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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이야기55: 전성기 고딕 성당의 절정 - 랭스의 노트르담 주교좌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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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이야기] (55) 전성기 고딕 성당의 절정 랭스의 노트르담 주교좌성당(Cathedrale Notre-Dame de Reims)
서양 건축의 흐름에서 ‘고전’이라는 것은 다양한 양식의 특징을 규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고전이 새로운 양식의 발생 근원지가 되는 것입니다. 초기 고딕의 누와용과 라옹, 전성기 고딕의 부르주와 르망 대성당은 고딕 성당의 고전성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초기의 생드니와 파리 노트르담, 전성기의 샤르트르와 수아송 대성당은 고전성을 벗어나 고딕성을 더욱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이러한 두 흐름에서 고딕의 전성기를 이끈 주류는 일드프랑스를 중심으로 고딕성을 강조한 분파였고, 그 절정을 랭스의 노트르담 주교좌성당에서 이루게 됩니다.
5세기 초에 세워진 랭스 대성당은, 마리아를 ‘테오토코스’ 곧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칭하면서 그리스도의 신성을 강조한 에페소 공의회(431년)의 영향을 받아 성모 마리아께 봉헌되었습니다. 이후 프랑크 왕국 메로빙거 왕조의 클로비스(481-511 재위)가 496년에 이곳에서 아리우스파가 아닌 로마 가톨릭교회의 세례를 받았는데, 그의 개종은 유럽의 나라들이 로마 가톨릭교회의 체계를 국가의 기틀로 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성당이야기 4회 참조). 이후 랭스 대성당은 프랑스 왕들이 대관식을 거행하는 장소로 오랫동안 명성을 이어왔습니다.
이는 건물의 경량화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샤르트르는 플라잉버트레스의 벤딩 모멘트를 해결하지 못해 육중한 플라잉버트레스를 가졌는데, 랭스는 부르주의 보강 방식을 받아들여 플라잉버트레스를 가벼우면서도 강하게 만들었고, 버트레스의 단면도 줄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성당의 벽체도 얇아졌고 창문의 크기도 넓어지면서 경량화를 이루어냈습니다. 특히 클리어스토리의 랜싯과 오쿨루스의 면적이 커졌고, 그렇게 넓어진 창문에 ‘바 트레이서리’(bar tracery)가 최초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렇게 고딕 성당은 생드니와 파리 노트르담 그리고 샤르트르를 거치면서 고딕주의의 절정인 랭스에 도달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길에는 누와용, 라옹 그리고 부르주의 고전주의가 함께 해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결과, 웅장하고 찬란한 고딕 성당이 우리 앞에 서 있습니다.
[2021년 7월 11일 연중 제15주일 의정부주보 7면, 강한수 가롤로 신부(민락동 성당 주임, 건축신학연구소)] 0 1,639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