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금)
(홍)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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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경비구역 JSA] 이제서야 하는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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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agneskim] 쪽지 캡슐

2000-11-03 ㅣ No.307

 

<< 배경음악 있습니다.>>

 

+ 찬미 예수님

 

영화를 보러가기 전에 누군가 옆에서 자꾸 그 영화의 결말을 말하려 하면 짜증날 때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영화는 마지막 장면을 알아버리면 영화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게 되고, 그 다음엔 아무리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전개되더라도, 그다지 큰 감동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저는 가급적 영화 줄거리를 미리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공동경비구역 JSA]를 보고 나온 그 순간 제 느낌을 적고 싶었으나~

많은 분들 또한 흥미를 잃지나 않으실까???하는 기우로 인하여 긴 시간(?)이 지난 이제서야 제 느낌을 올립니다.

 

한 장의 사진!

그 한 장의 사진에 왜 그리 많은 사람들이 울고, 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고 말하는가를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공동경비구역의 총성이 제 뇌리에 깊이 박힌 이후였습니다.

 

영화의 탄탄한 구성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가 압권이었습니다.

도대체 저 사람들이 배우인지... 아니면 진짜 군인들인지...

헷갈릴 정도로 (아마 그 배우들을 모르는 사람이 영화를 봤다면 다큐멘터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영화를 보는 내내 배우들의 연기에서는 '어색'이라는 단어를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공동경비구역 JSA]

직접 가보지 않더라도 그 말만으로도 두려움이 느껴지는 장소~

그러나...

밤하늘에 가득한 별빛을 뚫고 은은히 비추는 그윽한 달빛조차도 그 곳의 고요함을 뚫을 수 없고...

수줍은 듯 고개 숙여 흔들리는 갈대 숲과 아름다운 나무들로 인해 탄성을 자아내는 곳...

(언어)이라는 것을 하지 않는 온갖 것들에게는 [출입금지]라는 단어는 허용되지 않는 무한 자유가 있는 곳...

유난히 밝은 햇빛이 느껴지던 한 낮의 조용함까지 갖고 있는 그 곳!

 

영화 전반에 걸쳐 펼쳐지는 잔인할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은 한 폭의 수채화와도 같았습니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온갖 것 중에 자연이라는 단어만큼 아름답고 귀한 것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봅니다.   

그래도.....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결론은...

그 평화로움 속에는 강한 긴장감이라는 것이 버티고 있다는 슬픔입니다.

 

밤이 깊어서야 넘어서는 안될 (그러나 때로는 예외도 있는...) 선을 넘어~

서로 얼굴 맞대고 앉아 천진난만하게 웃던 그들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맘 좋은 너털 웃음의 아저씨요~  

이젠 다~ 자라 어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냥 어리게만 보이는 제 막내 동생의 모습이었습니다.

 

입안 가득하던 쵸코파이를 뱉어 물고 "우리도 이렇게 맛있는 과자 만들어 보는 것이 소원" 이라 말하던 모습...

세상에 어떤 연인이 있어 그들보다 더~ 애절하게 서로의 편지를 주고 받을까요?

마지막 순간까지 서로가 서로를 지키려 했던 모습들....

아직도...  한 장면 한 장면 생각 날 때마다 눈물이 나려합니다.

 

웃음을 자아내는 부분에서도 시원하게 웃을 수 없었던 것은 아마도 우리의 뒤 배경엔 언제나 분단이라는 아픔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웃음조차도 눈물로 나오게 했던 영화 JSA!

 

영화를 보고 난 후 저는 한마디로 쓸데없는 걱정에 빠졌습니다.

우리 영화 JSA가 해외 시장으로 수출되었을 때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김광석님의 노래들이 외국인들에게 잘~ 전달 될 수 있을지....

왜 감독이 저 부분에서 저 노래를 사용했는지를 알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리고, 그들도 같이 흥얼거리며 흐르는 눈물을 닦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어느새 가슴 속 깊은 곳으로 쓰며들어 넘치는 눈물로 흘러나오던 그 노래~

 

마지막 장면인 그 한 장의 사진이 화면을 꽉 채우는 순간! 너무 크게 울어버렸습니다.

이제 스크린도 어두워지고 나가 달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는데도 도저히 자리에서 일어 설 수가 없었습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박수소리와 뺨을 타고 끝없이 흐르는 눈물 속으로 가슴 한 곳은 자꾸만 아려옵니다.

 

누군가 했던 우스개 소리가 기억납니다.

신의 아들이나 장군의 아들인 short time soldier인 경우는 영화가 끝난 후 금방 일어서고, 어둠의 자식들(현역)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일어 설 줄 모른다고...

하하하 그냥 우스개 소리이니 너무 깊이 생각하지는 마세요~

싸나이의 인생 이야기에 거의 50%를 차지한다는 군대 이야기~

이제 제가 본 영화의 거의 50%는 당분간 JSA가 차지할 것 같습니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단돈 6,000천원에 너무 많은 것을 얻게 하는 그런 영화입니다.

정말 할말을 다 하는 영화! 그 영화를 다시 볼 것만 같습니다.

 

영화 JSA를 향한 감동은 끝이 없지만 자꾸 영화에 대한 느낌을 나열하다보면 저의 짧은 표현력으로 인해 그 감동의 크기가 줄어들 것 같고...

또한 줄거리를 자세히 나열하지 않은 이유는 아직 JSA를 선택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서입니다.

 

너무 늦었지만... 자신 있게 권합니다. 공동경비구역 JSA!!

 

그리고.. 저 이말 한마디 남겨도 될까요?

대한의 모든 군인 아자씨들 (푸하하하 이젠 동생들이네요~)

파이팅~

 

어제는 동생들을 위해 영화표를 선물했습니다.

11월 4일 2시로 적힌 [공동경비구역 JSA]를 이제서야~

 

그리고...

우리가 안고 있는 그 아픔과 슬픔을 잘 치유하고 다시는 덧나지 않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도 주님 안에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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