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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영화(2) 성처녀(The Song of Bernad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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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웅 [cine212722] 쪽지 캡슐

2014-11-15 ㅣ No.1867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성처녀

원제 : The Song of Bernadette

국내 개봉제 : 성처녀

DVD 출시제 : 베르나데트의 노래

1943년 미국영화

감독 : 헨리 킹

음악 : 알프레드 뉴만

원작 : 프란츠 베르펠

촬영 : 아서 C 밀러

 

출연 : 제니퍼 존스, 찰스 빅포드, 빈센트 프라이스

글래디스 쿠퍼, 리 J 콥, 앤 레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제니퍼 존스)

 

 

'성처녀'는 실존했던 프랑스의 '성녀' 베르나데트(1844~1879)의 삶을 다룬 '종교영화'입니다.
가톨릭 성인 성녀의 숫자는 꽤 많지만 '순교자'이거나 '성서속의 인물'이 아닌 비교적 후대에
삶을 살았던 사람중 성인/성녀 품에 오르는 경우는 쉽지 않습니다.  도대체 프랑스의
평범한 처녀였던 베르나데트는 어떻게 해서 '성 베르나데트'라는 영광스런 자리에 올랐을까요?

 

이 영화는 당시 무명이라고 할 수 있는 제니퍼 존스를 베르나데트 역으로 내세워서 만들었는데
즐비한 헐리웃 스타가 있는 가운데 제니퍼 존스가 이런 150분이 넘는 대작에 출연할 수 있었던
것은 데이비드 O 셀즈닉에게 발탁된 덕분입니다.  당시 유부녀였던 제니퍼 존스는 이 영화 덕분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는데 영화 출연 당시 24세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영화출연 경력도 거의 없었고, 사실상 첫 주연작품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파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이후 소위 '연기파'배우로 승승장구하였고, 데이비드 O 셀즈닉과 결혼까지
하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 제니퍼 존스가 보여준 연기는 굉장히 착하고 성스럽고 지조있는 여성입니다.
어쩌면 굉장히 단순한 캐릭터입니다.  사실 그녀가 나이를 더 먹어서 출연한 '백주의 결투'나
'황혼(Carrie)'같은 영화에서 더 세련되고 좋은 연기를 보인 것이 사실입니다.  '연기파'로
후대에 알려진 배우의 연기는 꼭 상을 받은 영화라고 해서 최고의 연기가 보여진 작품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베르나데트는 평범하고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소녀로

학교성적도 형편없었던 학생이었다.

 

  

땔감을 구하러 왔다가 기적을 보게 된 베르나데트

 

  

베르나데트의 눈에 나타난 성모 마리아

 

  

황실검사로 출연한 빈센트 프라이스와 의사로 출연한 리 J 콥

두 배우 모두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임에도 전형적인 중년아저씨의 외모이다.

빈센트 프라이스의 '호러 킹'역할이 아닌 비호러 영화 출연작이다.

 

 

 

성직자로 출연한 찰스 빅포드

 

 

베르나데트는 프랑스의 성녀인데 이 영화는 미국에서 미국 배우들을 대거 출연시켜서 제작한
헐리웃 영화입니다.   프란츠 베르펠의 오리지날 원작을 헐리웃에서 영화화한 것인데 오스트리아
출신의 베르펠은 남프랑스의 순례지 루르드 주민이 나치스로부터 자신을 숨겨준것에 감사하는
뜻에서 성녀 베르나데트의 이야기를 썼고, 그것이 영화화된 것이라고 하네요.

