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강론자료

연중 14 주일-다해-2001

스크랩 인쇄

이철희신부 [gold] 쪽지 캡슐

2001-07-07 ㅣ No.335

연중 제 14 주일 (다해)

 

        이사야 66,1-10      갈라디아서 6,14-18 루가 10,1-12.17-20

    2001. 7. 8.

 

 주제 : 길을 나선 사람(=복음선포)이 가져야 할 자세

 

오늘은 무더운 7월의 두 번째 주일, 연중 14 주일입니다.

한 주간 안녕하셨습니까?  장마철이라고는 합니다만, 비가 오는 날씨보다는 습기가 높아 짜증나기 쉽고, 이 핑계 저 핑계로 성당에 나오기도 싫어지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아주 잘 설명하는 지금 지내는 계절입니다.

 

지난주일 복음에서 우리는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아주 긴급한 자세에 대해서 들었습니다. 예수님이 요구하시는 사항은 인간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고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한다고 할 일들조차도 복음을 전하는 일과 충돌하는 것이라면 뒤로 미룰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을 내 사명으로 생각한다면, 집을 나서기 전에 부모님께 인사하기 위해 머뭇거리는 것도 피해야 할 일이고 돌아가신 조상을 평안하게 모시려는 일도 과감히 무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을 바꾸면, 하느님의 말씀을 소홀하게 여기기 쉬운 세상에 사는 우리를 향하여 첫 번째 삶의 자리를 누구에게 두고 있는지 묻는 말씀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그렇게 복음선포에 나선 다음, 겪게 될 여러 가지 상황과 그 때에 우리가 행동해야 할 삶의 지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이 항상 환영받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집에 찾아갈 때 진정한 마음으로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라고 인사해도 거절당할 수도 있고, '치유기적을 베풀며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더라도 그곳에서 쫓겨날 수 있는 것'이 복음 전파자 앞에 준비된 운명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굳은 결심을 하고 접근했는데 그런 환경에 부딪힌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까요?

 

지나친 행동 때문에 '광신자(狂信者)'라고 흔히 구별하는 사람들과 우리 삶이 무엇이 다른지  확실하게 구별하지 않고 움직인다면, 우리의 삶도 흔들릴 것입니다. 우리가 비판하는 사람들과 무엇이 다른지 올바로 깨닫고 움직이지 않는다면 내가 전혀 원하지 않던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으로서 행동한다는 것은 내가 속한 공동체, 내가 함께 살아갈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평화를 선물로 주는 행동이 되는 것이며 그 공동체에 평화를 이끌어들이는 행동이라고 이사야 예언자는 선포합니다.  우리가 하는 행동이 겉으로 보기에도 좋고, 실제로 만들어내는 결과도 좋은 것을 만들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올바른 삶의 정신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하느님의 뜻이 이 세상에 실현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한다면 그 결과는 훌륭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우리가 인생을 통하여 자랑할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젊음이나 겉으로 꾸민 아름다움이라고 말하고 싶다면, 그것은 시간이 가면 사라진다는 것을 알아야 할 일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의 자랑거리를 '예수님이 못박혔던 십자가뿐'이라고 했습니다. 무더운 여름을 지내는 우리는 과연 무엇을 자랑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으며, 무엇을 자랑할 사람으로 살고 있는지 살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하느님 앞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자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지내고 있습니까?



566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