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GOODNEWS 게시판 - [어린왕자]Music 소설 "외출"<2>
2024년 5월 20일 (월)
(백)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교육 주간)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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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Music 소설 "외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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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홍순 [command] 쪽지 캡슐

1999-05-14 ㅣ No.407

 

  2편

 

4.

 

소희는 취재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재훈의 카페에 들렀다

 

[재훈]   "왔니?"

 

[소희]   "응...오늘은 한가하네.."

 

재훈은 소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지난번에 반지를 주며 같이 떠나자고 한지가 벌써 2주째인데도

 

소희는 거기에 대해 한마디 언급조차 없었다

 

나름의 고민이 있을거라 생각되서 차마 먼저 말을 못 꺼내고 있지만

 

재훈의 가슴은 나날이 타들어가고 있었다

 

누구보다 깊은 이해심과 천사같은 마음씨, 그리고 사랑스러운 눈웃음을

 

가진 소희를 목숨처럼 사랑하고 또 그만큼 결코 혼자 떠날수는 없었다

 

오늘은 분위기를 봐서 대답을 얻어내야겠다고 생각하는 재훈이다

 

[소희]   "밥 먹었어? 내가 뭐라도 해줄까?"

 

[재훈]   "난 먹었어...이쪽에 앉아봐"

 

소희는 재훈이 유학 얘기를 꺼낼려고 한다는 걸 눈치챘다

 

'아..어쩌나 아직 결정을 못 내렸는데..'

 

소희는 일부러 명랑한 척 딴전을 부렸다

 

[소희]   "재훈씨~ 나는 아직 밥 안 먹었어..내가 만든 지상최고의 김치볶음밥을

 

          먹고 싶은데..."

 

[재훈]   "그러니? 배고프겠다..앉아 있어..내가 만들어줄께"

 

소희는 재훈이 볶음밥을 만드는 동안 앉아서 생각에 잠겼다

 

재훈의 웃는 얼굴, 진지한 눈빛.....

 

하지만 어머니의 주름진 얼굴이 함께 떠올랐다

 

재훈이 주방에서 볶음밥을 들고 나오다가 그런 소희의 표정을 보았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굴러떨어질 것 같은 표정이었다

 

'아...내가 저 아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구나..

 

 선뜻 결정을 못 한다는건 그만큼 뭔가 다른 게 걸린다는 말인데

 

 왜 소희의 입장은 생각을 못 한건지? 어휴~ 바보'

 

[재훈]   "아가씨~ 식사하세요~"

 

[소희]   "고마워 재훈씨..."

 

소희는 밥을 먹는둥 마는둥 하다가 숟가락을 놓았다

 

아닌척 할려고 해도 소희의 입에서는 자꾸만 한숨이 삐져나왔다

 

그럴때마다 재훈의 가슴은 쿵~쿵~ 내려앉고 있었다

 

재훈은 뭔가 커다란 결심을 해야만 했다

 

소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소희]   "재훈씨..."

 

[재훈]   "응?"

 

[소희]   "나 우리 엄마 보면 참 안스러워...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 키우시느라 이날 이때껏 허리 한번

 

          못 펴시고 일만 하셔...

 

          내가 취직해서 첫월급으로 속옷 사다드렸을때

 

          엄마가 얼마나 우시는지 나도 막 눈물이 나서 둘이서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어.."

 

재훈은 가슴이 아팠다

 

소희가 어떤 말을 하고 싶은건지,

 

그리고 지금 왜 약간 비켜나간 얘기를 하고 있는건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재훈]   "소희야..."

 

[소희]   "대학에 들어가면서 내 소원이 뭐였는지 알아?

 

          얼른 졸업해서 취직하고 돈벌어서 울 엄마 식당일 안하게

 

          해드리는 거였어...근데 아직도 울 엄마 식당 나가셔"

 

[재훈]   "소희야..내가 오늘 너한테 할말이 있어"

 

[소희]   ".........."

 

[재훈]   "할 얘기 있으면 내 얘기 다 듣고 나서 해..알았지?"

 

[소희]   "응..."

 

[재훈]   "지난번에 내가 너한테 함께 유학가자고 그랬지...

