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월)
(백)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교육 주간)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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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마지막 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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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피 [nalpy] 쪽지 캡슐

1998-09-28 ㅣ No.141

"너 요즘 뭐가 그렇게 바쁜 거야?"

 

천규는 나와 같은 해커 동호회의 친구이다.

 

난 해킹하는 것에 초보적인 수준이었지만,

 

천규는 동호회의 전 시솝이었을 만큼 실력이 있는 친구이다.

 

천규는 많은 것을 해킹하는데 성공했었고, 언제나 새로운 것을 해킹하는 것에 행복

해 하였다.

 

어려운 것이면 어려운 것일 수록 그는 기뻐했고, 해킹에 성공했을 땐 나에게 제일

 

먼저 달려와서 자랑을 하면서 성공하게 된 경위를 가르쳐 주곤 했다. 그래서 나의

실력도 무척 많이 늘게 되었다.

 

그런 천규가 요즘은 거의 정신이 없는 사람처럼 학교가 끝나면 곧바로 자신의 자취

방으로 사라지기바쁘다.

 

나는 오늘도 역시 급하게 집으로 뛰어가는 천규를 강제로 잡다싶이 해서 물어보았

다.

 

"아하하 기현아, 나 급하그던 ... 나중에 갈켜줄께."

 

천규는 나를 거의 밀치다 싶이 하고 가방을 들고 뛰어가 버렸다.

 

난 자취방으로 따라갈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아무리 친하다 할지라도 그런 것은 실

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이는 섹스 사이트라도 찾은 건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피식 웃었다. 언젠가 천규가 유명인 섹스 사이트를 해킹해서

 

 

엄청난 자료들을 뽑아 온 일을 생각하며 나는 혼자 키득거렸다. 하여간에 천규가

저렇게 바쁠 땐 얼마 뒤엔 기가 막힌 것들을 가지고 오곤 했다.

 

"뭘 그렇게 혼자 웃고 있어? 바보같이..."

 

"어...지애구나."

 

최 지 애... 그녀는 우리 해킹 동호회의 홍일점으로, 물론 나보다 실력이 좋은 해

커이다.

 

긴 머리칼이 무척이나 이쁜 그녀는 우리 해킹 동호회의 꽃으로 모든 사람들이 좋아

한다.

 

물론 나도 그녀가 좋다. 사실 천규의 권유로 동호회에 와보긴 했지만, 지애를 보고

 

 

나서야 가입을 하게된 나였다.

 

하지만 그녀는 천규와는 공인된 씨씨였기 때문에 난 마음속으로만 지애를 나의 애

인으로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요즘 천규가 좀 바쁘지?"

 

내가 그렇게 묻자 지애는 하얀 치아를 보이며 미소를 지어보인다.

 

"가끔 그러잖아. 이젠 뭐 익숙해 져서...."

 

지애는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왠지 서운해 보였다. 그러나 천규는 한 번 어떤 일에

 

 

빠지면 주위의 다른 것은 하나도 신경쓰지 않고 그 일에만 몰두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지애는 천규의 그런 면을 좋아하면서도 그 일 때문에 가끔 싸우곤 하니....

 

아이러니 아닐까?

 

어쨌거나 지애와 난 학교를 나와 커피 한 잔을 먹으러 갔다. 학교 정문이 보이는

여기 coffee shop은 우리 해커 동호회 사람들의 단골 아지트이기도 하다.

 

"요즘 천규가 뭐에 그렇게 빠져 있는 지 알고는 있어?"

 

지애는 쥬스를 먹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잘 몰라 자세한 건, 저번에 밤에 전화가 왔었는데 엄청난 사이트를 찾았다는 말을

 

 

듣긴 했어."

 

"그게 언젠데?"

 

"한 달 정도?"

 

"와아...한 달이나 걸렸는데도 아직도 해킹을 못하고 있단 말이야?"

 

"음 좀 어려운가봐, 다른 사이트에서처럼 고전적으로 소스를 만들고 무차별 대입법

으로 아이디와 비밀 번호를 알아내어 안으로 진입하는 것 까지는 성공을 한 거 같

은데 이상하게도 그때부터 천규가 갑자기 신나하더니 정신없는 사람처럼 그렇게 행

동하기 시작했어. 요즘은 전화도 안 받고 매일 자취방에 쳐 박혀서 그 일에 푹 빠

져 있는 것 같아.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해."

 

난 지애의 얼굴에 걱정스러움이 나타나는 것을 보며 쓸데 없는 생각이 든다

 

'지애가 저렇게 걱정하는게 나였으면...'

 

"무슨 생각해?"

 

"아..아니야. 그만 나가자. 아휴 조금 있으면 시험이구나...지겨워."

 

우리는 밖으로 나와 버스를 타는 곳으로 왔다. 그녀가 버스를 타는 모습을 보며 난

 

 

손을 흔들어 주었다.

 

웃고는 있었지만 요즘 천규 때문에 많이 속상한 것 같아 보인다.

 

지애를 보내고 난 지하철을 타러 발걸음을 옮겼다. 왠지 속상했다. 난 지애의 모든

 

 

것이 좋다.

 

그애의 환한 미소도, 그 하얗고 긴 손가락도, 그리고 물결같은 머리칼도....하긴

뭐 나만 그런건 아니지.

 

그런데 천규 이자식은 그런 지애를 저렇게 속상하게 하다니....나쁜놈.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가 무심코 쇼 윈도우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았다. 왠지

 

 

초라해 보인다.

 

나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러다가 쇼윈도에 비친 내 모습 뒤로 서 있는 커다란

건물 위에 전광판에 나타난 글자를 보고 놀랐다.

 

[한국...23일 드디어 16강 진출!!!]

 

'뭔 소리야?'

 

난 뒤돌아 보았다. 그 광고용 전광판에는 아주 짧은 시간동안 그렇게 씌여 있었고

나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멍하게 그것을 쳐다보고 있었다.

 

'네덜란드에게 5:0으로 진게 언젠데...저런 헛소릴 하고 있어?'

 

난 한심하게 생각되어 고개를 저었고, 담당자가 누군지 많이 혼날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내가 전광판에서 시선을 때며 지하철을 타러 역으로 들어가는 순간, 저쪽에 어떤

남자가 나처럼 전광판을 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가만히 보니 차림새나 모습이 천

규 같았다.

 

"천규야!"

 

난 소리쳐 불렀지만, 그는 급하게 어디론가 달려가 버렸다.

 

'천규가 아니었나?'

 

난 궁금했지만, 몹시 피곤한 터라 지하철로 내려갔다. 빨리 집에 가고 싶은 생각

뿐이다.

 

지하철에서 난 예전에 지애가 녹음 해준 [비와 바람의 이야기]라는 그룹의 노래를

들으며 행복에 젖어들었다. 이 시간은 나에게 너무도 행복하다. 그녀가 내게 생일

선물로 준 노래를 들으며 상상속으로나마 그녀의 연인이 되어 있는 시간...눈을 감

고서...난 그렇게 행복에 빠진다.

 

"다음은 사당..사당입니다. 내리실 분은 오른쪽 오른쪽 입니다."

 

나의 상상을 깨는 저 소리...난 정말 싫다. 탁한 기계음의 여자 목소리가...

 

하지만 일어나야지 우리 집이니까...제길...지애 목소리는 정말 이쁜데...

 

난 그렇게 생각하며 집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우리 집쪽으로 가는 길에도 커다란

광고 전광판이 있다.

 

난 아까 전의 그 어이없는 광고를 생각하고는 웃음이 나왔다.

 

"엄마, 저 왔어요."

 

난 습관적으로 그렇게 말하며 방으로 들어갔다.

 

'아...다들 시골에 가셨지.'

 

아버지가 아프셔서 시골로 요양을 가셨기에 집엔 지금 아무도 없다는 것을 기억한

난 한숨을 쉬고는 냉장고로 갔다. 냉장고에는 형이 먹다 남긴 생크림 케익이 있었

다.

 

난 손으로 그걸 집어 입에 넣고는 내 방으로 갔다. 방 문을 열면 언제나 처럼 나를

 

 

반기는 나의 컴퓨터,

 

지애 다음으로 좋아하는 것이 바로 이 컴퓨터이다. 사람들 처럼 싫고 좋고를 표현

하진 않지만 그래도 나의 말을 유일하게 잘 따라주는 것이 나의 컴퓨터이기 때문이

다.

 

난 컴퓨터를 켠다. 바탕화면엔 지애의 얼굴을 스캔한 사진이 화면 가득 자리잡고

있다.

 

천규는 이 사실을 알까? 사실 천규의 집에 놀러갔을 때 몰래 천규의 바탕화면의 지

애의 사진을 복사해 온 것이다. 천규의 사진과 친구가 찍어 주었다는 이 사진은 그

녀의 아름다움을 어느 사진 보다도 잘 표현하고 있었다. 난 천규에게 미안한 생각

이 들었지만... 좋아하는 걸 어떻게...그렇지?

 

'지애야.....'

 

잠이 들었던 것일까? 어슴프레 들리는 전화벨소리에 눈을 떴다. 벌써 12시네...

 

'아유 머리아파...누가 이밤에 전화질이야...제길...'

 

난 신경질적으로 수화길 들었다.

 

"여보세요?"

 

"...."

 

말이 없다. 누구야? 장난전화인가?

 

"누구야? 말을 해!"

 

"...."

 

"야...! 장난전화질 할 시간 있으면 잠이나 자!"

 

난 수화기를 내려놓으려 했다.

 

"기현아!!!"

 

이상한 목소리...뭐...뭐야...이따위 소리...난 소름이 쫙 끼쳤다.

 

"누..누구야?"

 

"기...기현아..나야...천규!"

 

난 여전히 소름이 끼치는 것을 참으면서 천규라는 소리에 물었다.

 

"너...목소리가 왜그래?"

 

자꾸만 그 목소리가 소름끼친다. 사람의 목소리 같지도 않고 이상하게 기계와 혼성

이 된 듯한 쇠소리에 난 전화를 끊고 싶을 정도였다.

 

"천규야...왜그래?"

 

"더...더 말할 수가...너무 힘들어...제발...당장 우리집으로 좀....커억..."

 

뭔가가 천규의 입에서 터져나오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천규야! 천규야!"

 

반응이 없다. 전화를 끊은 것 같지는 않지만 반응이 없다. 난 심상치 않은 기분을

느끼고...일어섰다.

 

뭐..뭐지..도대체...나는 정신이 없었다. 오늘 왜 이따위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는

거지?

 

나는 겉 옷을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 뒤에서 집에 들어온 형이 내가 뛰어나가는 것

을 보고 불렀다.

 

"야! 너 이밤에 어딜가는 거야? 문 안열어 준다. 미친 놈, 더워 죽겠는데 잠바까지

 

 

걸쳐입고..."

 

난 대꾸하지 않고 뛰어 나갔다.

 

무언가 안좋은 일이 있다. 이제 더워지기 시작하는데...난 가을 잠바를 입고 있다.

 

 

천규의 목소리가 너무도 소름끼쳤기 때문이다.

 

빌어먹을...아직도 소름이 돋아..도대체 무슨 일이야...제길...

 

 

(1편....끝...)

 

interval: 이 이야기는 당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논픽션의 이야기 입니다.

 

귀신을 믿지 않거나 웃기지 말라고 무시 할 수 있는 사람들만 끝까지 읽

어 주십시요.

 

당신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저자는 추후에 일어나는 어떤 항의도 죄송스럽지만

 

무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998년 6월 25일......마지막 해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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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834번

제 목:[공포/퍼옴] 마지막 해커 (02)

올린이:맑은눈물(이영석 ) 98/07/23 14:54 읽음:427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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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불가사의 [공포]마지막 해커2 번호: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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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시 자 : gwoman (황정현)

게 시 일 : 98/06/25 21:27:39

수 정 일 : 98/06/26 15:22:21

크 기 : 4.9K

조회횟수 : 3017

 

"아저씨 신촌이요."

 

 

난 정신없이 택시를 잡아타고 신촌으로 달렸다. 더운 날씨에 가을 잠바를 걸쳐 입

 

은 나를 택시기사는 이상한 듯이 바라본다. 아마도 무언가에 놀란 듯한 나의 표정

 

이 그 아저씨의 궁금증을 더 자극했을 것이다.

 

난 자꾸만 추워졌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은 더욱 심했다. 나는 몸을 추스렸다.

 

여전히 기사아저씨는 나를 이상하게 바라본다.

 

나의 오한은 신촌으로, 아니 천규의 집이 가까와 짐에 따라 더욱 심해졌다.

 

알수 없는 공포가 자꾸만 밀려왔다. 진정을 하고 싶었다. 난 신촌에 거의 다와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죄송합니다. 금연이라서요..."

 

"예?"

 

"금연이거든요...죄송합니다."

 

 

난 기사아저씨의 말에 담배를 집어 넣고는 심호흡이라도 하기 위해서 창문을 열었

 

다.

 

12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신촌은 번화하다. 눈을 감고 난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차가운 공기가 나의 가슴으로 들어온다. 하지만...마음이 진정이 되지 않았다.

 

 

'도대체 그 목소리...어떻게 된거지?'

 

 

난 가만히 눈을 떴다. 그리고 내 눈에 보이는 아까 그 전광판의 광고가 들어온다.

 

현란한 광고의 네온싸인이 나의 눈을 어지럽힌다.

 

내가 그렇게 광고에 시선을 뺐기고 있을 때 어느새 홍대 쪽 건물의 천규 자취방이

 

있는 곳에 가까와 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저기서 세워 주세요."

 

 

난 돈을 주고는 잠시 멍하게 서있다. 번화한 곳과는 다르게 이쪽 가정집이 있는 곳

 

은 기분 나쁠 정도로 조용하다. 난 천규가 사는 자취방으로 발을 옮겼다.

 

천규의 집은 신축 건물 반 지하에 있는 것으로 꽤 깨끗한 곳이다.

 

그런데 그 깨끗한 집이 오늘은 이상하게도 나에겐 음침하게 느껴졌다.

 

나는 덜컥 겁이 났다.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가 왠지 무언가 먹이를 노리고 있듯이 입을 떡 벌리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지하로 난 계단은 동물의 이빨처럼 보였고, 불이 켜져있지

 

않은 어두운 그곳이 왠지 괴물의 입속처럼 느껴졌다.

 

난 차마 발을 뗄수가 없었다.

 

 

'천규가 급하게 날 찾았어. 들어가자'

 

 

난 용기를 내어 방문 앞까지 들어갔다. 소름이 끼친다. 잠바를 입었는데도 너무

 

춥다.

 

 

"천규야!"

 

 

난 밖에서 천규를 불렀다. 대꾸가 없다. 난 심호흡을 하고 문을 열었다. 불이 꺼져

 

있다. 단지 보이는 빛은 컴퓨터의 모니터에서 발하는 빛 뿐이었고 천규가 그 옆에

 

쓰러져 있는 것 같은 모습이 어둡게 보인다.

 

 

"천규야!"

 

 

난 가만히 불을 켰다.

 

 

"으아아악!"

 

 

난 너무도 놀라 소리를 지르며 그 자리에 주저 않고 말았다. 천규가 날 보고 있다.

 

공포에 잔뜩 놀란듯한 이상하게도 시뻘겋게 보이는 그의 눈이 날 쳐다보고 있다.

 

입에는 시뻘건 피가 흥건히 흘러나와 수화기를 적시고 있었다. 책상위에 놓여있는

 

수화기 위에 얼굴을 대고 엎드려서 그렇게 날 보고 있다. 그의 몸은 사람의 몸으로

 

보이지 않았다. 마치 영화에나 나오는 악마의 모습이었다.

 

다리의 관절이 반대로 꺾여있었고 얼굴도 알아볼수 없을 정도로

 

이상하게 변해 있었다. 광대뼈가 튀어나와 얼굴 형태가 완전히 변한 것이다.

 

턱뼈역시 무엇에 맞은 것처럼 튀어나와 있었고 등은 툭 불거져 마치 곱추처럼

 

보였다. 척추가 튀어나온 것 같았다.

 

팔 역시 심하게 뒤틀려져 있었다.

 

그의 몸에서 온전한 것은 컴퓨터 자판기에 놓여있는 그의 손 뿐이었다.

 

그는 움직이지 못하게 된 몸으로 나에게 필사적으로 전화를 했던 것이다.

 

나는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천규의 시뻘건 눈이

 

마치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이 나를 뚫어지게 보고 있었기 때문에

 

공포에 질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온 힘을 다했다. 온 힘을 다해 소리질렀다.

 

 

"으아아아아악! 누가...누가 좀 도와줘...제기랄...빌어먹을...으아아아아아!"

 

 

나의 비명소리에 사람들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이 보인다. 그들은

 

날 보고 더 놀란 듯하다. 그리고 방안의 광경을 보는 순간 모두 기겁을 하였다.

 

아줌마들은 비명을 질렀고, 남자들 역시 놀람을 감추지 못하는 얼굴이다.

 

난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섰다. 눈을 감고 싶었다. 천규는 여전히 날 보고

 

있다. 경찰차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 신고를 한 거 같다. 천규의 공포에 질린 눈이

 

날 보고 있다. 난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는 하지만 홀린 듯이 난 그에게로 가까이

 

가고 있었다. 난 천규를 보았다. 그의 눈은 혈관이 터져 빨갛게 보이는 것이었다.

 

이를 악물고 천규를 보았다. 그리고 시선을 돌려 모니터를 보았다.

 

천규의 컴퓨터 모니터에 쓰다만 글이 있다.

 

[난...아직...]

 

도대체...어떻게 된거야...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천규가...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보았다. 흐릿한 내 시야에 경찰제복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울고 있나보다. 갑자기 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2편 끝)

 

interval: 인간의 폐쇄에 대한 공포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아무도 없는 좁은 공간에 혼자있을 때 인간은 두려움을 느낀다.

 

그것보다 더한 공포는 혼자있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 당신과 같이

 

있을 때이다.

 

그런데...만약...혼자라고 생각하던 그곳에 다른 사람이 있다면...

 

현대의 우리는 항상 혼자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과연 혼자일까? 보이지 않는가? 이 깊은 밤 당신의 컴퓨터에 보이는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당신도 지금 다른 사람들의 눈에 보이고

 

있다. 보이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지금 혼자가 아니라 그들과 함께 있다.

 

누군지도 모르는 그들과...어쩌면...위험할 수도 있는....

 

 

..............마지막 해커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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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835번

제 목:[공포/퍼옴] 마지막 해커 (03)

올린이:맑은눈물(이영석 ) 98/07/23 14:55 읽음:452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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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불가사의 [공포]마지막 해커3 번호:3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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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시 자 : gwoman (황정현)

게 시 일 : 98/06/25 23:17:16

수 정 일 : 98/06/25 23:23:06

크 기 : 6.7K

조회횟수 : 3014

 

"부검을 해봐야지 알겠지만...사인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경찰에게 들은 소린 그게 전부다. 난 천규가 날 보던 눈이 자꾸만 아른 거렸다.

 

이젠 무섭다기 보단 궁금했다. 도대체 무엇을 말하려던 것일까?

 

난 몇일 동안 악몽에 시달렸다. 천규의 눈이 자꾸만 머리속에 아른 거렸다.

 

무언가 말하려 했던 그 눈...

 

부검이 끝난 천규의 시신은 화장터로 옮겨졌고, 장례식을 끝내고 천규는 부모님의

 

품에서 고향으로 옮겨졌다. 이젠 하얀 재가 되어서...

 

방송과 신문에서 이 사건은 미스테리로 보도 되었다.

 

몇일이 지났다. 그렇게 천규가 죽은 뒤로...

 

지애는 아무런 말도 없다. 그녀는 충격으로 말을 잃은 것 같다.

 

그녀에게 난 천규의 죽은 모습을 말하지 않았다.

 

아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난 그 모습을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천규의 일은 모두에게 충격이었다. 동호회는 우울한 분위기만이 가득 하였다.

 

 

학교가 끝나고 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지하철에 올라탔다.

 

가만히 눈을 감고 장례식장에서 울던 지애를 생각했다.

 

그녀는 이제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는다. 슬펐다.

 

 

"사당역...사당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 입니다."

 

 

집에 도착한 난 방으로 들어와 씻지도 않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리고는 컴퓨터를 켰다. 바탕화면엔 여전히 지애가 환한 미소를 보이며 존재한다.

 

 

 

이젠 지애에게서 저런 미소를 볼 수가 없다.

 

습관적으로 통신의 접속을 누른 후, 세수를 하러 갔다. 세수를 하고 돌아왔을 때,

 

메일이 왔다는 것이 보였다.

 

 

"뭐...뭐야!"

 

 

메일은 천규가 보낸 것이었다. 날짜는 이상하게도 오늘로 되어있다. 죽기 전에 편

지를 쓴 것인가? 그럼 자기가 죽을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거야?

 

난 메일을 열어 보았다. 내용은 하나도 없고 동봉자료만이 눈에 띄었다.

 

자료를 받는 것이 보인다. 난 기분이 이상했다.

 

자료는 꽤 많았다. 다운을 다 받았다는 신호가 왔고, 난 통신을 종료하고 받은 자

료를 보았다.

 

 

"이게 뭐지?"

 

 

X-FILE 이라고 씌여 있는 제목...천규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할 땐 X-FILE이라는

제목을 쓰기를 좋아한다. 난 그 한글 문서를 눌러 보았다.

 

 

[5월4일...

 

난 지금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일기?'

 

 

난 글을 읽어 내려갔다.

 

 

[무차별 대입을 실행하고 10분만에 아이디가 뚫렸다. 이렇게 쉬운 것이 었나?

 

괜히 흥분했군.]

 

 

[0시 30분...

 

오호......축하합니다. 당신은 첫번째 관문을

 

통과했습니다... 웃기는 놈이네 자기 사이트가 해킹 되는 것을 바라기라도

 

했다는 건가?]

 

 

난 글을 계속해서 읽어갔다. 별다른 내용은 없다. 천규의 일기는 마지막에

 

 

[이건 엄청나다...]

 

 

라는 말을 끝으로 끝나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있는 사이트 이름...

 

아마도 천규가 해킹하고 있던 것인 곳 같다. 난 사이트 이름을 노트에 옮겨 적고

 

두번째 파일을 보았다. 그것은 C 언어로 된 소스파일 이었다.

 

난 그것을 링크해서 실행파일을 만들고 통신을 접속할 준비를 하였다.

 

 

'혹시 천규가 죽은 것이 이것과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천규의 눈이 또 생각났다. 난 고개를 저었다. 난 접속을 눌렀다. 조금 있다가 통신

의초기화면이 떴고 일기에 쓰여있는 동호회의 사이트로 들어갔다.

 

그러나 일기에 쓰여있는 그런 동호회 방은 없었다.

 

아무리 다시 들어가 봐도 천규의 일기장 마지막에 씌여 있는 방은 없다.

 

난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방금 만들어진 실행화일이 눈에

 

들어왔다. 난 그것을 눌러 보았다.

 

잠시 후...

 

 

없던 사이트가 생겨난다. 이게 뭐지? 분명 없었는데...난 내 눈을 의심했다.

 

 

'이런 방도 있었나? 이렇게 숨겨진 방이 있을 수 있는 걸까?

 

조금 전까지도 없던 방이 소스에 의해 만들어진

 

실행파일을 실행시키자 나타나다니...'

 

 

난 놀라웠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방이름이 없다. 방으로 들어가기 위해 아이콘을

 

눌렀을 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묻는 말이 떴다. 난 천규의 일기장을 다시 보았다.

 

천규의 일기장 역시 아까는 없던 글들이 떠있다. 천규의 일기도 그 실행 파일을

 

실행 시켜야만 다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요즘 유행하는 바탕화면의 배경

색을 투명으로 만들어 주는 그런 프로그램의 소스를 역으로 작용하게 하는 것 같았

다.

 

새로 나타난 글에는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보였다.

 

난 궁금함에 참을 수 없어. 그 아이디를 읽지도 않고 입력했다.

 

그리고 나서 보았을때...아이디는 MURDER 라는 살인자였고 비밀번호는 6666이었다.

 

천규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쉽게 알아낼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사전에 있는 단어

와 똑같이 배열된 숫자 였기 때문이다.

 

 

[환영합니다. 당신은 첫번째 관문을 통과하셨습니다.]

 

 

천규의 일기장에서 본 글이다. 난 덜컥 겁이 났다. 하지만 궁금함을 참을 수가 없

었다.

 

난 글을 계속 읽어갔다. 온갖 종류의 살인 방법과 그 잔인성에 대한 글들이 씌여

있고 글을 클릭하자 살해당한 방법과 사진들이 자세히 보여진다. 끔찍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그런 사이트였다. 만약 통신에 이런 사이트가 있다는 것을

 

알면 당장 해지되고 고발될 게 뻔할 것이다.

 

난 최면에 빠진듯이 하나하나 그들을 읽어가기 시작했고 점점 더 놀라기 시작했다.

 

그곳엔 케네디가 죽은 이유를 시작으로, 많은 미스테리 사건의 전모가 사진과 함께

 

 

 

밝혀져 있었기 때문이다. 난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엄청난

 

화재가 될 것이다. 천규는 엄청난 것을 발견했던 것이다.

 

그럼 천규는 이런 비밀들을 알았기 때문에 죽었단 말인가?

 

난 계속해서 글을 읽다가...이상한 글에 시선이 고정되었다. 거의 마지막 쯤에 있

는것으로 영어로 씌여 있었다.

 

 

[CHUN GUE]

 

 

이게 뭐지? 천...구이?....허억!

 

난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 천규....

 

그래 천규였다. 난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천규에 대한 글이 있다니... 그렇다면

 

이것을 열면 천규가 죽은 이유를 알 수 있다는 것인가?

 

난 그만두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과 다르게 나의 손은 그 사이트를 열고 있었다.

 

문이 열리면서 화면 가득히 그림이 나왔다. 흐릿한 그림이 점점 또렷해 진다.

 

난 경악을 금치 못했다. 모니터에 나타난 것은...바로 천규의 그 때 그 얼굴이었

다.

 

시뻘건 눈으로 날 바라보던 그때 그 얼굴이다. 난 거의 쓰러질 뻔 했다.

 

그때의 공포가 다시 한번 날 감쌌다. 난 겨우 진정을 하며 이를 악물고 화면을 보

았다.

 

여전히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한 그의 혈관이 터진 눈....난 숨을 크게 들이 쉬고는

 

 

 

떨리는 손으로 다시 한번 클릭했다.

 

 

'뭐...뭐야...'

 

 

씨벌건 천규의 눈이 보이는 배경화면에 뜬 일대일 대화 창, 난 당황을 하였다.

 

조금 있으려니까 글이 나온다.

 

 

[당신은 천규님의 죽음에 대해 알고 싶습니까?]

 

[만약 그것을 알게 된다면 어떠한 대가를 치르시겠습니까?]

 

[지금부터 가장 확실하게 당신에게 천규님의 죽음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동의하시면 아래에 버튼을 클릭하십시요.]

 

 

일대일 대화창 밑에 난 조그만 버튼이 보인다. 난 떨리는 손으로 버튼을 눌렀다.

 

 

[감사합니다. 이제부터...당신은 천규님이 죽은 이유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가시게

 

될 것입니다. 그럼 행운이 있기를...]

 

 

일대일 대화창이 사라지고 통신이 저절로 꺼져버린다. 난 마치 꿈 속에서 깨어난

것처럼 한동안 멍하게 있었다.

 

난 정신을 차리고 다시 통신에 들어가려고 애썼다. 그러나 들어갈 수가 없었다.

 

자꾸만 다운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지..지금 뭐하는 거지? 내가?'

 

 

아무래도 홀린 듯 했다. 무언가에...

 

 

(3부 끝)

 

INTERVAL: 살아있는 생물 중에 가장 잔인한 생물은 바로 인간이다.

 

인간은 모든 것을 파괴한다. 그것도 아주 끔찍한 방법으로...

 

다만 그러한 살육행위가 인간이 아닌 짐승에게 행하여 진다는 것으로

 

합리화 되고 있다.

 

인간은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고 끔찍한 생물이다...

 

어느 누구도 예외없이..

 

 

.............마지막 해커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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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862번

제 목:[공포/퍼옴] 마지막 해커 (04)

올린이:맑은눈물(이영석 ) 98/07/24 01:09 읽음:432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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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불가사의 [공포]마지막 해커4 번호:3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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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시 자 : gwoman (황정현)

게 시 일 : 98/06/26 01:31:24

수 정 일 : 98/06/26 02:12:21

크 기 : 9.5K

조회횟수 : 3057

 

"기현아..."

 

 

난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보았다. 지애였다.

 

지애는 걱정스런 얼굴로 날 바라보고 있다. 예전같으면 행복해 했을 나...

 

하지만 난 마치 바보라도 된 것 처럼 멍하게 지애를 바라보고 있었다.

 

난 어제의 일 때문에 학교에 온 아침부터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온통 머리 속에는 날 바라보는 천규의 눈과 그 괴상한 사이트 생각 뿐이었다.

 

난 수업을 들을 수가 없어서 밖으로 나왔고 운동장이 보이는 벤치에 앉아

 

멍하게 어제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지애는 그런 내가 걱정스러운지 나의

 

옆자리에 앉았다.

 

 

'행복해야 하는데... 지애가 날 걱정해 주는 게 행복해야 하는데...'

 

 

지애는 여전히 슬픈 눈을 하고 있다.

 

 

"기현이 너가 천규랑 제일 친했지..."

