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강론자료

연중 18 주간 목요일-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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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3-08-06 ㅣ No.468

연중 18 주간 목요일 - 홀수 해

 

        민수기 20,1-13        마태 16,13-23

    2003. 8. 7.

 

주제 : 사람의 말

 

행복한 고민에 속하는 말이기는 합니다만, 내가 말을 못하는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 자리에 여러분 앞에서 말을 하는 사람도 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행복한 고민이라고 말을 붙였으니 현재의 입장에서 해서는 안 될 말이거나 별로 권장할 만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이것은 약속을 하고도 지키지 못해 당황한 일이 있었을 때 한 생각이었습니다.  즉, 내가 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참으로 영양가 있고 생명력이 있으려면 상황을 올바로 파악한 다음이라야 권장할 만한 것이라는 뜻입니다.  요즘 사람이라고 폭을 넓힐 것도 없습니다만 요즘에는 말을 하되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않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새로운 소식이라고 사람들이 전하는 내용에도 그런 일은 많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에 대한 것을 묵상하는 내용입니다.  편하기만 했던 노예생활에서 끌고 나와 물 없는 광야에서 왜 죽이려고 하느냐는 아주 오랜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의 말도 그렇고, 당신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자신 있게 베드로가 다음 순간 예수님에게 걸림돌이 되는 것도 전부 말로써 빚어지는 일입니다.

 

몸의 한 부분인 혀가 입 안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만들어내는 것이 말이기는 합니다만, 그가 만드는 파장은 생각보다 큽니다.  생명으로 가게 하는 길이 되기도 하고, 생각은 저만치 앞서가지만 몸은 뒤돌아서서 생명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역할도 만들어내는 것이 또한 말입니다.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입었던 모세마저도 자신의 입에서 나온 말을 통하여 하느님의 영광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기에 가나안땅을 바라보고 세상을 떠나야 하는 슬픔을 겪게 한 것도 말이었습니다.  먹는 일을 통해서 힘을 만든 다음, 그저 나온다고 다 말이 되는 것은 아닌 것이 사람이 하는 행동입니다.  말이라고 다 말은 아닌 것이며, 말다워야 말이 되는 것입니다.  

 

입과 그를 통해서 나오는 말에 대한 중요성은 여러 번 강조해도 부족할 일입니다.  ‘한 마디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격언도 있습니다만, 그 의미를 제대로 깨닫는 것은 실제로 삶에서 엄청난 체험을 한 사람이 느끼는 것입니다.  말을 하지 못하면 내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를 제대로 드러낼 수 없는 일이지만, 그것이 참다운 효과를 발휘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생각하고 올바로 드러내야 할 것입니다.

 

내가 하는 말 때문에 하느님에게서 내가 멀어지는 일을 만들어낸다면 그것만큼 서글프고 안타까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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