 

          그땐 급한 마음에 앞뒤 재보지도 않고 나혼자 내린 결론이었어

 

          그래야겠다고 마음먹자마자 성급하게 반지를 사고

 

          너에게 함께 가자는 제의를 한거야..

 

          그런데.......그런데 말야...."

 

재훈은 애써 곤란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소희가 의아한 눈빛으로 재훈을 바라보았다

 

[재훈]   "소희 니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는 몰라도

 

          내 성급한 행동때문에 지난 2주간 힘들었다면 사과할께

 

          부모님께 너와 함께 유학을 가겠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말도 안된다고 하시며 화를 내시더군..

 

          어떻게 인사 한번 시키지 않은 여자랑 결혼해서 같이 나가겠다는

 

          얘기가 나오냐며 호통을 치시는거야

 

          그러면서 만약 너랑 함께 가겠다고 고집을 피우면

 

          유학비용의 반을 지원해주시기로 했던 약속은 없었던 걸로 하시겠다더라

 

          솔직히 내가 너에게 함께 가자고 했던건

 

          일단은 니가 좋았고 유학을 가더라도 너랑 함께 가면 외롭지 않고

 

          편할것 같아서였어...생활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니까 말야

 

          하지만 부모님의 지원 없이는 유학이 불가능해

 

          아무리 내가 이 카페를 처분하고 지금까지 저금해 놓은 돈을

 

          다 털어서 간다해도 아마 1~2년밖에 못 있을꺼야"

 

[소희]   "그...그래서...? 재훈씨..나 돌려서 말하면 잘 몰라..

 

          쉽게 말해줘"

 

[재훈]   "그래..쉽게 말해줄께

 

          가만히 생각해보니 너와 함께 가려는건 전적으로 내 몸의 안녕을

 

          위해서였어....너를 죽도록 사랑해서도 아니었고

 

          너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기 때문도 아니었던 거야..

 

          난 꼭 유학을 가야해..

 

          부모님의 지원을 받아서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러 가야 하는거야

 

          너와 함께 가려 했었지만 지금으로서 넌.....

 

          내 유학에 걸림돌밖에 되지 않아"

 

[소희]   "재..재훈씨..진심이야?"

 

재훈은 애써 소희의 시선을 외면했다..

 

아무런 물리적인 힘도 가해지지 않았는데, 그저 마음이 아주 많이 아플뿐인데

 

재훈은 가슴이 마치 둔기로 얻어맞은 양 큰 통증을 느꼈다

 

멍하니 있던 소희의 눈에서 두줄기 눈물이 흘렀다

 

[재훈]   "사랑하면서 헤어지는 아픔보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헤어지는게

 

          훨씬 덜 아플꺼야..너한테는 미안해.."

 

[소희]   "흑....재훈씨...아냐....아니라고 말해..

 

          날 위해서 거짓말 하는거지? 그렇지? 난 다 알아"

 

재훈은 눈물이 나려는걸 간신히 참고 말을 이어나갔다

 

[재훈]   "왜 이렇게 촌스럽게 구니?

 

          좀 세련되게 헤어질수 없는거니? 난 더 이상 할말이 없어

 

          일어서...집에 가야지.."

 

재훈은 먼저 자리에서 일어서 주방으로 들어갔다

 

소희는 그 자리에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재훈이 사라진 주방쪽만 바라보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 출입구를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제야 주방에서 나온 재훈은 멀어지는 소희의 뒷모습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5.

 

[재훈모] "준비는 다 됐니?"

 

[재훈]   "카페가 아직 안 나가서 걱정이에요"

 

[재훈모] "나랑 니 아버지가 알아서 할께..걱정하지마

 

          아까도 전화왔더라..한번 보러 오겠다고..."

 

[재훈]   "저 한국에 잘 안 들어와요"

 

[재훈모] "그래..보고 싶으면 우리가 나가마..