 

19세기 중엽 프랑스 루르드라는 지방,  지금으로 친다면 '초등학교 과정'을 벗어나기 시작한
10대 소녀 베르나데트는 어느날 땔감을 구하러 갔다가 어느 동굴에서 너무나 거룩한 모습을 한
어떤 여인을 보게 됩니다.   그 거룩함에 감동한 베르나데트는 이후에도 그 부인의 모습을
몇 번 보게 되고,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 여인은 베르나데트에게 자신을
'원죄없이 잉태된 여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말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베르나데트가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본 기적을 행한 것이라고 알게 되고,  그녀의 기적을 믿는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특히 성모의 지시에 따라서 베르나데트가 동굴 앞에 샘을 파자 기적처럼 물이 솟아오르고
소위 '기적의 샘'이 생겨납니다.  이 사건이후 루르드 지방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베르나데트를 추종하는 인파들이 늘어납니다.  이 사건을 두고 교구와 시에서는 고민을 합니다.
이게 과연 진실인가? 아니면 관심을 끌고 이익을 얻으려는 거짓 쇼인가? 마을의 학교 학장이기도
한 파이라말 신부는 베르나데트를 의심하고 추궁하지만 그녀의 태도를 보고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믿게 됩니다.  이후 베르나데트의 삶에는 큰 변화가 생기는데......

 

가톨릭 성인/성녀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중 가장 감동적이고 대중적으로 공감이 가도록 잘 만든
영화이기도 합니다.  성 프란체스코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가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프란체스코
신의 어릿광대'를 비롯하여 몇 편 만들어졌고,  성 토마스 모어의 일대기를 다룬 '사계절의 사나이'
등과 함께 가톨릭 성인/성녀 영화 걸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이 '성처녀'입니다.

 


  

베르나데트의 기적을 함께 지켜보는 사람들

하지만 성모의 모습은 오로지 베르나데트의 눈에만 보인다.

 

 

베르나데트의 기적을 추종하는 인파들

 

 

베르나데트의 기적의 진실을 가리기 위한 위원회가 열리고...

 

 

파이라말 신부(찰스 빅포드)는 처음에는 베르나데트를 의심하지만

점점 그녀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이 영화는 가톨릭 교구의 전폭 지지를 당시 받았다고 하며,  제니퍼 존스의 신선하고 성스러운
연기에 힘입어 그해 흥행 베스트 5에 들 정도의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 영화의 힘의 계기가
된 것일까요? 1년뒤에 만들어진 빙 크로스비 주연의 '신부'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나의 길을
가련다'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고 흥행도 크게 성공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성처녀'는 여러가지로 짜임새가 뛰어난 잘 만든 영화입니다. 종교영화라고 다 잘 만들어지는
것은 절대 아닌데(율 브리너 주연의 솔로몬과 시바의 여왕 같은 평범한 작품도 있듯이)
조지 시튼의 시나리오도 괜찮고 알프레드 뉴만의 웅장하고 성스런 음악이 잘 받쳐주고
찰스 빅포드,  빈센트 프라이스, 리 J 콥 등 괜찮은 배우들이 제몫을 해주고 있고,  무엇보다
순수하고 착해 보이는 제니퍼 존스의 모습이 당시 깨 신선하게 어필했을 것입니다. 
물론 24세의 여배우가 14세부터의 모습을 연기하는게 다소 무리는 있었지만.

 

"하느님을 믿는 자에게는 설명이 필요없고,  하느님을 믿지 않는 자에게는 아무리 설명을
해 주어도 알아 듣지 못한다"라는 의미깊은 구절이 오프닝에서 열리는 것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이 구절을 영화 후반부에 신부역의 찰스 빅포드가 대사로 하기도 합니다) 2시간 30분이 넘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술술 흘러갑니다.  1879년 35세의 나이에 사망한 성녀 베르나데트 이지만
영화의 대부분은 그녀가 루르드 강변에서 성모 마리아를 만난 1858년 무렵의 1년여 간의
이야기에 주로 할당되고 1966년 수녀원에 입회하여 수녀가 되는 과정의 이야기는 짧게 다루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왜 2시간이 넘게 흐른 뒤에야 수녀원에 가는 이야기가 시작될까 하고 다소
의아하게 생각했는데(영화 중반부쯤 수녀원에 가야 나머지 이야기를 할 것 같으므로) 베르나데트의
수녀원에서의 삶은 짧지만 굉장히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글래디스 쿠퍼가 연기한
마리 수녀는 굉장히 신앙심이 강하고 고통을 잘 견디는 강직한 수녀인데 처음부터 베르나데트의
기적을 믿지 않고 의심합니다.  이 마리 수녀와 베르나데트의 갈등과 관계가 이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핵심입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의 관계를 통하여 굉장히 강한 '종교적 진리'를 관객에게
설파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신자라면(혹은 성직자들일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 '마리수녀'와
같은 '집착적 신앙'을 갖고 있고,  그런 테두리속에서 '매너리즘'에 빠질수도 있다는 생각이
꽤 강하게 들었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반전되는 '베르나데트의 비밀'이 밝혀지는 장면은
아마도 많은 가톨릭 신자들의 가슴이 짠 할것 같은 부분입니다.

