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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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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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웅열 [ryuwy] 쪽지 캡슐

2019-06-22 ㅣ No.95425

 

노인의 현주소
 

친구! 그간 어떻게 지냈나?  나 말인가? 

평생을 다니던 직장서 정년퇴직 후 그동안 소홀했던 

자기충전을 위해 대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네. 


처음에 나간 곳은  세계적인 명문인 하버드대학원. 
이름은 그럴싸하지만 국내에 있는 하버드대학원은 

"하"는 일도없이 "바"쁘게 "드"나드는곳이라네. 


하버드대학원을 수료하고는 동경대학원을 다녔지

"동"네"경"노당 이라는 곳이라네.

동경대학원을 마치고나니 

방콕대학원이 기다리고 있었지.


"방"에 "콕"틀어박혀 있는 것이라네. 

그러는 사이 학위라고 할까? 감투라고 할까? 하는 것도 

몇 개 얻었지.
 
처음 얻은 것은 화백, 

"화"려한 "백"수 이쯤은 잘 알려진 것이지만  

지금부터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것이라네.

두번째로는 장노였네. 

교회에 열심히 나가지도 않았는데 웬 장노냐고? 
"장"시간"노"는 사람을 장노라고 한다는군. 


장노로 얼마간 있으니 목사가 되라는것이네. 

"목"적 없이 "사"는 사람이 목사라네.

기독교 감투만 쓰면 종교적으로 편향되었다고 할까봐 

불교 감투도 하나 썼다네. 


그럴듯하게  "지공선사" 

"지"하철"공"짜로타고 경노석에 정좌하여 

눈감고 참선하니 지공선사 아닌가?..

정년! 

정년이란 말 만들어도 왠지 쓸쓸하고,  

허전하고, 마치 인생의 종착역에 다가온 것 같은 

느낌을 감출수가 없다네. 


정년을 새로운 인생의 첫 걸음이라 하지만, 
평생 동안 정열을 쏟고,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직장을떠나는 마음이 어찌 편하기만 하랴!  


정년은 누구나 언젠가는 거쳐야 하는 길인 것을..
우리는 다 길 떠나는 나그네. 


언제 떠나는지 서로 몰라도 

가다보면  서로 만나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애절한 사연 서로 나누다 갈래길 돌아서면 어차피 

헤어질 사람들,

더 사랑해 줄 걸 후회할 것인데  

왜 그리 못난 자존심으로 용서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비판하고 미워했는지!..

사랑하며 살아도  너무 짧은 시간 

베풀어주고, 또 줘도 남는 것들인데 웬 욕심으로 

무거운 짐만 지고 가는 고달픈 나그네 신세인가! 


그 날이 오면 다 벗고 갈 텐데.. 
무거운 물질의 옷도, 화려한 명예의 옷도, 

자랑스런 고운모습도.. 더 그리워하면 더 만나고 싶고, 

더 주고 싶고, 보고 또 보고, 

따뜻이 위로하며 살아야 하는데, 

왜 그리 마음에 문만 닫아걸고 더사랑하지 않았는지! 

아니 더 베풀지 못했는지!..

천년을 살면 그리할까?  

만년을 살면 그러리요? 


사랑한 만큼 사랑받고 도와준 만큼 도움 받는데 

심지도 않고 거두려고만 몸부림쳤던 부끄러운 나날들..
 
우리가 서로 아끼고 사랑해도 허망한 세월인 것을..  

어차피 저 인생의 언덕만 넘으면 헤어질 것을..  

미워하고 싸워 봐야 상처 난 흔적만 훈장처럼  달고 갈 텐데..

이제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이제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사랑해야지. 

우리는 다 길 떠날 나그네들이라네..

그래도 자넨 따뜻한 자켓과 솜바지를 입었구만! 

자식들을 잘 둔것 같군! 


난 그저 이 지팡이 하나로 의지하며 이렇게 지낸다네!!..


    "현 시점에서 모든 것을 수용하면서 살아야 함"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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