 

 

난 대꾸하지 않았다. 지애는 운동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많이 힘들꺼야. 하지만 너까지 그렇게 힘들어 하면... 난... 누구에게 지금

 

슬픔을 말하지? 기현아... 이제 우리... 그만 생각하자. 천규도 그러길 바랄

 

꺼야. 선배들이 많이 걱정해. 너랑...나를..."

 

 

지애는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고 있는 것 같았다.

 

 

"그만...생각하자고?"

 

 

난 혼자 말을 하듯이 말했다. 지애가 날 본다.

 

 

"나 너무 힘들어....그래서 너에게 기대고 싶었어. 하지만 지금의

 

넌 나보다 더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난...어떻게 해야하지."

 

 

결국... 지애는 울기 시작했다. 그녀는 얼굴을 두손으로 감싸고 억지로 울음

 

을 참는지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난 지애를 보았다.

 

 

"울지마...넌 아무것도 몰라... 그러니까 더 행복한 거야. 그러니까 울지마."

 

 

나의 말에 지애가 고개를 들었다. 지애는 나의 얼굴을 보며 더욱 걱정스런

 

눈빛을 보였다.

 

 

"기현...아...괜찮은 거니?"

 

 

지애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뭐가 괜찮다는 거지?

 

지애는 눈물을 닦고는 여전히 걱정스런 표정으로 나의 이마에 그 하얀 손을

 

갔다 데었다. 그녀는 놀라 말했다.

 

 

"이마가 불덩이야. 기현아..."

 

 

그녀는 당황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어딘가로 급하게 뛰어갔다.

 

 

'왜 저러는 거지?'

 

 

난 지애의 행동을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잠시 후 동호회 선배들이 뛰어왔다.

 

 

"기현아!"

 

 

선배들은 날 보더니 놀란 얼굴로 소리쳤다.

 

난 사람들이 왜 이렇게 난리를 치는지 이해 할 수가 없다.

 

나의 팔을 잡는 선배에게 무슨 말인가 하려고 했다. 그러나 말이 나오지 않았다.

 

선배가 나를 업는 것이 느껴진다. 난 벗어나고 싶었지만 저항 할 수가 없었다.

 

정문앞 커다란 거울을 지나칠 때 선배의 등에 엎힌 나의 모습이 보였다.

 

얼굴이 새하얗다.

 

 

'누구지? 저기 업혀있는 사람이 누구지? 얼굴이 하얘...마치 죽은 사람처럼..

 

그나저나 이 선배는 왜 날 업고 뛰는거야? 날 내려줘...선배...나..내려줘!'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내가 눈을 뜬 곳은 약 냄새가 진동하는 곳이었다.

 

내 옆에는 누군가 내 손을 꼭 잡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점점 흐릿한 나의 시야가 또렷해 졌다.

 

 

"정신이 드니?"

 

 

지애였다. 점점 방안의 사물이 확실해 지고 내가 누워있는 곳은 병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애는 나를 보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그 미소는 슬퍼 보였다.

 

 

"충격으로 인한 쇼크상태와 수면 부족, 그리고 과로래.

 

하마터면 죽을 뻔 했데."

 

 

난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지애가 날 일어나지 못하게 했다.

 

내가 이렇게 약해진 것일까? 지애의 가녀린 손하나에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난 그대로 누울수 밖에 없었다.

 

 

"이제 괜찮을 꺼야. 안정을 취하면 된다고 의사 선생님이 말했어."

 

 

우스웠다. 위로를 받아야 할 것은 지애였는데...내가 위로를 받고 있다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지애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누군가에게 인사를

 

했다. 낯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이제 깼나보죠?"

 

"예...걱정 많이 하셨지요?"

 

 

잠시 후에 내 시야로 한 남자가 보였다. 형이었다.

 

 

"아휴...내가 너 땜에 미치겠다. 너 요새 왜그래? 정신 나간 사람처럼..."

 

 

형은 날 보며 핀잔을 주었다. 형은 언제나 그렇다. 난 형이 오자 안심이 되었다.

 

그렇게 좋아하지 않은 형이었는데...이상하게 아플 땐 형이 온게 이렇게 안심이

 

될 줄은 나도 몰랐다. 난 잠이 들었다. 갑자기 긴장이 풀려서 인지...

 

 

 

형이 퇴원 수속을 하고 있는 동안 형의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난 지애가

 

오는 것을 보고 차에서 내렸다.

 

 

"지애야!"

 

"어...기현아....퇴원하는 거야?"

 

 

난 고개를 끄덕였다. 지애는 내가 입원해 있는 동안 거의 매일 나를 문병하러

 

와주었다. 난 지애가 올 때마다 너무도 행복했었고, 차라리 이렇게 병원에 평생

 

누워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지애는 서 있는 나를 보며 빙긋 웃어보였다.

 

요 몇일 동안 지애에게서 슬픔이 느껴지지 않는 미소는 오늘이 처음인 것 같았다.

 

 

"축하해. 이젠 사람 놀래키지 마."

 

 

난 머리를 긁적이며 웃음 지었다. 수속을 마친 형이 지애를 보자 웃음 지으며

 

인사를 한다.

 

 

"아유...재수씨가 이렇게 또 오셨군요. 하하하"

 

"형...애인 아니라니까!"

 

"다 임마...그렇고 그렇게 되는 거야. 지애씨 오면 아프다고 찔찔 짜다가도

 

벌떡일어나 세수 부터 했으면서 아닌 척 하긴..."

 

"혀엉!"

 

 

내가 난처해 하며 말하자, 지애는 웃음 지었다. 지애가 웃는 모습이 좋았다.

 

아직 예전의 그 미소는 아니었지만, 그녀의 하얀 치아를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형과 나는 지애를 집까지 데려다 주고 우리들의 집으로 향했다.

 

형은 나를 보고는 말했다.

 

 

"짜식, 그렇게 좋으냐?"

 

"뭐...뭐가...?"

 

 

형은 피식 웃고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사당동에 가까이 왔을 때 차의 윈도우

 

밖으로 현란한 광고 전광판이 보인다.

 

 

[가자...프랑스로...26일 밤 11시 30분 한국 대 프랑스전...]

 

 

난 광고에 쓰인 글을 읽고는 형에게 물었다.

 

 

"형? 오늘이 26일 아니야?"

 

"응 그건 왜?"

 

"우리나라랑 프랑스가 오늘 축구경기해?"

 

"아직도 아프니? 그런 헛소릴 하고?"

 

"그럼 저기 광고판에...어..."

 

 

광고판은 어느새 자동차를 선전하고 있었고 내가 본 내용은 보이지 않았다.

 

 

"제길 가뜩이나 우리나라 축구 대패를 해서 짜증나 죽겠는데...너 그런 헛소리나

 

하고 앉아있고...군시렁...군시렁"

 

형은 축구광답게 계속해서 이런 저런 비판을 해댔고,

 

난 내가 잘못 본건가 생각하고는 중얼거리는 형의 소리에 귀를 막았다.

 

집에 도착한 난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트렁크에서 가방을 꺼내고 뒤돌아 서려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돌아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왜...왜이러지?'

 

 

분명 우리집이었다. 그런데 이건 마치 그날 천규의 집에 갔을 때와 마찬가지

 

느낌이 들었다. 알 수 없는 공포가 나를 덮쳐왔다. 집의 창문들은 마치 괴물의

 

눈처럼 보였고 이층과 연결된 층계는 천규의 자취방에서 처럼 드러난 이빨처럼

 

느껴졌다. 놀란 눈으로 집을 보고 있는 나를 형이 보면서 재촉했다.

 

 

"뭐해, 안들어 가고..."

 

 

형은 열쇠로 문을 열고 먼저 들어갔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기분 나쁘다.

 

난 들어가기가 싫었다.

 

 

'이..이게 아니야... 왜 그때하고 똑같은 기분이...'

 

"야 안들어 와?"

 

 

형이 부르는 소리에 난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는 억지로 발걸음을 집안으로

 

들여 놓았다. 순간 공포가 엄습해 왔다. 난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그래...아니야...'

 

 

난 크게 숨을 들이키고는 집으로 들어왔고 이상하게 음산해 보이는 나의 방문 앞에

 

 

멍하니 서있었다. 형은 그런 나를 보며 한심한 듯이 고개를 젖고는 자기 방으로 들

어가 버렸다.

 

난 약간 꺼리끼면서 내방으로 들어왔다. 제일 먼저 들어갔을 때 눈에 띈 것은 이전

과는 느낌이 다르게 음산한 컴퓨터의 모니터였다.

 

마치 컴퓨터가 날 보고 있는 것 같았다. 흑빛의 모니터가 기분나쁘게 느껴진다.

 

저기서 천규의 얼굴이 보였었다. 난 공포로 소름이 끼쳤지만... 마음을 다 잡아

 

먹고는 컴퓨터를 켰다. 부팅음과 함께 컴퓨터가 켜지고 언제나 처럼 지애의

 

미소가 있는 사진이 나타났다. 난 용기를 내어 통신을 접속했다.

 

 

'밝혀내자, 무서워 하지 말고...도대체 천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자....'

 

 

통신과 연결되었다는 소리와 함께 난 실행화일을 눌렀다.

 

저번과 마찬가지로 나타나는 제목 없는 방이 보였다. 난 마우스를 그곳에 갔다

 

놓고는 주문을 외우듯이 말했다.

 

 

'밝혀내자, 천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밝혀내자.'

 

 

클릭....

 

이상하다. 아무것도 없다. 환영의 메세지도 다른 사이트들도 아무것도 없다.

 

기현은 다시 한번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갔다. 여전히 마찬가지 였다.

 

 

'어떻게 된거지?'

 

 

이상해 하고 있던 것도 잠시, 갑자기 일대일 창이 떴다. 난 거의 반사적으로

 

키보드를 눌러데었다.

 

 

[넌 누구지?]

 

[이 방에는 아무런 자료가 없습니다.]

 

[넌 누구냐고!]

 

[이 방에는 아무런 자료도 없습니다.]

 

[넌.. 누구냐니까? 니가 천규를 죽였지!]

 

[.......]

 

 

갑자기 대꾸가 없다. 난 진정하고 다시 한 번 키보드를 눌렀다.

 

 

[어디가서 정보를 찾아야 하는 거지?]

 

[내가 메세지를 보냈을 텐데요.]

 

[메세지라니...]

 

 

[천규님의 죽음에 대해 알고 싶으면, 제가 보낸 메세지를 준수 하십시요.]

 

 

그 글을 끝으로 통신이 끊겨 버린다. 난 멍하게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메세지를 보내다니...무슨....소리지?'

 

 

난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메세지를 준수하라고? 메세지를....도대체 무슨...메세지를...'

 

 

순간 머리속으로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아직도 아프니? 그런 헛소릴 하고...]

 

 

아까 형의 말이 생각났다.

 

 

[가자...프랑스로...26일 밤 11시 30분 한국 대 프랑스전...]

 

 

광고였다. 전광판의 광고....천규가 죽는 날 밤에도 이상한 광고글이 전광판에

 

나타났었다.

 

 

'26일 밤....그래...이건 26번 방이고...11시 30분은 시간을 나타내는 것이다.'

 

 

난 시계를 보았다. 11시 20분...

 

난 통신을 재접속하고는 30분이 되기를 기다렸다.

 

30분이 되고 난 대화방이란 대화방은 모두 뒤져보았다. 이상하게도 방 번호중

 

26번 방은 보이지 않고 모두 25번 다음에 27번 방이 개설되어 있었다.

 

비공개방을 찾아봐도 마찬가지다. 어느 대화방에도 26번 방은 없었다.

 

 

'그렇군....이제 알겠어.'

 

 

난 천규가 만든 실행파일을 눌렀다. 잠시뒤에 거짓말 처럼 나타난다.

 

 

26번 방이...그리고 방제는 [CHUN GUE]....내 눈에 뚜렷하게 보인다.

 

거짓말처럼..... 그때 한국 16강 진출이란 엉뚱한 광고도....바로 이 빌어먹을 놈

이 천규에게 보낸 메세지였다. 그리고 그때 내가 본 사람은 바로 천규였던 것이다.

 

 

 

(4부 끝)

 

INTERVAL: 사람은 태어나면서 죽어간다.

 

아이러니 하게도 태어나는 그 시간이 바로 죽어가는 그 시작이다.

 

그런데 왜 죽음을 두려워하는가?

 

우리가 모르는 세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아니다. 인간이 파괴할 수 없는 유일한 것이 죽음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파괴할 수 없는 것에 공포를 느낀다.

 

만약 심령체를 인간의 의지로 파괴할 수 있다면....

 

인간은 귀신을 두려워 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해커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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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863번

제 목:[공포/퍼옴] 마지막 해커 (05)

올린이:맑은눈물(이영석 ) 98/07/24 01:09 읽음:371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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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불가사의 [공포]마지막 해커5 번호:3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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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시 자 : gwoman (황정현)

게 시 일 : 98/06/26 03:34:45

수 정 일 : 98/06/26 09:49:45

크 기 : 4.7K

조회횟수 : 2999

 

'그래 여기서 그만 두면 이 공포로 부터 헤어날 수 없다.'

 

난 내 눈앞에 보이는 26번 방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가만히 마우스를 그 위에

 

갔다 놓았다. 심장이 두근 거려 터져버릴 것만 같다. 나는 진정하기 위해 담배

 

를 꺼내 물었다. 그리고는 마우스 버튼을 눌렀다.

 

무언가 흐릿하게 나오는 배경화면...이젠 그것이 무언지 안다.

 

제길 놀라지 않을 꺼야. 난 다짐했다. 하지만 그림이 또렷해 졌을 때 온몸에

 

퍼지는 소름을 난 참을 수가 없었다. 여전히 날 뚜러지게 바라보고 있는 천규

 

의 눈은 나로하여금 모니터로 부터 시선을 뗄수 밖에 없도록 했다.

 

 

"빌어먹을....제기랄...!"

 

 

나도 모르게 욕설이 터져 나왔다.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봐야했다.

 

 

 

[축하합니다. 두번째 관문에 오셨군요.]

 

 

천규의 눈을 배경화면으로 대화창에 뜬 말이 경멸스럽게 느껴진다.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난 자판을 빠르게 두드리기 시작했다.

 

 

[넌 누구지?]

 

[이 대화방에선 단 10개의 질문만이 허용됩니다.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이 종료

 

됨과 동시에 자동으로 방문이 닫히며 당신은 다음 메세지를 풀어야 만이 다시 절

 

만나실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저에 대한 일체의 질문은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방금하신 그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습니다. 질문의 기회를 남용하지 마십시요.

 

이제 9개 남았습니다.]

 

[자..잠깐...넌 대답하지 않았는데 어째서 9개 인거지?]

 

[10개의 질문이란 당신이 끝에 ?표를 붙였을 때 간주되어 지는 것입니다.

 

저의 대답과는 상관없이 당신은 오로지 10개의 ? 표만을 붙일 수 있는 것입니다

 

8개 남았습니다.]

 

 

'이..이런...침착하자. 침착해.'

 

 

방금 전의 이야기도 질문으로 간주되었다. 난 또 다시 저따위 배경화면을 보고

 

싶지 않다.

 

난 떨리는 손으로 다시 키보드를 두드린다.

 

 

[천규는 살해 당한 것인가?]

 

[처음엔 아니지요. 7개 남았습니다.]

 

[빌어먹을 그따위 대답이 어딨어?]

 

[당신의 질문이 조리있지 못했습니다. 또한 정의가 모호합니다. 살해란 사람이

 

사람에게 상처를 줌으로써 생명을 없앨을 때 쓰이는 말입니다. 당신은 살해 당한

 

시기에 대한 정의를 내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6개 남았습니다.]

 

 

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 새끼...나를 놀리고 있어.'

 

 

난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음 질문을 생각했다.

 

 

[천규는 무엇을 알려고 한 것이지?]

 

[역시 언제라는 시기의 정의가 모호합니다. 5개 남았습니다.]

 

[아...알았어. 빌어먹을...그래 다시 질문하지. 천규가 이 사이트에 처음 들어

 

왔을 때 무엇을 알려고 한 것이지?]

 

[진실...4개 남았습니다.]

 

[무엇에 대한 진실이었지?]

 

[의문사 한 김 이 슬님에 대한 진실이었습니다. 3개 남았습니다.]

 

 

'김 이 슬?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인데...김 이 슬?'

 

 

난 다시 모니터를 보았다. 소름끼치는 배경화면 위에 커서가 반짝 거리고 있다.

 

 

[천규는 김 이 슬 이란 사람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었나?]

 

[그렇습니다. 2개 남았습니다.]

 

[그래서 천규가 죽은 건가?]

 

[시기에 대한 정의가 모호합니다. 심장의 활동이 멎은 것은 죽음에 대한 정의가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의식이 신체의 컨트롤을 완전히 떠났을 때가 완전한

 

죽음입니다. 1개 남았습니다.]

 

[제기랄 알았어...천규는 언제 죽은 거지?]

 

 

아차, 난 또 쓸 데 없는 질문으로 마지막 한개를 날려버렸다.

 

 

[자..잠깐..내 질문은...]

 

[정확히 6월 20일 오후 4시 50분 이었습니다. 모든 질문이 종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잠깐...기다려, 잠깐..]

 

 

통신이 자동으로 꺼져버렸다. 그 징그러운 배경화면도 사라져 버린다.

 

난 갑자기 허무감이 밀려왔다. 한 숨을 쉬며 난 담배를 물었다. 그리고 불을

 

붙이려다가 떠오른 생각에 입에 문 담배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20일 이라고? 무슨 소리야...천규 장래식이 21일 이었고 내가 처음으로 천규의

 

죽음을 목격한게...19일 새벽이었는데...무슨 소리지?'

 

 

나는 알 수가 없었다. 도대체 무슨 말이지? 도대체....

 

나는 컴퓨터를 멍청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알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올라

 

키보드를 던져 버렸다.

 

 

"도대체가 말이 안돼는 거 투성이야. 내가 미친건가? 내가 미친 거냐고?

 

으아아아!"

 

난 소리를 질렀다. 형이 나의 비명에 놀랐는 지 내 방문을 열고 뛰어 들어왔다.

 

 

"왜그래...기현아...왜그래?"

 

 

난 울고 싶었다. 하지만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나의 모든 감정은 오직 공포라는

 

것으로 집중되어 있는 듯 했다.

 

내가 느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공포....공포 뿐이었다.

 

 

(5부 끝)

 

INTERVAL: 현대의 신종 병 중 컴퓨터의 사용이 급증하면서 전자파에 의한 부작용

 

이 우려를 낳고 있다.

 

핸드폰이나 컴퓨터, 호출기등의 전자파에 노출에 의한 부작용을 우리는

 

잘 느끼지 못하고 지나치지만 의학측의 보고에 의하면 심각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눈커풀이 자기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흔들린 다던지 머리가 아프거나

 

할 때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전자파를 차단하는 많은 기계들이 있지만 아직은 그 전자파라는 것을

 

완벽하게 제어 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마지막 해커의 공포공식]에 의하면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것에

 

공포를 느끼는 것인데, 그렇다면 우린 아직 완벽히 제어할 수 없는

 

이 전자파에도 공포를 느껴야 하는 것 아닐까?

 

 

...........마직막 해커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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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864번

제 목:[공포/퍼옴] 마지막 해커 (06)

올린이:맑은눈물(이영석 ) 98/07/24 01:10 읽음:417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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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불가사의 [공포]마지막 해커6 번호:3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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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시 자 : gwoman (황정현)

게 시 일 : 98/06/26 09:14:48

수 정 일 : 98/06/26 10:07:17

크 기 : 8.2K

조회횟수 : 3036

 

나도 모르게 또 잠이 든 걸까?

 

어슴프레 뜬 내 시야에 사람들이 보인다.

 

 

'왜 저렇게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이는 거지?'

 

 

지하철 안의 사람들의 표정이 이상했다. 감정이 나타나지 않는 듯한 표정이다.

 

모두 다 얼이 빠져 있는 듯한 그런 얼굴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신경쓰고 싶지

 

않다. 난 지금 나만의 일로도 머리가 빠개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난 피곤으로

 

더 잠을 청하고 싶었다. 아직 내가 내릴 사당역은 많이 남은 것 같았다. 내가

 

다시 눈을 감으려 했을 때,

 

 

[사당, 사당역 입니다.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뭐? 사당역이었잖아... 쳇'

 

 

난 거의 신경질 적으로 눈을 떴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사람

 

들이 서 있는 문 쪽으로 갔다. 많이 피곤하다. 더 자고 싶었는데...

 

난 잠을 잘 못자서인지 뻐근한 목을 손으로 두드리며 문이 열리길 기다리다

 

순간적으로 스치는 생각에 당황을 하였다.

 

문이 열리며 사람들이 내리기 시작한다. 난 놀라서 소리쳤다.

 

 

"사당역은 오른쪽 문이 열리는 거란 말이야!"

 

 

난 비명을 지르다 싶이 말했다. 언제나 듣는 소리 였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고

 

사람들이 내리는 문쪽에 습관적으로 섰지만 난 이내 잘못된 것을 깨닫고 그렇게

 

소리쳤다. 하지만 사람들은 나의 소리에 신경도 쓰지 않고 하나 둘 내린다.

 

난 내리지 않고 필사적으로 외쳤다.

 

 

"사당역은 오른쪽 문이 라고요. 내리지들 말아요. 위험해요!"

 

 

난 내 눈과 귀를 의심했다. 방송이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

 

정말 오른 쪽 문이 열였고 다들 아무렇지도 않게 열린 문으로 내린다.

 

 

"니가 잘못 안거야! 사당역은 왼쪽이야."

 

 

소름끼치는 목소리...어딘선가 들을 적이 있는 그런 목소리, 난 뒤돌아 보았다.

 

등이 곱추처럼 굽고 손과 발이 관절의 반대로 뒤틀려 버린 천규가 의자에 앉아

 

날 쳐다보고 있다. 심하게 일그러진 얼굴에 그 무시무시한 새빨간 눈으로 날

 

보고 있다. 난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열린 문으로 뛰쳐나왔다. 난 공포감으로

 

쫓기듯 뛰쳐나오다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난 일어설 힘이 없었다.

 

주저앉은 그대로 기다싶이 뒷 걸음질 쳤다.

 

 

"사..사람살려!"

 

 

필사적으로 난 소리를 질렀고, 누군가 나를 부축하는 것이 느껴졌다. 난 고개를

 

들어보았다.

 

 

"으아악!"

 

 

천규다. 턱이 빠져 너덜거리는 천규의 얼굴, 난 그를 뿌리치고 뒤로 물러섰다.

 

역 안의 사람들은 모두 천규의 얼굴을 하고 있다. 수십 개의 천규의 얼굴이 날

 

바라보고 있다.

 

 

"으아아아아!"

 

 

난 벌떡 일어났다. 식은 땀이 비온는 듯 했다. 난 거칠게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지하철 역도 아니고, 천규도 보이지 않았다.

 

 

"괜찮아? 기현아....괜찮아?"

 

 

누군가 나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난 흠칫 놀라며 돌아 보았다.

 

과대였다. 그는 날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과의 학생들 전부가 날 보고 있었다.

 

강의 중이던 교수도 날 보고는 다가왔다. 난 온통 땀에 젖어 있었다.

 

모두 걱정하는 얼굴이다.

 

 

"괜찮은가? 어디 아픈거 아닌가? 안돼겠군. 어디가서 휴식이라도 취하게..."

 

 

교수님은 수업이 방해를 받은 것에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의 상태를

 

보고 걱정스러운 듯이 말했다.

 

난 과대의 부축을 받으며 강의실 밖으로 나왔다. 과대는 바람이 부는 시원한

 

현관 앞으로 날 데려 갔고, 자판기에서 캔 콜라를 뽑아 내게 건네 주었다.

 

 

"이제 좀 괜찮으니?"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과대에게 말했다.

 

 

"고마와...이젠 괜찮으니까 수업들으러 가봐. 미안해 나 때문에..."

 

"정말 괜찮겠어?"

 

 

과대는 걱정스럽게 물었고, 난 고개를 끄덕였다. 과대의 뒷 모습이 멀어져 간다.

 

난 과대가 준 콜라를 목 뒤에 데었다. 차가운 캔이 나의 몽롱한 정신을 번쩍

 

들게 하였다. 어느새 난 동호회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시솝인 우혁이 형이 보였다. 우혁은 날 보고 웃음 지으며 반겨주었다.

 

 

"오...퇴원했구나. 반갑다. 걱정 많이 했어. 이젠 좀 괜찮은 거니?"

 

 

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며 우혁이 형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는 내가 아팠을

 

때 날 업고 뛰었던 바로 그 형이다.

 

 

"저번엔 고마왔어요."

 

"임마, 그런 거 가지곤 고맙다고 하는게 아니야."

 

 

우혁이 형은 내 어깨를 두드려 주며 웃음지었다.

 

 

"너 여기에 있을 꺼니?"

 

"예...어디 가시게요?"

 

"응 뭐 좀 사가지고 올테니까 좀 있어라. 참 너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

 

"됐어요."

 

"내가 알아서 사오마. 그럼 쉬고 있어."

 

 

우혁이 형은 밖으로 나갔다. 난 쇼파위에 드러누웠다. 천규가 생각이 났다.

 

 

[이렇게 여기 누워있으면 책상 때문에 내가 안 보이거든! 히히히 그럼 말이야

 

가끔 가다 선배들 하는 후배 욕이라든가 놀러온 선배 여자친구와 선배의 러브신

 

이라든가...정말 죽이는 정보들을 다 획득할 수 있다니깐...히히히... 나한테

 

선배들이 왜 쩔쩔 매는 줄 알아? 다...이렇게 숨어서 알짜 정보들을 알게 되었

 

기 때문이지. 하하하...정보의 전쟁은 이럴 때 쓰는 말이야 안그래? 해킹이 별

 

거냐? 이런게 가장 초보적인 해킹이지...남의 이야기 엿듣는거....우헤헤헤]

 

 

천규의 장난스런 말투가 생각났다. 난 천규를 좋아했다. 언제나 날 동생처럼

 

돌봐주었던 천규가 난 무척 좋았었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던 것일까? 큰 소리에 눈을 떴다.

 

누군가 싸우는 것 같았다.

 

 

"나 좀 가만 내버려둬요. 안그래도 힘들다고요....!"

 

 

지애의 목소리였다.

 

 

"이제 그만 좀 잊어버려. 천규는 죽었다고....언제까지 그렇게 바보처럼 살래.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은 산 사람이잖아."

 

 

남자의 목소리는 동호회 어떤 선배같았다.

 

 

"내버려 둬요. 무슨 상관이에요. 선배가 무슨 상관이냐고!"

 

 

쫙...난 놀랐다. 따귀를 때리는 소리 같았다.

 

 

"뭐라고...뭐라고? 내가 너에게 얼마나 공을 들였는데...무슨 상관이냐고?

 

빌어먹을 천규 그 자식이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넌... 넌 내 사람이나 다름

 

없었어. 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주었는데 뭐라고...무슨 상관이냐고?"

 

 

지애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널 반드시 내 사람으로 만들꺼야. 니가 싫다면 강제로라도 그렇게 만들겠어.

 

알겠어? 천규도 없는 판에 이젠 누구에게도 널 뺏길 수 없어. 알았냐고!"

 

 

[콰당탕!]

 

 

난 앞의 책상을 걷어차고 일어났다. 그들은 책상에 가려져 내가 보이지 않았던 것

이다. 갑작스런 나의 출현에 지애와 선배가 무척 놀란 듯이 날 본다.

 

난 이를 악물고 그 선배를 보며 다가갔다.

 

선배가 주춤 뒤로 물러섰다.

 

 

"기...기현아!"

 

 

지애가 나에게로 다가와 나의 팔을 잡았다. 난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그 선배를

 

노려보며 계속 다가갔다. 선배는 겁먹은 표정으로 뒤로 한 발짝 더 물러선다.

 

 

"왜...왜그래?"

 

"개...새...끼!"

 

 

난 내 정신이 아니었다. 내가 무얼 하고 있는 지도 몰랐다. 우혁 선배가

 

뛰어들어와 날 붙잡았고 들어오던 다른 선배들도 날 잡느라 정신이 없다.

 

우혁 선배가 나의 따귀를 세게 때렸을 때 난 정신을 차렸다.

 

내 눈앞에 얼굴이 엉망진창이 된 아까 그 선배가 보였다.

 

내 주먹은 온통 피투성이었다. 지애가 내 옆에서 날 보며 울고 있다.

 

우혁 선배가 고개를 저으며 한 숨을 쉬었다. 얼굴을 심하게 다친 아까 그 선배는

 

다른 선배들에게 부축을 받고 병원으로 갔다.

 

우혁선배는 날 보며 말했다.

 

 

"제발...기현아 정신차려...제발....정신 좀 차리라고...."

 

 

난 시선을 쇼파에 앉아 뒤집혀 있는 철재 책상에 두었다.

 

내가 아까 발로 차버린 그 책상이다. 우혁 선배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소리쳤다.

 

 

"이렇게 나가단 해커 동호회고 뭐고 다 박살이야 박살...알겠어? 이젠 제발

 

모두 정신 좀 차리라고... 천규가 이꼴 보면 좋아하겠다. 안그래!"

 

 

우혁 선배는 담배를 붙여 입에 물고는 한 숨과 함께 연기를 몰아 쉬었다.

 

선배는 혼자말을 하듯이 말했다.

