합니다. 성실한 단원들은 상관없을지 몰라도, 아직 나약한 이들에겐 이 시간들이 활동시간으로 은연중에 각인될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레지오에 일주일에 두 시간의 시간이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단원들 간의 일치를 위한 시간들도 있어야겠지만, 매번 그렇다면 분명히 문제입니다. 활동다운 활동을 위해서라도 2차 주회를 없애거나 확 줄여 나가야합니다. 이런 습관을 바꾸는 것도 어쩌면 큰 각오가 필요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의 회합이 단순한 친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 세상의 성화를 목적으로 한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한다면 별로 어려운 것도 아닐 것입니다.

참된 활동을 통해 자신과 세상을 제대로 성화시키는 성모님의 용맹한 군단이 되었으면 합니다. 참된 실질적인 활동을 통해 ‘이 세상과 영혼들에게 그리스도를 모셔다 드리고, 그들과 더불어 성모님과 함께 복되신 성삼위의 영광을’ 누리는 레지도 단원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3년 3월호,
김종대 안드레아(광주대교구 방림동성당 주임신부, 광주 Se. 담당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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