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강론자료

연중 20 주일-다해-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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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신부 [gold] 쪽지 캡슐

2001-08-17 ㅣ No.341

연중 20 주일 (다해 )

 

         예레미야 38,4-6.8-10 히브리 12,1-4 루가 12,49-53

    2001. 8. 19.

 

주제 : 세상에서 우리가 해야 할 올바른 싸움??

 

무더운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삼복 더위가 지나고 더위가 한풀 꺾인 듯 하더니, 아직도 무덥습니다. 이제 습기는 없는 듯합니다만, 하늘의 볕이 따갑기가 보통을 넘습니다. 이렇게 뜨거운 햇빛은 식물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바라보는 세상도 상대적으로 다르게 보이는 법입니다.

 

우리는 가끔씩 큰소리치고 사는 경우가 있습니다. 좋게 표현하면 자기 의지를 드러내는 일이라고 하겠지만, 거기에 상대방을 생각하는 사랑의 마음이 없다면, 아무리 좋게 이야기해도 그 일이 맺을 결과는 소리치는 사람에게나 그 소리를 듣는 사람에게나 좋을 수 없는 법입니다. 이왕이면 표현도 좋고 결과도 좋은 일을 찾지만, 그것이 마음먹은 일처럼 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세상살이입니다.  

 

오늘 첫 번째 독서에서 예레미야 예언자를 단죄하는 정치꾼들의 태도가 그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치꾼들의 입장에서는 자기 안위와 현실의 자리를 지키는 일이 급선무이지 하느님의 섭리를 따른다거나 백성들을 생각하는 것은 당연히 뒷전입니다. 그러면서도 그런 정치꾼들은 '자기들이 한 일이야말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강변하기 십상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를 봐도 틀리지 않은 모습입니다.

 

예레미야 예언자는 비운의 예언자로 불립니다. 바빌론 제국에 의해서 '유다 나라'가 멸망하는 기원전 600년대에 살아야했고, 하느님의 선택을 받아 그분의 말씀을 전했지만 들어야 할 사람들의 귀에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말았던 소리를 외친 사람이기에 그렇게 부릅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정치와 종교는 부딪히고 대립합니다.  현실 세계에서 힘을 가졌다고 큰소리 치는 정치꾼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종교가 정치에 간섭한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종교가 정치에 간섭한다고 말하는 것은 엄청난 억지입니다.  정치가 가야 할 올바른 길을 버리고, 잘못된 길로 가기 때문에 그들을 향하여 종교가 올바른 목소리를 내는 것뿐입니다. 어찌 되었든 현세에서 권력을 지닌 정치꾼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한참이나 무시하다가 종교나 백성들을 향하여 조그만 배려를 하면서도 자신들이 대단한 선행을 한 것처럼 주장하고 착각합니다.

 

이런 세상에 필요한 것은 싸움밖에는 따로 길이 없습니다.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힘과 의지를 발휘하여 올바른 길로 돌아온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가장 가까운 데 사는 사람들이 부딪히고 대립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아버지와 아들, 어머니와 딸,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그런 관계에 있기 쉬운 사람들입니다. 결코 뗄 수 없는 관계이면서도 자칫 잘못하면 영원히 가까워질 없는 관계를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끼리 지켜야 할 것이 더 많고 조심해야 할 것이 더 많은 법입니다.  멀어진 그 관계를 올바로 돌리는 일에는 싸움밖에 딴 방법은 없습니다. 진주는 뻘 속에 사는 조개에서 구할 수 있는 법이고, 우정은 둘 사이에 생긴 어려움을 이겨냈을 때 강해지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옳고 좋은 마음으로 살기는 어렵습니다. 그것은 바다를 떠다니는 배가 자기 길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나침반이 제 기능을 발휘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하느님 보시기에 올바르게 살려면, 그 길을 알려주신 예수님과 비슷한 길을 가려고 노력해야 할 일입니다.

 

막바지 무더위가 설치는 때, 마음과 몸이 건강하게 살 수 있기를 노력하며 동시에 신앙인의 올바른 다짐도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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