 

 

"삼년전하고 똑같은 상황이야...빌어먹을...제기랄...빌어먹을 천규 자식!"

 

 

난 우혁 선배를 보았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그때 엎어진 책상 밑에

 

조그맣게 씌여진 글이 보인다. 그 글을 무척 작게 보였지만 나에겐 뚜렷하게

 

보였다.

 

이슬...그리고 하트모양의 기호 다음에 천규....

 

난 우혁 선배를 뚫어 지게 바라보며 물었다.

 

 

"김 이 슬이 누굽니까...."

 

 

우혁 선배는 들고 있던 담배를 떨어뜨리며 나를 본다.

 

 

"너...어떻게 알아...김...이슬을 어..어떻게 아는 거냐고!"

 

 

선배는 기겁을 하며 그렇게 소리쳤다.

 

(6부 끝)

 

interval: 공포에 대한 보고서[마직막 해커의 공포공식]

 

앞에서도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제어 할 수 없는 것에

 

우리는 공포를 느낀다.

 

암, 에이즈, 귀신, 죽음 등등..

 

우리가 공포를 느끼는 것은 바로 우리가 파괴할 수 없는 것이다.

 

한 밤중에 문득 잠에서 깨, 방에 있는 거울을 본 적이 있는가?

 

자신의 모습을 보며 알 수 없는 공포를 느낄 때, 그때가 바로

 

거울 속의 자기 자신의 모습을 파괴할 수 없을 때이다.

 

그 때의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은 이미 자신이 아니다.

 

거울을 깨지 않는 이상, 파괴할 수도 만질 수도 없는 형체이다.

 

그리고 과연, 거울을 깨었다고 해서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일까? 이 세상의 거울을 모두 깬다면 가능하겠지만...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은 바로 우리가 파괴할 수 없는 형상이다.

 

가장 쉽게 귀신을 볼 수 있는 방법...그것은 바로 거울 속에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생물인

 

바로 그 인간의 모습을....

 

 

........마지막 해커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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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917번

제 목:[공포/퍼옴] 마지막 해커 (07)

올린이:맑은눈물(이영석 ) 98/07/25 02:44 읽음:362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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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불가사의 [공포]마지막 해커7 번호:3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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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시 자 : gwoman (황정현)

게 시 일 : 98/06/26 11:38:49

수 정 일 :

크 기 : 5.3K

조회횟수 : 2928

 

가끔씩 덜컹거리는 지하철의 움직임만을 제외하고는 느껴지는 것이 없다.

 

난 멍하게 앉아서 우혁선배가 말해준 이야기를 생각하고 있었다.

 

 

[이슬이는 우리 동호회에서 가장 실력이 좋은 해커였어. 이슬이가 손을

 

댄 사이트는 거의 풀지 못하는 것이 없었지. 그 애는 악용을 하기 위해

 

해킹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해킹을 한다는 그 자체에 기쁨을 느끼고 있었

 

지. 마치 어려운 퍼즐을 풀듯이 말이야. 그것을 풀었을 땐 이슬인 행복

 

해 했고, 그 모습은 무척이나 아름다왔다. 우린 모두 이슬이를 좋아했어.

 

특히 아까 니가 때린 현준이는 이슬이에 대해 거의 광적으로 좋아했었지.

 

우린 현준이를 이슬이 꼬봉이라고 불렀고 이슬인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그냥 미소를 짓곤 했어.

 

그런데 어느날부턴가 이슬인 힘들어 했어. 자기가 풀 수 없는 사이트와

 

만나게 된거야. 언제나 성공만 하던 이슬이에게 처음으로 시련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닥쳐온 것이었겠지. 이슬인 그 사이트를 풀기위해 갖은 노

 

력을 다했고, 우리는 이슬이가 병이라도 날까봐 걱정했었어. 그때 천규가

 

나타난 거야. 항상 밝고 재미있는 천규는 우리들의 귀여움을 많이 받았고

 

이슬이 역시 천규를 귀여워 했었지.

 

천규는 천재적이었다. 1학년 2학기때 시솝을 맡을 정도로 말이지.

 

그런 천규는 당연히 이슬이가 해킹하기 힘들어 하는 사이트를 도와주기 시

 

작했고, 결국, 3개월이 지나 이슬이는 그 사이트를 푸는데 성공했다.

 

천규는 이슬이의 힘으로 풀게 하기 위해 조언만을 했던 거야. 결코 자기가

 

손대지 않았지. 만약 천규가 풀었더라면 좀 더 시간이 단축 되었겠지만

 

천규는 이슬이의 기분을 생각해 주었던 거지. 자기의 힘으로 풀 수 있게

 

말이야. 이슬인 다시 미소를 찾았고, 비록 자기보다 나이가 2살이 어리긴

 

했지만 천규를 좋아하게 되었던 거야. 당연히 이슬이에게 광적이었을 정도

 

로 충실했던 현준은 상처를 받게 되었고, 이슬이의 마음을 빼앗아간 천규

 

를 미워하게 되었지. 시간이 흘러가고 천규와 이슬인 자연스럽게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런데....]

 

 

 

우혁 선배는 거기까지 말을 하고 담배를 피워 물었었다. 난 우혁 선배의

 

슬픈 눈빛이 눈에 아른 거렸다. 우혁 선배는 항상 씩씩했고, 큰 형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기에 기현은 우혁 선배의 그런 슬픈 눈 빛이 왠지 어색하

 

게 느껴졌었다.

 

 

 

[아무런 이유없이 이슬이가 동호회에 나오지 않게 되었고, 급기야는 학교

 

에도 나오지 않게 되었어. 얼마뒤에 이슬이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렸고,

 

모두 어이없어 했지. 경찰도 타살인지 자살인지도 밝혀내지 못했고, 얼마

 

동안 시끄럽게 떠들어 대다가 흐지부지 사라져 버리고 말았지.

 

천규는 그 일이 있은 후로 군대에 가버렸고, 천규가 군대에 간 사이 지애

 

가 우리 동호회에 들어오게 된거고... 지애는 너무도 아름다운 미소를 가

 

지고 있었기에... 우리는 이슬이를 조금씩 잊을 수 있게 되었다.

 

천규가 돌아오고, 또 다른 사랑이 시작되었지. 이번엔 지애하고 말이야.

 

지애를 좋아했던 현준이는 또 다시 불행하게 된 것이지. 너가 때린 현준인

 

어쩌면 천규에게 가장 큰 마음의 고통을 받은 당사자 일꺼야. 그러니까

 

니가 이해해야해. 우리도 현준이가 천규에 대한 어떤 나쁜 말을 해도 그를

 

욕할 수 없어.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천규에게 상처를 받았으니....]

 

 

난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냥 멍하게 지하철에 앉아 허공에 시선을

 

둘 뿐 이었다.

 

 

[사당...사당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 입니다.]

 

 

난 습관적으로 지하철에서 내렸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출구를 향해

 

걷고 있을 때, 내 귀에 또렷하게 들리는 소리가 있었다.

 

 

[잃어버린 돈 35원을 역내 분실물 센터에서 보관하고 있으니 9시 30분 까지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람들이 이러한 역내 방송에 모두 웃기 시작했다. 난 웃을 수가 없었다.

 

메세지다. 난 찬 물을 뒤집어 쓴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시계를 보았다. 9시 15분...난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집에 도착 했을 때 숨이 턱에 까지 찼다. 내 눈 앞에 보이는 집은 여전히

 

끔찍한 괴물의 얼굴처럼 보인다. 하지만 난 두렵다, 무섭다,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시계는 20분을 가르키고 있었고, 난 문을 열고 내 방까지 한 걸음에

 

달려 갔다.

 

컴퓨터의 모니터가 시커먼 흙 빛으로 날 노려본다.

 

예전엔 저 컴퓨터가 항상 나를 반겨준다고 생각했었다. 이젠 아니다.

 

저 놈의 악마같은 기계가 나를 잡아먹고 있다. 난 어떻게 해서든 빨리 이

 

빌어먹을 상황을 끝내고 싶다. 천규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알아내어 빨리

 

이 지독한 궁금증을 지워버리고 싶다.

 

컴퓨터를 킨다. 통신에 접속을 하고 대화방으로 들어간다.

 

시계는 막 28분을 지나고 있다.

 

 

'35원..분실...35번 방...9시 30분 까지...'

 

 

이번엔 역시 대화방에서 35번 방이 없다.

 

어디를 뒤져도 마찬가지지 일 것이다.

 

천규의 소스로 만든 실행화일을 클릭한다. 아직 35번 방이 나타나지 않는다.

 

시계가 30분을 가리킨다.

 

마치 요술처럼 내눈 앞에는 35번 방이 나타난다.

 

[CHUN GUE].....

 

아이디도 방을 만든 사람의 이름도 보이지 않는다.

 

[CHUN GUE]라는 방의 제목만이 징그럽게 날 노려보고 있다.

 

난 심호흡을 크게 하고 방을 클릭했다.

 

빨리 끝내버리자 이 빌어먹을 상황을....!

 

 

(7부 끝)

 

INTERVAL: "오빠 일어나! 일어나래도"

 

새벽 3시 자고 있는 나를 동생이 깨운다.

 

난 짜증 스럽게 동생을 보았다.

 

"왜에!"

 

"다음 편 빨리 써줘! 응...오빠...응?"

 

난 이불을 뒤집어 썼다.

 

"빨리 써줘.. 나 통신에 또 올릴 꺼란 말이야...응? 빨리..."

 

"야! 넌 잠도 없냐? 지금 새벽 3시야 3시...."

 

"으앙...빨리 써주라.. 나 궁금해 죽겠어."

 

[마지막 해커의 공포공식]에 의하면 제어할 수 없는 것에 인간

 

은 공포를 느낀다.

 

난 내 동생을 제어할 수 없다.

 

공포공식에 의해 내 동생은 나의 공포이다.

 

난 그 공포에 휘둘려 지금 노트북 앞에 앉아있다.

 

어쩌면 내 동생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

 

지금 이 이야기 보다 더 무서울 지도....

 

 

..........마지막 해커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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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918번

제 목:[공포/퍼옴] 마지막 해커 (08)

올린이:맑은눈물(이영석 ) 98/07/25 02:44 읽음:309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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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불가사의 [공포]마지막 해커8 번호:3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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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시 자 : gwoman (황정현)

게 시 일 : 98/06/26 13:18:50

수 정 일 :

크 기 : 4.6K

조회횟수 : 2951

 

[축하합니다. 당신은 세번째 관문을 통과하셨습니다.]

 

 

소름끼치는 천규의 눈을 배경화면으로 대화방이 열려있다.

 

환영의 인사가 끝나고 공지사항 인 듯한 말이 나타났다.

 

 

[알다싶이 열개의 질문만이 허용되며 저에 대한 일체의

 

질문은 무시되어진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요. 행운을 빌겠습니다.]

 

 

난 머리속으로 질문할 내용을 그린다. 시기와 조건등, 가능한 한 가장

 

명확한 질문이 되기 위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3년 전 김 이 슬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살해 된 것이지?]

 

[이 사이트는 천규님의 살해에 대한 사이트 입니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

 

은 이슬님의 살해에 대한 사이트로 가보셔야 합니다. 9개 남았습니다.]

 

 

'젠장...'

 

 

[천규의 살해범과 이슬이의 살해범은 동일 인물인가?]

 

[공교롭게도 그렇습니다. 8개 남았습니다.]

 

 

'공교롭게도라니?'

 

 

난 그의 정확하지 않은 답변이 이상했지만 물어보지는 않았다.

 

남아있는 질문의 갯수가 아까왔기 때문이다.

 

 

[넌 우리 해커 동호회 사람들을 알고 있는가?]

 

[이 사이트에 접속한 사람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7개 남았습니다.]

 

[우리 동호회 사람들 중 접속한 사람들은 누구지?]

 

[김 이 슬... 95년 9월에 접속하여 96년 5월에 마지막 접속,

 

한 현 준... 95년 5월에 접속하여 96년 4월에 마지막 접속,

 

정 천 규... 98년 5월에 접속하여 98년 6월에 마지막 접속,

 

최 지 애... 98년 1월에 접속하여 98년 5월에 마지막 접속,

 

신 기 현... 98년 6월에 접속 중... 6개 남았습니다.]

 

 

'최 지 애?'

 

 

난 내 눈을 의심했다. 지금 나온 이름은 모두 천규와 관련이 있는 이름이다.

 

지 애도 이 슬이도 나에게 아까 심하게 얻어맞은 현 준이라는 선배도 모두가

 

천규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다. 난 애써 연관성을 생각했다.

 

 

[이들 중 천규의 살해와 관련이 있는 사람이 있는가?]

 

[없습니다. 5개 남았습니다.]

 

 

'없다고? 없다니 무슨 소리야. 이들이 이 사이트를 접속 한 것은

 

단순히 우연이란 말인가?'

 

 

난 믿을 수가 없었다.

 

 

[천규는 어떻게 죽었지?]

 

[예리한 칼에 의해 모든 세포가 파괴되고 신경이 끊어져 죽었습니다.

 

4개 남았습니다.]

 

 

'칼에 의해서라고? 아니야 천규는 분명이 무언가 힘센 것에 의해 구겨진

 

것처럼 살해 당했어. 천규는 칼에 의한 상처는 하나도 없었다고...'

 

 

 

[넌 너무 황당한 소릴 하고 있어. 넌 누구냐? 빌어먹을 너 나를 가지고

 

노는 거지?]

 

[질문의 내용이 규칙에 위배됩니다. 2개 남았습니다.]

 

 

'이런... [넌 누구냐?] 와 [거지?] 가 모두 질문으로 간주 되었군. 제길...'

 

 

난 흥분으로 인해 아깝게 버린 두개의 질문에 대해서 후회를 하였다.

 

 

[천규와 이슬은 죽었다. 그런데 너와의 접속이 시기상으로 빠른 현준선배와

 

지애가 죽지 않은 이유는?]

 

[그들은 도박을 하지 않았습니다. 1개 남았습니다.]

 

[그럼 천규와 이슬은 너와 도박을 해서 죽었단 말인가?]

 

[저와의 도박은 그들의 사망원인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모든 질문이 종료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컴퓨터의 대화방이 종료되면서 통신접속이 저절로 해제 되었다.

 

난 담배를 꺼내 물었다.

 

난 전화기를 보았다. 그리고는 수화기를 들어 번호를 눌렀다.

 

 

"여보세요?"

 

 

지애의 목소리가 들린다. 난 잠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여보세요?"

 

"나야, 기현이!"

 

"기..기현아...괜찮으니?"

 

 

지애는 아까의 일이 걱정스러운지 그렇게 물었다. 난 대답하지 않았다.

 

난 잠시 생각을 하다가 결심을 하고는 물었다.

 

 

"지금 시간 좀 내. 물어볼 말이 있어."

 

"지..지금?"

 

"그래, 너의 집 앞으로 갈께. 1시간 뒤에 봐."

 

 

난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그리고 형의 방으로 들어갔다.

 

언제 들어왔는지 형은 침대에 누워 축구를 보고 있었다.

 

 

"형 차 좀 빌려줘."

 

"어디 가는데?"

 

"지애 만나러..."

 

"우하하? 그래? 좋아 빌려주지 맘대로 써도 좋아. 오늘 안들어 와도 좋아

 

우하하하하!"

 

 

형은 아무것도 모르고 나에게 차 키를 던져 준다. 웃으며 나의 등을 두드

 

리는 형에게 거짓 웃음을 보이고 밖으로 나왔다. 차에 올라서 시동을 걸고

 

출발 시킨다. 백미러로 보이는 우리집이 징그럽게 보인다.

 

꼭 천규의 뒤틀어진 턱의 모습을 한 것 처럼 말이다.

 

 

(8부 끝)

 

INTERVAL: 사람의 오감 중 가장 무서움을 느끼는 감각은 무엇일까?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바로...촉각이다.

 

이것은 나의 의견이 아니라 조사기관에서 정확한 실험에

 

의해 도출된 결과이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 장소에서 만져지는 갑작스런 촉각의

 

자극은 사람을 가장 공포에 떨게 만든다.

 

..........이런 이야기 여기서 해도 될까?

 

[몇일전, 밤에 물을 마시러 마루로 내려갔다. 깜깜한 어둠에서

 

거의 감각적으로 냉장고 까지 온 난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들고

 

시원한 마루바닥에 잠시 눕고 싶어 앉으려 했다.

 

물컹하고 뭔가 이상한 감촉의 것이 나의 엉덩이에 닿았다.

 

난 소리를 지르고 물컵을 던지고 난리도 아니었다.

 

자다 깬 동생이 나와 마루에 불을 켰다. 난 밑을 보았다.

 

동생의 커다란 곰돌이 인형이었다.

 

"바보 아냐?"

 

동생은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난 도대체 무엇에 그렇게 놀란 것일까...........]

 

 

........마지막 해커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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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919번

제 목:[공포/퍼옴] 마지막 해커 (09)

올린이:맑은눈물(이영석 ) 98/07/25 02:45 읽음:310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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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불가사의 [공포]마지막 해커9 번호:3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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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시 자 : gwoman (황정현)

게 시 일 : 98/06/26 14:41:13

수 정 일 :

크 기 : 4.8K

조회횟수 : 3036

 

지애의 집 앞에서 난 그녀가 나오길 기다리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조금씩 비밀이 풀리고 있다. 나와 방금 전까지 그 징그러운 대화방에서

 

대화를 하던 괴물의 정체에 대한 가능성을 가진 사람은 지애와 현준, 이

 

두 사람 밖에는 없다. 난 지애가 아니길 바라며 이곳으로 왔다.

 

이 끔찍한 일을 저지를 살인마가 지애가 아니길 바랬다. 그런 생각을 하

 

고 있을 때, 저쪽에서 지애가 나오는 것이 보였다. 약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는 나에게 다가온다. 난 담배를 땅에 버리고는 발로 비벼 껐다.

 

 

"기현아..."

 

"타."

 

 

난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지애는 잠시 나를 보더니 차에 탔다.

 

차를 출발시켜 지애의 집과 가까운 한강 고수부지로 몰고온 나는 주차장

 

에 차를 세우고 다시 담배를 꺼내 물었다.

 

 

"무슨 일이야? 왜 갑자기..."

 

"몰라? 니가 더 잘 알텐데..."

 

"무..무슨 소리니?"

 

"방금 전까지 나와 같이 통신 했었잖아. 그 징그러운 방에서..."

 

"통신이라니...기현아..."

 

"제기랄...진짜 모르냐고! MURDER라는 사이트...정말 모르겠어?"

 

 

내가 소리를 질러서 일까? 지애의 눈은 공포의 빛으로 가득했다.

 

그녀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날 바라보며 부들부들 몸을 떨기까지 했다.

 

 

"말해봐. 왜 그 따위 게임을 나랑 하는 건지.

 

그리고 도대체 천규는 왜 죽인거야!"

 

 

지애는 여전히 아무런 말도 못하고 계속 떨기만 했다. 난 진정하기 위해

 

담배를 깊이 들이마셨다. 분노보다는 슬픔이 밀려온다.

 

내가 사랑하는 지애...

 

그녀가 살인범이라면....

 

난 어떻게 해야 하나...난...

 

 

"너..어떻게 그 사이트를 알게 된 거니...?"

 

 

지애의 물음에 난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로 여전히 떨면서

 

말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알고 있는 거냐고...거기 들어갔었니?"

 

 

지애가 소리쳤다.

 

 

"너가 더 잘 알거 아니야. 천규도 니가 죽인거고..."

 

"천규가....천규가 거기에 들어간 거니?"

 

 

지애는 숨이 멎는 것 같은 표정으로 날 보며 물었다. 그녀의 행동은 거짓

 

같지 않았다. 난 조금씩 그녀가 아니라는 확증이 서기 시작했다.

 

 

"알고 있는게 뭐지? 말해봐. 지애야...말해보라고...천규가 죽었어.

 

그리고 그 이슬이란 여자도 죽었다고 했고...

 

도대체 그 사이트 뭐하는 곳이야? 너가 알고 있는게 뭐냐고? 말해봐!"

 

 

내가 다그치자 그녀는 귀를 막았다.

 

 

"몰라...난 몰라..."

 

 

그녀는 귀를 막고 소리를 질렀다. 난 억지로 그녀의 손을 귀에서 떼어내며

 

더욱 다그쳤다.

 

 

"말해! 말하라고...빌어먹은 그 새끼 때문에 천규가 죽었다고, 난 알아야

 

겠어. 누구야 도대체...누구야!"

 

 

지애는 온몸에 힘이 빠진듯 하다 내가 잡고 있는 그녀의 팔은 전혀 힘이

 

들어가 있지 못하고 겨우 나의 힘에 의해 들려 있는 것 같았다. 그녀의

 

팔을 놓자 마치 썩은 나무 뿌리가 쓰러지듯이 축 늘어진다. 그녀의 표정은

 

넋이 나간듯 했다. 난 지애를 더 이상 다그치는 것을 포기하고 차 의자에

 

목을 대고는 눈을 감았다.

 

 

"담배하나 줄래."

 

 

침묵이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지애가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난 약간 놀랐다.

 

그녀가 담배를 피우는 것을 한 번도 못보았기 때문이다.

 

난 지애에게 담배를 주고는 라이타에 불을 켰다.

 

지애는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불에 대고는 깊이 빨아들였다.

 

그녀는 한숨과 함께 연기를 뱉어내었다.

 

 

"처음...그 사이트를 안 것은 내가 여기 말고 다른 대학에 다닐 때 였어."

 

 

지애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난 그 학교에서도 해커 동호회에 있었지. 우리 동호회는 굉장히

 

적극적이었고 서로가 정말로 친했었어. 난 우리 동호회 사람들이 너무도 좋았어.

 

그 이상한 사이트만 아니었다면...

 

난 이 학교에 편입같은 거 생각지도 않았을 꺼야. "

 

 

지애는 무척이나 슬퍼보였다. 그녀는 눈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울고 있는지 조차 못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다시 한 번 깊이 담배를 들이켰다. 그녀는 생각에 잠긴 듯 했다.

 

다시는 생각하기도 싫었던, 아주 끔찍하고도 무서운 과거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는 듯 하다.

 

(9편 끝)

 

INTERVAL: 공포에 관한 보고서(마지막 해커의 공포공식)

 

난 개인적으로 공,불 방을 좋아한다. 그중 정말로 무서운 글들도

 

많이 눈에 띈다. 행운의 편지류 공포 이야기는 약간 짜증이 나지

 

만 나름대로의 강력한 공포전달의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가위'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로 공감이 많이 간다.

 

난 가위에 많이 눌렸었다.

 

가위에 자주 눌리는 사람들에게 한가지 제안을 해본다.

 

가위에 눌리면 숨막히는 공포에 고통스러워 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을 아는가?

 

공포감 역시 인간이 느끼는 다른 쾌감의 한 종류라는 것을?

 

그래서 우리들은 공포영화를 보거나 공포 글을 읽으면서 무섭다고

 

소리를 지르면서도 끝까지 보게 되는 것이다.

 

통신의 공포, 호러의 방이 이토록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것도

 

그와 같은 아이러니한 인간의 심정 때문이다.

 

가위에 눌렸을 때.... 그보다 더한 공포감을 어디서 찾을 수

 

있겠는가.....

 

즐겨라. 가위의 공포를....

 

그보다 무서운 공포영화나 공포소설을 찾아볼 수 없다.

 

가위는 최고의 공포물이다.

 

..........이런 이야기 써도 될까?

 

무서운 영화를 보면서 무서워하고 비명을 지르는 여자들이.....

 

난 더 무섭다........(식은땀)

 

..........마지막 해커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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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PTURE가 완료되었습니다.[ENTER]

 

 

『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920번

제 목:[공포/퍼옴] 마지막 해커 (10)

올린이:맑은눈물(이영석 ) 98/07/25 02:45 읽음:367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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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불가사의 [공포]마지막 해커10 번호: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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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시 자 : gwoman (황정현)

게 시 일 : 98/06/26 23:03:18

수 정 일 : 98/06/26 23:12:43

크 기 : 6.7K

조회횟수 : 3078

 

"3년 전...그래, 벌써 그렇게 되었구나..."

 

 

지애의 손에 있는 담배가 거의 다 타들어 가고 있다. 그녀는 한 숨을 쉬며

 

말을 시작한다.

 

 

******* *******

 

 

"지애 언니, 지애 언니!"

 

 

지애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뛰어오는 같은 [HACKING MANIAC] 써클의 동생,

 

유리를 보며 환하게 웃어주었다.

 

크지 않은 키에 무척이나 앳된 얼굴을 하고 있어서 써클 사람들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고 있는 그녀는 유난히도 지애를 잘 따른다.

 

지애도 유리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있다. 그녀는 뭐가 그리 급한 것인지 지애의

 

앞까지 다급하게 뛰어와서는 앞에서 숨을 할딱거렸다.

 

 

"왜그래? 누가 쫓아오기라도 해?"

 

 

그녀는 고개를 들고 일어서서는 다짜고짜 지애의 손을 잡고 서클실로 데려가려

 

했다.

 

 

"왜...왜그래...?"

 

"보여 줄께 있어. 언니...정말이지 나 너무 흥분돼."

 

 

지애는 유리가 자꾸 재촉을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따라가게 되었다.

 

둘은 서클실로 들어왔다. 서클실은 사람들이 없어서였을까? 약간 썰렁했다.

 

유리는 전혀 그런 것을 느끼지 못하는 지 컴퓨터를 켜고 얼른 윈도우의 화면이

 

나타나기를 재촉했다. 잠시 뒤에 윈도우가 나타나고 유리는 주머니에서 꺼낸

 

디스켓을 집어넣고 디스켓에 있는 텍스트 문서를 눌렀다.

 

어떤 사이트의 주소와 같은 글이 나타났고, 유리는 얼른 통신을 연결하여

 

마우스로 씌여있는 주소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구석구석으로 들어가던

 

유리는 어떤 한 사이트가 나타나자 두손을 번쩍 들고 만세를 외쳤다.

 

 

"이것 좀 봐요. 언니...근사하지요. 후훗"

 

"뭐가 근사하다는 거야?"

 

 

통신에 흔히 있는 평범한 대화방들이 지애의 눈 앞에 보인다. 지애는 유리가

 

무엇때문에 그렇게 신나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지애는 여러 대화방 중 한곳

 

을 클릭했다. 그녀가 클릭한 방은 이상하게도 아이디와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해커의 방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환영의 메세지와 함께 공지사항 같은 글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곳은 진정한 해커들만이 들어올 수 있는 방입니다. 아이디와 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요.]

 

 

그 글이 잠시동안 보인 후 아이디와 번호를 입력하는 창이 나타났다.

 

 

"아이디랑 번호라니?"

 

"응....아이디랑 번호가 없으면 못들어가....그래서 어제 밤새 걸려서 아이디랑

 

번호를 알아냈지롱....하하하"

 

 

유리는 뭐가 그렇게 신나는지 함박 웃음을 보인다.

 

그녀는 빠르게 아이디 와 번호를 적어 넣는다.

 

 

[MURDER] [6666]

 

 

'살인자?.....기분 나쁜 방이네!'

 

 

지애는 유리가 쓴 아이디명과 번호를 보고는 기분이 찝찝해 졌다.

 

잠시 후 창이 사라지더니....시뻘건 배경화면이 나온다.

 

지애는 그 이상한 그림에 소름이 끼쳤지만 유리는 아직도 신나는 얼굴로 눈을

 

반짝거리고 있었다.

 

 

[축하합니다. 첫번째 관문을 통과하셨습니다.]

 

[규칙은 알다싶이 10개의 질문을 하실 수 있고, 저에 대한 질문은 일체 무시

 

되고 있음을 유념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유리는 능숙하게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전 언제 죽나요?]

 

[생년 월일을 입력하여 주십시요.]

 

[76년 3월 7일]

 

[...........PLEASE WAIT.......]

 

 

유리는 지애를 보며 생긋 웃었다.

 

잠시 후 글이 뜬다.

 

[2020년 6월에 죽게 됩니다.]

 

[어떻게 죽지요?]

 

[지나가던 차에 치어서 죽게 됩니다....정보를 더 원하십니까?]

 

[네.]

 

[차 번호 6667, 운전자 김성찬....]

 

 

그럴듯한 말들이 나오고 있다. 지애는 피식 웃었다.

 

 

'가만히 보니 해커같은데... 통신아이디를 해킹해서 자신이 누군지 알아보지

 

못하게 하고 이런 쓸데없는 장난을 하고 있군.'

 

 

지애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꽤 재미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유리는 계속해서

 

질문을 하였고, 질문이나 답변은 똑같이 기분 나쁜 내용들이었다.

 

지애도 어느샌가 그 대화에 빠져 열심히 나오는 글들을 읽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지애는 자신의 목에 차가운 무언가가 닿는 것을 느꼈고, 너무 놀라 비

 

명을 지르며 뒤를 돌아보았다. 유리도 갑작스런 지애의 비명에 덩달아 소리를

 

지르며 뒤를 보았다.

 

전 시솝이었던 장호현이었다.

 

 

"뭐야...! 놀랐잖아."

 

 

히벌죽 웃고 있는 호현에게 지애가 소리를 지르며 마구 꼬집었고, 호현은 몸을

 

움츠리며 소리내어 웃었다.

 

 

"꽤 재밌는 사람 같은데?"

 

 

호현은 그렇게 말하면서 컴퓨터의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았다.

