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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학 신부님 [성경은 읽는 이와 함께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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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임 [rmskfk] 쪽지 캡슐

2015-10-09 ㅣ No.11611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거룩한 독서에 장애가 되는 몇 가지 '유혹'




엔조 비앙키는 하느님 말씀과 역사의 관계 설정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성경에 다가가는 데 장애를


일으키는 '유혹' 으로 세 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이 유혹들은 따지고 보면 모두가 다 성경의 성사성


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온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는 '근본주의 fundamentalim의 유혹'으로서, 근본주의자들은 흔히 성경의 모든 글자들을 그대로


모조리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받아들여 버립니다(litteralism). 그러므로 '해석'을 위한 노력은 전혀 필요


없게 됩니다. 그 결과 공부의 인내와 노고, 주석학의 여러 방법이나 성령 안에서의 분별 등을 죄다 쓸데


없는 것으로 치부합니다. 이런 유혹에 한국 개신교 형제들이 꽤 노촐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도


좌 성경위원회가 근래에 펴낸 <교회 안의 성경 해석>은 이런 근본주의 경향은 강생의 신비를 간과하는


데서 오는 것으로서 신앙인을 사실상 '생각의 자살'로 이끄는 치명적 위험임을 지적합니다.




두 번째는 '영신주의의 유혹'으로서, 문자 자체 즉 인간 언어라는 거친 껍질과 번거롭게 씨름할 것 없이


곧바로 의미에 도달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 유혹은 거룩한 독서에서 '읽기' 단계를 지나치게 과소


평가하거나 아예 생각하고 곧바로 묵상이나 심지어 '관상'으로 넘어가도 된다고 속삭입니다. 여기에서


는 성경 본문이 어떤 심리적 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전락해 버리기 쉽습니다. 말씀의 조작


이나 주관주의, 성경에 관한 심리적 내지 감정적 환원 등의 위험에 노출되기가 아주 쉽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특히 요사이 우리 가톨릭 교회 안에 렉시오 디비나 열풍이 불면서 빠지기 쉬운 유혹이 아닌가


합니다. 지금까지 '성경 공부' 위주의 지성적 접근에 신물이 난 나머지, '머리보다 마음으로'를 외치면


서 자칫 이런 입장에 빠지기 쉽습니다.




마지막은 '과거 역사에만 머무르려는 유혹'으로서, 속뜻(메시지)에까지 이르려 하지 않고 역사 그 자체


에만, 오직 쓰여 있는 것의 분석에만 머루르겠다는 입장입니다. 여기 도사리는 위험은 성경 읽기가 그


의미로부터 철저히 분리된 나머지, 하나의 '고고학적 산책'으로 전락한다는 것입니다.




성경 공부와 영성이 단절된 나머지, 성경으로 기도하는 일은 물론 오늘을 위한 의미를 읽어내는 일도


거의 불가능하거나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그래서 피곤한 일이 되어 버립니다. 나아가 '영성'을 위해서


는 성경이 아니라 다른 원천들에 의뢰하게 됩니다. 성경이 우리 영적 생활의 일차적 원천이 되는 일이


불가능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엔조 수사가 예리하게 묘사한 이런 '유혹'들은 현재에도 교회 안에서 기


왕의 왕성한 세력을 키워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유혹'은 쉬운 길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성사의 길'은 어려운 길입니다. 무릇 생명으로 이끄는 길이


다 그러하지 않던가요. 성경을 성사로 알아들을 때, 우리는 균형 잡지 못하고 한 군데에만 지나치게 집


중하는 데서 오는 위의 유혹들도 현명하게 비켜가게 됩니다.




* 출처 : 이연학 신부님 책 [성경은 읽는 이와 함께 자란다] 98-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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