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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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스테파노신부님 (연중 제30주간 월요일) 율법보다 한 인간의 회복과 구원을 더 소중히 여기시는 예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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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석 [pys2848] 쪽지 캡슐

2020-10-25 ㅣ No.141674

 

율법보다 한 인간의 회복과 구원을 더 소중히 여기시는 예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언젠가 18년까지는 아니지만 18일 정도 ‘허리가 굽어 몸을 조금도 펼 수가 없는’ 상태로 지내본 적이 있습니다. 새삼 허리의 중요성을 온 몸으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이지 허리가 한 인간의 근본이요 삶의 중심이더군요.

 

허리가 부실해지니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까지 가는데만 10분 이상 소요가 되었습니다. 세수하거나 샤워하는 일이 그렇게 힘겨웠습니다.

 

양말 한짝 신는 데도 안간힘을 다 써야 했습니다. 기도하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기도도 건강할 때 열심히 해야된다는 것도 그때 깨달았습니다. 자연스레 얼굴이 찌푸려졌고, 하루 하루가 우울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께서 눈여겨보신 여인은 1년 2년이 아니라, 18년 세월 동안 그런 생활을 계속해왔습니다. 제대로 된 한의원이나 정형외과도 없던 시절, 치유에 대한 희망이라고는 1도 지닐 수 없었던 여인이 겪었던 고초는 상상을 초월했을 것입니다.

 

동병상린이라고 비슷한 체험을 해보니 여인의 슬픔과 상처, 눈물과 한숨의 세월이 이해가 되고, 손에 잡힐 듯이 가깝게 느껴집니다. 삶 전체가 고통 덩어리였던 여인이 은혜롭게도 예수님께서 가르치시던 회당에 앉아있었습니다.

 

고통받고 있는 인간 존재에 대한 연민과 측은지심으로 충만하셨던 예수님께서 먼저 그녀를 발견하십니다. 따뜻한 음성으로 그녀를 당신 가까이 부르십니다. 그녀의 머리에 손을 얹으시며 말씀하십니다. “여인아, 너는 병에서 풀려났다.”(루카 복음 13장 12절)

 

갑작스레 다가온 꿈같은 현실에 크게 감격한 여인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즉시 똑바로 일어서서 하느님을 찬양하였습니다. 회당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 역시 크게 기뻐하고 감격했습니다.

 

그러나 어디가나 삐딱한 사람, 남 잘되는 것 못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회당장이라는 사람이 볼멘 목소리로 외칩니다.

 

“일하는 날이 엿새나 있습니다. 그러니 그 엿새 동안에 와서 치료를 받으십시오. 안식일에는 안 됩니다.”(루카 복음 13장 14절)

 

그러나 그런 말을 하는 회당장도 안식일에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가축을 외양간에서 끌어내어 사료도 주고 물도 먹이곤 하였습니다. 그외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들을 몰래 몰래 하곤 했습니다. 그런 이중성과 위선을 잘 알고 계셨던 예수님께서 그를 크게 책망하십니다.

 

“위선자들아, 너희는 저마다 안식일에도 자기 소나 나귀를 구유에서 풀어 물을 먹이러 끌고 가지 않느냐? 그렇다면 아브라함의 딸인 이 여자를 사탄이 무려 열여덟 해 동안이나 묶어 놓았는데, 안식일일지라도 그 속박에서 풀어주어야 하지 않느냐?”(루카 복음 13장 15~16절)

 

율법보다 한 인간의 회복과 구원을 더 소중히 여기시는 예수님, 구리고 구린 안식일 규정보다 한 인간의 해방과 자유에 더 큰 방점을 찍으시는 예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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