 

 

"그렇지 오빠! 이 사람 해커 같은데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

 

 

호현은 팔짱을 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갑자기 씨익 웃고는 지애를

 

보았다. 지애는 호현의 능글맞은 미소를 바라보다가 그와 비슷한 포즈를 잡고

 

역시 비슷하게 웃어보인다. 유리는 멀뚱거리며 둘을 보았다. 그러다가 뭔가를

 

알았다는 듯이 환하게 웃는다.

 

 

"모두 같은 생각이겠지?"

 

 

호현의 말에 지애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리는 더욱 신이 나서 손뼉을 쳤다.

 

지애는 눈을 반짝이며 모니터를 보고 말했다.

 

 

"기다려라....우리가 간다. 너가 누군지 밝혀주지....후훗"

 

 

셋은 함께 소리내어 웃었다.

 

 

(10부 끝)

 

INTERVAL: 동생이 밖으로 나가서 오늘 쓴 글을 내가 직접 통신에 올리려 공/불

 

방에 들어왔다. (남은 잠도 못자게 해놓고 놀러 나가?

 

이건 명백한 배신이다.)

 

뜻밖에 마지막 해커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호응으로 난 잠시 어리둥

 

절했고, 그들이 써 놓은 글들을 읽어보았다.

 

어떤 글은 한 50편 쯤으로 글을 계속해서 썼으면 하는 바램도 보였고

 

(새벽 3시에 잠을 깨우며 나보고 글을 쓰라고 했던 내 동생보다 더 무

 

서운 분 같다. 다음엔 그 분에 대한 글을 써야겠다. 엄청 무서울 것

 

이다....사실 하루에 10편을 쓰다싶이 하고 있는 지금 난 너무

 

힘들다....너무 가혹한 말씀입니다....흑...50편이라니....)

 

또 어떤 글은 나에 대해 묻는 글들이었다.

 

(편의상 이하 존칭은 생략함을 용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이번 간 글은 질문해 주신 분들에 대한 답변을 간단하게 나마

 

하려한다.

 

1.이 아이디는 나의 무시무시한 동생의 아이디이다.

 

2.이글은 25일 밤에 대충적인 줄거리 구성을 했고,

 

26일부터 동생의 권유(?)로 글을 통신의 호러방에 올리기 시작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거의 강제적으로...난 동생이 젤로 무섭다.)

 

3.읽는 이들의 지루함을 줄이기 위해 글의 내용을 생각했던 것보다

 

간략하게 썼으며, 그로 인해 분위기의 조성을 위한 글이 줄어들어

 

약간은 호러적인 분위기를 떨어뜨리게 되는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

 

4.이글은 순수하게 나의 생각에 의해 표현된 글이며, 절대 다른 사람

 

의 글을 모방하거나 도입한 것이 아니다.

 

5.나의 이름에 대해 묻는 메일이 있는데....편의상 마지막 해커라고

 

생각하시는게 왠지 글의 분위기와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황씨 아저씨라든가, 황가는...나의 서글픈 별명임.)

 

6.이글의 마지막에 나오는 INTERVAL은 잘 읽어두는 것이 좋을 것

 

이다. 이유인 즉, 읽는 이에게 이 글의 결론에서 나오게 될 반전

 

에 대한 약간의 힌트를 군데군데 써넣고 있기 때문....

 

글이 끝나기 전까지 정확한 결론을 알아내시는 분께는 ...헉!

 

갑자기 이런 망발을..

 

7.끝으로 관심을 가져주시는 모든 분들께 이자릴 빌어

 

감사를 표시한다.

 

8.진짜 끝으로... 너무 빨리 올리느라 맞춤법을 검사하지 못한 점을

 

정말로 죄송하게 생각한다.

 

..........마지막 해커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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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PTURE가 완료되었습니다.[ENTER]

 

 

『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963번

제 목:[공포/퍼옴] 마지막 해커 (11)

올린이:맑은눈물(이영석 ) 98/07/26 01:41 읽음:251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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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불가사의 [공포]마지막 해커11 번호: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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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시 자 : gwoman (황정현)

게 시 일 : 98/06/27 01:25:12

수 정 일 : 98/06/27 12:29:05

크 기 : 6.7K

조회횟수 : 3154

 

[HACRKING MANIAC]

 

서클룸은 활기를 띄고 있다. 유리가 가져온 이상한 사이트에 대한 도전으로

 

모두들 즐거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계속해서 그의 정체를 알기위해서

 

노력했고, 하나, 하나 풀려가는 희열에 모두들 즐거워 했다.

 

 

"오 케이...넌 잡혔다. 기다려라 기다려...."

 

 

지애는 그의 사이트에 연결된 해킹프로그램을 돌리기 시작했다. 유리는 계속

 

해서 그 사이트의 방주인과 시간을 끌었다. 지애가 만든 소스파일은 잘 돌아

 

가기 시작했고, 잠시 후 유리의 열개의 질문이 끊남과 동시에 지애의 프로그

 

램도 멈추었다. 대화방이 사라지고 유리는 얼른 통신을 껐다. 지애와 호현,

 

유리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그들은 실행화일에 의해

 

만들어진 텍스트 파일을 바라보았다. 텍스트 파일을 누르자, 하얀 백지바탕

 

에 글이 나타난다.

 

 

[NAME : 한 현 준, PHONNUMBER: 729:xxxx, 통신 아이디: ZX 709]

 

 

"끼얏호!"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모두 난리도 아니었다. 단지 지애만 팔짱을 끼고 비웃듯이

 

모니터를 바라본다.

 

 

'넌 졌어. 이제 혼 좀 내주지...후후후'

 

 

환호하던 호현, 잠시 이상한 듯이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지애에게 물었다.

 

 

"이상한게 하나 있는데...."

 

 

호현이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지애는 그를 보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저 정도 실력이면 자신의 아이디가 아니라도 남의 것을

 

해킹해서 할 수 있었을 텐데...왜 자신의 아이디로 직접 접속을 한 것일까?

 

자기자신을 그렇게도 믿은 것일까?"

 

 

지애는 궁금해 하는 호현을 보며 말했다.

 

 

"오빠랑 똑같은 이유에서 였겠지."

 

"나랑 똑같은 이유에서라고?"

 

 

호현은 멀뚱멀뚱 지애를 보았다. 지애는 긴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말한다.

 

 

"오빠는 무언가를 해킹할 때, 왜 흔적을 남기지?"

 

"흔적.....?"

 

 

호현은 가만히 생각하다가 자신의 오른 손을 찰싹 내려치며 외쳤다.

 

 

"그렇구나....자신이 누군지를 알아주길 바라는 거야.....!"

 

 

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이유야. 현준이라는 사람...실력이 어느정도는 되지만 그렇게 완벽하다고

 

할 순 없어. 아직은 초보티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거지. 그런 사람이 이런 사이트

 

를 어쩌다가 만들었을 때, 얼마나 기쁘겠어?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었을꺼야.

 

이 사이트를 만들었을 때 그는 많은 해커들이 들어올 것이라는 것을 예상했을 테

 

고 그렇게 되면 자신의 사이트를 해킹하는 해커들이 나타날 테고, 또 역시 이 사

 

이트를 해킹한 사람이 현준이라는 사람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초보적인

 

해커라면....."

 

"자신이 해킹한 이 사이트에 대해 자랑을 할 것이고...."

 

 

호현이 맞장구를 쳤다. 유리도 일어서며 말한다.

 

 

"자연스럽게 이 사이트가 홍보되는 것이겠지...."

 

 

지애는 생긋 웃으면서 호현과 유리를 보았다. 그리곤 운을 띄웠다.

 

 

"이것을 처음으로 해킹한 우린?"

 

 

호현과 유리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홍보를 하는 바보가 되는 대신 역으로 놀려준다."

 

"하하하하하!"

 

 

모두 신나게 웃었다. 그들은 밤참을 준비하고는 잠시 후의 즐거움을 위해 배를 채

 

웠다. 12시가 넘었다. 12시가 넘었으므로 사실 상 다음날이다. 유리는 컴퓨터의

 

접속을 하였다. 그리고 현준이 만든 사이트로 들어갔다. 그 동안 지애는 다른 컴

 

퓨터로 통신에 접속을 하여 현준의 아이디를 검사하기 시작했다.

 

이용자 조회에 학교와 간단한 소개가 나타났다. 유리가 신호를 보냈다.

 

지애는 자신의 아이디가 나타나지 않도록 하고는 대화방에 들어갈 준비를 하였다.

 

그녀는 가상의 유령을 준비한 것이다. 누가 말하는 지 모르게, 아무런 표시없이

 

지애가 친 글만이 뜨도록 준비를 했다.

 

유리는 여전히 처음의 질문을 한다.

 

 

[전 언제 죽나요?]

 

[생년 월일을 입력하여 주십시요.]

 

 

유리는 생년월일을 입력했다. 그와 동시에 지애가 미리쳐 놓은 글을 대화방으로

 

보낸다.

 

 

[당신은 1999년 3월에 죽게 됩니다.]

 

 

갑자기 뜨게 된 지애의 글에 상대방은 놀란 듯 하다. 그의 글이 뜨지 않는다.

 

지애는 계속해서 글을 쳐 나갔다.

 

 

[이방에는 있는 다른 사람은 그해 9월에 죽게 되고요.]

 

[다른 사람이라니요?]

 

 

유리가 시치미를 떼고 묻는다. 지애는 일사천리로 글을 쳐 나가기 시작했다.

 

 

[바로 저기 있는 사람이요...지금 당신과 나를 지켜보고 있는 저 사람....내 눈엔

 

보이는데... 그 쪽은 안보이시나 보지요? 한 현준씨, 그 쪽은 내가 보이지 않으

 

십니까? 내 눈을 보십시요....내 눈을.....]

 

 

지애는 미리 준비해 놓은 고양이의 눈 사진을 확대한 것을 현준의 아이디로 보낸

다.

 

아무 대답이 없다. 갑자기 대화방이 사라진다. 유리와 지애, 호현은 깔깔거리고

 

웃었다.

 

 

"아하하하...등에 식은 땀 좀 흘렸을 께다. 우하하하"

 

 

모두 배를 잡고 웃었다. 셋은 그렇게 웃어대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유 고소해. 놀라서 기절했으면 어쩌지....?"

 

"야야...그만하고 가자...너무 늦었다."

 

 

지애는 웃음을 멈추고는 가방을 들었다. 그리고는 컴퓨터를 끄기 위해 부팅 버튼

 

에 손을 가져갔다. 지애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유리는 이미 컴퓨터를 끄고는

 

갈 준비를 하다가 무언가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지애에게 물었다.

 

 

"언니, 왜그래?"

 

 

지애는 대꾸가 없다. 유리와 호현은 지애가 보고 있는 컴퓨터의 모니터를 보았다.

 

모니터에는 아까 없었던 이상한 대화방이 보였다. 마찬가지로 아무런 표시도 없다.

 

 

"어? 또 만들었네?"

 

 

유리가 비웃는 듯 다시 말했다.

 

 

"다른 컴퓨터 켜봐."

 

 

지애의 목소리가 차갑다. 유리와 호현은 지애를 보았다.

 

 

"왜그래? 지애야, 아까 그 놈이잖아. 뭘 또 상대하려고 해?"

 

"아니야... 그사람이 아니야."

 

 

지애는 회원정보란을 가르켰다.

 

 

[한 현 준(미접속)]

 

 

분명 그렇게 씌여있다. 호현과 유리는 서로 멀뚱멀뚱 바라보았다.

 

지애가 혼자말을 하듯이 말한다.

 

 

"이럴줄 알았어...."

 

"뭐...뭐가..."

 

 

지애는 유리와 호현을 보면서 소리쳤다.

 

 

"빨리 컴퓨터 켜! 이게 오리지널이야!!!"

 

 

지애의 소리침에 모두 당황해서 컴퓨터를 켜기 시작한다. 지애는 생각했다.

 

 

'어쩐지 아까 그 사람 무언가를 모방하는 것 같았어. 그는 이것을 보고 똑같이 모

 

방했던거야.....이게 진짜야....!'

 

 

현재 시간 0시 30분.....

 

지애는 이를 악물었다. 이상하게도 아까와 달리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아무런 개인정보도 보이지 않는 저 대화방...

 

그것에 지애는 알 수 없는 공포를 느꼈다.

 

 

(11부 끝)

 

INTERVAL: 공포에 관한 보고서(마지막 해커의 공포공식)

 

우리가 공포를 느끼는 것 중, 또 다른 한가지....자해.....

 

공/불 방의 팬인 난 자해에 관한 하나의 글을 보게 된 적이 있다.

 

그 글을 읽은 사람들의 여러 의견도 읽어보았다.

 

찬, 반 많은 글이 있었다. 난 그것에 대한 비평을 하고자 이 말을 꺼낸

 

것이 아니다.

 

자해를 하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는 속이 울렁거릴 정도의 공포와

 

메스꺼움을 느낀다. 과연...자해를 하는 당사자들은 자해중에 공포를

 

느낄 것인가?

 

아니다. 그들은 자해를 즐기고 있다. 단지 보는 사람만이 공포심을 느끼

 

는 것이다.

 

[마지막 해커 공식]에 의해 생각해 보면, 자해를 하는 사람을

 

보는 사람들은 그들을 제어할 수 없다. 고로 공포를 느끼는 것이고

 

자해를 하는 당사자는 자신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에 공포를 느끼지 않고 오히려 즐기는 것이다.

 

우리는 자해를 하는 사람들을 보고 미쳤다고 하지만, 그들은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을 완벽히 제어하고 있다. 소름끼칠 정도로 말이다.

 

그런 면에서 누군가가 쓴 자해에 대한 아래의 글은 자해를 하는 사람의

 

심정을 완벽하게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해커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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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964번

제 목:[공포/퍼옴] 마지막 해커 (12)

올린이:맑은눈물(이영석 ) 98/07/26 01:42 읽음:209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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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불가사의 [공포]마지막 해커12 번호: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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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시 자 : gwoman (황정현)

게 시 일 : 98/06/27 14:18:43

수 정 일 : 98/06/27 14:42:37

크 기 : 9.2K

조회횟수 : 3029

 

지애는 자신의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호현과 유리도 긴장으로 마

 

른 침을 삼켰다. 이상하게도 아까와 같이 장난하는 기분이 아니다.

 

지애는 해킹 프로그램을 돌릴 준비를 했고, 유리는 컴퓨터 앞 에 앉아 질문을

 

준비했다. 이번엔 호현 역시 컴퓨터 앞에 앉아 담배를 꺼내 물고는 긴장한

 

채로 컴퓨터 화면에 나타나는 글들을 주시하고 있다.

 

셋은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유리는 제목이 없는 그 방위에 마우

 

스를 갖다대고 클릭을 하였다. 대화방의 창이 열리는 대신 아이디와 번호를

 

묻는 말이 나타났다.

 

 

[MURDER][6666]

 

 

유리는 자신이 써넣은 아이디와 번호가 맞을까 걱정을 하였다. 잠시 후

 

나타나는 글에 모두 안도의 한 숨을 쉬었다.

 

 

[환영합니다. 당신은 첫번째 관문을 통과하셨습니다.]

 

 

글이 사라지고 끔찍한 배경화면이 나타났다.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그런 그림이다. 보고만 있어도 소름이 끼친다.

 

 

[당신은 10개의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에 대한 일체의 질문은

 

허락되지 않음을 유념하여 주십시요.]

 

 

언뜻 보기에 아까와 같은 대화방처럼 보였지만, 이상하게도 모니터를 보고

 

있는 호현과 유리, 지애는 심하게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할 수가 없었다.

 

유리는 습관처럼 같은 질문을 했다.

 

 

[전 언제 죽나요?]

 

[주민등록 번호를 입력하여 주십시요.]

 

 

유리는 주민등록 번호를 눌렀다. 지애의 프로그램이 돌아간다.

 

 

[성명: 신 유 리]

 

 

유리는 모니터에 나타난 자신의 이름을 보며 더욱 기분이 나빠졌다.

 

 

[당신의 정확한 죽음의 시간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기다려 주십시요.]

 

 

지애는 침을 꿀꺽 삼켰다.

 

 

'아까와 똑같은 장난일 뿐인데...뭐지? 이 분위기는....도대체 뭐지?'

 

 

시간이 꽤 오래 걸리는 것 같다. 지애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록 좋았다.

 

시간을 오래 끌수록 자신의 프로그램이 이 해커의 정체를 밝히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잠시 후 화면에 글이 나왔다.

 

 

[신유리님의 질문에 대한 정보가 나왔습니다. 유리님은 이제 질문에 대한

 

대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추후에 일어날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질 준비

 

가 되어 있으십니까?]

 

[예]

 

[유리님의 죽음에 대한 예정 시간은.........

 

오늘입니다....9개 남았습니다.]

 

 

아무도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유리는 온 몸에 소름이 끼치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유리가 지애를 보았다.

 

 

"어...언니!"

 

 

그녀는 겁먹은 눈으로 지애를 보았다. 지애는 피식 웃어 보였다.

 

 

"이 사람은 장난이 좀 심한걸.......빨리...잡아서 우리 혼내주자."

 

 

지애는 그렇게 말하며 유리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지애의 등줄기에 느껴지는

 

서늘함은 자신도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그래...지금은 마음껏 즐겨라....내가 꼭 니가 누군지 밝혀내지.'

 

 

지애는 입술을 깨물었다. 유리는 겁을 먹었는지 더 이상 질문을 쓰지 못하고

 

있다. 호현은 유리에게로 와서 자신이 키보드를 치기 시작했다.

 

 

[왜 죽는 거지요?.]

 

[심장 마비 입니다......8개 남았습니다.]

 

[심장마비라니요?]

 

[갑작스럽게 심장의 기능이 정지되는 것을 말합니다......7개 남았습니다.]

 

 

'아차차...'

 

 

자기도 모르게 쓸데없는 질문을 적은 호현은 후회를 하면서 다음 질문을 적었다.

 

 

[죽는 시간까지 정확히 알 수 있나요?]

 

[오늘 밤 03시 30분........6개 남았습니다.]

 

 

[만약 죽지 않는 다면요?]

 

[만약 그 시간까지 죽지 않았다면, 이 사이트로 03시 35분까지 접속을

 

다시 하십시요........5개 남았습니다.]

 

 

[당신은 누구지요?]

 

[규칙에 위배됩니다. 이 사이트를 종료하겠습니다.]

 

 

갑자기 사이트가 사라져 버렸다. 동시에 지애의 프로그램도 종료된다.

 

 

"빌어먹을...."

 

 

호현이 소리쳤다. 그는 지애를 보면서 물었다.

 

 

"잡았어?"

 

 

지애는 컴퓨터를 보고 있다. 호현은 일어서서 지애의 옆으로 왔다.

 

지애의 컴퓨터 모니터에 나타난 텍스트 파일... 지애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텍스트의 화일을 열었다.

 

 

[ID: MURDER, PHONENUMBER:8796735472809840293846283048203947............]

 

 

마구잡이식 숫자가 수도 없이 그려진다. 컴퓨터에서 애러 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지애는 갑작스런 상황에 놀라서 컴퓨터를 끄려하였다.

 

순간, 컴퓨터가 갑자기 꺼져 버렸다.

 

 

"아아...."

 

 

지애는 멍하게 꺼져 버린 컴퓨터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컴퓨터를 다시 켰다. 부팅이 되지 않는다. 부팅 디스켓을 넣고 다시 부팅을

 

시켰다. 마찬가지였다.

 

 

"이런...컴퓨터가...."

 

 

지애는 머리를 감싸쥐고는 한숨을 쉬었다.

 

 

"당했어. 제기랄....당했다고...."

 

 

지애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이 컴퓨터의 하드에는 그 동안 뽑아놓은 수많은

 

정보가 들어있었다. 돈으로 가치를 따질 수도 없는 방대한 양의 자료였다.

 

그 모든 것을 이렇게 허무하게 날려 버린 것이다. 지애는 잠시 그렇게 앉아

 

있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가자...쓸데없는 짓을 했어."

 

 

지애는 그렇게 말하고는 유리와 호현을 보았다. 호현은 자기 앞의 컴퓨터를

 

끄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떻하지? 하드를 날려 버렸으니...."

 

"내일부터 한 번 복구하도록 해봐야지 뭐...."

 

 

지애가 그렇게 말하고는 아직도 컴퓨터의 의자에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는

 

유리를 보며 말했다.

 

 

"뭐해 빨리 가자 유리야."

 

"유리야..."

 

 

호현도 유리를 불렀지만, 유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지애와 호현이 그녀에게로

 

갔다. 그녀는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눈은 잔뜩 겁을 먹고 있는 것 같았다.

 

 

"유리야! 정신차려..."

 

 

지애가 소리치자, 유리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공포에 잔뜩 겁을 먹은 눈으로

 

지애와 호현을 보았다.

 

 

"언니...나 무서워....."

 

"뭘 그런 거 가지고 그래? 그냥 해커일 뿐이야. 장난인 거 잘 알잖아."

 

 

지애는 신경질적으로 꼼짝 않고 앉아 있는 유리를 일으켰다. 그리고는 강제로

 

끌다 싶이 그녀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셋은 칠흑같이 어두운 학교를 빠져나갔다. 유리는 여전히 공포에 떨고 있었고,

 

그런 그녀가 걱정스러운지 지애는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다.

 

 

"무서워하지마. 그냥 장난일 뿐이야. 얼른 집에 가서 푹 쉬고 나면 기분이 낳아

 

질 꺼야. 알겠지?"

 

 

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여전히 무서워하는 것 같았다.

 

지애와 호현은 그녀를 택시에 태워 보내고는 한 숨을 쉬었다.

 

 

"어떡하지? 하드 복구 못하면?"

 

"해봐야지... 최선을 다해서... 우리... 시솝 최 지 애의 실력을 좀 볼까?"

 

"쳇... 어려운 건 다 나한테 맡겨!....두고 봐. 어떻게 해서든 그 놈을 알아

 

내서 꼭 복수하고 말 테니까."

 

 

지애는 그렇게 말하고는 주먹을 쥐었다. 호현은 유리가 가버린 곳을 바라보며

 

약간 걱정스러운 듯 말한다.

 

 

"아무래도 유리가 걱정인걸...."

 

 

지애도 많이 놀란 그녀가 약간 걱정이 되었다.

 

아침에 지애는 좀 일찍 학교로 왔다. 날려 버린 하드를 어떻게 해서든지 복구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무도 없는, 그리고 왠지 음산한 기운이 도는 것

 

같은 서클룸을 둘러보며 어제, 그러니까 오늘 새벽의 일을 생각했다.

 

자존심이 상했다. 지애는 자신의 실력에 대해 어느 정도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

 

었기 때문에 새벽에 당한 일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망가져 버린

 

컴퓨터를 고치기 위해 부팅 디스켓을 넣고 스위치를 눌렀다. 역시 컴퓨터는 켜

 

지지 않았다.

 

그녀는 컴퓨터를 뜯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안을 조사했다.

 

 

"제길....CPU가 완전히 갔군..."

 

 

약간 그을린 것 같은 자국이 있는 CPU를 보며 그녀는 한 숨을 쉬었다.

 

그러다가 혹시나 하며 하드를 뽑아 내었다.

 

 

'그래...CPU만 망가진 건지도 몰라....어쩌면 하드는 괜찮을 수도 있을 꺼야.'

 

 

그녀는 다른 컴퓨터에 하드를 끼우고 컴퓨터를 부팅 시켰다.

 

 

'좋아, 좋아....드라이브...드라이브...살아있어라....'

 

 

그녀는 중얼거리며 윈도우에 새로 생긴 드라이브를 클릭 하였다.

 

 

"오호!....양심은 있는 놈이네...."

 

 

하드는 말짱했다. 단지 컴퓨터의 CPU가 망가졌던 것뿐이었다. 하드 안에 있었던

 

모든 자료는 이상이 없었다.

 

지애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다가 못 보던 텍스트 파일을 발견하고는 마우스를

 

그것으로 가져갔다.

 

 

파일명: SIN YOU LEE

 

 

'신 유 리?'

 

 

그녀는 문서를 열려고 하다가 어제의 일을 생각하고는 마우스를 누르려던 손을

 

멈추었다.

 

 

'또 어제처럼 엉망이 되는 거 아니야?'

 

 

그녀는 갈등을 하였다.

 

 

'어떡하지...어떡하지...그가 보낸 메세지 같은데....어떡하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서클룸 문이 큰 소리를 내며 열렸다. 지애는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다.

 

호현이었다. 지애는 신경질을 내며 소리쳤다.

 

 

"놀랐잖아!"

 

"지애야....!!!"

 

 

호현은 무언가에 잔뜩 겁을 먹은 표정으로 지애를 보았다. 그의 음성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왜...왜 그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호현은 침을 삼키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주...죽었어...."

 

"죽다니...무슨 소리야."

 

"유리가 죽었다고....!"

 

 

호현은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소리를 지르는 것 같았다. 지애는 멍하게 호현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컴퓨터의 모니터로 시선을 향했다.

 

 

[SIN YOU LEE]

 

 

새로 생긴 텍스트 문서, 그가 신 유 리 라는 제목으로 보낸 메세지.....

 

유리가 죽었다. 유리가.... 그 해커의 말대로....

 

 

(12편 끝)

 

 

INTERVAL: 토요일이라 친구들에게 전화가 온다. 오랜만에 술을 마시자는 거다.

 

난 약속을 정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때 동생이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오빠, 12편...다됐어?"

 

"나가야해. 약속 있어."

 

"빨리 올려달라고 난리들인데..."

 

"몰라. 난 놀러갈 꺼야."

 

"오빠아...쓰고 가라."

 

"절루가, 귀찮아."

 

"쓰고 가.....아....!"

 

불가항력...난 내 동생이 무섭다. 동생에게 빚진 돈이 아직 8만원,

 

갚기 전엔 동생 말을 거역할 수 없다.

 

[마지만 해커의 공포공식]에 의하면 저항할 수 없는 것에 인간은

 

공포를 느낀다. 난 내 동생에게 공포를 느낀다.

 

하는 수 없이 노트북을 켠다.

 

동생이 생긋 웃었다.

 

글을 쓰고 있을 때, 동생이 들어왔다. 이쁘게 차려 입고 화장까지

 

하고.....

 

"다 쓰면 오늘은 오빠가 직접 올려... 나 나갔다. 올께!!"

 

"너...너 어디가...!"

 

"친구들 만나러...."

 

동생은 내 방문을 꽝 닫고 나가버린다. 동생이 가버린 문을 보았다.

 

날 가둬 버린 것 같은 느낌....

 

날 가두고 지는 놀러갔다.

 

난 동생이 밉다.....

 

 

..........마지막 해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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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965번

제 목:[공포/퍼옴] 마지막 해커 (13)

올린이:맑은눈물(이영석 ) 98/07/26 01:42 읽음:255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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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불가사의 [공포]마지막 해커13 번호:3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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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시 자 : gwoman (황정현)

게 시 일 : 98/06/27 16:46:38

수 정 일 : 98/06/27 16:52:13

크 기 : 4.4K

조회횟수 : 3118

 

호현과 지애는 멍하니 서클 실에 앉아 아무런 생각이 없는 듯이 보였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다. 호현이 의자에 죽은 듯이 앉아 있는

 

지애를 보았다. 지애는 이마에 손을 짚은 채로 움직이지 않는다.

 

지애를 유난히도 따르던 유리...이젠 그 맑고 순수한 미소를 볼 수가 없다.

 

지애는 너무도 슬펐다. 하지만 슬픔의 감정은 지금 그녀가 느끼는 공포의

 

감정으로 잊혀져 버린다.

 

호현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지애가 앉아

 

있는 컴퓨터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지애가 호현을 보았다. 그의 표정

 

은 일그러져 있다. 호현은 마우스를 잡고 해커가 보낸 듯한 SIN YOU LEE라는

 

문서파일에 마우스 커서를 올려놓았다.

 

 

"뭐하는 거야? 새벽에 일어났던 일 생각 안나? 컴퓨터를 다 망가뜨릴 셈이야?"

 

 

지애가 호현의 손을 마우스에서 떼게 하려 했을 때, 호현은 그녀를 밀치다 싶

 

이 뿌리쳤다.

 

 

"오빠! 하지마. 냉정해지라고....하지 말라니까!"

 

 

호현이 지애를 보며 소리쳤다.

 

 

"어떻게 냉정해지라는 거야! 이 빌어먹을 자식이 유리를 죽였어. 그런데

 

어떻게 냉정해 지라는 거지?"

 

 

지애가 호현에게 달려들어 마우스를 빼앗았다.

 

 

"이런다고 뭐가 해결돼. 뭐가 해결 되냐고!"

 

"이리 가지고 와!"

 

 

호현은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지애를 보았다.

 

 

"왜 그렇게 흥분하는 거야. 정신차려!"

 

 

호현은 시선을 컴퓨터로 돌리고는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았다. 지애는 호현

 

에게 달려들어 그를 붙잡았다. 여자의 힘으로 당해낼 수가 없다. 더군다나

 

그는 무척 흥분하고 있었다. 호현은 지애를 밀쳐 내었고, 그로 인해 지해는

 

의자에 부딪히고 말았다. 그녀의 이마에서 피가 흘러 내렸다.

 

호현은 문서 화일에 마우스를 갔다 대고 키보드에 있는 엔터를 눌렀다.

 

파일이 열린다.

 

 

[신 유 리....사망확인. 사망시간 03시 30분....

 

당신도 자신의 죽음의 시간을 알고 싶으십니까?

