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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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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의료인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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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진 [andrea1007] 쪽지 캡슐

2000-06-24 ㅣ No.1070

(의약사태 정상화를 위한 성명서)

 

가톨릭 의료인들에게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고...."(마태 25,36)

 

1.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고 하시며, 모든 신앙인들에게 병들고 헐벗은 이들에 대한 사랑의 의무를 내리셨습니다.   특히 당신 친히 고통받고 소외된 병자들에게 손을 얹어 고쳐 주시고, 제자들을 파견하시어 수많은 병자들을 고치게 하셨습니다(마르 6,12).   예수님께서는 또한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 말씀을 통해 우리 모든 신앙인들에게 ’이웃사랑’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루가 10,25-37).

    이는 여러분이 의사의 직분을 수락할 때 서약한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여러분은 "나는 양심과 위엄으로서 의술을 베풀고, 나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며, ……인종, 종교, 국적, 정당 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게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고 여러분의 명예를 걸고 서약하였습니다.

 

2.  그러나, 의약분업 실시 문제와 관련된 작금의 의료인들의 행동은 그 서약을 무색케 합니다.   진료 포기와 병원폐업의 장기화로 많은 환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으며, 급기야 치료도 받지 못하고 죽어 가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여러분의 사랑하는 가족이었다면 과연 그렇게 명분만 내세우며 뒷짐만 지고 있었겠습니까?  

    더욱 개탄할 일은, 종교기관에서 운영하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가톨릭 의료인들조차 대의명분을 앞세워, 입원 환자들은 물론 응급실과 중환자실 환자까지 지속적인 치료가 불가능할 정도로 의료행위를 중단하고 있는 것은 하느님의 분노마저 불러 일으킬만한 일입니다.

 

3.  여러분의 요구가 환자를 생각하는 명분 있는 요구라면, 환자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고 환자와 그 가족들의 몸과 마음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드는 모든 집단 폐업 행위를 즉시 중단하고 진료에 복귀해야 할 것입니다.   그 동안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비난받는 의료인들이 간혹 있어 왔으나, 환자들은 지금까지 대부분의 의료인들을 믿고 존경해 왔으며, 의료인들의 손에 생명을 맡겨왔습니다.   곧 상처받고 고통받는 환자들은 의료인을 마치 하느님의 손길처럼 느껴왔습니다.

    그러기에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실력행사로 치닫고 있는 의료인 여러분의 행동은 이 모든 신뢰를 무너뜨리고, 단순히 이익집단처럼 보이게 합니다.  곧 여러분의 명예와 인격을 실추시키는 일이 되는 것입니다.

 

4.  더구나 남북의 화해와 통일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지금, 의료 폐업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다시금 국민들에게 분열과 불신, 그리고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랑의 의무에 위배될 뿐 아니라, 배신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선해야 할 것은 아직도 여러분을 신뢰하며 존경하는 환자들의 빠른 치유를 위해 현장으로 복귀하여 그들을 성심 성의껏 돌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환자의 생명은 그 어떤 이익보다도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이 여러분이 자부심으로 삼는 철학이 아니었습니까?

 

5.  다행스럽게도, 용기 있는 의료인들이 곳곳에서 다시 병원을 열고 치료에 복귀하고 있으며 폐업에 동참하지 않는 의료인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의사협회의 뜻은 지지해도 자신들이 돌보던 환자들의 아픔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진료를 강행한다고 했습니다.   참으로 용기있는 결단이며, 참된 의료인의 자세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6.  가톨릭 의료인 여러분, 여러분은 신앙인입니다.   하느님은 창조이래 여러분의 손길을 통해 인간을 치유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환자들의 아픔을 외면하고 병원을 떠나는 것은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요,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맡겨주신 고귀한 직분을 망각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진정으로 재물이나 힘보다 생명의 가치를 더 우선하고 있다면,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십시오.   모두가 집단적 이기주의에 빠져, 이제는 명분 때문에 환자들의 생명조차  무시되는 이 상황에서 용기 있게 신앙인의 양심으로 올바른 선택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영예롭게 여기는 분들이며, 더 나아가 신앙인이기에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양심 안에 살아 계신 성령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이제 가톨릭 의료인 여러분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분명히 요청합니다.   신앙인의 양심과 직업 윤리에 충실하여 즉시 진료에 복귀해 주십시오

    ’가톨릭 의료인은 그리스도 신자로서 보다 인간다운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협력해야 함(사목헌장 57항)’을 명심하시고, 즉시 진료에 복귀하시어 존경받는 의료인의 모습으로 건강한 사회건설에 앞장 서 주시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2000년 6월 25일

 

천주교 경기동부지구 사제단

 

지 구 장 : 남학현 스테파노 신부     부지구장 : 이찬홍 야고보 신부

마익현 미카엘 신부        장춘호 요한 신부          권흥식 바오로 신부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      이재열 야고보 신부        윤종국 마르코 신부

김상국 그레고리오 신부    박종성 그레고리오 신부    전영준 바오로 신부

유 데니스 신부            김영석 베드로 신부        허윤진 안드레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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