 

          필요한거 있으면 편지하구...입맛 안 맞다고 밥 거르지 말고

 

          된장이나 고추장은 정기적으로 보내줄께"

 

[재훈]   "어유~ 우리 어머니 걱정이 태산이시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잘 지낼 자신 있어요"

 

재훈은 여행가방에 옷가지와 필요한 것들을 챙기다 책상위에 놓여진

 

소희의 사진을 보았다

 

수건을 가져와 소중히 감싼 다음 여행가방 깊숙히 집어넣었다

 

'돌아오면 꼭 너를 찾는다...니가 어떤 모습이라도 난 널 찾을꺼야

 

 그리고..그땐 정말로 널 행복하게 해줄께'

 

재훈은 자신의 방을 한번 휘휘 돌아본후 커다란 여행가방 두개를 끌고

 

집을 나섰다

 

따라나오겠다는 어머니를 굳이 말리고 혼자 공항으로 나서는 길이었다

 

대문을 열고 나온 재훈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후..바보처럼 뭘 바라는거야..'

 

"따르르릉~"

 

[재훈모] "여보세요?"

 

[소희]   "안녕하세요 어머니..저 소흰데요 재훈씨는요?"

 

[재훈모] "아유~ 시간 모르고 있었어? 벌써 공항으로 출발했는데.."

 

[소희]   "죄송하지만 몇시 비행긴지 알수 있을까요?"

 

[재훈모] "뉴욕행 5시 비행기야..얼른 가면 늦지 않을꺼야"

 

소희는 전화를 끊자마자 뛰어나가 택시를 잡아탔다

 

아슬아슬한 시간이었다

 

[소희]   "아저씨 빨리좀 가주세요"

 

소희는 차안에서 발을 동동 굴렀지만 오늘따라 도로는 꽉 막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간신히 공항에 도착해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

 

저만치 개찰구에서 재훈이 티켓을 직원에게 건네받고 안쪽으로 마악 걸음을

 

옮기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소희]   "헉...재, 재훈씨이~"

 

재훈이 뒤를 돌아보았다

 

소희는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고르며 재훈을 바라보았다

 

재훈은 무심한 눈으로 소희를 잠시 바라보다 이내 안쪽으로 사라졌다

 

동상처럼 굳어진 소희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6.

 

"딸랑~"

 

소희와 어머니가 출입구를 열고 카페 안으로 들어섰다

 

[소희]   "엄마..여기야"

 

소희가 어머니를 이끌고 여기저기를 구경시켜주었다

 

재훈과 처음 앉아 대화를 나눴던 테이블, 함께 김치볶음밥을 만들던 주방..

 

[소희모] "아유~ 깔끔하고 아담한게 참 이쁘네"

 

[소희]   "엄마, 마음에 들어?"

 

[소희모] "그래...식당일 하는것보다 훨씬 편하겠구나"

 

[소희]   "엄마, 이젠 고생같은거 하지마..내가 잘 모실께"

 

[소희모] "어이구~ 그러다 시집도 안 가고 엄마랑 같이 산다 그러겠구나"

 

[소희]   "헤헷~ 왜에? 그러면 안돼?"

 

[소희모] "니가 시집 잘 가는게 엄마한테 효도하는거야"

 

[소희]   "걱정마~ 나 시집 갈려면 5~6년은 더 있어야 하니까"

 

[소희모] "꼭 5~6년후에 돌아올 신랑감이라도 있는것처럼 말하는구나"

 

[소희]   "없으란 보장도 없지 뭐"

 

소희가 혀를 낼름 내밀자 어머니는 쥐어박는 시늉을 했다

 

[소희]   "엄마 식당 처분하고 내가 적금 든거 만기 다되가니까

 

          여기 우리가 할수 있을꺼야.."

 

[소희모] "그래도 시세가 있는데..돈이 되겠니?"

 

[소희]   "걱정마..여기 주인이 워낙 급하게 내 놓은데다가

 

          시어머니...아니 원래 주인의 어머니가 싸게 해주시기로 했거든..."

 

 

          

 

♩♪♬

 

너무 나도 모자란 날 알기에 기다리란 말은 못했어

 

기다림에 많이 힘겨워 하는 너를 난 볼 수 없을 테니까

 

지금 나의 그냥 있는 그대로 넌 상관 없다 하지만

 

난 제대로 너와 시작하고픈 널 맞이 하고픈 그 맘을 이해해

 

나도 너만큼은 두려운걸 허나 니가 지칠만큼 오래걸리지는 않도록

 

나 약속할테니까 잠시 날 잊어 힘들지 않게

 

너 슬퍼해도 흔들려도 안아 줄 수 없으니

 

돌아갈꺼야 나를 믿어줘 널 떠난 이유를 이해 한다면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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