 

들어오십시오. 다음 사이트는 오늘 밤 22시 30분에 나타날 것입니다.]

 

 

지애는 의자에서 일어나 호현의 어깨 너머로 모니터에 나타난 글을 읽었다.

 

다행이 컴퓨터에는 이상이 없는 것 같았다.

 

갑자기 호현이 키보드를 들어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이런 제기랄 빌어먹을... 으아!"

 

 

그는 키보드를 마구 짓밟았다. 호현의 발에 키보드가 부셔져 나간다.

 

 

"정신차려!"

 

 

지애가 소리 지르며 호현의 따귀를 때렸다. 호현은 지애를 보았다.

 

그녀는 흥분으로 숨을 몰아쉬며 호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호현은 그녀의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보자, 정신이 들었는지 미친 듯한

 

그의 표정이 바뀌었다. 그의 얼굴에 슬픔이 가득 나타난다. 호현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으아아아아아아......유리야....흐으으윽!.....유리야아아아아아...."

 

 

호현은 땅바닥에 얼굴을 떨구고는 유리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을 하듯이

 

울어대었다. 지애는 그의 그런 모습을 처음 본다. 하지만 그녀는 놀라지

 

않았다. 지애는 호현이 유리를 짝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예전에 눈치채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애는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호현에게로 가서 그를 감싸

 

안았다. 아까 부딪혀서 찢어진 이마에서 흐르는 피가 눈에 들어온다. 그녀도

 

울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물과 피가 섞여 그녀의 뺨위로 흘러 내렸다.

 

피 눈물... 지애와 호현의 마음은 정말로 피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너무도 어처구니없는 상황으로 그들은 사랑하는 유리를 잃었던 것이고,

 

그것을 막지 못한 자신들에게 원망을 하며 울고 있는 것이다.

 

 

(13편 끝)

 

INTERVAL: 공포에 관한 보고서(마지막 해커의 공포공식)

 

인간이 느끼는 공포 중, 갑작스런 상황에 대한 공포가 있다.

 

어두운 밤길 혼자 길을 걸을 때, 갑작스럽게 큰 소리를 듣게

 

되면 우리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거나 심하면 그 자리에 주저

 

앉게 된다.

 

[마지막 해커의 공포공식]에 의하면 그러한 갑작스런 상황은

 

순간적인 일이기 때문에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것에 인간은 공포를 느낀다.

 

..........이런 이야기 여기다 써도 되는 것일까?

 

언젠가 연습실에 놓고 온 물건이 있어서 밤늦게 선배들이 있는

 

연습실로 갔다.

 

낮의 캠퍼스와 다르게 어둠이 깔린 밤의 캠퍼스는 정말로 무섭다.

 

난 연습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있어야 할 선배는 보이지 않고

 

기분 나쁘게 조용했다. 내가 여기 저기 뒤적거리며 놓고 온 것을

 

찾고 있을 때, 갑자기 큰 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난 나도 모르게 소리가 나는 쪽으로 주먹을 뻗었다.

 

내 앞에 선배가 코피를 흘리며 날 보고 있다.

 

귀신이다. 정말 귀신처럼 생겼다. (참고로 선배는 머리가 무척

 

길다.)

 

난 왜 갑작스런 공포에 비명보다는 주먹이 먼저 나가는 것일까?

 

그날.......정말........심하다 할 정도로 그 선배에게 두들겨

 

맞았다. 나쁜....놈.....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마지막 해커로부터.........

 

───────────────────────────────────────

 

 

▶ CAPTURE가 완료되었습니다.[ENTER]

 

 

『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982번

제 목:[추천] 마지막 해커

올린이:tuifle (임석준 ) 98/07/26 17:14 읽음: 48 E[7m관련자료 있음(TL)E[

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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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추천하셔셔.전부 갈무리해서 읽어 봤습니다

 

재미있군요...계속 올려주시길..

 

재미있는 글을 읽은 도리를 추천으로 대신합니다!~~!

- 정의실현 -

 

『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983번

제 목:[마지막 해커(14/24)] 밑에 이어서..

올린이:엔돌스 (유민선 ) 98/07/26 17:17 읽음:136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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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밑에 분에 이어서 계속 올립니다...

 

먼저 올렸다고 머라구 하기 엄끼...........

 

얌얌... 그럼 계속 읽어 보시길....

 

역시 넘 잼있습니다...

\\\\\\\\\\\\\\\\\\\\\\\\\\\\\\\\\\\\\\14편 GO

[공포]마지막 해커14

 

 

22시 30분.......

호현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통신을 연결했다. 지애 역시 다른 컴퓨터 앞

에 앉아 접속이 되기를 기다렸다.

어제 보았던 아이디도 제목도 없는 방이 보였다.

호현은 지애를 보았다. 지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좀더 보안된 자신의

소스파일로 만든 해킹 프로그램을 돌릴 준비를 하였다.

호현이 대화방으로 들어갔다. 지난번과 똑같은 공지사항이 나왔고, 호현의

질문을 기다리는 듯이 커서가 반짝인다.

 

[난 언제 죽지?]

 

[주민 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요.]

 

호현은 번호를 입력하고는 기다렸다.

 

[성명: 장 호 현]

 

[잠시 기다려 주십시요.]

 

잠시 후 저번과 똑같은 안내문이 나오고 답이 나왔다.

 

[장 호 현님은 내일 새벽 02시에 죽게 됩니다....9개 남았습니다.]

 

호현은 공포의 감정보다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래...죽이러 와라....죽이러 오라고....내 눈앞에 나타나라 내가 널

죽여주마...내가....`

 

호현은 이를 악물고 생각했다.

 

[어떤 방법으로 죽게 되지?]

 

[심장마비입니다.]

 

호현은 유리의 생각이 났다. 참고 있던 그의 분노가 폭팔 했다.

 

[이 새끼야! 지금 당장 날 죽이러와. 죽이러 오라고...]

 

[질문의 정의가 모호합니다.]

 

[내 앞에 나타나란 말이야. 그래서 날 죽여봐. 내가 널 죽여주겠어. 내가!]

 

[질문의 정의가 모호합니다.]

 

지애는 호현을 보았다. 호현은 흥분을 해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진정해. 호현 오빠.... 진정하라고!"

 

지애가 소리쳤지만 호현은 들리지 않았다.

 

[넌 누구냐? 당장 나에게 오라니까! 나타나봐 이 새끼야!]

 

[규칙에 위배됩니다. 이 사이트를 종료하겠습니다.]

 

대화방이 종료되었다. 호현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제기랄..."

 

호현는 지애를 보았다. 지애는 자신의 컴퓨터를 보고 있었다.

지애의 프로그램이 종료되어 있었고, 역시 텍스트 문서가 나왔다.

 

"잡은 거야?"

 

지애는 호현을 바라보았다. 호현은 자리에서 일어서 지애의 옆으로 왔다.

지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또 저번과 같은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나...

하지만 안 볼 수도 없었다. 유리가 죽었다. 반드시 그 해커를 잡아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선 CPU가 타버리는 일이 있더라도 이 문서를 눌러야 한다.

지애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저번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바이러스 프로그램을 돌렸다. 호현은 초조한 듯이 담배를 꺼내 물었다.

시솝인 지애는 서클룸에서의 금연을 규칙화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담배를 피지 않는 그녀 역시, 담배를 피우고 싶었을 정도였으니까....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메세지가 나왔다. 지애는 문서를 클릭 하기 전에

호현을 보았다. 호현은 고개를 끄덕였고, 지애는 여차하면 컴퓨터를 끌 준비를

하며 마우스를 클릭 한다.

 

[하드를 포맷하시겠습니까?]

 

지애는 당황하였다. 나와야할 개인정보는 보이지 않고 갑자기 뜬 확인 메세지,

글 밑에선 시간의 초가 역으로 지나가고 있었고, 그 밑에 주의사항이 보였다.

 

[주의: 그냥 컴퓨터를 종료 시킬 시 자동으로 하드가 사라집니다. 아래의 두개

버튼 중 하나를 눌러 주십시요.]

 

지애는 두개의 버튼을 보았다. 하나는 Y....다른 하나는 N....

지애는 얼른 N 을 눌렀다. 메세지가 사라졌다. 호현은 의자에 털썩 앉았다.

 

"안돼....보통 내기가 아니야. 완벽한 해킹 보안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나봐.

자신을 해킹 하려는 사람을 역으로 해킹하고 있어. 이젠 어떡하지?"

 

"상관없어."

 

지애는 호현을 보았다. 그는 의자에 몸을 기대고 앉아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지애와는 달리 그는 매우 침착해 보였다. 그리고 입가에 차가운 미소까지

보인다. 지애는 호현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기들은 분명 실패를 했다.

그런데 그는 그것에 별로 연연하고 있는 것 같지가 않다.

 

"무슨 말이야?"

 

"그 놈은 날 찾아와. 유리를 찾아 왔듯이..."

 

지애는 그의 말에 어떤 생각이 떠올라 깜짝 놀랐다. 호현은 직접 그 해커를

만날 생각인 것이다.

 

"호현 오빠!....그건 너무 위험해. 유리를 정말로 그 사람이 죽인 거라면

미친놈일 수도 있다고....!"

 

"상관없어. 그 방법이 제일 확실해. 유리를 죽인 그 미치광이를 잡는 방법은..."

 

"오빠....!"

 

지애는 걱정스럽게 호현을 보았다. 호현은 지애를 보며 씨익 웃었다.

지애는 소름이 끼쳤다. 지금의 호현은 지애가 알고 있던 착하고 친절한 사람이

아니었다. 호현은 가방을 들고일어났다.

지애는 밖으로 나가려는 호현에게 말했다.

 

"미친 사람이 얼마나 위험한 줄 몰라?"

 

호현은 유리를 보았다.

 

"그래? ...... 그럴지도 모르지....."

 

"......."

 

"그럼 지금 내 자신도 꽤 위험하겠군....나 역시 미친 것 같으니까...."

 

호현은 그렇게 말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호현의 웃음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지고

있다. 지애는 그 웃음소리에 소름이 끼쳤다.

 

`제정신이 아니야. 어떡하지 막아야 해.`

 

그는 지금 그 해커가 자신을 죽이기 위해 찾아오길 바라는 것이다.

어쩌면 호현의 말처럼 그 방법이 그 해커를 잡기 위한 유일한 방법일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위험하다.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 만약 그 해커가 유리를 정말로 죽인 것

이라면 그는 미치광이가 틀림없기 때문이다.

지애는 그를 말리기 위해 밖으로 뛰어나왔다. 깜깜한 복도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호현 오빠!"

 

지애의 목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들릴 뿐, 대답이 없었다. 갑작스럽게 지애는

공포가 밀려왔다. 시커먼 복도가 괴물의 입속처럼 느껴졌다. 그때 서클룸의

컴퓨터에서 부팅 때 나는 삐소리가 계속적으로 울리기 시작했다.

지애는 뒤돌아보았다.

지애가 켜 놓은 컴퓨터의 화면에 무언가 흐릿한 게 나타났다. 점점 그 것은

또렷해졌고....어떤 일그러진 듯한 형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화면이 완전히 또렷해 졌을 때, 지애는 온 몸에 퍼지는 공포로 정신이 아찔해

졌다.

 

"아아아아아악!"

 

그녀의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 않고 만다.

그녀는 부들부들 떨리는 몸으로 어떻게 해서든지 서클 실을 빠져나가려 했다.

다리를 움직이려 아무리 노력해도 물에 빠진 듯이 허우적댈 뿐이다.

그녀는 의자를 잡았다. 이를 악물고 그녀는 의자를 지팡이 삼아 몸을 일으

켰다. 그녀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질질 끌다시피 밖으로 나간다.

너무도 무서운 공포에 그녀는 정신이 아득해 지는 것 같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뛰기 시작한다. 그녀는 뛰고 있다. 분명 뛰고 있었다. 하지만 보통

사람이 걷는 것 보다 느렸다. 자꾸 모니터에 나타난 형상이 눈앞에 보인다.

지애는 머리를 두손으로 감싸며 눈을 감았다. 하지만 이미 그 형상은 지애의

머리에 각인 되어 눈을 감아도 아무리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더욱 더 뚜렷하게

보인다. 그녀는 다리에 힘이 빠져 다시 주저 않고 말았다. 일어나기 위해 손을

허우적거렸다. 아무 것도 잡히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뜨고 주위를 보았다.

불이 꺼져있는 시커먼 복도....그녀는 미칠 것만 같았다. 모니터의 형상이

생각난다. 심하게 일그러져 있는 사람의 얼굴, 씨뻘건 눈동자, 미친 사람의

모습처럼 흐트러져 있는 머리칼....피빛의 얼굴색, 너무도 끔찍한 그 사진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유리였다. 유리의 얼굴이었다. 서클 실에서는 그 기분 나쁜

부팅음이 계속적으로 울리고 있다. 지애는 귀를 틀어막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부팅음이 환청처럼 들린다. 지애는 있는 힘을 다해 일어서려 했다.

그러나 아무리 해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때 갑자기 발자국의 소리가 들렸다.

어둠으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점점 더 가까와진다. 소리가 더욱 더 커졌다. 지애는 숨막히는 공포로 미쳐

버릴 것만 같았다. 발자국 소리가 점점 더 가까와졌다. 너무도 크게 들리는

그 소리에 그녀는 온 몸이 얼어버리는 것 같았다. 그 미치광이 해커일지도 모른다.

 

`안돼!....이대로 있으면 난 죽어....안돼!`

 

그녀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발자국소리를 벗어나야만 한다. 하지만 자신의

지금 상태로 밖으로 나가는 문까지는 너무도 멀다. 그리고 발자국 소리는

바로 그녀가 밖으로 나가기 위해 지나야만 하는 그 통로에서부터 들리고

있다. 그녀는 뒤돌아본다.

저기 밖에 없다. 살기 위해선 저기 밖에 없다. 하지만...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끔찍하게 일그러진 유리의 사진이 있는 서클실.....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쪽으로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는 더욱 더 커졌고, 지애는 있는

힘을 다해 서클실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자기의 몸이 자기의 것 같지 않았다.

울고 싶었지만,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단지 그녀가 느끼는 것은 미칠 것 같은

공포감뿐이었다. 온몸은 전기라도 통한 것처럼 떨리고 있었다. 식은땀이 흘

러 그녀의 윗옷은 흠뻑 젖어있었다. 숨까지 막혔다. 소변이 나올 것만 같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서클실로 기어 들어간다. 뒤에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는

더욱 더 가까와지고 있었다. 그녀는 서클실로 들어와 있는 힘을 다해 문을

닫으려 했다. 왜 이렇게...왜 이렇게 무겁게 느껴지는 것일까...그녀는 가까스로

문을 닫고 떨리는 손으로 문을 잠갔다. 발자국 소리가 더욱 커졌다. 그녀는

최대한 문에서 벗어나려 맞은 편 창문 쪽으로 기어간다. 그녀의 눈으로 모니터에

유리의 모습이 들어온다. 그 끔찍한 사진 속의 유리가 지애를 노려보고 있는

듯 하다.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그렇게 되면 그 살인자가 자신이 여기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지애는 이를 악물고 눈을 감았다. 발자국 소리가 멎었다.

지애는 숨을 죽이고 제발 이 지옥 같은 상황이 끝나버리길 바랬다.

서클룸의 문 손잡이가 철컥거린다. 지애는 자기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비명을

막기 위해 손으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쾅쾅쾅쾅!"

 

지애는 귀를 막고 싶었지만, 입을 감싸고 있는 손을 치우면 자기도 비명이

나올 것만 같았다.

 

"쾅쾅쾅쾅!"

 

다시 한 번 울린다. 지애는 기절할 것 만 같았다. 소리가 멎었다.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지애는 터질 것 같은 심장의 고동소리를 느끼며

눈을 떴다. 고요하다. 그녀의 시선이 다시 한번 모니터 속의 유리의 시뻘건 눈과

마주친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참아낸다. 더 이상 여기 있고 싶지 않았다.

아니 있을 수가 없다. 그녀는 문 쪽으로 힘겹게 다가갔다.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

 

`나가자....어서 한시라도 빨리 이 징그러운 곳을 나가 버리자....`

 

그녀가 문을 열기 위해 손잡이에 손을 대는 순간... 갑자기 섬뜩함을 느꼈다.

누군가 자기를 보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거의 반사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뒤돌아보았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악!"

 

지애는 서클룸의 창문 밖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환상이

아니다. 틀림없이 창 밖에서 자신을 보고 있다. 그녀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 것을

느꼈다. 아득해 진다. 갑자기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 것도....

 

(14부 끝)

 

INTERVAL: 공포에 관한 보고서(마지막 해커의 공포공식)

인간이 죽으면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은 대변이다.

이유인즉 괄약근의 기능이 정지되어 막혀있던 구멍이 열리면서

대장안에 있는 내용물이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숨막히는 공포가 느껴졌을 때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변을 보게 되는 것?

 

같은 이치에서 일 것이다.

 

(참고로 필자는 다행히 아직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음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소름이 끼칠 때 우리는 춥다고 한다.

잘은 모르겠지만 피부의 구멍이 공포로 팽창되고 거기로 차가운 공기가

들어와 우리는 춥다고 느끼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정말...무식한 소리지? 아하하...식은땀)

아쉽게도 필자는 거기까지 의학적 지식은 가지고 있지 않다.

 

..........마지막 해커로부터........

 

『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984번

제 목:[마지막 해커(15/24)] <강력추천>

올린이:엔돌스 (유민선 ) 98/07/26 17:18 읽음:104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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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마지막 해커15

 

 

지애가 눈을 뜬 곳은 병원이었다. 자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큰오빠가

지애의 시야에 들어왔다.

 

"지애야! 이제 정신이 드니?"

 

지애는 자신이 지금 어디 있는지 모르는 듯 하다.

 

"오...오빠!"

 

"그래...지애야! 나 알아보겠어?"

 

"여기가 어디야?"

 

"병원이야...."

 

"병원?"

 

무척이나 헬쓱하고 창백한 그녀의 얼굴빛에 지애의 큰오빠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 지애는 걱정하는 오빠를 보면서 힘겹게

미소를 지었다.

 

"학교 경비원 아저씨가 널 발견하고 곧바로 병원으로 연락을 하지 않았으면

죽을 뻔했어.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니?"

 

"경비원 아저씨?"

 

"그래...비명 소리가 나길래. 가보았더니, 서클룸은 잠겨있었고, 아무도

없었데. 그래도 혹시나 이상해서 밖으로 나가 창문 쪽에서 살펴보았더니

너가 비명을 지르다가 기절을 했다고 하더군."

 

지애는 생각했다.

 

`그럼 그 창문에 형체는 경비아저씨였단 말인가?`

 

지애는 그때의 악몽이 기억나자 다시 한번 소름이 끼쳤다. 그녀가 얼굴을

찡그리자 오빠는 당황하며 말했다.

 

"지애야! 다시 아픈 거니? 지애야!"

 

"아..아니야."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니? 집에서 니 연락 받고 얼마나 놀랐는 줄 알아?"

 

"미안해. 오빠...그런데 회사는...."

 

"그저께 5일 휴가 임시로 받아서 온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

 

"응...."

 

그녀는 그렇게 말하다가 이상한 생각에 다시 물었다.

 

"그저께라니?"

 

"너 병원에 온지 3일만에 깨어난 거야."

 

"뭐라고?"

 

지애는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머리가 부셔지는 것처럼 아프다.

 

"지애야 왜 그래? 일어나면 안돼. 안정을 취하라고 했단 말이야."

 

"오..오빠 오늘이 내가 기절한 지 3일 후라고?"

 

"지..지애야...무슨 일 있는 거니?"

 

지애는 안절부절을 못하였다. 그러다가 다급하게 오빠에게 말했다.

 

"오...오빠...핸드폰...핸드폰 좀 줘."

 

지애는 어리둥절해하며 핸드폰을 꺼내는 오빠의 손에서 빼앗듯이 그것을

받아들었다. 그녀는 급하게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여...여보세요. 저...저..."

 

"누구세요."

 

"죄..송합니다. 학교 친구 지애인데요. 호현이 오빠...좀 바꿔주시..."

 

"지금 병원에 있어요."

 

"병원이요?"

 

어머님인 듯한 분의 목소리가 흐느끼듯이 들렸다.

 

"호현 오빠 어디 아픈 거예요? 다쳤나요?"

 

"어제 새벽에 교통사고로...지금 성신 병원 영안실에 있습니다.

 

내일이 입관이에요."

 

어머님의 목소리는 애써 슬픔을 자제하는 듯 하다. 지애는 핸드폰을 떨어

뜨렸다. 무언가에 놀란 듯한 지애의 표정에 지애의 오빠가 말했다.

 

"도대체 왜 그래? 지애야!"

 

지애는 자신의 팔에 꽂혀있는 링겔 바늘을 빼버리고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오빠가 놀라서 그녀를 잡았다.

 

"지애야!"

 

"오빠 나 가볼 곳이 있어."

 

"어딜 가겠다는 거야. 이 몸으로...."

 

"가야돼. 가봐야 된다고 난 못 믿어...내 눈으로 직접보기 전에는....

난 못 믿는다고..."

 

지애가 그렇게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막무가내였다. 말리던 오빠는 더 이상

지애를 막을 수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지애를 잡고 말했다.

 

"그래..알았다. 퇴원하자. 그래...오빠가 데려가 줄 테니까....그래..알았어."

 

오빠는 그녀를 진정시키고는 퇴원수속을 받기 위해 병실을 나갔다. 지애는

환자복을 벗어 던지고 케비넷에 있는 자신의 옷을 꺼내 입었다. 얼마가 지나

지애의 오빠가 들어왔다.

 

"빨리가...오빠...빨리가!"

 

지애를 태우고 성신병원 영안실로 온 지애는 호현의 장례식장으로 뛰어갔다.

지애의 오빠는 차를 주차시키고 그녀가 뛰어가는 곳으로 달려갔다.

지애를 찾던 오빠는 한 쪽 구석방의 영안실 앞에 죽은 듯이 서 있는 지애를 보았다.

 

"지애야...."

 

"아니야...아니라고..."

 

지애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녀는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호현마저 죽었다. 그것도 그 해커가 말한 날, 정확히 말이다.

그녀는 믿을 수가 없었다.

 

"이건...이건 말도 안돼. 아니라고....아니야!"

 

지애는 소리를 지르며 머리를 감싸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장례식장 안의 사람

들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지애의 오빠는 그녀를 잡으며 외쳤다.

 

"지애야! 지애야!"

 

둘의 소란으로 장례식 장 안은 잠시 술렁거렸다. 잠시 후에 한 사람이 그녀에

게 다가왔다. 지애의 오빠가 다가오는 흰 소복의 사람을 보자, 일어서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소란을 피워서...죄송합니다."

 

그 흰 소복의 여자는 주저앉은 지애를 부축해 일으켰다. 지애는 두 눈을

감은 채로 부축을 받아 일어섰다. 지애는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런 그녀

에게 소복의 여자가 말을 하였다.

 

"아가씨가 지애학생이군요."

 

지애는 눈을 떴다. 지애 앞의 여자는 그녀를 보며 슬픈 미소를 지었다.

 

"절...아세요?"

 

지애의 물음에 그 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꺼내 지애에게

주었다. 편지였다.

 

"호현이가... 학생을 만나게 되면 이것을 전해 주라고 했어요. 호현이가 죽고

나서 읽어보려 했지만, 유언과도 같은 말투로 진지하게 부탁을 했기 때문에

읽지 않고 학생이 나타나길 기다렸지요. 자 읽어봐요."

 

지애는 그 여자가 전해 준 편지를 받으며 멍하게 바라보았다.

그 여자는 호현의 어머니였다. 호현의 어머니는 눈물을 글썽이고는 다소곳이

인사를 하고는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지애는 실성한 사람처럼 밖으로 나왔다.

지애의 오빠는 그녀가 걱정스러웠지만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병원 문을 뒤로하고 한참을 멍하게 서 있다가 자신의 손에 들린 편지

를 보았다. 그리고는 봉투를 뜯고 편지를 꺼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다면....난 죽은 거겠지? 후훗...참 웃기다.

어쩌다가 이런 엄청난 일에 우리가 휘말린 것일까? 난 지금 엄청 흥분이

된다. 그 새끼가 내 앞에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난 반드시 그 자식을

찾아내서 죽여버리고 말꺼야. 꼭 그러길 바랬는데....나 실패했나 보지?

하하... 미안해... 너희들과 같이 있던 시간....나 정말로 행복했어.

너하곤 참 많이 싸웠지만...유리 다음으로....그래도 니가 제일 좋았단다.

후회하지 않아. 이렇게 죽었다고 해도....우리 엄마가 걱정이야. 많이 슬퍼

하시고 있겠지? 지애야... 부탁이 있어. 유리와 날 죽인 그 해커를 반드시

잡아줘... 나처럼 직접 나서는 건 위험하니까....꼭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서 그 미치광이가 다시는 이런 짓 못하도록 막아 줘.

알겠지? 미안해 너무 큰 부담을 지운 것 같아서...

지애야. 넌 할 수 있을 꺼야. 그럼 잘 있어. 우리 아주 오래 뒤에 만나자.

안녕!]

 

지애는 고개를 숙인 채 움직임이 없다.

 

"지애야! 괜찮은 거니?"

 

오빠가 물었다. 지애는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오빠를 바라보며 웃음을 지으며 말한

 

"나...괜찮아. 오빠....걱정하지 말아."

 

"지애야..."

 

오빠가 안쓰럽게 지애를 보았다. 지애는 뒤돌아 섰다. 그리곤 빠른 걸음으로 걸어나

 

"지애야...어디 가는 거야! 잠시 기다려 차 가지고 올 테니..."

 

오빠는 자신의 차로 뛰어갔다. 지애는 병원 밖으로 나가 제일 먼저 보이는

택시를 잡았다. 그녀는 학교로 향했다. 손에는 편지가 여전히 들려 있었다.

 

`기다려...이 미치광이....내가 잡겠어. 널 반드시 잡겠어.`

 

학교에 도착한 지애는 어둑어둑한 학교 건물을 바라보았다. 학교의 건물

하나하나가 징그럽게 느껴진다. 지애는 아랑곳 하지 않고 건물로 들어간다.

어두운 복도의 끝 쪽에 위치하고 있는 서클룸.... 그녀는 닫혀 있는 문 앞

에 서서 이를 악물었다. 주먹을 쥐는 바람에 손에 들려 있는 편지가 구겨졌다.

잠시 후 그녀는 문을 발로 차서 열었다.

그리고는 시커먼 서클룸 안을 노려본다. 지애를 공포에 질리게 했던 컴퓨터의

모니터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듯 하다. 그녀는 서클룸의 불을 켤 생각도

컴퓨터 앞으로 스위치를 눌렀다. 부팅 음과 함께 컴퓨터가 가동을 한다.

그녀는 통신에 접속을 하고 미친 듯이 그 살인자의 방을 찾아보았다.

 

`제길...어딨는 거야...이 미치광이야 어디에 있는 거냐고....`

 

그녀는 1시간이 넘도록 찾아보았지만, 방이 보이지 않자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쉬었다. 얼마가 지났을 까?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그렇게 찾아도

없던 방이 지애의 시야에 나타났다. 그녀는 급하게 마우스로 클릭을 했다.

아이디와 암호를 적자, 이젠 눈에 징그럽도록 익어버린 안내문이 뜬다.

잠시 후....그 소름끼치는 물음이 나온다.

 

[무엇을 알기를 원하십니까?]

 

지애는 자기도 모르게 워드를 치고 있었다.

 

[난 언제 죽나?]

 

[주민등록 번호를 입력하여 주십시요.]

 

그녀는 주민등록 번호를 누르려 했다. 순간 너무 흥분을 해서 타자를 치다가

손톱이 부러지고 말았다.

 

`아야!`

 

그녀는 약간의 고통으로 손가락을 보았다. 손톱의 틈새가 벌어져 피가 나왔다.

그녀는 입으로 다친 손가락을 빨았다. 그리고 시선을 들어 모니터를 보았다.

대화방은 지애가 마저 주민등록 번호를 치고 엔터를 누르길 기다리고 있는 듯

하다. 지애는 갑자기 손이 떨렸다. 분노로 잊어버리고 있었던 공포가 다시금

고개를 든 것이다.

그때의 일들이 생각난다. 그 끔찍한 악몽의 시간이 생각난다.

 

`이 방법 밖에 없어. 그래 호현 오빠의 말대로 이 방법 밖에 없다고...

밝혀 내야해....밝혀내야 한단 말이야.`

 

지애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키보드로 가져간다.

마저 주민등록 번호를 누른 지애는 마지막으로 엔터를 치려 한다.

떨리는 것이 보일 정도로 손이 심하게 흔들렸다. 그녀는 진정을 하려고 애썼다.

 

[콰당!]

 

그녀는 키보드를 바닥에 내동댕이치고는 책상에 엎드렸다.

 

"나....난...난 못하겠어....못하겠다고...."

 

눈물이.... 그때까지 참고 있던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못하겠다고.....유리야! 현호야! 으아아아아앙!"

 

그녀는 서럽게 울기 시작한다. 그것은 오열이기보다는 절규에 가까웠다.

지애는 무서웠던 것이다. 너무도 무서웠던 것이다. 너무도.......

 

(15편...끝)

 

INTERVAL: 얼마전 친구의 핸드폰에 달린 이상한 열쇠고리를 보았다.

