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5일 (수)
(백) 부활 제7주간 수요일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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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세자요한과함께한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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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신 [vekaveka] 쪽지 캡슐

2001-07-15 ㅣ No.22472

정확하게 호흡기를 뗀시간은 14일12시25분입니다.

 

 의사선생님을 동반하고 당산동성당까지 가늘게

 

 호흡을 하면서 도착했지요. 제가누구냐구요? 재경이

 

 어머님과 친분이있고 재경이와 13일2시부터 4시간동안

 

 같이 있으면서 하느님곁으로 갈 준비를 한사람입니다.

 

 재경이의 부탁으로 게시판을 찾게 되었습니다.허나

 

 이렇게 빨리 우리곁을 떠나리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그동안 재경이는 호스피스 봉사자도 거부하고 겉으론 삶에 대한 애착이 무척 강하게

 

보였습니다. 허나 본인은 이미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마음이 아플까봐.... 자식을 떠나보내는 그마음을 먼저 읽어 버렸던것입니다.

 

자식된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결혼하지 못한 자신을 부끄러워 하지않았으면

 

좋겠다고.... 저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면서 부터 계속 눈물을 흘렸습니다.

 

파란하늘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날아가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답니다.

 

어머니를 보면 눈물이나와 일부로 시선을 피하고 짜증도 부리고 정을 떼어보려고

 

속을 뒤집기도 했다고요. 지혈이 되지않아 환의가 빨갛게 물들어 있었고 손이 퉁퉁부어

 

묵주반지가 손가락속에 파묻혀 있는대도 빼낼 생각을 하지않더군요.

 

눈꺼풀조차 움직이기 힘겹다고..... 제말은 잘듣는 편이어서 설득을해

 

 가까스로 환의를 갈아입히고 묵주반지를 빼놓고 비비안나 수녀님이주신 기적의 패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잘간직해 달라는 부탁에 고이 모셔 놓고손을 꼬옥 붙잡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은 태어나는 그순간부터 죽음을향해 달려가고있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있다고...죽음 다음에 우리는 또다른 세상에서 영원히 살수있는 희망이 있기에 오늘이

 

 두렵지 않다고...... 서두는 이렇게 시작 되었습니다. 당산동 청년들 모두에게 CD

 

5장(그레고리안성가)과 직접쓴편지로 작별인사를 하고싶었는데.. 그러지 못한게

 

 가장아쉽다더군요.그리고 굿뉴스 게시판을 통해서 알게된 모든분들께 몸건강히

 

안녕히계시라고.. 사랑했고 또영원히 사랑할거라고 전해달라더군요. 용서 받는거보다

 

 용서하는게 더 힘들드라고..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은 지옥속에서 사는것처럼 괴롭더라고..여러분들 사랑하면서 사시라구요.

 

그리고 모든부모님들 자식들에게 너무 집착 하시지 마시라고 부모님들은 사랑이라고

 

 믿고있지만 자식들에게는 올가미가 될 수도있다고...... 그리고 전주 초남이성지에 계시는

 

 김환철 신부님과 가을에 만나기로 했는데 약속을

 

못지킬거같다고...... 후속편을 집필하고

 

계신다는데 읽어보지못해 무척 안타깝답니다. 자기는

 

한게하나도 없는데 많은사람들에게

 

사랑만받는거 같다구요. 베로니카 아줌마한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해 미안하답니다. 바보! 가장 큰선물을 안겨주고

 

간줄도 모르고.....재경이가 떠난날 얼마나 많은비가 온줄아니?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비를 넌 나에게 넘치도록 안겨주고 갔단다. 이야기 도중에 힘들어

 

하는거 같길래 힘드냐고 물으니 아니요. 재미있어요 하면서 계속 이야기하길 원했습니다.

 

한마디 한마디 이야기 할때마다 봇물 터지듯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주면서 우리는

 

시간가는줄 몰랐지요. 베로니카 아줌마 이제 쉬고싶어요. 하길래 그래 이제 그만 쉬자 하면서

 

나왔습니다. 그때 시간이 6시였지요. 그리고 이튿날 아침에 중환자실에 있다고

 

 연락을받았지요. 재경이는 너무도 아름답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자신을 되돌아 볼 수있도록

 

 시간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렸어요. 예수님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투병할수 있도록

 

기회주신 하느님이 자신을 이렇게 사랑하실줄은 몰랐대요. 사랑을 미리 다받아서

 

하늘나라에 못가면 어떻게해요?

 

귀여운 투정을 부리더군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었습니다. 순간 순간

 

모습은 행복해보였습니다. 천국행 티켓을 타놓은거 처럼...너무 여유로웠습니다. 부모님이

 

자신 때문에 우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훨훨

 

 날고싶다고.... 마지막 한말이었습니다.

 

내일 16일 9시에 당산동성당에서 장례미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벽제로 떠납니다.

 

그동안 재경이를 사랑해주셨던 분들 재경이를 위해

 

주모경 이라도 바쳐주셨으면 합니다.

 

당산동성당 청년들! 재경이가 많이많이

 

보구싶어했어요. 끊임없이 연도를 해주시는 청년들에게

 

재경이는 환하게 미소지으며 감사하고 있을겁니다.

 

대신해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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