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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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32793- 순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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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교빈 [aretas] 쪽지 캡슐

2002-05-04 ㅣ No.32806

간혹 명동 성당에 갈 때마다 거의 집회가 있어서 성당을

들어서며 고요한 마음을 갖기는 힘듭니다.

언젠가 신문에서 대충 훑어 읽은 기사 중에는 명동 성당이

무분별한 집회장으로 사용됨에 성당이 훼손됨에 따라

경찰의... 뭐 대충 이런 내용의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어제 저는 명동 성당에 있었습니다.

 

저는 평범한 26살 직장인입니다.

신자이기도 하구요.

 

휴가를 내 강남에 있는 병원에 갔다가 오후에는 조용히

생각할게 있어서 명동 성당을 찾았습니다.

뒷마당에 들어서니 열댓명쯤 되는 사람들이 천막을 치고

있었습니다.

천막을 치는 사람 말고 한사람은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그

상황을 담고 있었습니다.  

 

생각했던 분위기와 달라 다시 돌아갈까 하다가 성모상 옆으로

있는 초록색 의자에 신자인 듯한 할머니가 자리를 잡는 것을

보고 저도 그 뒤에 앉았습니다.

주모경을 바치고 연필과 종이를 꺼내 뭘 좀 쓰려고 하는데

천막을 치는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간간이 뭐라 큰소리로

얘기도 하고 소란스러웠습니다.

귀에 거슬려 옆을 돌아보았는데 앞에 앉으신 할머니도 신경에

거슬렸는지 돌아다보십니다.

 

그리고 바로 신부님과 본당 어른 서너분이 오셨고 ’천막을

치우십시요’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꼼짝도 하지 않았고 천막을 치울 듯한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들은 "여기가 하느님의 집이지, 당신들의 집이냐?

당신들이 뭔데 여기서 나가라 그러느냐, 갈 곳 없어서 온

우리들을 왜 쫓으려고 그러느냐, 여기는 사천만 국민의

집이다. 신도들이 이 일 알면 누가 성당에 다니겠냐? "-

하고 신부님과 어른 신자분들에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들이 접을 생각을 전혀 안 보이자

어른 신자 몇 분이서 천막을 철거하려 하자 그 사람들은

소리를 지르며 막으려 했고 거의 몸싸움이 돼다시피 했습니다.

그 할머니도 저와 같이 천막 앞으로 내려왔고 할머니는

혼잣말로 그 사람들에게 뭐라 하시는데 그 심정이 백번

이해가 됐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는 행여 신부님이 다치실까봐 안절부절, 그 소란스러운

중에도 ’신부님, 이쪽으로 나오세요’를 연발하셨습니다.  

제가 본 중에는 신부님은 천막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집회자 측의 조끼를 입은 한 남자가

’니들이 뭔데 이 X새끼들아 천막을 치워?’ 하고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했고, 그 순간 바로 어느 분이 그 사람 뺨을

때렸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들은 살인 미수라고 그 어른에게 명함을

내놓으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습니다. 몇 젊은 사람이

그 어른을 둘러싸고 폭력이니, 살인 미수니 하면서 신원

조회하게 신분증을 내놓으라고 닥달했습니다.

그 사람들 투쟁의 목표는 ’그 어른’인 것처럼 끊질기게

’살인미수’ 운운하며 닥달했습니다.

 

대여섯분 계시던 신자 어른들은 대체로 점잖게 타이르려 했지만 그

사람들은 정말 말이 통하지 않았고, 어른들 말꼬리를 잡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습니다.

인생의 목적이, 집회의 목적이 성당 뒷마당에 천막을 치는

것인양... 정말 말도 안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참 당돌하구나, 했는데 어른들도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신부님은 좋게, 대표자분은 제 방으로 오십시요,

하고 가셨고 어른들도 몇 분은 가셨고 몇 분은 벤치에

앉았습니다.

어른들이 뒤돌아 갈 즈음 한 여자 청년이 소란스러운 틈을 타

’드럽다, 이 10쌔들아.’ 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어른들은

듣지 못하신 듯했지만 영화에나 나올 법한 욕을 저는 똑똑히

옆에서 들었습니다.

그 욕 말고도 여자 청년들은 소란스러운 틈을 타 욕을

해댔습니다.

 

그 중에 나이가 제일 많아 보이는 여자가 어디론가 계속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간간이 말하는 단어들이 들리기도 했는데

지금의 일을 전하는 듯 했습니다.

 

비디오 남자는 계속 찍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천막 앞에서 남자 두어명과 여자 서너명이 담배를

피웠습니다.

여자는 담배를 피우며 연신 바닥에 침을 뱉었습니다.

아까 그 할머니는 여자애들이 담배를 피운다고 뭐라 혼잣말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ㅅㅏ람들은 벤치 쪽을 향해 ’하나님 믿는 사람들이

술 담배를 하냐? 진짜 믿는 사람등은 안 그런다" 하고

큰 소리로 비아냥거렸고 ’명동 성당이 언제부터 이렇게

변했냐?’하고 비아냥거렸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둥글게 앉아 한 사람씩 돌아가며 얘기를

했고 말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쳤습니다.

여전히 비디오 남자는 찍었습니다.

 

제가 앉아있는 벤치 쪽을 향해 찍자 저는 겨우 눈을

흘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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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소에 정의를 위해, 공익을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을

동경해왔습니다. 사심을 버리고 싸울 수 있는 용기를

부러워했습니다.

 

그 사람들이 정확하게 무엇을 향해 집회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 사람들의 태도는 올바른 정의를 향해 무엇을 달성하고자

하는 모습이 아니라 악에 받쳐 손해를 안보려(?) 발버둥을

치는 모습이었습니다.

 

 

평소에 개신교 신자분들이 큰 소리로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을

외치며 다닙니다. 저는 그런 것을 볼 때마다 인상을 쓰곤

하는데 이 번 집회의 사람들은 최소한 그런 개신교 분들보다

아름답지(?) 못했습니다.

 

기본도 모르는 사람들이 무얼하겠다 하니 안타깝습니다.

 

말도 안되게 각색된 밑에 글을 읽으니 이런 제 생각이 백번

맞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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