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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신앙의 해: 하느님의 말씀(성경)을 우리 삶의 중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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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4-20 ㅣ No.434

[신앙의 해 특집] 하느님의 말씀(성경)을 우리 삶의 중심에


예로니모(347-419) 성인은 신앙인에게 있어서 성경의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성경을 파고드십시오.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권능이시고 하느님의 지혜이시라면 성경을 모르는 것은 하느님의 권능도 그분의 지혜도 모르는 것입니다”(「이사야 주해서 서문」 : CCL 73,1-3).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50주년과 「가톨릭 교회 교리서」 반포 20주년을 맞이하여 선포하신 ‘신앙의 해’를 지내며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 삶의 중심에 자리하도록 성경은 무엇이고, 성경을 읽는 우리들의 자세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1. 성경은 무엇인가?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을 성령의 감도를 통해 인간의 언어로 기록한 거룩한 책’입니다. 성 경 안에서 ‘야훼(하느님의 말씀’은 그 자체가 창조를 이루고 여러 사건들을 움직이는 힘입니다(이사 40,26; 48,13; 55,11; 시편 33,6.9; 147,15-18). 왜냐하면 하느님의 말씀은 절대로 공허하지 않으며(신명 32,47; 이사 55,11; 예레 23,2) 이 세상 안에서 반드시 실현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하느님께서는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준다. 이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이사 55,10-11)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성경은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맺어진 계약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맺은 계약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래의 표와 같습니다.


2. 성경을 읽는 우리들의 자세

1) 성경 말씀이 삶 안에서 실현된다는 확신을 가집시다.

가톨릭신학원과 본당에서 성경 강의를 하면서 신자들에게 “이번 주 주일 복음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신자들이 주일 복음을 기억하지 못 합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말씀이 신자들의 삶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이사 55,11(“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습니다”(히브 4,12).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자신의 삶의 중심에 둔 신앙인의 모범을 성모님에게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성모님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항상 그분의 삶의 중심에 두셨기 때문에, 그분의 생애에서 겪은 수많은 고통을 참아 이겨내실 수 있으며 신앙 안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실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우리는 성모님을 향한 엘리사벳의 행복 선언과 성모님의 고백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45).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2) 성경을 매일 읽기

“‘사람의 아들아, 내가 너에게 주는 이 두루마리로 배를 불리고 속을 채워라.’ 그리하여 내가 그것을 먹으니 꿀처럼 입에 달았다”(에제 3,3). 에제키엘 예언자는 하느님의 말씀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하기 위해 하느님의 말씀이 담긴 두루마리 성경을 배부르게 먹습니다. 마치 소가 먹은 음식물을 잘 소화하기 위해 그것을 되새김질하듯, 우리 신앙인들도 매일의 삶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기 위해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을 끊임없이 읽고, 그것을 되새김질하는 작업을 해나가야 합니다. 그럴 때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 입에 꿀처럼 달았음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각 본당에서 실시하고 있는 성서통독, 거룩한 독서(Lectio Divina), 성서 백주간, 청년 성서, 여정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공동체와 개인으로 성경을 읽거나, 성경 전체를 필사하는 방법, 또는 매일의 독서와 화답송, 복음 말씀을 필사하는 방법 등을 통해 성경을 꾸준히 읽으려는 노력을 하도록 합시다.

3) 삶으로 복음 말씀을 실천하기

“그저 듣기만 하여 자기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되지 말고 말씀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말씀을 듣고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제 얼굴의 생김새를 거울에다 비추어 보는 사람과 같습니다. 그 사람은 제 얼굴을 비추어 보고도 물러나서는 곧 제 모습을 잊어버리고 맙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자유를 주는 완전한 법을 잘 살피고 꾸준히 지켜나가는 사람은 그것을 듣고 곧 잊어버리는 일이 없으며 들은 것을 실천에 옮깁니다. 이렇게 실천함으로써 그 사람은 하느님의 축복을 받을 것입니다”(공동번역 야고 1,22-25). 우리가 일부 개신교 신자들을 비판하듯이 성경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지 못하고 자신을 합리화하려고만 한다면, 이는 참다운 신앙생활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우리 각자의 삶 속에서 실천하기 위해 제가 개인적으로 매일 실천하고 있는 복음 말씀 묵상법을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① 주무시기 전에 그 다음 날 복음을 읽고 주무세요. 그러면 잠자리에 들기 전이나 꿈속에서도 그 다음 날 복음을 묵상하게 됩니다. ② 다음 날 일어나서 아침 기도를 하면서 만일 내가 어제 읽었던 오늘의 복음 말씀이 생각나면 그 내용을 묵상하고, 생각나지 않으면 다시 오늘 복음을 읽고 묵상합니다. ③ 적어도 미사 시작 15분 전에 성당에 도착하여 그 날 복음을 읽고 묵상합니다. ④ 신부님들의 강론에 응답을 합시다(아멘, 알렐루야, 고개를 움직이는 등). ⑤ 복음과 신부님의 강론 내용 중 내 심금을 울리는 부분이 있으면 그것을 적는 습관을 갖도록 합시다. ⑥ 미사 끝나고 자리에 앉아서 복음 말씀과 강론 내용을 다시 한 번 묵상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묵상합니다. ⑦ 잠자리에 들기 전에 가족이 함께 모여 저녁 기도를 드리면서 오늘하루를 이끌어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복음 말씀에 비추어 하루를 되돌아보며 새로운 하루를 설계합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 제정하신 ‘신앙의 해’를 지내면서 우리의 삶 속에서 얼마나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을 읽고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는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되돌아봅시다. 그리고 만일 우리들이 지금까지 참된 신앙생활에 부족했다면 ‘신앙의 해’를 맞아 하느님의 은총과 도우심으로 그분 보시기에 아름다운 신앙인이 될 수 있는 은총을 청합시다.

[2013년 4월 21일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6-7면, 서동원 다미아노 신부(전주가톨릭신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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