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월)
(백)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교육 주간)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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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편지] 망치로 깁스를 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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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묵 [khm] 쪽지 캡슐

1998-11-13 ㅣ No.213

 

망치로 기브스(깁스)를 깨라!

 

 

 

이 이야기는 이번 여름 무더위가 한창이던 때의 일입니다.

 

저희 집사람이 계단을 내려오다가 발을 삐어서 고생을 할 때입니다. 약국에 가서 약을 지어 먹고 파스를 붙이고 해도 차도가 없어서 제가

“그러지 말고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아 봐라. 삔 곳에는 침이 최고다”

이렇게 말을 했더니 집사람은 한사코 침은 맞지 않겠다고 고집 아닌 고집을 부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퇴근을 해서 집에 오니까 집사람이 무릎 바로 밑에서 발등까지 깁스를 하고 있는 거였습니다. 정형외과에 가서 진찰을 하니까 선생님이 인대가 조금 늘어나서 그런다고 깁스를 한 3주정도 하고 있어야 한다며 아주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집사람은 태어나서 깁스를 처음 해봤다고 하면서 기쁘게까지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집사람의 그 말에 저는 속으로 웃었습니다. ‘그래 이 더운 여름에 3주 깁스 하고 있어 봐라. 미칠 거다~’

 

아니나 다를까 4일은 잘 참더라구요. 그것도 저한테 빨래며 청소 등 여러 가지 일들을 시켜가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5일째 되는 날 회사로 전화가 왔습니다. 뭐라고 온 줄 아십니까? 퇴근할 때 쇠톱을 가져 오라는 겁니다. 쇠톱이 왜 필요하냐니까 깁스를 풀어야 겠다며 여러 소리하지 말고 가져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병원에 가서 풀라니까, 병원에서는 3 주 동안 하고 있어야 한다며 풀어주지 않더라는 겁니다.

 

할 수 없이 저는 쇠톱과 여러 가지 공구를 가지고 집으로 왔습니다. 집으로 들어오니까 집사람은 거실에 앉아 매직으로 깁스한 자리에 선을 긋고 있었습니다. 뭐하냐고 물으니 자기 생각에 선을 그은 대로 쇠톱으로 자르면 깁스가 잘 떨어질 거라고 하면서 열심히 선을 그었습니다.

 

우리의 작업은 저녁을 먹고 시작되었습니다. 쇠톱으로 썰기 시작했는데 그게 마음먹은 것 처럼 잘 되지 않더라구요. 작업을 한 지 1시간 정도 됐는데 깁스는 선을 그어놓은 자리 여러 군데 흠집만 내고 그대로 있었습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이 정도로 금을 내놨으니까 망치로 한방 때리면 산산조각 날 것이라고…

 

그래서 집사람에게 말했습니다. “이 정도로 썰어 놨으니까 우리 망치로 한방 때리자. 그러면 깁스는 틀림없이 깨진다!” 확신에 찬 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집사람도 망설이더니 “좋다. 때리자!” 우리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때까지 우리 두 사람은 깁스는 석고로만 되어있는줄 알았습니다. 이것이 우리 두 사람의 착각이었습니다. 처음에 한방은 살살 때렸습니다. 기별도 가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는 좀더 세게 때렸습니다. 빙빙 돌아가면서 여러 방을 때렸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한방이 문제였습니다. 그 마지막 한방이 깁스에 가해지는 순간 집사람은 “아이고 다리야”하면서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표정이 되어버렸습니다. 진짜로 다리가 부러진 것 같다면서 말입니다. 저희는 뒤늦게 알았습니다. 깁스는 석고로만 되어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석고 속에 붕대, 붕대 속에 솜, 그리고 또 붕대, 뒤늦게 그것을 안 우리는 망치로 때리는 것을 포기하고 쇠톱과 드라이버 펜치 등 여러 가지 공구를 들여서 4 시간 동안 작업을 했습니다. 집사람의 다리 살이 보이는 순간 우리는 동시에 “와”하고 함성을 질렀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힘든 작업은 끝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집사람에게 말했습니다. “니 다시는 그 정형외과 앞으로 지나다니지 마라” 이렇게요. 그 힘든 작업이 끝난 며칠 뒤에 집사람 정말로 다리에 금이 가서 집 바로 밑에 있는 정형외과에는 가지 못하고 버스 두 정거장이나 되는 병원에 여름 내내 다녔습니다. 저도 여름 내내 청소, 설거지, 빨래 등 모든 일을 도맡아 했습니다.

 

만약 이 글이 방송된다면 한마디 더 하겠습니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상에게”

 

여러분의 가정에 웃음이 깃들기를 기원하면서

부산에서 망치 올림

 

부산 광역시 진구 가야 1동 하정진

 

 

정이 넘쳐 흐르는 굿뉴스를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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