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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신학ㅣ사회사목

[사목] 논평2: 소공동체는 공의회의 교회론을 구현하는 통합사목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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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6-02-07 ㅣ No.347

<논평 2> 소공동체는 공의회의 교회론을 구현하는 통합사목 비전

 

 

요즘 한국교회의 최대 과제는 소공동체 활성화를 통하여 참된 ‘친교와 사귐과, 나눔과 일치의 공동체’로 교회를 탈바꿈시키는 일이 아닐까 한다. 이에 따라 소공동체 사목이 서울대교구를 비롯한 대부분 교구의 중심 사목정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통합사목의 모델로서 소공동체 사목이 적합함을 밝혀주신 신부님의 열정과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런 작은 노력들이 모이고 모여 소공동체가 한국교회에 굳건히 뿌리내리길 기대해 본다.

 

발표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소공동체 사목의 전문가답게 ‘소공동체 사목이 과연 오늘날 제기되고 있는 통합사목의 모델로서 적합한가?’에 대해서 체계적이고 명쾌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해 주고 있다. 특별히 소공동체가 오늘날 우리 교회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로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제시하는 ‘하느님 백성’과 ‘친교의 공동체’를 본질적인 요소로 하는 공동체들의 공동체임을 명확히 밝혀준 것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다만, 초대교회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를 뺀 중·근세 교회를 본질적인 알맹이가 전혀 없는 외형적 조직과 제도가 근간을 이루는 불평등한 사회 정도로만 취급해 버린 듯한 정의(定義)는 논의의 전개과정에서 그럴 수밖에 없는 충분한 사정과 이유를 고려한다고 해도 너무 편협하고 일방적인 면이 없지 않았나 한다. 이에 대한 좀 더 깊은 연구와 신중한 정의에 따른 논리 전개가 아쉽다.

 

통합사목에 대한 정의는 무척이나 논란이 많다. 아마도 ‘통합’이란 말이 갖는 의미 때문인 것 같다. 한국말로는 여럿을 하나로 모은다는 뜻을 갖는 통합이란 말은 적어도 교회 안에서는 분명 내용 면에서 다를 터이다. 단순히 여럿을 하나로 모으는 의미를 넘어선 본질적이고 필수적인 그 무엇을 담고 있을 것이다. 이에 발표자는 이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발표자에 따르면, ‘통합’은 본질적인 것을 놓치지 않으면서 전체를 아우르는 것을 뜻하기에, ‘통합사목’은 교회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과 전체 구성원의 참여와 일치를 통합적으로 아우르는 것이라고 한다. 이는 통합사목의 핵심과 흐름을 관통하는 혜안에서 나온 정의가 아닐 수 없고, 더 이상의 논란이 무의미할 정도다.

 

발제자는 소공동체의 용어를 설명하면서, 라틴 아메리카 기초 공동체의 개념을 유추해 내고 있다. 원래 ‘기초’란 작고 보잘것없는 이들을 가리킨다. 이렇듯 소공동체는 작고 보잘것없는 풀뿌리와 같은 이들을 공동체의 중심에 두는 가운데 각자가 다양한 은사에 따라 누구나 인격적 주체이자 책임자로서 참여하는 복음적 성찰에서 비롯된 공동체란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가 걸어가야 할 공동체의 방향을 느끼기에 충분한 정의이다. 그러나 작고 보잘것없는 이들만을 중심에 둔다는 것은 일면 너무도 지당하면서도 한편 교회의 본질적인 요소인 보편적 하느님 백성이 담고 있는 내용과는 달리 지나친 계층적 구분을 하여 교회적인 면보다는 특정한 공동체로 한정을 해버리는 듯한 인상을 받게 한다.

 

발표자는 결론적으로 소공동체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정신을 실현시켜주는 통합적인 사목의 비전이며, 교회의 쇄신과 변화를 선도하는 사목적인 원리라고 밝히고 있다. 이런 견해는 여러 다양한 사목적 위기와 도전을 겪고 있는 한국교회에 서광을 비추어주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사실상 오늘날 한국교회는 수많은 사목자들과 사도직 단체들의 열성적인 노력과 관심이 있음에도, 교회의 존재론적 방식의 문제들 때문에 생기는 예비신자의 급격한 감소와 쉬는 교우들의 증가, 젊은 청소년들의 교회에 대한 관심 결여 그리고 성소 부족 등의 몸살을 앓고 있다. 결국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교회의 존재방식을 새롭게 바꾸고 변화시키는 것이다. 친교와 사귐, 일치와 나눔의 ‘공동체들의 공동체’로서 교회의 참된 예표가 되는 과거 초대교회의 모습을 지금 여기에서 현재화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럴 때 우리 교회는 교회다움을 회복하여 주님 보시기에 좋은 공동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오늘날 교회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제기되고 있는 통합사목의 모델로서 소공동체 사목이 적합하다는 논리는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사목, 2005년 6월호, 고병수(제주교구 사목국장  ·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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