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월)
(백)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교육 주간)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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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형제님의 아래 댓글을 읽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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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림노스 클라라 [115.94.171.*]

2018-01-09 ㅣ No.11670

이강준 형제님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형제님의 아래 댓글을 보면서 그동안 겪었던 저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가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관상할 때에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읽고 있는 성경의 어느 대목은 어떤 한 주제를 가지고 그 주제에

대해서 세밀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희브리서 10장의 내용은 용서를 중심으로 말씀하시는 내용이 아니고

예수님의 십자가상 죽으심의 깊은 의미가 무엇인지를 아주 깊게 설명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제가 처음 세례를 받았을 때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복음서에 나오는 열처녀의 비유를 아실 것입니다.

슬기로운 다섯 처녀들은 등잔에 기름을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리석은 다섯 처녀들은 등은 가지고 있었지만 기름은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가자'는 소리가 들리자 어리석은

다섯 처녀들이 슬기로운 처녀들에게 "우리 등이 꺼져 가니 너희 기름을 나누어 다오.'

하였습니다.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안 된다. 우리도 너희도 모자랄 터이니 차라리 상인들

에게 가서 사라.' 하고 거절하였고 그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왔습니

다. 그리고 준비하고 있던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문은 닫혔

습니다.(마태 25장 참조)

 

이 대목을 보면서 의아해했습니다.

저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분명 하느님은 사랑의 하느님이시고 자비의 하느님

이신데 어찌하여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잔의 기름을 나누어 주지 않는가? 나누어

주고 같이 혼인잔치에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닌가? 도대체 이건 뭔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성경 공부를 하면서 배운 게 하나 있는데 이건 아주 중요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열 처녀의 비유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에 관해서 말씀하시는 대목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러한 것에 대한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성경의 각 대목

은 전하고자 하는 각기 다른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고 그 메시지를 잘 파악

하고 읽고 묵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히브리서 10장은 예수님의 십자가상 죽으심의 그 깊은 의미를 잘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경의 전체 틀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쉬운 예로 표현하면 전체 숲을 볼 줄 알아야 하고 그다음

에 그 숲에 각기 자기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는 온갖 나무와 꽃들의 각 특성을 잘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처럼 성경도 그렇게 읽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성장하는 나라입니다. 그러니까

이미 시작되었지만 마지막 날까지 계속 자라나는 나라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께서 교회를 통해서 칠성사를 제정해 주신 그러한 이유도 한 번 생각해 보

시는 것이 큰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는 주님께서 왜 교회를 통해 성사를 제정해 주셨을까요?

우리는 ... 세례를 통해 주님으로부터 원죄와 본죄를 모두 용서받고 새 사람으로

태어나지만 ... 여전히 유혹에 시달리고 살아가는 걸 주님은 아셨기 때문에 교회

를 통해 지속적인 용서를 베풀어 주시기 위해서 고해성사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직접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를 찬찬히 바쳐보시면 이해가 되실 것입

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가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이루

어지도록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까 세상 마지막 날까지 늘 현재 진

행형이라는 점입니다. 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개념은 아주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언제고 유혹에 빠질 수 있고 악에 휘둘릴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십자자가상 희생은 단 한 번으로 모든 것을 이루셨다는 의미입니

다. 예수님의 십자가상 단 한 번의 희생으로 우리와 앞으로 영원한 우리의 후손들

은 무상으로 모든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는 그런 의미로 이해해 보시면 좋으실 것

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세례를 통해 단 한 번 용서받은 그것으로 우리가 세례를

받은 이후 어떤 삶을 살아가든 간에 모든 죄가 그냥 다 용서된다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예수님께서 분명히 마태오복음 25장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

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그러니까 우리는 나중에 최후의 심판을 받을 것인데 위의 말씀으로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최후의 심판이 있다는 것은 우리의 현재 진행형인

삶을 가지고 심판을 받게 된다는 의미이므로 세례 때 원죄와 본죄를 용서받은

그것은 ...  세례 이전의 모든 죄를 의미하고 세례 이후 또 악의 유혹에 휘둘려

짓게 되는 죄는 교회를 통해 여러 성사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을 덧입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매일 미사가 있는 것이고,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야 하는 것이지요.

일주일 중에 주일을 거룩하게 지냄으로써 다른 날들까지 거룩하게 지내라는

그런 의미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라는 말씀은 그 주일만

단 하루 거룩하게 지내라는 게 아니라, 주일에 영성체를 함으로써 거룩해진

우리는 돌아오는 주일까지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하는 신앙인들이라는 의미가

들어 있는 것이지요.

 

이해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긴 글을 올렸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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