 

'고통을 모르면 기적을 모른다'  '나는 고통을 견디며 열심히 기도했지만 고통을 모르고 신앙도
제대로 모르는 너에게 어떻게 기적이 일어날까?'  '성모 마리아가 나타난 것이 왜 내가 아니고
너일수가 있냐?'


 

 

수도원에서 혹독한 삶을 체험하게 되는 베르나데트

 

 

베르나데트와 악연을 갖게 된 마리 수녀는

기도와 고통속의 삶을 살아온 자신과 달리 평범한 삶을 살아온

소녀 베르나데트에게 성모 마리아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믿지 않고 질투한다.

마리 수녀와 베르나테트의 관계을 통하여 종교적 진리의 깨달음을 전한다.

 

 

성지가 된 루르드 지방에 몰려든 인파들이 촛불 집회를 거행하고

그 광경속에서 성모 마리아상을 바라보는 빈센트 프라이스

그는 베르나데트의 기적을 우습게 알고 말살하려고 했으나

끝내 회한의 참회를 한다.

 

 

35년의 짧은 삶을 살다 간 성녀 베르나데트

 

 

신앙인들이 흔히 쉽게 말하는 '신앙심이 깊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한다'  '미사 열심히 드린다'
'기도 열심히 한다'라며서 자칫 소위 '나이롱신자'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우습게 아는 자만심이
쉽게 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신앙심이 깊다'라는 자만과 집착은 이 영화에서의
마리 수녀가 베르나데트에게 향하는 마음을 통해서 한번쯤은 자각하고 반성해야 할 필요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 영화가 잘 만들어졌고 위대한 점은 착한 소녀가 성모의 기적을 행한다는
종교적인 거룩함이 아니라 후반부의 마리 수녀와 베르나데트의 관계와 진실을 표현한 부분입니다.
잘 만든 종교영화라는 것,  종교적 메시지를 강하게 주는 것은 '하느님은 위대하다'라고 직설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인간'이라는 영장류가 갖는 탐욕,질투,시기,자만 그리고 사랑의
실천 등을 통해서 보여주는 실질적인 감동일 것입니다.  이 영화는 성녀 베르나데트가 어떻게
관객들을 감동시키고 진한 종교적 메시지,  즉 거룩한 정신을 전달하는지를 흥미롭게 지켜보는
재미가 처음부터 끝까지 쏠쏠한 영화입니다.   

 

ps1 : 일종의 '여성판 마르첼리노'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볼 때는 마르첼리노보다
         훨씬 잘 만든 영화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종교인'의 영화로는 그레고리 펙이 주연한
         천국의 열쇠와 함께 이 성처녀가 '2대 영화'라고 할 수 있고,  성인성녀를 다룬 작품중에서는
         사계절의 사나이와 함께 쌍벽을 이룰만한 작품입니다.

 

ps2 : 프랑스의 성녀인데 영화는 미국에서 '선점'했네요.

 

ps3 : 그 해 작품상은 마이클 커티즈 감독의 카사블랑카가 차지했습니다. 헨리 킹으로서는
         아깝게 감독상을 놓친 셈입니다.  카사블랑카는 원래 1942년도 영화지만 아카데미 마감시한내
         개봉하지 못해서 1943년 작품들과 경쟁을 했습니다.  이래저래 '성처녀'로서는 아까운
         결과였습니다.

 

ps4 : 프랑스에 갈 기회가 생기면 루르드 지방에 순례하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성녀 베르나데트의 실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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