갑자기 그것이 번쩍이더니....잠시 후에 전화벨이 울린다.

"와...이게 뭐야? 전선이 연결된 것도 아니고 어떻게 전화벨이

울리기 전에 먼저 반짝이는 거야?"

친구의 설명은 이러했다. 통신 전자파가 날아오면 이것이 그것을

먼저 감지해서 빛을 보이고...안테나가 나중에 수신을 받아서

벨이 울리는 것이라고...아무래도 증폭기 비슷한 것 같았다.

참 신기했다. 현대문명의 기술은 정말 끝이 없는 것 같다.

 

..........이런 이야기 여기서 써도 될까?

 

동생이 부르는 소리에 방으로 가보았다.

"오빠 이제 큰 일 났다."

"뭐가?"

동생이 보여준 것은 공/불 방에 올라온 수많은 사람의 저주였다.

잠재우지 마세요, 를 시작해서...빨리 써요... 우리가 보이지

않아요..50편..아니 500편을 쓰라는 등등.....난 무서웠다.

그리고 내 방으로 뛰어갔다. 동생의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들린다.

이젠 날 모르는 사람마저 나를 협박하고 있다. 동생과 함께....

그리고....지금, 난 노트북 앞에 어쩔 수 없이 앉아 있다......

오늘도 잠자긴 다 틀린 것 같다. 빨리 끊내자..빨리....

 

 

..........마지막 해커로부터........

 

『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985번

제 목:[마지막 해커(16/24)] <유니텔에서>

올린이:엔돌스 (유민선 ) 98/07/26 17:20 읽음:108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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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마지막 해커16

 

 

"그래서 난 이 학교로 편입을 했어. 그리고 고의적으로 현준이에게 접근을

했고, 난 현준이가 혹시나 범인이 아닐까 생각을 했지. 현준과 친하게 지

내면서... 조사를 해 보았지만...그는 아니었어. 그의 실력으론 말도 안돼

는 것이었지."

 

지애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났다. 난 지애를 바라보았다. 지애는 울고 있

었다. 불씨가 꺼진 담배를 여전히 들고 있었다. 그녀의 가녀린 어깨가 떨리

고 있었다. 난 그녀를 바라보았다. 미안했다. 그런 끔찍한 기억을 다시 생각

나게 한 것에 대해 정말로 미안했다.

 

"결국, 난 찾는 것을 포기했고, 언젠가 부터 그 일에 대해 잊어버리려고 노력

했어....그런데...그런데...천규가 그 일로 죽다니....흐흑"

 

난 울고 있는 그녀를 보며 무슨 말을 하려다가 그만두고는 가만히 그녀의 어깨

를 감싸안았다.

 

"기현아.....!"

 

그녀가 나에게 몸을 기대며 울기 시작했다.

 

"울지마! 지애야...."

 

그녀가 고개를 들어 애원하듯 말한다.

 

"기현아! 잊어버려...잘못하면 너도 죽어...그 미치광이는 살인마라고 그러니까

이제 그만해. 그런 미치광이 사이트에 접속하지 말라고....

기현아...제발....나 너 마저 잃고 싶지 않아. 기현아....."

 

지애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난 잠시 지애를 보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어깨

에서 손을 내렸다.

 

"기현아...!"

 

"어차피 시작했어."

 

나의 대답에 그녀는 말을 잃은 것 같다.

 

"천규가 죽었고, 지애 니 친구들 마저...죽었어. 난 밝혀내야 해. 그래서 그

살인마가 죄값을 받도록 해야해."

 

"기현아...."

 

난 시동을 걸고 차를 출발 시켰다. 그녀의 집으로 오는 동안 지애는 나를 쳐

다 본 채로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집에 도착했고, 난 지애를 보며 말했다.

 

"들어가..."

 

"싫어."

 

난 지애를 보았다. 지애는 울음을 참고 있는 듯 했다. 그녀는 눈물이 글썽이는

눈으로 날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들어가...어서..."

 

"싫다고..."

 

지애는 화를 내듯이 말했다. 난 지애를 보지 않았다. 지애가 내 손을 잡는다.

 

"기현아...제발...이러지마."

 

"........"

 

"기현아...."

 

난 지애를 보았다. 하얀 피부에 긴 머리칼....이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나의 마음속 연인....난 그녀의 손을 놓았다. 지애는 고개를 숙였다. 눈물이

떨어지며 그녀의 손을 적셨다. 지애는 차 문을 열고 내린다. 창문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얼굴이 너무도 슬퍼 보였다. 난 차를 출발시켰다. 백미러로 지애의

모습이 멀어져 간다. 이게 마지막이 될지도 몰랐다.

 

`빌어먹을....빌어먹을....`

 

난 급하게 핸들을 꺾어 차를 돌렸다. 그리고는 그녀가 서 있는 곳으로 와 차를

세웠다. 지애는 눈물을 흘리며 날 보고 있었다. 난 창문을 내리고 말했다.

 

"나....나....널 사랑했어. 처음 본 순간....그때부터....사랑한다는 말...

꼭 한 번은 해보고 싶었어. 상상에서가 아니라. 널 보면서 진짜로 말이야."

 

속이 후련했다. 난 차를 다시 출발시키려 했다. 지애의 가늘고 긴 손이 나의

어깨를 잡았다. 지애는 고개를 숙여 나의 입술에 키스를 한다. 난 놀랐다.

갑작스런 그녀의 행동에 난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고 있다. 마치 꿈속 같았

다. 언제나 이런 상상을 했었던 나....현실이었다. 지금 그녀는 나에게 키스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난 눈을 감았다. 잠시 후 그녀가 입술을 떼었다. 난 감았던

눈을 뜨고 그녀를 보았다. 지애는 여전히 울고 있었지만, 날 향해 미소를 보여

준다. 그녀는 자신의 목걸이를 풀러 나의 손에 쥐어 주었다.

 

"널...지켜줄 꺼야....날 지켜주었듯이...."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집으로 들어갔다. 난 그녀가 들어간 문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방 불이 켜지고 창문이 열렸다. 난 차에서 내려 창가에서 날 보고 있는

지애를 보았다. 난 그녀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는 차에 올랐다. 그녀가 준 목걸이

를 목에 걸고 난 집으로 향했다. 마치 꿈속에 있는 것 만 같았다.

꿈은 아니다. 그녀의 목걸이가 분명히 나의 목에 걸려 있다. 행복했다. 정말로

행복했다. 집으로 어떻게 가고 있는 지도 모르게 난 기분이 붕 떠 있었다.

 

`지애가....나에게....`

 

난 나의 입술에 남겨져 있는 그녀의 느낌을 지우고 싶지 않았다. 영원히 간직

하고 싶었다. 그러나...집에 거의 다 왔을 때...눈앞에 나타난 커다란 광고

전광판의 글에 그때까지의 모든 행복감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03시 30분...당신의 접속을 기다립니다. 28번 방에서....]

 

암호문도 아니다. 이것은 직접적으로 나를 부르는 글이다. 글이 사라지며

천규의 눈이 보인다.....커다란 전광판에 천규의 씨뻘건 눈이 보였다.

 

`이젠 완전히 미쳤군.`

 

새벽 03시...길거리엔 사람이 드물었지만, 만약 저 광고판을 지금 본 사람은

기절을 하였을 것이다. 난 엑셀을 밟고 차의 속도를 높였다.

 

"그래, 결판을 내자. 이 미치광이 해커야. 너가 남는지 내가 남는지 결판을

내자고... 최후에 남아있는 사람은 바로 나다.

너가 아니라....바로 내가 마지막 해커다.....!!!!!"

 

집이 보이고 있다. 악마의 벌어진 시커먼 입같은 나의 집이 보인다.....

 

 

(16편 끝)

 

INTERVAL: 해커에 대한 사람들의 글중에 어떤 글이 눈에 띄어 이곳에

도용을 해본다.

 

"화장실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와 밖의 저 삐그덕거리는 소리는 도대체 뭔지

조용하다는건 너무 가혹하다.

아까 잠시 누웠다가 어두운 천장이 흔들리는 듯한 착각에 불을 켤수 밖에

없었다.

두려움은 자신이 만드는 것인가?"

짧은 글이지만 공포의 가장 기초적인 상황을 너무도 잘 표현한 글

같아서 이렇게 주인허락도 안받고 올려 본다. (정말 죄송....)

조용하다는 것은....너무 가혹하다.

두려움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공/불 방의 팬인 난 이런 멋진 말을 읽을 때 마다 희열을 느낀다.

 

..........마지막 해커로부터........

 

 

『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986번

제 목:[마지막 해커(17/24)] <인기급상승>

올린이:엔돌스 (유민선 ) 98/07/26 17:21 읽음:101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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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마지막 해커17

 

 

난 시계를 보았다. 10분 정도 남았다. 이상하게도 마음이 평온하다.

왜 일까? 마지막으로 이 사이트를 접할 때만 해도 공포감과 긴장감으로 심장이

멎는 것 같았는데... 난 커피까지 타 가지고 와서 그가 나타날 시간을 기다렸다.

어디서 이런 여유가 생긴 것일까? 목에 걸려 있는 지애의 목걸이를 만져보았다.

기분이 좋았다. 아직도 나에겐 그녀의 붉은 입술의 느낌이 남아있다.

 

[널 지켜줄꺼야....날 지켜주었듯이...]

 

그녀가 목걸이를 주면서 했던 말....난 입가에 행복의 미소가 그려졌다.

시계가 30분을 가리켰다. 난 천규가 만든 프로그램을 돌렸고, 대화방에서 28번

방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언제나 처럼 없었던 방이 나타난다.

난 씨익 웃었다.

 

`자...도박을 시작하자...도박을....`

 

[CHUN GUE]

 

난 그 방을 클릭 하였다. 아이디와 비밀 번호를 묻는 말이 나오고 난 주저 없이

써넣었다. 흐릿한 그림이 나오고 또렷해지면서 천규의 눈이 보인다.

예전처럼 무섭지 않다. 안내문이 나오고 나의 질문을 기다리는 커서가 보인다.

난 마음을 가다듬고 키보드를 치기 시작했다.

 

[도박이 뭐지?]

 

[질문의 정의가 모호합니다.... 9개 남았습니다.]

 

[너와의 도박이 무엇인가?]

 

[......]

 

대답이 잠시 없다. 그리고 잠시 후에 글이 나온다.

 

[저를 해킹하는 것입니다....8개 남았습니다.]

 

[너와의 도박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조건에 동의하시면 됩니다.....7개 남았습니다.]

[조건이라는 것은 뭐지?]

 

[......]

 

대화창이 잠시 멎은 것 같다. 난 가만히 컴퓨터의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대화창이 사라진다. 난 당황했다.

도망가 버리는 거야? 이 비겁한 놈!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잠시 후....초대의 글이 떴다.

 

[13번 방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보낸 사람의 이름도 아이디도 없다. 난 얼른 그 방을 나가 사이트를 찾아보

았다. 있다. 저 위에... 천규의 프로그램은 돌아가고 있다. 오직 저 방은

나의 눈에만 보이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방의 제목이 다르다.

 

[KI HYUN]

 

키헌?....키....

난 순간 가슴이 덜컥했다. 기현....내 이름이다. 나의 이름이야.

난 그때까지의 여유가 사라졌다. 이 사이트는 분명 죽은 사람만의 이름이

올라가는 곳이고, 난 천규의 죽음을 풀기 위해 들어갔던 곳이다. 그런데

나의 이름이 있다. 나의 이름이.... 난 아직 죽지 않았는데.....

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 방위에 마우스를 가져갔다. 그리고는 지애의

목걸이를 꼬옥 잡았다.

 

마우스를 클릭 한다. 잠시 후....대화창이 뜨며 안내문이 나온다.

 

[당신은 저와의 도박을 신청하셨습니다. 맞으면 Y, 틀리면 N 를 눌러주십시요.]

 

난 Y를 눌렀다. 갑자기 머리가 깨지듯이 아팠다. 긴장감 때문인가?

 

[이 사이트에서는 저에 대한 질문이 가능합니다. 또한 질문에 모든 정확한

답을 알게 될 것이고, 마지막으로 제가 누구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모든 질문과 저의 대답이 끝났을 시 당신은 자의와는 상관없이

당신의 죽음의 시간을 알게 될 것입니다. 당신의 죽음의 시간을 알게 되고

난 후에 발생하는 모든 상황은 당신의 책임입니다. 이것에 동의하시면 Y,

그렇지 않고 이 사이트를 종료하시려면 N를 누르십시요.]

 

난 잠시동안 생각을 했다. 여기서 Y를 누르면 난 이 미치광이 해커가 누구인지

알 수가 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나의 죽음의 시간을 알게 될 것이고, 여태까지

그랬듯이 나 역시 그 해커의 예언에 의해 죽게 될 것이다. 과연 난 무엇을

선택하여야 하는가....난 어떻게 해야 하는가....

겁이 났다. 천규는 Y를 눌렀다. 지애의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난 무엇을

눌러야만 하는가....식은땀이 나도 모르게 흘러내린다. 하지만 이 미칠 것

같은 의문을 풀어야만 한다. 알고 싶다. 그가 누군지....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하는 것인지....가만히 마우스를 Y에 갔다 놓았다.

눈을 감았다. 두근거리는 나의 심장소리가 느껴진다. 가만히 지애의 목걸이를

잡았다. 난 마우스의 버튼을 누른다. 이젠 돌아설 수도 없다.

 

(17편 끝...)

 

INTERVAL: 변명같이 들리겠지만, 좀 급한 일이 있어서 마지막 해커를 올리는

시간이 늦어졌다. 많은 분들의 분노가 섞인 글들에 등골이 오싹하며

난 17편을 올렸다.

정말...이지...난...도대체 무슨 일에 휘말린 거지?.......(식은땀)

(이하 존칭 생략)

그들의 원망이 무서우면서도....고맙다. 이 글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지만...일일이 그렇게 할 수없어서

난 멋진 결말로서 여러분들에게 보답하려 한다.

 

..........이런 이야기 여기다 써도 될까?

 

해커를 읽고 있다는 분께서 편지를 보내 주셨다.

편지를 열었을 때 암호를 묻는 말이 나왔고, 잠시 고민하다가

6666을 쳤다. 와아...편지가 열리고...글이...어, 나와야할 글이

없다. 뭐..뭐야? 한 참을 고민하다가 텅빈 문서를 드래그 해서 다른

곳에 복사를 해보았다. 글이 나타났다. 하하하...하얀 색으로 글을

쓰다니....

참 재미있는 분 같다. 그리고...약간 무섭기도 하다.....쩝

 

 

..........마지막 해커로부터......

 

『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987번

제 목:[마지막 해커(23/24)] <추리소설>

올린이:엔돌스 (유민선 ) 98/07/26 17:22 읽음:108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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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마지막 해커18

 

 

내가 눈을 떳을 때, 내 눈앞에는 대화창이 나타났다. 왜 이렇게 머리가 아픈

거지?....

난 두통을 참으며 컴퓨터를 보았다. 컴퓨터에 보이는 것은 반짝이는 커서 뿐이다.

 

`뭘 하겠다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글이 떴다.

 

[여기까지 들어오셨군요.]

 

느낌이 다르다.... 여태까지의 기계적인 대화가 아니다. 마치 지금 내 앞에서

날 바라보며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두통으로 고통스러웠지만....대답해야 한다.

 

[넌 누구냐.....?]

 

[너무...급해....걱정하지마...난 여기 있으니까....편안하게 이야기 해.]

 

확실히 틀렸다. 사람이다. 이건 차갑지 않다. 마치 날 잘 알고 있는 사람 같다.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신..기현...대학교 3학년 나이 24살...군대에 갔다왔고...흠....천규라는

친구가 죽었지? 안됐군. 둘이 무척 친했으니까....슬픔도 많았겠지..]

 

[이...이 새끼...!]

 

[욕하지 마! 여태까지 니가 대화했던 것은 기계였지만....난 사람이라고...]

 

내...내가 이야기 했던 게 기계라고? 기..기계라니...난 언젠가 천규가 만든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이야기식의 프로그램....어떤 글을 치면...그것을

받아서 마치 인간이 대답을 하는 것처럼 말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어떻게....그렇게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할 수가 있던 것이지?

머리의 두통은 점점 더 심해졌고....난 팔까지 저려 오는 것을 느꼈다.

공포감일까? 극심한 공포로 이렇게 몸이 떨리는 것일까? 너무 아프다. 너무..

 

[기현...그래도 대단하구나...여기까지 들어올 생각을 하다니...무섭지 않았어?]

 

[시끄러워... 너 같은 거....무섭지 않아...]

 

[왜 그렇게 글을 쓰는 게 느린 거야? 어디 아파?]

 

[왜 천규를 죽인 거야? 왜?]

 

[음....난 천규를 죽이지 않았어.]

 

[거짓말하지마!]

 

[이봐...그런 쓸데없는 소리로 대화를 흐리지마....난 거짓말하지 않아.]

 

난 아스피린을 찾기 위해 서랍을 열었다.

 

[쿠당탕...]

 

 

난 서랍을 땅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허우적거리며 아스피린을 찾았고,

손에 집히는 대로 입에 털어 넣었다. 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럼 천규를 죽인 것은 누구냐....]

 

[이 싸이트는 내가 누군지 알아내는 방이라고...그런 질문은 기계에다 해.

내가 만든 프로그램이 잘 답해 주지 않았어?]

 

[넌....넌 누구지?]

 

[그렇게 급할 것 없어. 시간은 많다고...근데...넌 내가 누군지 짐작하겠니?]

 

[알고 있다면...당장 널 죽이러 갔을 꺼다.]

 

[그건 범법이야.]

 

[넌 천규를 죽였어. 범법이라니....니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야!]

 

흥분을 해서인지 머리가 더욱 아팠다.

 

[난 천규를 죽이지 않았다고 했어....아직도 믿지 못하겠어?]

 

[난 믿지 못해.]

 

[그건 상관없어. 하지만...난 거짓말을 하지 않아.]

 

[이슬이를 알지.]

 

[김 이슬을 말하는 거야?]

 

[그래...그녀는 왜 죽인 거지?]

 

[그런 쓸데없는 질문은 이제 무시하겠다. 나에 대해서 물어봐.

아주 성심껏 대답해 줄께. 내가 누군지 궁금하지 않아?]

 

[날 어떻게 그렇게 잘 알지?]

 

[그거야 쉽지...너도 해커잖아. 그럼 개인 신상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방법은

유치한 거 아닐까?]

 

경...경찰서...그렇다. 경찰서의 컴퓨터....이 놈은 경찰서의 컴퓨터마저 해킹을

한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을 하는 거야?]

 

[뭐든 행위에는 그 만한 이유가 있지...그리고 일종의 쾌감도 느끼고.]

 

[재미로 사람을 죽여?]

 

[마지막으로 이야기 하지....난 천규를 죽이지 않았다. 음...너와 내가 대화를

한지....벌써 30분 정도 되었군. 많이 아프니?]

 

[어...어떻게 내가 아픈 것을 아는 거지?]

 

[그럴 꺼야...잠시 후면 알게돼.]

 

고통스럽다. 너무도 고통스러워서 숨쉬기 마저 힘들었다.

갑자기 온 몸이 고통스럽다.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고 정신이 혼미해 진다.

왜...왜 이렇게 되는 걸까...내 몸을 제어 할 수 없다. 내 몸을....

 

[기현....넌 천규의 죽음이 어떻게 된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있게 될 꺼야.]

 

[너가 누군지 알고 싶어. 넌 누구냐!]

 

[한 번 알아 내봐. 내가 말해주면 재미없잖아. 넌 그래도 다를 줄 알았는데,

천규와 마찬가지구나....날 재미있게 해줘. 날 알아내보라고...천규도 끝내

내가 누군지 모르고 죽었어. 아쉽게도...그래도 정말 괜찮은 해커였는데..]

 

난 아스피린을 다시 집었다. 그리고 두번 째로 입에 넣었다. 목이 막혔지만,

억지로 삼켜버렸다.

 

[나...나도 죽게 되는 거야?]

 

[아직은...너도 니가 죽고 싶은 시간을 알고 싶은 거야?]

 

[그렇다. 너가 언제 찾아오는지 알고 싶어...]

 

[후훗...전혀 엉뚱한 말들만 하는구나....]

 

힘들어....정말....힘들어...왜 이렇게 몸이 아픈 거야....

 

[지금...시간이...음.....벌써 40분 정도 되었군.. 워드 치기도 힘들 꺼야.

너의 고통을 덜어주는 기분에서 이제부터 내가 이야기를 하지.]

 

난 무슨 말인지 몰랐다. 하지만....정말이었다.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난....너를 마지막으로 사라질 것 같아. 더 이상은 나에게 질문을 할 사람이

없을 테니까...... 넌 못 믿겠지만 난 천규를 직접적으로 죽이지 않았어.

이슬이의 죽음? 그건 천규가 알꺼야. 천규는 그것을 알려하다가

죽었으니까....천규를 만나면 물어봐. 어떻게 이슬이가 죽게 되었는지.

나도 알긴 알지만....내가 말하긴 싫어.

이슬이의 죽음은 나랑 상관이 없으니까.....많이 아프니?]

 

난 글을 치기 위해서 손가락을 움직였다.

 

[넌....도대체 누구야?]

 

[그렇게 직접적으로 물어보면 재미없다고 했잖아. 아프더라도 있는 힘껏

하나 하나 풀어가봐...여태까지 잘했었잖아. 10개의 질문....재밌지 않았어?

오오...벌써..1시간이군....이젠 힘이 없겠구나. 글을 쓸 힘도....]

 

[무...무슨 뜻이야.]

 

[무척 둔하구나....후후, 넌 지금 너의 상태가 어떤지도 모르니?]

 

난 알 수가 없었다. 무슨 뜻인지....눈이 흐릿해 진다. 애써 정신을 차리고

맞은 편의 거울을 보았다.

.............

말도 안돼.....이...이게...어떻게 된 일이야.....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18편...끝)

 

 

INTERVAL: 내 글을 진짜 해커인 내 친구에게 보여주었다.

"이 부분.... 맞는 거냐?"

읽어보던 내 친구는 씨익 웃으며 말한다.

"약간 황당하긴 해도....불가능 한 건 아니다. 해킹에 관한 책 좀

읽은 거니?"

친구의 말이 날 안심시켰다.

글의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가능하면 전문적인 부분에선 진짜

해커에게 물어보며 글을 썼다.

이런 글을 쓴 것은 누군가 나에게 진짜 해커냐고 물어본 편지를 보

내왔기 때문이다. 난 해커를 존경한다. 그들의 실력이 탐나지만

게으른 것인지 머리가 나쁜 것인지.....언제나 마음뿐이다.

 

 

..........마지막 해커로부터......

 

『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988번

제 목:[마지막 해커(23/24)] <잼있음>

올린이:엔돌스 (유민선 ) 98/07/26 17:23 읽음: 94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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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마지막 해커19

 

 

툭 불거져 나온 광대뼈....얼굴이 부풀어올라 터져버릴 것 같다.

사람의 얼굴이 아니다. 어떻게 저렇게 되도록 난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지?

이...이게 도대체 무엇이지? 난 기절할 것 만 같았다. 마치 얼굴의 뼈가 모두

자기 멋대로 되어버린 것 같다.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미칠 것 같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이지? 나의 몸에서 도대체

무엇이 일어나는 거냐고....나...나 어떻게 되는 거지?

난 모니터를 보았다. 그리고는 심하게 떨리는 손으로 글을 썼다.

 

[도...도대체 나에케 무슨 직을 한서야.....]

 

손이 떨려 글을 제대로 칠 수 없었다.

 

[많이 힘든가 보구나....이제 깨달았니? 너에게 일어나고 있는 것을?

지금 너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 천규에게 그 날 밤 일어났던 일이야.

알고 싶다고 했었지? 후회되지 않니? 알고 싶다고 한거? 내가 너 였다면..

난 그만 두었을 꺼야....넌 바보야...]

 

[나....이렇세 주는 거냐? 너사 누군지도 모르고...]

 

[아직 넌 죽지 않아...가만히 생각해봐. 천규의 죽음을....너가 본..천규의

마지막 모습을....천규는 너에게 전화를 걸었어. 왜 걸었을까? 죽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지....천규의 죽음? 너에게도...책임이 있어.]

 

나에게 천규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무슨 소리야...도대체 무슨 소리냐고...

난 질문을 하기 위해 힘을 다해 키보드를 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악...."

 

참을 수 없는 공포에 비명을 질렀다. 다리가....다리가.....

나의 왼쪽다리가 관절의 반대로 꺾여 버렸다.

 

[왜 말이 없지? 이봐...왜 말이 없어? 벌써...시작된 거야? 기현....]

 

[너....너 이새끼...도대체 나에게 부즌 짓을 란거야?]

 

[죽고 싶지 않다면...그러고 있지 말고 널 도와 줄 사람에게 빨리 연락하는 게

더 좋을 꺼야......기현.....천규는 도박에 졌어. 결국 날 알아내지 못했고,

너도....마찬가지야....너도 진거야....]

 

난 글을 쓰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갑자기 눈앞이 빨개졌다.

혈관이 터진 건가? 마치 붉은 등을 켠 것 같다.

 

[잘 있어. 이만 사이트를 종료한다. 넌 졌다. 어리석게도 너무 많이 알고 싶어했어.

나에 대한 것은 하나도 알지 못했지만 말이야.......살기 바란다.

 

빠르면...살수도 있어.....

아니...어쩌면 빨라도 살 수 없을지 모르지만.....

 

미안하다. 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었어....기현아....잘가....]

 

해커의 사이트가 사라졌다. 이렇게 허무하게....이렇게 허무하게.....

난 필사적으로 전화기를 들었다. 전화기를 들기 위해 왼팔을 뻗는 순간

고통이 밀려온다.

왼팔이 뒤틀려 버렸다. 겨우 전화기를 귀 쪽으로 끌고 왔다. 오른 손으로

번호를 눌렀다.

 

"아....안돼....이렇게 죽을 수 없어...이렇게 죽을 수 없어...."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지애의 목소리다...지애의 목소리....난 말을 하려 했지만....잘 나오지 않는다.

 

"여보세요?"

 

"지...지애야!"

 

지애가 놀랐는지 말을 잃은 것 같다.

 

"나...나야...기..현...제발...여기로 와줘...빨리 좀.....커어억"

 

입에서 피가 터져 나온다.

 

"기현아....기현아.....!"

 

애타게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난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다. 턱이 빠져

버린 것 같다. 아무 것도 움직일 수 없다. 이상하게도 정신은 멀쩡하다. 몸을

움직일 수 없었지만... 이상하게도....정신은.....이럴 수가....

난 무언가 생각이 나는 게 있다. 이런...제기랄....아...안돼. 안돼.

난 있는 마지막 힘을 다해 키보드로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난 아직....]

 

손에 힘이 떨어진다. 더 이상 쓸 수가 없다. 말도 안돼....이런 빌어먹을....

말도 안돼....천규는 죽었던 것이 아니야......이런 빌어먹을 내가 보았을 때

천규는 죽었던 것이 아니야......그는 날 보고 있었어. 그 눈.....나에게 자기는

살아있다고 말하고 있던 거야. 안돼. 이런 빌어먹을....이건 말도 안돼.....

내가 천규를 죽인거야....어떻게 이런 일이......안돼!......

이건 말도 안 된다고..

나...살고 싶어. 나 죽지 않았어.....아직 죽지 않았어. 나 죽지 않았다고....

 

(19편 끝..)

 

INTERVAL: 글을 쓰다가 약간 소름이 끼친다. 나만 그런 것일까?

마지막 해커의 공포공식에 의해 인간이 제어 할 수 없는 것에 공포를

느낀다고 썼는데.....내가 쓰는 이글은 나의 완전한 제어를 받고 있는?

 

왜 소름이 갑자기 끼친 것이지?

해커 공식이 틀린 건 아닌지 잠시 생각해 보았다.

만약 해커공식이 맞다면....난 이글을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이고..

그렇다면.....어쩜 이글은 내가 쓰고 있는 것이 아닐지도.......

 

 

..........마지막 해커로부터........

 

『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989번

제 목:[마지막 해커(20/24)] <공포감>

올린이:엔돌스 (유민선 ) 98/07/26 17:25 읽음: 94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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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마지막 해커20

 

 

`난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시뻘겋게 보이는 내방...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나의 몸....난 알 수가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건지....천규가 생각났다. 나와 같았던 느낌일까?

너무 무섭다. 차라리 그냥 죽어 버리는 게 났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 대한 어느 것도 제어를 할 수가 없다. 아무것도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은 공포

그 자체였다. 어렸을 적 가위에 눌렸을 때.....난 움직일 수 없는 그 공포에 너무

고통스러웠다. 할머님이 가위에 눌렸을 때 손가락을 움직이라고 하셨다. 그럼 가위

에 깨어 날 수 있다고...하지만....이건 가위가 아니다. 현실이다.

난 울고 싶었다. 하지만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 마치 썩은 고목나무처럼

그렇게 누워있다. 후회스러웠다. 지애를 부른 것이....내가 사랑하는 그녀에게 나

의 이런 비참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다니...내가 천규의 죽음을 보고 얼마나 무서

워했던가...지애도 그렇게 되면 어떡하지?

하지만 그때 생각나는 사람은 그녀 밖에 없었다.

