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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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자신감과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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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아 [dellia] 쪽지 캡슐

2000-10-26 ㅣ No.14752

찬미 예수님!

 

가을이 예쁜 빛깔로 성큼 다가온 요즈음 여러분 모두에게 예수님의 향기가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

오늘은 제가 사치를 안 부리게 된 결정적인 사건을 얘기해 드릴까 합니다.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들이 많은 요즈음, 비싼 외제 백 하나 없으면 어떻게 되는줄알고

야단인 사람들에게 꼭 해 주고 싶은 이야기 랍니다.

 

벌써 오래된 이야기네요.  한 8년 전 이야기 이니까요.

주한 모 대사의 십대 아이들이 본국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제 남편도 같은 비행기를 타게되어

그 대사님이 제 남편에게 아이들을 부탁하셨기 때문에 우리는 공항에서 대사의 가족과 만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저는 대사 가족과 직접 만나는 것은 처음이라 집을 나서기 전에 옷차림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여우털 코트를 꺼내 입고, 귀걸이며, 반지며 온갖 악세서리로 번쩍 번쩍거리게 만들고 화장도 신경써서 예쁘게 하였습니다.  대사 부인과 격에 맞아야 한다고 생각 했기 때문이죠.  화려하게 차려 입고 공항에 도착한뒤 남편에게 먼저 가라고 말한뒤 잠깐 화장실가서 화장과 머리를 다듬고 나와 대사와 남편이 이야기 하고 있는 쪽으로 천천히 우아하게 걸어 가고 있었습니다.  대사 부인은 보이지 않는 것 같았어요.  아마 근처에 어디 있겠거니... 하면서 걸어가고 있는데,

제 옆으로 어떤 외국 여자 한분이 지나갔습니다.  

공항이라 수많은 외국 여자들이 있었지만, 왠일인지 제 가슴이 쿵!하는 느낌이 들면서 대사 부인이다 하는 직감이 들었죠.  

그런데 말이지요, 저는 더 이상 걷지 못한채 그자리에 서서 멍하니 그 여자가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천천히 대사일행 쪽으로 가서 남편과 인사를 하였습니다.  제 예감대로 대사 부인이 맞았던 거죠.  저는 한번도 그녀를 본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느낌으로 그여자를 알아 보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부끄러워서 커다란 기둥뒤에 숨어서 나오지를 못했습니다.  남편이 저를 찾으로 이리 저리 헤멜때도 저는 가만히 있었습니다.  대사 가족들이 저를 기다리다가 시간이 다 되어서 아이들을 출구로 들여 보내려고 그 자리를 뜰때까지 저는 제 자신이 부끄러워서 가만히 기둥뒤에 숨어 있어야만 했습니다.

 

그녀는, 모든이들이 선진국이라 일컫는 나라의 대사 부인인 그녀는.....

 

그녀가 입고 있었던 겨울 코트는 검정색 낡은 코트 였습니다.  오래 되어서, 마치 10년은 되어 보였던 그 검은색 코트는 오래되어 얇아져서 감이 날날하게 낡아 있었으며, 색상도 바랜 그런 코트였던 것입니다. 저 같았으면, 예전에 내 던져 버렸을 그런 코트 였던 것입니다.  얼굴에는 화장기도 별로 없이, 그냥 상냥스런 웃음과, 다정한 눈빛을 가진....

낡은 코트와 초라한 모습에서도 저는 왜 그녀가 대사부인이다라는 직감을 가졌을까요?  공항을 누비는 화려한 여자들 사이에서도, 당당하고, 지적인 미와 조용하고 우아한 아름다움.  그것은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가득할때만 가질수 있는 아름다움이였던 것입니다.  

저는 어떻습니까?  화려하고 아름답기 그지 없으나 순간 제 머리속에 떠오르는 저의 모습은 진주 목걸이를 한 돼지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뚱뚱해서 돼지라는게 아니고요...)

그때처럼 제 모습에 환멸을 느껴 본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아름다움이 아니고 추함 그자체 였던 것입니다.  저는 자존심이 상해서 그들 앞에 나설수가 없었습니다.  저의 진정한 모습을 그들에게 보여 주고 싶지, 온갖 치장을 한 가식적인 모습으로, 그저, 화려한 포장지 같은 모습으로 그들과 첫 만남을 갖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화려한 포장지는 선물을 열고 난뒤 쓰레기 통으로 던져 버리지 않습니까?  그들의 머리속에 곧 쓰레기 통에 던져 져 버릴 포장지 같은 느낌으로 비추어 지고 싶지 않았던 거지요.  

 

저는 그날 이후로 사치하는 버릇을 버렸습니다.  비싼옷을 사면, 예수님이 얼마나 제게 실망하실까 하는 생각도 들어 옷도 세일기간을 이용하여 구입하고, 색상도 조용한 색상으로 싫증나지 않게 오래 입을 수 있는 색과 유행을 덜 타는 디자인으로 골라서 사서 입고 있습니다.  외모의 치장으로 그사람의 내면을 숨길수는 없다는 교훈을 얻은 거지요.  아무리 좋은 옷을 걸쳤다고 하더라도, 내면이 빈약한 사람은 얼굴이나, 행동에서 본연의 모습이 나타 나게 되어 있지요.

아름답게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운 사람들 - 보십시요. 수많은 수녀님들 중에 안 예쁘신 분이 있으신가....  어떤 옷을 걸쳤는가가 중요 한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과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서 대접을 받게 되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만일 깊고 아름다운 내면보다 외모만 가지고 당신을 평가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가엽게 생각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교양이나, 인격의 형성이 미숙한 사람들일 수록 옷차림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지, 올바른 정신 가진 사람들은 당신의 깊은 내면을 보려고 노력 한다는 것입니다.

 

가끔, 백화점에서 예쁜 옷을 보고 살까 하는 생각이 들때 마다, 저는 그 대사 부인을 떠 올립니다.  그리고 예수님도 생각 하지요.  이옷 한벌 값이면, 소년 소녀 가장 아이들 몇달 생활비 일텐데.... 그 귀한 돈을 마구 쓰면 예수님께서 좋아 하실까? 하고 말입니다.

 

좋은 가을 되시고 예수님의 사랑으로 마구 치장을 해 대는,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분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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