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화)
(녹)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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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Re:남편과의 잦은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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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115.94.171.*]

2018-10-07 ㅣ No.11889

자매님의 상담 글을 읽고 설거지를 하다가 문득

아, 나도 거의 그 자매님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살고 있는데 하며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사실 그동안 저도 굉장히 제 모습이 싫어서 고쳐보려

했으나 그게 마음 먹은 것처럼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 뿌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뿌리는 어려서 받은 큰 상처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8살 때에 엄마는 어쩔 수 없이

저와 제 밑에 동생을 할머니에게 맡기고 건설현장에서

일하시는 아버지를 따라 나가서 살게 되었습니다.

 

이때 받은 상처가 아마도 이런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그때 제 나이 8살, 전 아무 잘못한 것도 없는데 어쨌거나

엄마로부터 버림을 받은 셈입니다. 의도야 어찌됐든

아이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인식이 되었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한 상처가 제 몸에 각인이 되어서일지 몰라도

제가 못 견뎌하는 게 나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

누군가 나에게 시비를 걸어오면 그걸 아주 못 견뎌하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아무 잘못 없는 나를 힘들게 하는 걸 유난히 못 견뎌

하는  뿌리가 어디에 있었는지 20년을 넘게 찾아보려

애썼습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자매님의 글을 통해서 저를 보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그때 받은 상처로 엄마를 용서하지 못하고

있었나 봅니다. 저는 용서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

그러고 보면 우리는 알게 모르게 상대방을 존중해주지

못하고 인정해주지 못하고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크고 작은 상처로 또 다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악순환이 되는 삶을 사는 것 같네요.

 

지금부터는, 그럴 수 있어라고 생각하며 살아보려고 합니다.

그럴 수 있어 ...

자매님 덕분에 제 상처의 뿌리를 볼 수 있어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더불어 이제는 가족들에게도 나만 상처받고

산 게 아니고 너도 상처받고 살았구나 하고 용기내어 살아

보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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