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홍)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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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 남북통일 기원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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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9-06-25 ㅣ No.130601

어릴 때의 기억입니다. 동네의 아이들은 시간이 나면 공터에 모여서 함께 놀았습니다. ‘비석치기, 자치기, 구슬치기, 다방구, 술래잡기, 재기차기, 땅따먹기, 딱지치기, 신발치기등을 하였습니다. 지금처럼 학원 때문에 시간을 빼앗기지도 않았습니다. 컴퓨터와 게임 때문에 바쁘지도 않았습니다. 동네의 공터는 우리 모두의 놀이터였습니다. 누구나 와서 놀 수 있었고, 거기에는 이념도, 세대도, 지역도, 학연도 필요 없었습니다. 다른 동네에서 이사 온 아이들도 놀러 오면 받아 주었고, 금세 친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세계는 이렇게 쉽게 하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 공터를 나누어서 소유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공터를 가지고 싸움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아이들도 가끔은 티격태격 다투곤 합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면 아이들은 다시금 공터에서 놀게 됩니다. 공터는 싸운 친구도, 울었던 친구도 모두 받아 주었기 때문입니다. 아스라한 기억이 있습니다. 왜 다투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친한 친구와 싸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키가 컸던 친구는 저의 목을 잡았습니다. 상대적으로 키가 작았던 저는 친구의 급소를 잡았습니다. 우리는 서로 눈물을 흘리면서 상대방의 아픈 곳을 잡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아픈 곳을 놓아 주었고, 눈물을 그치고 함께 하드를 사서 먹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가 잡은 상대방의 아픈 곳을 놓아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서로에게 무기가 되었던 손은 서로를 보듬어 주는 화해와 용서의 손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민족의 일치와 화해를 위한 기도의 날입니다. 오늘의 성서 말씀은 어떻게 하면 우리가 참으로 화해하고, 민족이 하나 될 수 있는가를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오늘 제1 독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너희가 마음속으로 뉘우치고,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와서,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대로 너희와 너희의 아들들이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 하여 그분의 말씀을 들으면,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의 운명을 되돌려 주실 것이다.” 먼저 자신을 성찰하고,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그러면 우리의 힘으로는 힘든 일이지만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실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찰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용서는 조건이 없습니다. 용서는 상대방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용서는 용서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제2 독서는 용서의 구체적인 행위를 말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성령을 슬프게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속량의 날을 위하여 성령의 인장을 받았습니다.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 내버리십시오.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인간의 관계는 꼭 시비를 가려야만 해결되는 것이 아닐 때가 있습니다. 남과 북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시비를 가리려고 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을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엉킨 실타래는 더욱 심하게 꼬이게 됩니다. 불가에서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원망을 원망으로 갚으면 원망은 해결되지 않는다. 오직 참음으로써 원망은 해결되나니 이 가르침은 영원한 진리이다. 시비(是非)란 본시 그른 것만 취한다면 해결되지 않으며, 옳고 그른 것을 동시에 놓아버려야 끝난다.󰡓

 

작년에는 남과 북의 정상이 3번 만났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방 위원장도 2번 만났습니다. 자꾸 만나서 대화를 하면 길이 보일 것입니다. 남과 북이 단일팀으로 국제경기에 나가고, 남과 북의 예술인들이 평양과 서울에서 공연하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백두산 관광도 계속되고, 서울, 평양을 이어주는 고속도로, 철도가 개통되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기차 타고 평양을 거쳐서 유럽으로 가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정치와 군사적인 통일은 아직은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분야는 우리가 서로 협력하기로 마음만 먹으면 못 할 것도 없는 일들입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꾸준히 남과 북이 대화와 협력으로 풀어나가던 일들입니다. 주님의 크신 사랑이 함께 하시어, 우리 사회의 갈등이 치유되기를 기도하며, , 북의 화해와 일치가 이루어지도록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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