제발 형이 지애보다 먼저 오길 바란다. 아니야. 그래 어쩌면...지애는 알 것이다.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그녀는 나의 눈을 보고 내가 말하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난 천규의 눈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했다. 공포로 주저앉아 버렸던 나,

무조건 소리를 질렀던 나....천규는 내가 죽인거나 마찬가지다.

천규는 내가 들어오는 것도 보았을 것이고, 나에게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어떻게

해서든 알리고 싶었을 것이다.

난 왜 그렇게 바보같았을까...지애야....난 이제 어떻게 해야지? 지애야...

1분 1초가 너무도 길다. 차라리 눈을 감고 싶다. 차라리 죽고 싶다. 죽고 싶고....

아....문이....문이 열린다.

 

`안돼! 지애야 안돼!.......들어오지마....제발....`

 

이 세상 누구보다 아름다운 지애의 얼굴이 보인다.

지애가 날 보고 있다. 너무도 슬픈 얼굴이다. 그녀는 날 보고 비명을 지르거나 공

포에 떨지 않는 것 같다. 그녀가 바닥에 주저 앉았다.

지애가 울고 있다. 바닥에 주저 앉아 울고있다. 하얀 그녀의 뺨에 눈물이 흘러 내린

 

`울지마. 지애야! 울지마...`

 

난 그녀에게 말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내 목소리 뿐만 아니라, 그녀의

울음소리마저 들리지 않는다. 아무래도 귀가 이상한 것 같다. 난 그녀가 안쓰럽다.

우습게도 죽어가는 내가 그녀의 걱정을 하고 있다. 울고 있는 그녀를 어떻게 해서

든 위로하고 싶다. 울고 있는 지애의 뒤로 다른 사람이 보인다.

 

`형? 아...형이 왔다. 형...형!`

 

형이 소리를 지르며 주저 앉는 것 같다. 공포에 일그러진 형의 얼굴이 보인다.

 

`형!....나...살아있어. 아직 죽지 않았어. 제발...제발 부탁이야.. 내 눈을 봐!

이렇게 살아있다고 말하고 있잖아.....형! 나 죽지 않았어. 형! 제발....나 좀 살려

 

소용 없었다. 난 미칠 것 같았다.

 

`제발... 내 눈을 봐.....형....제발...이렇게 살아있다고 표현하는데 왜 그렇게

소리만 지르는 거야....형!`

 

형은 손을 심하게 떨면서 어딘가로 전화를 건다.

 

`경찰서? 아...안돼....형, 나 죽지 않았다고.....나 죽지 않았어. 형!`

 

문득 어떤 말이 떠오른다.

 

"부검을 해봐야 알겠습니다."

 

그래.....천규의 죽음의 시간이 내가 본 시간과 일치하지 않았던 것은.....

천규는 부검으로 인해 죽었던....것이야......나도 이제 죽겠구나....내 심장소리..

들리지 않아. 모든 기능이 정지 되었고 단지 나의 뇌만 살아있는 거야. 어떻게 이

런 일이 가능한 거지? 어떻게?

난 눈을 감고 싶었다. 그러나 정신이 완전히 끊어져 버릴 때까지 이 지옥같은 상황

을 다 보고 있어야 한다. 이 지옥같은 상황을......

 

`지애야 울지마... 지애야... 너 말이 맞았어. 난....난 너무 바보같은 짓을 한거

같아. 지애야! 미안해.....정말....미안해.`

 

경찰들이 왔다. 증거 사진인가? 터지는 플래시에 난 눈이 부셨다. 하지만 눈을 감

을 수가 없다. 하얀 장갑을 낀 경찰들이 여러가지 조사를 하는 것 같다.

힘들어...지긋지긋해. 빌어먹을.....난 아직도 그 해커가 누구인지 모르는데.....

도대체 누굴까....도대체.....울고 싶다. 가장 아쉬운 건.....사랑하는 지애를 이젠

다는 것이다.

어딘가로 가고 있다. 그래...체념하자. 난 죽은 거나 마찬가지야. 체념하자....

이제 그만하자.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자.

형과 지애가 따라오는 것 같다. 내가 가는 곳? 그래...천규가 갔던 곳이겠지.

천규의 죽음이 어떻게 된 건지는 이제 알겠군.....그래 이걸로 만족하자.

여기가 부검하는 곳인가? 눈이 부시다. 하얀의사 옷을 입은 사람이 날 보고 있다.

무어라고 말을 하는 것 같은데.....저 사람이구나....천규를 부검한 사람이.....

이것 저것 검사를 한다. 이젠 그만해....부탁이야. 날 이 지긋지긋한 상황에서 끝내

이 빌어먹을 시각 신경을 빨리 끊어 달라고.......

사라진다. 내 앞에 펼쳐진 모든 것이 사라진다. 이제 끝이다. 모든게.....

이제 끝이다. 천규의 복수도, 그 미치광이 해커에 대한 의문도.....나의 이루지 못

한 사랑도........안녕.....지애야..........안녕!

 

 

(20편 끝)

 

INTERVAL: 해커가 막판으로 접어들면서....

여러 사람들의 해커에 대한 범인을 추리하는 말들이 많이 뜨고 있다.

어떤 내용은 참으로 예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정확히

맞혀 내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모두들 범인에 대한 저마다의 추론을 하고 있지만....

과연 맞는 것이 있을까?

 

후후후......

 

 

..........마지막 해커로부터.....

 

『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990번

제 목:[마지막 해커(21/24)] <해커의정체는?>

올린이:엔돌스 (유민선 ) 98/07/26 17:27 읽음: 94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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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마지막 해커21

 

 

"어이 황기자....소포왔어."

 

연예부 기자 박종환이 날 부르는 소리에 졸다가 잠에서 깨었다.

어제 꼬박 밤을 새워 원고를 정리한 난 아침부터 책상에서 졸고 있었다.

 

"아우 피곤해."

 

내가 기지개를 피자. 나와 같은 사건부 기자인 현경이 말했다.

 

"유석씨, 밤새 뭘 한거에요?"

 

난 머리를 긁적이며 연신 하품을 했다. 난 대답 대신 내 앞에 놓인 원고를

턱으로 가르켰다.

현경은 내 옆으로 와서 원고를 읽어보았다.

 

[의문의 사건....해커 동호회원 들의 죽음....]

 

"아직도 이거 쓰고 있는 거에요? 그거 미스테리에나 나갈 글이지 우리부와는

안맞는 거잖아요.

고생해 봤자, 국장한테 욕이나 먹을 텐데....3년 전에 그렇게 혼나고도 또 써요?"

 

"현경씨도 그렇게 생각해?"

 

"나야...뭐...."

 

현경은 말을 주저하였지만,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 인거 같다.

난 이 사건을 벌써 3년 째 다루고 있다. 3년 전, 처음으로 어떤 대학의

해커 동호회원들의 죽음에 대한 사건을 맡은 후로 난 이 사건에 매료되어

여태까지 결론을 찾아보고 있었다. 경찰들이 의문사로 판정한 그 사건,

난 경찰들의 안일한 사건처리에 한심하다는 생각을 하고 진실을 알리기 위해 파고 ?

3

년이 지난 지금...비슷한 일이 또 다른 대학에서 일어났고, 그곳에 역시

정말 우연히도 같은 학생이 있다.

 

"최 지애....최 지애....그녀하고 관련이 있어."

 

처음 최지애라는 여자를 만났을 때, 참으로 아름다운 여자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티하나 없는 피부와 그 물결같은 긴 머리칼...난 특히 그녀의 가느다란

손이 인상에 남았다. 그렇게 예쁜 손을 가진 사람은 처음보는 것 같았다.

그녀는 내가 취재를 하러 갔을 때, 거의 실성한 사람같았다. 난 취재를 포기하고

그녀가 안정을 취하길 바랬다.

두번 째로 그녀를 찾아갔을 때, 그녀는 정말....지독하리 만큼 냉정하게 날

대하였다. 그래도 난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고, 지애라는 여인을 귀찮다싶이 쫓아다?

 

난 어느정도 확신이 섰다. 그래... 지애가 있던 곳에 또 이런 사건이 일어났어.

 

`범인은 지애야! 그렇지? 범인은 지애라고....그렇지? 범인은 지애라고....

범인은 지애라...고`

 

"아유 진짜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야. 빌어먹을...돌대가리...돌대가리...!"

 

내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소리지르자. 사무실 사람들이 날 모두 쳐다본다.

현경이 날 보며 귀에 대고 손가락으로 원을 그린다. 난 한 숨을 쉬고 천장을 바라보

지애가 범인이라고 하긴엔 너무도 미심쩍은 일이 많다. 그렇게나 친하던 친구들

을 살해할 아무런 동기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시기상으로 모순되는 것이

너무도 많았다. 이 사건이 기사화 되었던 것은 유리라는 학생과, 호현이 죽었을

때이다. 유리는 심장마비....호현은 교통사고....그 둘을 죽인 것이 지애라고

생각하기엔 증거가 확실하지 않다. 유리를 죽였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호현이

죽었을 때, 유리는 병원에 있었다. 너무도 완벽한 알리바이....그리고 아무도

모르고 있는 것이 있다. 이 사건의 최초의 피해자를 모두 유리라고 생각하고

있지만.....최초의 피해자는 김 이슬이라는 여인이다. 유리가 죽었던 시기 바로

전에 이슬이라는 여인이 의문사 했다. 경찰은 이 두 사건을 전혀 별개의 것으로

생각했지만....그렇지 않다. 김 이슬 역시 해커이다. 물론 학교는 달랐지만..

내가 조사하고 있는 이 사건은 모두 해커에게 관련되어 있는 일이다.

 

`지애가 범인이라면....지애가 범인이라면.....이슬이를 알고 있어야 하는데

....둘은 만난 적도 없다. 통신으로 아는 사이? 그래...혹시 그럴지도....

하지만....죽일 이유가 없어. 유리도 그랬고, 호현도 그랬어.

그리고 죽은 사람 모두가 사망 원인이 달라. 도대체 뭘까? 지애가 자기 실력

의 능력에 대한 희열을 위해서? 아니면 정신병자?`

 

난 고개를 저었다.

 

`그러기엔 너무도 지애는 완벽해. 그런 미친 짓을 할 사람이라고 보기엔

지독하게도 냉정하고 차가왔어.`

 

난 앞에 놓인 메모지에 연필로 끄적거렸다.

 

`김 이 슬...유리...호현....천규....기현.....지애.....지애.....최 지애..

최 지애.....최...지애.....혹시? 이럴수가....지애가 투명인간으로 변해서

병원을 빠져나가고 그래서 다리두 막 뿐지르고 머리도 막 치고 눈에다 고추

까루도 막 뿌리고....뾰하하하하..풀었다. 그래 그거야........`

 

난 그렇게 생각하고 잠시 멍하게 거울에 비친 나를 보았다.

 

`너 바보지 그렇지?`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이 한심하게 보인다.

 

"황기자 국장님이 부르셔!"

 

난 그 소리에 한 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국장실로 가려고

발을 내딛었을 때 그만 무언가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아이고....무릎이야.....이런 빌어먹을 어떤 놈이 여기다가 이 따위 물건

갔다 논거야? 어떤 놈이야."

 

난 걸려 넘어진 소포를 보면서 소리쳤다.

 

"황 유석씨 정신 좀 차려요. 쯧쯧 덤벙되는 거 빼면 참 괜찮은 사람인데...

왜 저렇게 철이 없는 걸까?"

 

"뭐라고?"

 

"이봐! 황기자 내가 불렀다는 소리 못들었어!"

 

호랑이같은 목소리....난 움찔했다. 악명높기로 소문난 김국장이 날 노려보고

있다. 현경이 날 보며 혀를 내민다. 난 현경을 째려보고는 국장실로 들어갔다.

 

"도대체 일을 왜 그 따위로 해. 그만두고 싶어!"

 

난 눈을 아예 감아버렸다.

 

"도대체 제대로 하는 일이 하나도 없어. 미성년자 강간 살해범 원고 오늘까지

끝내라고 했는데....뭐?....미성년자 강간 살해범은 꼭 잡혀야 쓰겄다?

그리고 난 미성년자를 범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국장은 나한테 왜 그러는 걸까?

아마도 범인은 우리 국장일지도.......이게 원고야? 이 미친놈아!"

 

국장은 나에게 읽고 있던 종이를 구겨서 던졌다....으이구...어떤 놈이야..

내가 장난삼아 끄적거려 논 종이를 누군가 국장실에 가져다 놓은 것 같다.

잡히기만 해봐라.

 

"너 그만 글쓰고 싶어? 기자생활 종 치고 싶냐고....내가 너 때문에 미친다.

미쳐.....그리고 왜 자꾸 하지 말라는 짓은 하고 그래? 반항이야? 그 해컨지

해바라긴지 미스테리 쪽으로 넘긴다고 했는데 왜 사건부 기자가 기웃거리고

난리야...엉!"

 

난 천정을 바라보았다. 할 말이 없다. 입을 꾹 다물고 천장을 보며 딴 생각을 하였?

 

"야아 이 망할.....어이구 혈압올라... 당장 나가 ....오늘 3시까지 내가 말한

원고 끝내지 않으면 각오해. 너 당장 모가지야.....으이구...내가 미쳐!"

 

난 인사를 꾸벅하고 밖으로 나왔다. 사람들이 킥킥 거리며 웃는다. 힘없이

터벅터벅 내자리고 왔을 때, 현경이 말했다.

 

"정말...못말린다니까!"

 

"너가 그랬지! 왜 남이 낙서해 논 걸 국장한테 올리고 난리야...죽어볼래."

 

"뭐예요!"

 

현경이 눈을 부릅뜨고 날 바라본다. 난 씩씩거리며 앉아 있다가 발에 걸리적

거리는 아까 그 소포를 보며 소리쳤다.

 

"이건 또 왜 여기 누워있는 거야! 절루 가버려.....!"

 

내가 소포를 차 버리려 했을 때, 눈에 띄는 이름이 보였다.

 

.......최....지....애.......?

 

난 놀라서 그 소포를 들었고, 잔뜩 흥분한 상태로 소포포장을 마구 뜯었다.

내가 그러고 있을 때, 국장이 나와 소리를 질렀다.

 

"어이! 강기자....지금 바로 신촌으로 가봐. 살인사건이야. 다른 데 보다

먼저 가라고....최 지애라는 여자가 죽었데....빨리 가서 취재해."

 

난 소포를 뜯다 말고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최 지애가 죽어? 무슨 소리야.

최 지애는 해커살인의 강력한 용의자라고 무슨 소리야...

난 소포를 책상에 집어 넣고는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국장님 제가 가보겠습니다."

 

"이 노무 자식아! 넌 원고나 끝내라고 했잖아."

 

"다른 팀보다 먼저 취재하려면 빨라야지요. 제가 가보겠습니다."

 

난 오토바이를 가지고 있다. 나보다 빨리 사건현장에 도착할 사람은 없다.

지금 시간....차가 엄청 막히는 시간이다. 국장은 머리를 긁적이며 생각하더니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알았다...니가 갔다와. 대신 너 아까 그 원고 3시까지 못끝내면 모가지

야 알겠어?"

 

"제가 직접 짤라서 드리겠습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누가 니 모가지 갖고 싶데? 당장 내 눈 앞에서 사라져...."

 

난 흥분으로 카메라도 안가지고 뛰어나갔다. 지하에 세워 놓은 오토바이에 올라

타고 시동을 거는 순간, 현경이가 소리치며 뛰어나왔다.

 

"황 유석씨 카메라....카메라 가져가야지."

 

난 그녀에게서 카메라를 받고 오토바이를 출발시켰다.

최 지애가 죽어? 이런....말도 안돼....그녀는 이 사건의 열쇠란 말이야. 범인이

죽는게 어딨어. 범인은 끝까지 살아야 하는데.......이런 빌어먹을....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어떻게........

 

 

(21편 끝)

 

INTERVAL: 해커의 추론 중 어떤 글 때문에 너무 웃겨서 눈물을 흘렸다.

그 분의 추리력 존경스럽다. 누군지...궁금하다...아직도

배가 아프다.....

그리고 위에서 그분의 글을 허락도 없이 잠깐 도용했다.

(죄송합니다......^^;)

가끔 저런 글들은 해커를 쓰면서 쌓인 나의 피로를 지워준다.

 

 

..........마지막 해커로부터......

 

『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991번

제 목:[마지막 해커(22/24)] <지애의죽음>

올린이:엔돌스 (유민선 ) 98/07/26 17:28 읽음: 95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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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마지막 해커22

 

 

"어이...가죽벨트 왔군."

 

평소에 낯이 익은 주 민성 형사가 날 보며 아는 척을 하였다. 그는 날 가죽

벨트라고 부른다. 그는 강력계 귀신으로 또는 무식쟁이로 불리는 형사이다.

무식하고 거칠기 때문에, 그리고 맡은 사건은 모두 해결하기 때문에 모두들

그렇게 부르고 있다. 난 연쇄살인 취재 때, 그가 화가 날 정도로 귀찮게 군

적이 있었다. 밤, 낮 안가리고 기사를 위한 증거자료를 보여달라고 졸라 댄

나에게 완전히 질려서 그는 어느날 부턴가 날 가죽벨트라고 불렀다.

 

"주형! 어떻게 된거야?"

 

"여대생이 죽었어. 지독하기도 하다. 어떻게 저렇게 할 수가 있지?"

 

가만히 보니 정말 이쁜 여자 같던데....흐흐흐"

 

주형사가 기분 나쁘게 웃었다.

 

"하여간에....주형은 아마 형사가 안됐으면 강간범이나 납치범이 되었을 꺼야."

 

"시체 보러 온거야?"

 

난 고개를 끄덕였다. 주형사는 안으로 들어갔고, 나도 그를 따라 안으로 들어

갔다. 한 경찰이 내가 들어가는 것을 막았다.

 

"아....놔둬. 이 사건에 필요한 용의자야."

 

경찰이 날 이상하게 보더니 들여보내 주었다. 난 주형사를 보면서 말했다.

 

"뭐? 내가 용의자라고?"

 

주형사가 낄낄 거리고 웃었다. 난 방안의 처참한 광경을 보았다. 컴퓨터 위의

낭자한 피, 형체를 알수 없을 정도로 부서진 얼굴....하지만 난 그녀가 지애

라는 것을 단 번에 알수 있었다. 그녀의 유난히도 가늘고 긴 손 때문에....

난 그녀의 예쁜 손을 잊어버리지 않고 있었다.

 

"좀 먹을래? 아유...아침 밥을 못 먹었더니 속쓰려...."

 

난 주형사가 내민 빵을 받아서 입에 넣고 우걱우걱 씹어 먹었다. 그리고는

항상 가지고 다니는 초코바를 주머니에서 꺼내 또 먹었다. 난 기자생활을 하기

때문에 식사를 규칙적으로 못한다. 그래서 배가 고플 때 간략하게 배를 채우

기 위해 항상 초코바를 두 세개씩 가지고 다녔다.

 

"나도 좀 줘...혼자만 먹지 말고...."

 

나와 주형사는 초코바와 빵을 입에 잔뜩 넣고 씹으면서 시체 가까이로 갔다.

피비린내가 진동한다. 다른 사람들이 음식을 먹으며 시체를 조사하고 있는

나와 주형사를 보며 오히려 시체보다 더 징그럽게 보는 것 같다. 아마 내가

봐도 이런 시체 앞에서 빵이랑 초코바를 먹고 있는 사람이 제정신 같아 보이

진 않을 것이다.

 

"지독하지? 등이 무슨 주방의 도마인줄 알았던 모양이야!"

 

"음... 굉장하군... 초코바 더 먹을래?"

 

"더 있어? 한개 더 줘 봐....그거 꽤 배부르네."

 

"당근이쥐."

 

난 주머니에서 초코바를 꺼내 주며 시체의 이리저리를 살펴보았다. 주 형사가

초코바를 봉지에서 꺼내다가 피가 낭자한 컴퓨터 위에 떨어뜨렸다.

 

"이런...."

 

그는 그것을 들어 피가 묻은 곳을 바지에 슥슥 닦더니 한 입 깨물어 먹었다.

옆에 서 있던 경찰이 주형사의 행동에 구역질이 났는지 밖으로 나가 버렸다.

 

"남 이목도 생각해라...좀...에휴!"

 

나는 그렇게 말하며 그가 들고 있는 나머지 부분을 빼앗아 한 입에 삼켰다.

 

"지는 더 하면서...."

 

주형과 난 예전에 내가 귀찮게 군 일로 한 번 심하게 싸운 적이 있었다.

두들겨 맞고 때리고 하던 우리는 둘다 땅바닥에 누워 버렸고, 그 일이 있은

후로 우리는 형제처럼 지낸다. 나보다 나이가 8살은 많았지만, 그는 호탕하게

친구하자고 했고, 난 그럴 순 없어서 형이라고 부르는 사이였다.

조사를 마친 주형사와 난 밖으로 나오며 이야기를 했다.

 

"어떻게 생각해?"

 

나의 질문에 주형사가 떫은 감 씹은 표정으로 바라본다.

 

"또 그 해면이야기야?"

 

"해면이 아니라 해커...."

 

"그만둬라. 내가 니 말 믿고 얼마나 어지러웠는 줄 알아? 이건 단순 살인사건이야."

 

"그러니까 형사밖에 안돼지...."

 

"뭐? 이노무 좌식이..."

 

그가 자신의 솥뚜껑 만한 주먹을 들며 나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난 피식 웃고

는 담배를 꺼내 물었다.

 

"아무래도 이상해."

 

"뭐가?"

 

"최 지애라는 여자를 분명 범인으로 지목했는데....죽었어. 도대체 무슨 트릭

이 숨어 있는 걸까?"

 

나의 말에 주형사는 들은 척도 않고 딴 짓을 한다.

 

"다른 사람이 범인? 말도 안돼. 범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다 죽었단 말이야."

 

"안들려...안들려..."

 

주형이 귀를 막고 고개를 흔들며 그렇게 말한다. 주형사는 한때 내가 말한

사건의 힌트에 목숨걸고 달려 붙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지애의 완벽한

알리바이와 파고들면 들수록 더욱 미궁으로 빠지는 사건의 미스테리로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난 주형을 보며 피식 웃고는 그의 귀를 막은 손을

억지로 풀고는 귀에 대고 소리쳤다.

 

"주형은 머리가 돌대가리야....돌대가리.....이 돌대가리야..."

 

뒤에서 나에게 욕을 고래고래 해대는 주형을 놔두고 오토바이로 달려갔다.

난 기현의 집으로 향하고 있다.

뭔가 단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애마저 죽은 이상 이제 사건은 원점

으로 돌아가 버린 것이다. 기현이 죽었을 때 난 분명 지애가 범인이라는 확신

을 가졌고, 그래서 어제 밤을 새워 원고를 끝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모든

수고가 다 수포로 돌아갔다. 기현의 형을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에 난 오토바이

의 손잡이를 감아 쥐었다. 제길...벌써 2시 반이구나...난 국장에게 죽었다.

내 목을 잘라서 바쳐야 한다. 에휴........

기현의 집에 도착한 난 그의 형인 듯한 남자가 기현의 옷가지와 물건들을

차에 싫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무척 슬픈 얼굴이다.

난 카메라를 감추고 기현의 형에게 다가갔다. 내가 다가가자 그가 날 쳐다본다.

 

"안녕하십니까? 강력계 주 민성 형사 입니다. 뭐 좀 물어볼 것이 있어서 왔습니다."

 

난 조사를 할 때마다 주형의 이름을 판다. 그래서 주형이 날 철창에 사기로

집어 넣은 적도 있다. 물론 그날 주형과 경찰서 감방 안에서 밤새도록 술을

마셨지만 말이다.

 

"더...뭘 물어 보겠다는 겁니까? 이제 그만 좀 괴롭히세요. 가뜩이나 동생일로

미치겠는데 뭘 더 물어 보겠다는 겁니까?"

 

막무가내였다. 난 거의 쫓겨나다 싶이 그에게 떠밀려 졌다.

 

`휴우...방법이 없군. 잘못하다간 죽겠구나."

 

난 오토바이에 올라서 기현의 학교로 향했다. 그리고는 해커 동호회로 찾아

갔다. 문이 잠겨있고 아무도 없는 것 같다. 그럴만도 할 것이다. 세명이나

죽었으니.....한 숨을 쉬며 학교 밖으로 나온 어두워진 하늘을 보았다.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는 불을 붙였다.

 

"빌어먹을 도대체 어떻게.....맞아....내가 왜 여기 이러고 있는 거야?

이 병신아....으이구 병신아......소포......소포......"

 

난 오토바이에 올라 사무실로 향했다. 한 시가 급했다.

 

`거기에 비밀이 있을꺼야. 거기에....`

 

사무실에 도착했을 땐 이미 8시가 넘었다. 난 사무실로 뛰어갔다. 다들

퇴근을 한 후라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뭐야? 문도 안잠그고....쳇...`

 

난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어두운 사무실 안에서 갑자기 [왁!] 하는 소리가

나며 누군가 내 앞에 나타났다. 난 멀뚱멀뚱 앞에 나타난 사람을 보았다.

 

"에이 김새...정말 뭐에요! 놀라지도 않고...겁없는 건 알아줘야 한다니까.."

 

현경이였다. 난 무시하고 내 자리로 간다.

 

"이제 오면 어떻게 해요. 국장님이 얼마나 찾았다고요."

 

"알게 뭐야...현경씨는 왜 집에 안가고 있어?"

 

"유석씨 기다렸지요. 후후"

 

그녀는 웃는 모습이 참 예쁘다.

그 나름대로 잘생긴 여자이다. 큰 키에 어깨까지 오는 단발머리, 도시 풍의

세련된 미모의 소유자....

무지막지한 말괄량이인 것 만 뺀다면......참 괜찮은 여자이다.

난 내 자리와서 책상에서 소포를 꺼냈다.

플로피 디스켓 3장과 편지.....그리고 몇권의 책들.....

 

"뭐에요?"

 

현경이 뒤에서 내가 꺼내는 물건들을 보며 물었다. 난 현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긴 우리 둘 밖에 없어. 무섭지 않아?"

 

"피이...하나도 안 무섭네요. 옆에 간이 아주 부어버린 유석씨가 있는데..."

 

난 현경을 노려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내가 무섭지 않냐고...내가...으흐흐..."

 

"왜...왜이래요..."

 

현경이 약간 주춤하며 나를 보았다. 난 그녀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무서운게 뭔지 알아? 귀신? 웃기지마....제일로 무서운 건 사람이야....

귀신은 현경씨에게 아무런 짓도 못하지만.... 사람은 달라....으흐흐...

안 도망가면....으흐흐흐....널.....으흐흐흐"

 

[퍼억!]

 

현경은 핸드백으로 나의 머리를 세게 내리쳤다. 난 머리를 감싸쥐고 자리에

주저 앉았다.

 

"아야야야야! 무슨 여자가 아우 아파라....."

 

"정말이지 정을 주고 싶어도 정이 안가!"

 

현경은 그렇게 말하며 사무실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난 머리를 문지르고는

자리로 가서 앉았다. 책상위에 메모가 보였다.

 

[유석씨! 늦네요. 목은 언제 잘라서 국장님께 드릴껀가요? 후후...

걱정하지 말아요. 재가 그 원고는 올렸으니까요. 이번에 한 번 뿐이니까

다음부터는 잘 하세요..............현경으로 부터......]

 

난 웃음지었다. 말괄량이이긴 해도 참 좋은 사람이다. 그런데 왜 시집을

안가는 건지....후훗

난 그녀에게 고맙게 생각하고는 그 의문의 소포를 보았다.

3장의 플로피 디스크 그리고 몇권의 책.....편지 한장.......여기에 어쩌면

이 3년간의 사건의 모든 결말이 담겨져 있을 지도......가슴이 두근거린다.

 

(22편 끝)

 

INTERVAL: 마지막 해커....25일에 구상을 끝내고 쉬지않고 써내려간 이글이

이제 거의 종반부에 다달았다. 정말 쉬지 않고 써내려갔다.

많은 분들의 저주와 공포의 편지들.....내 동생의 협박....

그리고 아직 갚지 못한 8만원........난 그것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서 정말 쉬지 않고 썼다. 6일동안 담배를 하루에 2갑

씩 피며 잠도 줄이고 결말로 달려가고 있다.

피곤으로 힘이 든다. 마치 컴퓨터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당신의 죽음의 날짜를 알고 싶으십니까?]

[마지막 해커의 종결이 만약 우습지도 않게 끝나버린다면....]

[바로 그때가 당신의 죽음의 날입니다.]

그래.....만약 우습지도 않는 결말이 나 버린다면......저들에게

죽을 것이다. 나를 보고 있는 저 분들에게..........

 

..........마지막 해커로 부터........

 

『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5992번

제 목:[마지막 해커(23/24)] <과연! 끝은?>

올린이:엔돌스 (유민선 ) 98/07/26 17:31 읽음:125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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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마지막 해커23

 

 

하얀 편지에 차분히 써 내려간 글씨, 난 이렇게 연필로 직접 쓴 글이 좋다.

컴퓨터가 하도 발달을 해서 워드로 쓴 편지들이 많지만.....난 이렇게 인간의

느낌이 살아있는 글이 좋다.

 

[안녕하세요. 저 기억하시는 지 모르겠어요. 3년 전 기자님께서 그렇게나

쫓아다니시던 지애입니다. 이렇게 글을 쓴 이유는 진실을 꼭 밝혀야 겠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아무도 진실을 알지 못하고 이대로 이 이야기가 없어져

버린다면...... 이글을 읽으면 꼭 이 사건의 전모를 모든 사람에게 밝혀

주십시요. 황 유석 기자님이 그렇게도 알고 싶었던 진실이니까요.]

