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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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위의 복수? * (거위의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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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철 [hl1ye] 쪽지 캡슐

2005-10-22 ㅣ No.514

 

                         거위의 복수?


  지난 여름, 스웨덴의 한 사냥꾼이 자신의 아들이 쏜 총에 맞아 떨어진 캐나다 거위에 머리를 직통으로 맞아 이틀 동안 의식을 잃고 침상에 누워 있어야 하는 봉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이 사고의 발단은 아버지 울프 일백과 함께 사냥에 나선 아들 카를 요한이 지난 8월 스웨덴 동부 시냇물을 따라가다 상공 20m 위를 날아가던 야생 거위를 총으로 명중시키면서 비롯되었는데 아버지 울프는 "총에 맞은 거위가 땅으로 추락하면서 내 머리 위로 폭탄처럼 떨어졌으며 나는 그 거위에 맞은 뒤 그만 정신을 잃었다. 그런데 그 거위가 마치 나에게 복수를 하려고 한 것 같았다..."고 말하면서 "만약 그 거위가 조금만 더 세게 내 머리를 가격했다면 내 목뼈가 부러졌을 것"이라고 회상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복수의 여신으로 나오는 네메시스(Nemesis)는 밤의 신인 닉스의 딸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녀는 제우스신의 열렬한 사랑을 피하기 위해 거위로 변신하였으나, 제우스도 백조의 모습으로 변신, 그 거위를 범하여 거위가 알을 낳았는데 이 알에서 태어난 것이 훗날 트로이 전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 헬레네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네메시스는 율법의 여신으로, ‘인간의 우쭐대는 행위에 대한 신의 보복’을 의인화(擬人化)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유럽은 이 거위문제로 인해 좀 시끄럽다고 합니다. 그것은 프랑스 의회가 최근에 거위와 오리를 학대하여 만든 ‘푸아그라’를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법안을 내어놓자 유럽 언론이 일제히 이를 비난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유럽 언론에 이어 이 거위들도 식도락가들의 성인병(지방간 등...)으로 복수를 하지 않을까 염려하면서 ‘푸아그라’에 관한 신문칼럼과 단편영화 ‘거위의 복수’를 소개합니다.


                                      <푸아그라와 개고기>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 교수 템플 그랜딘은 두 살 때 의사로부터 “보호시설에서 평생을 살게 될 것”이라고 진단받았던 자폐아였다. 그녀는 자폐인 특유의 사고방식과 인식체계를 오히려 강점으로 살려 소·돼지 같은 가축과 교감하는 동물행동학자가 됐다. 동물도 감정이 있다고 믿는 그녀는 평화롭고 인도적인 도살 설비를 가축 입장에서 고안했다. 미국 가축시설의 3분의 1이 그녀가 설계한 것이다.


  1978년 미국은 인도적 도축법령을 만들었다. 연방정부 감독을 받는 정육공장들이 커다란 망치로 도살하는 것을 금하고 전기나 이산화탄소 가스로 기절시킨 뒤 도축하게 했다. 1998년 EU도 사육동물 보호지침을 만들어 ‘고통을 주는 방법으로 기르지 말라’고 규정했다. 베트남 승려 틱낫한 식으로 말하자면 가축에 화(火)가 남지 않게 하는 셈이다. 그는 잔인하게 길러 죽인 가축의 좌절과 분노, 곧 화가 그 고기를 먹은 사람에게 옮는다고 했다.


  그랜딘과 틱낫한은 푸아그라 생산용 거위와 오리를 가장 가엾어 할 것 같다. 프랑스어로 ‘기름진 간(肝)’을 뜻하는 푸아그라(foie gras)는 철갑상어 알 캐비아, 송로버섯 트뤼플과 함께 서양 3대 진미에 꼽히는 최고급 요리 재료다. 기름지면서 부드럽고 씹힐 듯 입안에 녹아드는 육질이 일품이다.


  문제는 지방이 잔뜩 끼어 비대해진 지방간 푸아그라를 얻으려고 거위와 오리를 끔찍하게 학대한다는 것이다. 사실 푸아그라 농장에선 부리에 깔때기를 물리거나 금속관을 목 깊숙이 넣고 다짜고짜 옥수수와 콩을 붓는다. 헐떡이는 거위의 목을 손으로 훑어내리며 위가 터지도록 먹인다. 하루 2~3차례, 보름에서 한 달을 먹이면 영양 과잉으로 간이 12배까지 커진다. 거위와 오리는 도축될 때까지 지방간으로 뇌와 내장이 망가지는 고통을 겪는다. 그래서 EU는 2010년까지 생산방식을 바꾸라고 권고했고 영국을 비롯한 13개국은 푸아그라 생산을 중단했다.


  프랑스 의회가 푸아그라를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법안을 내자 유럽 언론이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한 해 세계 생산량 2500만개 가운데 80%를 차지하는 프랑스로선 세계적 반(反)푸아그라 바람을 피해갈 구실을 만들려는 심산이다. 애완견과 식용견의 사육·유통이 분리돼 있는 한국을 무조건 야만국으로 매도해온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생각난다. 자기네 푸아그라만 ‘문화’이고 ‘유산’인가. 여러 선진국들처럼 인도적 차원에서 푸아그라 보이콧 서명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모양이다.  (오태진 / 조선일보)



                                   단편영화 <거위의 복수>


  별 죄책감 없이 작은 생명체들을 죽이는 하프댄은 식용거위  가공처리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전신암이라는 희귀한 암에 걸렸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본다...

 

                                          <성서묵상>

 

  “그들은 이와 같은 동물에 시달려서 몹시 고통을 받았다. 그들이 전에 신으로 섬기던 그 동물들이 바로 그들을 징벌하는 도구가 된 것이다.” (지혜 12, 27)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 http://hompy.dreamwiz.com/hl1y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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