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강론자료

0101-천주의모친마리아-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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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3-03-01 ㅣ No.384

천주의 모친 성 마리아 대축일 [0101]

 

        민수기 6,22-27    갈라디아서 4,4-7    루가 2,16-21

 

    2003. 1. 1. (수).

주제 :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

 

오늘, 2003년 양띠 해, 첫날을 맞았습니다.

새해 첫 날 우리가 가진 마음을 읽으실 하느님께서 당신의 뜻에 맞는 축복과 은총을 가득히 베풀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하느님을 삶의 첫 자리에 두고 하느님을 항상 모시고 살았던 성가정처럼, 이 자리에 함께 모여 가정을 위하여 기도하는 저희 모두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듬뿍 받는 한해, 기쁨으로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미사 시작에도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오늘 미사는 함께 한 여러분들의 가정과 여러분이 기억하는 가정, 올 한 해도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가족들을 기억하며, 우리 모두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 하기를 청하는 마음으로 봉헌합니다.

 

새로운 결심과 다짐으로 한 해를 시작한지 10시간 좀 더 넘었습니다.  여러분은 새해 첫날을 어떻게 시작하셨습니까?  이제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풍습을 찾느라고 양력으로 계산하는 새해는 하루만 쉽니다.  하지만 휴일의 길이를 떠나서 그 시작에 갖는 마음은 중요합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소리가 오늘 이 순간 이 자리에 모인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것입니다.

 

새해를 맞으면 우리는 흔히 덕담을 합니다. 덕담이란 ‘내가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남이 잘 되기를 빌어주는 말’입니다.  여러분은 덕담으로 어떤 말씀을 준비하셨습니까?  첫 번째 독서인 민수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노예 생활하던 에집트를 떠나 가나안 땅에 도착하기 전까지 광야를 헤맬 때를 배경으로 쓴 글입니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듣고 싶었던 인사말이 나옵니다.  “야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복을 내리시며 우리를 지켜주시고, 우리를 보고 웃으시며 우리를 귀엽게 보아주시고,  우리를 고이 보시어 평화를 주시기를 비는 축복의 기도”가 나옵니다.  그리고 한 마디 더, 진정으로 우리가 이렇게 바란다면 하느님께서 사람들의 생각을 따라 주시겠다는 약속도 덧붙입니다.  복을 빌어주는 일은 참 좋은 것입니다.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흔히 기준으로 제시하는 방법에 따라서도 ‘돈 들지 않는 손쉬운 방법’입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마음이 함께 담겨 있어야 합니다.

 

오늘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를 기억하는 축제일은 우리 사람들에게 커다란 의미를 갖는 날입니다. 분명히 사람인 것을 아는 마리아가 하느님의 어머니가 됩니다.  하느님이 그렇게 인정해주신 날입니다.  그것은 하느님이 우리를 바라보시고 흐뭇한 마음을 가지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만, 마리아와 요셉이 하느님의 뜻을 겸손하게 받아들이신 분들이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이 자리에 모인 우리도 성가정이 보여주었던 삶의 모습을 따른다면 충분히 우리도 하느님이 허락하실 축복에 참여하는 당연한 권리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하루 좋은 생각만 하고 사시기 바랍니다.  우리를 힘겹게 하는 일들, 우리의 발걸음을 무겁게 할 일들은 가까이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멀리하려고 해도 우리에게 다가올 녀석들인데 일부러 시간을 써가며 반길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미래의 걱정을 앞당겨하는 사람들에게 인간의 걱정보다는 하느님의 뜻을 먼저 찾으라고 하시며 ‘하루의 괴로움은 그날에 겪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마태 6,34)’고 말씀하셨습니다.  진정으로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라면 하느님의 축복도 그렇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2003년을 어떻게 꾸려갈지 완벽한 계획을 세운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동양에서 통하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은 만고의 진리입니다.  사람이 자기 삶에 정성을 다하고 하느님의 처분을 기다린다면 그 결과는 분명 사람이 예상하지 못한 행복일 것입니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정성을 다 기울이는 자세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생각은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은 사람들에게 불가능한 일을 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사람을 향하여 없는 것을 만들어내라고 하지 않는 분이십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가능하지 않은 일을 해야 한다고 뒤에서 총과 칼로 위협하는 분도 아닙니다.  연약한 인간이기에 여러 가지 조건을 앞세워 내 삶에 부친다고 힘겨움을 토로할 수는 있습니다만, 그것도 생각을 조금만 바꾼다면 못할 일도 아닙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아들을 인간으로 보내셨고, 그 분을 통하여 당신도 우리의 아버지가 되기를 원하신 분입니다.  아버지와 자녀는 생각보다 가까운 관계입니다.  내 앞에 놓인 어려움을 헤쳐가면 새로운 한 해, 2003년에도 하느님의 축복을 받으며 힘차게 살기를 권합니다.

 

여러분의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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