 

편지는 그렇게 끝났고 난 흥분으로 컴퓨터를 켰다.

 

`지애...그렇군....너가 범인이구나....그럼 자살?.....`

 

말도 안된다. 지애라는 여대생이 죽은 모습을 적나라하게 본 난 자살이 아니

라는 결론을 확실하게 내릴 수 있었다. 수많은 시체의 모습을 보아온 나,

자살과 타살은 구별할 수 있다. 그럼...난 주형사처럼 돌대가리가 아니니까.

그건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다. 분명 누군가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것이다.

그것에 대한 비밀은 이 3장의 플로피 디스크에 담겨져 있겠지.

컴퓨터가 켜지고 난 하나의 디스크를 집어 넣었다.

 

`이게 뭐지?`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수많은 소스파일 같은 것이었다.

난 다음 디스크를 넣었다. 한글파일이다. 난 마우스로 클릭을 하였다.

날짜별로 빽빽하게 적혀 있는 글.......난 하나 하나 읽어가기 시작했다.

 

[96년 5월 5일.

호현과 유리가 죽은 지도 벌써 2달이 지났다. 하지만...난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그들의 죽음이 어떤 것인지...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하고 있다.

두렵다. 정말...두렵다. 그들에게 미안했지만.....난 더 이상 두려워서...

할 수 없었다.]

 

[96년 6월 8일.

매일 울기만 한다. 정말 매일 울기만 했다. 이젠....정신을 차리자...지애야

모두 잊어버려....모두.......하지만 그럴 수 없다. 그들은 나에게 너무도

소중한 사람들이었다.]

 

[96년 7월 9일.

편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공부가 잘 안된다. 하지만 반드시 들어가야한다.

앞으로 시험이 한달도 안남았다.]

 

[96년 9월 13일.

드디어 해커 동호회라는 곳에 가입을 했다. 현준이라는 사람을 직접보았다.

어쩌면 저 인간이 유리와 호현을 죽였을지도 모른다. 의도적으로 접근을 했다.

다행스럽게도 날 경계하지 않는다.]

 

[96년 11월 5일.

현준은 아니었다. 그는 그 정도로 재능이 있지 않다. 그가 만든 프로그램들

유치하기 그지 없다. 유리와 호현이 당한, 그리고 날 공포로 몰아넣었던...

그 해커에 비하면......현준은 장난을 하는 애와 같았다. 그럼 이 학교에는

범인이 없다는 것일까? 난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지? 슬프다.

하지만 슬픈 내색 조차할 수 없다. 난 범인을 찾을 때까지 눈물을 흘리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96년의 일기는 여기서 끊겼다. 난 글을 읽으면서 실망을 금치 못하였다.

 

`지애가 범인이 아니었군.....제길....헛다리나 열심히 긁구 있었구나...`

 

난 다음글을 읽어 보았다. 그녀의 일기는 97년 부분이 빠져 있었다.

그리고 98년으로 넘어간다.

 

[98년 3월 2일.

천규라는 남자가 동호회에 왔다. 군대를 제대하고 복학을 한 사람이라고 한다.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웃는 모습이 귀엽다. 참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같다. 개강파티....현준이 천규를 보고 술집을 나가버렸다. 둘은

무척 사이가 안좋아 보인다.]

 

[98년 3월 15일.

천규는 천재였다. 정말....천규의 프로그램과 해킹실력은 엄청났다.

난 잊고 있는 희망이 생겼다. 그래...천규라면 그 징그러운 사이트를 해킹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천규와 가까와 질 필요가 있다. 그가 그 사이트를 해킹

하길 바라자.]

 

[98년 4월 3일.

동호회 사람들이 나와 천규를 씨씨로 부른다. 요즘 들어 현준은 동호회에

나타나지 않는다. 천규는 내가 그렇게 좋은가 보다. 나도 그가 좋기는 하지만

사랑하는 정도는 아니다. 아직 천규에게 그 사이트에 대해서 말하진 못했다.

잘못하면 천규가 죽을 수도 있다. 만약, 천규가 해킹하지 못한다면......

난 또 다시 3년 전의 공포를 느끼게 될 것이다.]

 

[98년 4월 19일.

천규의 친구라는 기현이 우리 동호회에 왔다. 가슴이 너무 두근거린다.

기현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얼굴이 빨개졌다. 나에게 보이는

그의 부드러운 미소....그의 맑은 눈빛,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인다.

처음이다....이게 무슨 감정이지? 동호회 선배들이 천규와 나를 씨씨로 부르

는 것이 처음으로 싫게 느껴졌다. 기현은 천규의 가장 친한 친구처럼 보인다.

마음이 아프다. 그를 사랑하게 된 것일까?]

 

[98년 5월 2일.

하루종일 그의 생각에 난 잠을 잘 수 없었다. 가끔가다 날 바라보는 그의

슬픈 눈은 날 아무것도 생각나게 하지 않는다. 내가 생일 선물로 녹음해 준

테잎을 받는 그의 행복한 표정에 난 기뻤다. 그도 날...좋아하는 건 아닐까?]

 

[98년 5월 13일.

이젠 확실히 알 수 있다. 기현을 사랑한다는 것을....천규에게 말하자.

내일 천규의 집으로 가서 말을 해야겠다. 난 기현을 사랑한다고.....

천규도 이해할 것이다. 아니, 이해하지 못해도 난 기현을 사랑한다.

이 마음....나도 이젠 어떻게 할 수 없다.]

 

난 글을 읽으면서 지루했다. 애들 사랑이야기를 이렇게 읽고 있는 내 모습도 한심했

 

`도대체 뭐야? 후우.....`

 

난 담배를 피워 물었다. 그리고는 어두운 사무실 천정을 바라보았다.

목이 뻐근하다.

 

`음..많이 피곤하군...읽기도 지루하고..휴우..지애가 기현을 좋아한다?

훗... 복받은 놈이군. 그렇게 이쁜 여자가 좋아하니...쩝...`

 

난 서랍에서 주형사가 복사해준 사진을 보았다. 기현의 사망 당시의 증거 사진

이다. 끔찍하게 일그러진 그 사진을 보며 난 피식 웃었다.

 

`이렇게 생겼는데....좋아할 사람이 있을까?`

 

난 다음 글을 읽기 위해 컴퓨터를 보았다. 약간 머리가 아프다. 우...피곤해.

 

 

(23편...끝)

 

INTERVAL: 마지막을 앞두고 난 여러분께 드릴 말씀이 있다.

여기까지 진행되는 동안 난 여러분들 중 누군가는 범인을 알았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잘못하면 그 분이 나보다 먼저

범인을 추론하여 글을 올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다.

(밑에 있는 가끔 간담이 서늘한 정도의 추론들을 보고.....^^;)

여태까지 난 여러분들에게 협박(?)만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엔 내가 협박을 할 것이다.

만약 범인을 완벽하게 추론하신 분이 내가 결말을 올리기 전에

나타난다면........거기서 마지막.....해커를 종료하겠다.

그렇게 되면 마지막 해커의 진짜 범인은 누군지 아무도 모르게 될

것이다. (물론 난 정답이 씌여 있는 글을 밝히지 않을 것이므로.)

나에 대해서 알려고 하지 말라. 규칙에 위반되므로 이 사이트는

종료되는 것이다. 하하하......(이게 협박이 될까?)

좀 썰렁했나......(식은땀)

 

..........마지막 해커로부터.......

 

『게시판-불가사의 (go MYSTERY)』 26010번

제 목:[퍼옴]마지막 해커 완결편!!!

올린이:블루메탈(이정웅 ) 98/07/26 22:24 읽음: 96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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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불가사의 [공포]마지막 해커(완결) 총 Page :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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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시 자 : gwoman (황정현)

게 시 일 : 98/07/01 01:07:10

수 정 일 : 98/07/17 17:47:58

크 기 : 16.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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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애의 글을 읽기 전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컴퓨터의 실력이

 

뛰어나 현재 주요기관의 컴퓨터 시스템의 해킹을 방지하는 책임을 맞고 있다.

 

 

"동희냐? 나다. 지금 뭐해?"

 

 

동희는 잠을 자고 있었는 듯 하다. 잠자는 것을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그는

 

나의 전화에 약간 신경질이 난 듯하다.

 

 

"이 밤에 왜 전화질이냐....어휴...."

 

"임마, 내가 재미있는 거 보내 줄 테니까 좀 확인 좀 해줘. "

 

"뭔데...?"

 

"니가 좋아할 만한 것이니까 오히려 나에게 고마와 해야해. 끊는다. 수고 좀

 

해줘."

 

 

난 전화를 끊고 통신을 연결하곤 첫 번째 디스켓에 있는 소스파일들을 그의

 

아이디로 보내 주었다. 그리고는 최 지애의 다음 글을 읽기 위해 문서파일을

 

열었다.

 

 

[98년 5월 14일.

 

난 지금 날 주체 할 수가 없다. 하루종일 미친듯이 걸어다녔다. 걷고 또

 

걷고......더 이상 다리가 아파 걸을 수 없을 때까지 걸었다. 난 울고 싶었

 

지만 울 수가 없다.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 일까.......어떻게......

 

천규에게 나의 기현에 대한 사랑을 말하려 갔을 때, 천규는 잠시 자리를

 

비운 듯 했다. 난 그의 컴퓨터를 이리저리 열어보다가 해킹이라는 폴더를

 

보고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그가 만들어 놓은 것 같은 수많은 해킹용 프로그램....난 하나하나 보면서

 

처음엔 감탄을 하였다. 이것 저것 소스들을 열어보다가 난 이상하게 눈에

 

뜨이는 것이 있어 자세히 보았다. 난 말을 잃었다. MURDER이라는 파일명을

 

가진 소스.....난 내 눈을 의심했다. 분명히 보고 또 보았지만.... 그 소스는

 

MURDER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천규가 오는 소린가? 난 얼른 아무 디스크

 

나 집어서 파일을 복사했다. 천규의 발자국 소리는 더욱 크게 들렸고, 난 빨리

 

그것이 복사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복사의 완료와 함께 난 얼른 디스크를 빼서

 

주머니에 넣었다. 천규가 음료와 간단한 과자를 들고 문에서 날 보며 반가와

 

했다. 난 애써 태연하게 천규를 보았지만, 떨리는 마음을 진정할 수가 없었다.

 

난 천규에게 급한 일이 생겼다고 하며 도망치듯 그 곳을 나왔다.

 

형언할 수 없는 기분으로 걷고 또 걷다가....난 집에 도착했다. 내 방으로

 

들어와 C언어를 돌리고 소스를 살펴보았다.

 

.....천규.....그가 그 MURDER라는 사이트를 만든 사람이다. 난 온 몸에

 

힘이 빠지는 듯 했다. 천규였다니....천규가....그 미치광이 해커였다니...]

 

 

난 글을 거기까지 읽고는 이상한 마음이 들었다. 천규가 살인범? 이상하군.

 

천규는 죽었는데....뭐야?

 

 

[98년 5월 15일.

 

난 더욱 더 명랑한 척 하였다. 난 천규가 만든 프로그램을 밤새도록 분석하고

 

또 분석했다. 너무도 완벽한 프로그램... 천규는 10개의 죽음에 대한 게임을

 

만든 것이다. 자신의 죽음의 시간을 물었을 때, 주민번호를 요구하도록 했고

 

주민번호가 입력되면 자동을 경찰의 신분조회 프로그램으로 들어가 신상 명세

 

와 사진을 다운받게 하였다. 접속자가 이 사이트에 접속한 시간과 맞추어

 

그날이나, 다음날을 죽음의 시간으로 대답하도록 만들었고, 만약 자신에 대한

 

질문이 조금이라도 들어가 있을 시, 자동적으로 종료되도록 하였던 것이다.

 

여러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만들어 놓았으며 만약 질문한 것에 대한 답이

 

자신의 소스에 없었을 땐 자동적으로 상대방의 컴퓨터가 다운이 되도록

 

만들었다. 완벽했다. 천규의 프로그램은 정말 완벽했다. 아니 프로그램의

 

완벽성보다는 그의 생각이 완벽했다. MURDER라는 사이트의 제목이 그랬고,

 

질문의 형식과 자신을 숨기기 위한 대비책도 완벽했다.

 

유리의 죽음을 생각해 본다, 유리는 천규의 바램대로 죽음의 시간을 물었고

 

천규의 프로그램은 유리의 질문에 하나하나 대답해 간다. 유리의 주민번호를

 

이용해 경찰서에서 신상에 대한 자료를 해킹해 오고....유리의 사진마저

 

다운을 받는다. 그 시간에 우리는 천규를 역으로 해킹하였고, 천규의 해킹

 

방지프로그램이 오히려 우리의 시스템을 망가뜨린다. CPU에 과부하가

 

걸리도록 한 것이다. 그와 동시에 그 시간에 접속한 사람의 이름으로 메세지

 

를 보냈겠지. 너무도 완벽한 프로그램이었다. 우리가 집으로 갔을 때, 천규는

 

자신의 컴퓨터로 들어온 유리의 신상을 보았을 테고 사진을 고치는 프로그램

 

으로 유리의 죽은 모습을 만들었을 것이다. 죽지 않았을 시 다시 이 사이트에

 

접속을 하라고 하였던 것은 그 사진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유리는 그 날 밤, 분명 호기심 때문에 다시 정해준 그 시간에 사이트에 접속

 

을 하였을 것이다. 가뜩이나 공포감으로 두려워하던 유리가 자신의 죽은

 

모습을 아무도 없는 밤 혼자, 집의 컴퓨터에서 보았을 때,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것은....당연했으니라...결국 유리가 죽은 것은...

 

공포를 이겨낸 그녀의 호기심 때문이었다. 호현과 난 컴퓨터의 일로 걱정을

 

하였기 때문에 그 사이트에 접속을 하지 않았고, 다음 날 유리의 죽음으로

 

흥분한 우리들은 정신없이 그 범인을 잡기 위해...사이트에 접속했다.

 

컴퓨터가 망가질 때, 우리의 하드를 지워버리지 않은 이유는 자신이 보낸

 

메세지로 다시금 우리를 유인하기 위해서 이다. 호현은 유리의 죽음으로

 

이성을 잃었었고, 그를 만나기위해 역시 자신의 죽음의 시간을 물었다.

 

다시 우리의 컴퓨터가 해킹을 하였을 때, 그는 유리에게 사진을 보냈듯이

 

우리의 컴퓨터에 유리의 사진을 보냈고....난 그것을 보고 기절을 하였었다.

 

호현의 죽음은? 호현은 이미 이성을 잃었고 자신을 죽이러 그가 찾아오길 피가

 

마르게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되어도 그가 오지 않자, 호현은 그를 찾아

 

한 밤중에 나섰던 것이고....이성을 잃고 방황하는 호현은 교통사고를 당한다.

 

그의 예언이 맞은 것이다. 아니 우리가 그의 예언대로 행동한 것이다.

 

천규는 모르고 있는 듯 했다. 천규는....유리와 호현이 정말로 죽었을 것이

 

라고 꿈에도 생각도 못하고 있었으리라.

 

그는 단지 프로그램을 만들고 접속하는 사이트의 사람들이 공포감을 즐기기를

 

바랬던 것일지도........공포는 일종의 쾌감과 같은 이유이기 때문에.....

 

천규는 엄청난 짓을 자기도 모르게 한 것이었다.]

 

 

'호오....'

 

 

난 여기까지 글을 읽고 감탄을 하였다.

 

 

'이제 뭐가 풀리는 구나...그래....그렇군...재미있는데....'

 

 

난 눈을 뗄수가 없었다. 다음 일기로 시선이 내려간다.

 

 

[98년 5월 16일.

 

현준과 엄청나게 싸우는 것을 우혁 선배가 보았다. 현준이 가고 우혁선배가

 

이슬과 천규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난 내가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알수 있었다.

 

난 천규에게 복수를 할 것이다. 원인이야 어쨌든 결과는 천규가 나의 친구들

 

을 모두 죽인 것이다. 3년 전의 일을 이제 끝내 버리자.

 

하지만 이 사이트로 천규를 부르기 위해선 특별한 것이 있어야 한다.

 

원래 자신이 만든 사이트...만약 그의 시선을 끄는 것이 없다면 단순 모방이

 

려니 하며 콧웃음을 칠 것이 뻔하다. 현준이 그의 사이트를 보고 모방을 했을

 

때 천규는 분명 그러했으리라.

 

천규를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 생각났다. 난 나에게 이런 악마적인

 

잔인성이 있을 줄은 몰랐다. 난 우선은 천규의 프로그램을 보완해서 사이트

 

를 새롭게 꾸몄다. 많은 유명인사의 죽음에 대한 자료를 그럴듯하게 만들어

 

놓았고, 마지막으로 이슬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방을 만들어 두었다. 천규는

 

반드시 들어올 것이다. 어쩜 이것을 발견하는 시간이 길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난 기다릴 것이다. 이 사이트로 들어올 그날을 언제까지나....

 

그리고 좀 더 완벽한 범죄를 위해서 사이트가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도록

 

해야할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이 이 사이트를 알 필요는 없다. 난 다른

 

사람들까지 끌어들이고 싶지 않다. 그래...안보이는 사이트를 만들자.

 

하지만 천규에겐 어떻게 알리지? 난 천규의 자취방과 가까운 곳에 있는

 

광고 전광판을 생각했다. 그리고 그 회사의 컴퓨터 시스템을 해킹하여 광고를

 

올리도록 한다. 아주 엉뚱한 글로....천규는 금방 알아낼 것이다. 이것이

 

자기를 부르는 것이라는 것을....천규가 프로그램을 해킹하지 못하도록

 

난 완벽하게 다시 프로그램을 짰고 이제 그가 접속하는 일만 남았다.

 

하지만 어떻게 죽이지? 어떻게 죽여야 하지? 천규는 날 경계하지 않는다.

 

날 좋아하니까....그렇다면....안돼...그럼 내가 잡힐 수도 있어. 완전범죄

 

라는 것은 없으니까.....어떻게..하지?..문득 난 내 컴퓨터에 붙어 있는

 

전자파 흡수장치를 보았다. 전자파는 인간의 뇌 세포와 심하면 근육의 모든

 

세포를 파괴한다고 들은 적이 있다. 그렇다. 저거다..........저거다.]

 

[98년 5월 17일.

 

전자과에 다니는 친구에게 흡수장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특수한 장치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형태는 목걸이처럼 만들고, 목걸이 줄을 통해 인체에

 

그 전자파가 완전히 흡수되도록 개조를 부탁했다. 친구는 전자파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에 대해 말해준다. 난 실험할 것이 있다고 말했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을 했다. 별로 의심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집으로 와.

 

천규에게 메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이제 그의 접속만을 기다리면 된다.

 

[98년 5월 30일.

 

천규가 알아낸 것 같다. 천규는 안보이는 사이트를 보이도록 하는 소스를

 

만들어 내었고, 나타난 MURDER 의 방에 신나하는 것 같다.

 

학교가 끝나면 곧바로 집으로 갔고, 언제나 통신으로 접속을 하여

 

그 사이트에 사는 것 같다.

 

내가 광고 전광판으로 보내는 메세지를 그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본다.

 

그리고 꼭 맞추어 놓은 시간에 반드시 들어왔다. 그가 생각보다 빠르게

 

이슬의 사이트로 들어왔다. 난 계속해서 시간을 끌었다.]

 

 

[98년 6월 3일.

 

드디어 친구가 전자파 흡수 목걸이를 만들어 가지고 왔다. 그는 주의 사항

 

을 전해 주었다. 실험을 하기전 반드시 멀리 떨어져 있고 몸에 닿게 해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만약 몸에 닿으면 근육신경마비와 뒤틀림 현상이 일어나게

 

되고 뇌기능의 손상으로 심장마저도 움직이지 않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쥐의 실험결과, 20분도 못돼서 심장박동이 완전히 정지 되었다고 했으며

 

사람이라면 1시간 정도면 근육의 뒤틀림과 신경의 일부파손이 일어날 것이라

 

말했다. 그것을 받아들고 포장을 한 후 천규에게 갔다.

 

천규는 몹시 좋아하는 것 같다.

 

그는 그것을 얼른 뜯어 보려고 했다. 난 집에 가서 차라고 하며...목걸이일

 

뿐이라 말했다. 그는 알겠다고 하면서...집으로 갔다. 역시 내가 미리 보낸

 

사이트 접속시간에 정확하게....

 

난 오빠에게 빌린 차를 타고 노트북을 가지고 천규의 집 근처로 갔다.

 

천규가 들어왔다. 그리고....난 시작을 했다. 천규는 결국 나에 대한 궁금증

 

으로 나의 정체를 물었고, 난 직접 그와 접속을 하여 이야기를 시작해 나갔다.

 

난 시간을 끌었다. 천규는 고통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50분이 지났을 때 그의

 

손이 힘겨워 하는 것을 씌여지는 글로 알 수 있었다. 노트북을 덥고 차에서

 

내린 후 천규의 집으로 들어갔다. 아무도 모르게....장갑을 낀 손으로 천규의

 

방문을 열었고, 천규가 보였다. 난 기절 할 것 같았다. 천규의 모습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심했다. 천규는 날 보며 겨우 말했다.

 

'나 좀...도와줘....지애야...나...나좀....'

 

그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한 것 같았다. 수화기가 내려져 있다.

 

난 그의 목걸이를 조심스럽게 벗겨내고는 밖으로 나왔다. 그가 날 보고 있다.

 

난 도망치듯이 밖으로 나와 내 차로 갔다. 얼마 뒤에 기현이 택시에서 내리는

 

것을 보았다....이럴수가....난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가....]

 

 

전화벨 소리에 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전화기를 들자 동희가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이거 어디서 난 거야? 완벽해...정말 멋있어... 이프로그램 도대체 뭐지?"

 

"시끄러...나 바빠! 끊어."

 

"야! 너 이게 뭔지 궁금하지도 않아. 이건 정말이지 엄청난 실력이라고..

 

만든 사람이 누구야....소개 해줘."

 

"나도 알아. 뒷 북치기는 ....."

 

"야...너 같은 컴맹이 이런 엄청난 프로그램을 어떻게 안다는 거야!

 

이건 완벽한 프로그램이야. 건물위에 큰 전광판 있지? 그것을 조작하는 거

 

부터 시작해서... 수백가지 질문에 적절한 답을 하도록 설계된 글들...

 

근데 좀 기분나쁜 질문에 대한 답들이군.....쩝....죽는 시간을 알려주는 것

 

같은 기괴한 사이트를 만드는 것인데...나름데로 흥미가 있어.

 

그리고 더 멋진 것은...APPEAR 라는 프로그램인데......그 실행파일을 실행

 

실행시키지 않으면 특정 사이트가 눈에 보이지 않아...누구야 이런 멋진 프로

 

그램을 만든게.....나 좀 만나게 해줘...응?""

 

 

난 전화를 끊어 버렸다.

 

 

"다 죽었는데 뭘 소개해 달라는 거야?"

 

 

난 허무함으로 글을 끝까지 읽고 싶지 않았다. 기현은 분명 지애가 만든 프로

 

그램을 알았을 것이고, 천규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접속을 하였을 것이다.

 

물론....지애는 괴로운 선택을 했어야 겠지. 사랑하는 사람을 죽일 수 밖에

 

없는 상황....참나....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만들다니......가만...

 

그럼 최 지애는 왜 죽은 거지? 어떻게 된거지?

 

자살....? 사랑을 잃은 것에 대한 자살? 웃기고 있네. 무슨 3류 영화 찍냐?

 

 

난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리고 아까 그 소스들 중 하나를

 

C 나부랭인지 뭔지 하는 것으로 링크를 하여 실행화일을 만들어 보았다.

 

난 친구 동희에게 어느 정도 프로그램에 대해서 들은 것이 있기에 소스를

 

프로그램을 하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두통이 왔다.

 

 

'너무 무리 한건가? 빌어먹을....이상한 글을 읽어서 나도 이상해 진건가?'

 

 

프로그램이 완성되고....난 나도 모르게 통신에 접속을 하는 것을 눌렀다.

 

마치 최면에 걸린 듯이 대화방으로 갔고, 무언가를 찾는 듯이 내 눈이 두리

 

번 거렸다. 있다. MURDER이라는 방이 있다. 글에서 처럼 아이디도 제목도

 

없다. 난 그 방으로 들어갔다.

 

 

"머리아파 제기랄....."

 

 

난 손으로 머리를 누르며 마우스를 클릭했다. 글이 떴다.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당신의 죽음의 시간마저도 알려 드릴 수 있습니다.]

 

 

난 그 글을 읽으며 잠시 생각에 빠졌다. 누군가...똑같은 장난을 하는 것일까?

 

난 키보드에 손을 올려 놓았다. 머리는 아직도 아파죽겠다.

 

빠르게 단도 직입적으로 난 글을 써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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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언제 죽냐? 말해봐. 넌 언제 죽냐?]

 

 

아무런 말도 없다. 갑자기 통신이 끊겨 버린다. 난 컴퓨터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갑자기 웃음이 나와 죽겠다.

 

 

[푸하하하하하! 미치겠군....아하하.......]

 

 

나의 웃음소리가 사무실에 울려 퍼진다. 이상한 것이 하나 남았지만 신경쓰고

 

싶지 않다. 어처구니 없는 짓거리로 무려 5명이나 죽었다.

 

정말로 어처구니 없는 짓거리로 말이다. 빌어먹을....

 

인간의 호기심....그것은 목숨보다도, 죽음의 공포 보다도 더 무서운 유혹이다.

 

근데 이상하지?

 

왜 지애는 죽은 걸까? 그때 갑자기 내 핸드폰으로 전화벨이 울렸다.

 

 

"누구야?"

 

"황기자 나야."

 

"어..주형이 왠일이야?"

 

 

주형사의 목소리가 밝다.

 

 

"뭐? 크래커? 해면의 미스테리? 임마 웃기지마. 지애를 죽인 범인을 잡았어."

 

"범인? 사람이란 말이야? 귀신이 아니라?"

 

"그래....범인이 한 현준이고 자기가 죽였다고 실토를 했어. 같은 동아리 선배

 

인데...사랑이 어쩌구 저쩌구 질질짜면서....자백도 좋지만 재미없는 이야기

 

듣느라고 죽는 줄 알았다. 니가 틀렸으니까 술 사라...알겠지?"

 

 

난 피식 웃으며 전화기를 끊었다. 내가 지금 알게 된 이야기를 해봤자.

 

그 무식쟁이 형사가 이해를 할리도 없고 이해를 하려 하지도 않을 것이다.

 

어두운 밤공기가 무척 차다........킥킥.....제길 아무도 믿지 않을 꺼다.

 

아무도..................................................참 김 이슬은?

 

.......생각하기 싫다.....아무것도 생각하기 싫다.......여기서 나의 3년간의

 

미스테리를 지워버리자...제길 국장이 난리도 아니겠군....

 

난 터벅터벅 걸었다. 이 허무한 마음을 지우기 위해서.......

 

천규는 유리와 호현을....지애는 천규와 기현을......현준은 지애를.....

 

 

(완결......마지막 해커.....)

 

INTERVAL: 드디어 마지막 해커가 끝이 났다.

 

난 이글을 사랑해 주신 여러분의 어떠한 질책도 받을 준비가

 

되어있다. 고로 여기서 나의 본명과 간단한 사항을 적으려 한다.

 

글에 대한 모든 비평과 질책은 이 아이디의 주인인 내 동생이

 

아니라 바로 내 자신이 받아야 하는 것이니까.

 

처음으로 통신에 올린 글이 많은 분들에게 즐거움을 주었으면

 

좋겠다. 공포글의 상투적 결말인 그래서....누가 보고 있었다.

 

니 뒤에는 누가 있다........무섭지? 따위의 결론을 맺고 싶지

 

않았기에 난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처음 글을 구상했던 그대로

 

초지일관을 하였다. 결말에 대해서 아쉬운 분도 많으리라 생각

 

한다. 하지만....난 최선을 다했다. 주술적이거나 미신적인 요소

 

는 가능하면 제외하도록 노력했다. 가능한 한 사실적으로 글을

 

썼으며 전문적인 부분은 전문가에게 물어보기도 하였다.

 

가장 객관적이고 정확한 글을 쓰기위한 저자의 노력을 이해 할수

 

있을까?

 

한가지 아쉬운 점은 긴 장편의 글을 쓰기위해 구성한 이글을

 

여러분들이 지루함을 느낄까봐 글을 줄이고 줄였기 때문에 공포적

 

인 상황의 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

 

이다. 여러분들도 같이 사건을 추리해 나갔고, 결론을 나름대로

 

정리한 분들도 계셨다. 23편에서 저자의 협박은 다른 분들의 즐거움

 

에 혹, 손해가 있을까 해서 였으니 기분 나쁘신 분들은 용서를

 

바란다. 여러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해커가 있었고, 그리고

 

결말도 있었던 것이다. 다시 한번 이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분

 

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참 글의 성격상 존칭을 생략한 것을 용서하기 바랍니다.

 

다음에는 좀 더 완벽한 구성과 멋진 글로 마지막 해커에 대한 성원

 

에 보답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해커 저자.

 

본명: 황 유석

 

나이: 26

 

현재 대학교 2학년 재학 중....휴학....

 

연락방법: 동생의 이 아이디로....

 

..........마지막 해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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