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백)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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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5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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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4-05-04 ㅣ No.172123

[부활 제5주간 토요일] 요한 15,18-21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오늘의 제1독서인 사도행전을 보면 주님의 뒤를 따르는 신앙인들이 어떤 마음자세로 살아야하는지 우리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는 모습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주님의 뜻에 따라 복음을 전하던 사도들이 자기들의 계획에 따라 어떤 지역으로 가려고 했다가 여러 사정이 생겨서 그러지 못하게 되면, 그건 성령께서 원치 않으셔서 막으시는 거라고, 주님께서 품으신 뜻과 달라서 그분이 당신의 영을 통해 자기들을 다른 길로 이끄시는 거라고 생각하며 즉시 다른 길을 찾는 모습을 보이는 겁니다. 주님께 열심히 기도까지 해가며 청하던 것이 자기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실망하고 절망하며 주님을 원망하는 우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요. 자기 뜻과 욕심이라는 ‘작은 그림’ 안에 갇혀있지 않고 주님의 뜻과 섭리라는 ‘큰 그림’을 보며 나아가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우리도 그런 마음자세를 지녀야 함을 강조하십니다. 우리가 당신 뜻을 충실히 따르는 만큼 세상 사람들로부터 미움과 박해를 받겠지만, 우리가 신앙의 길을 걷는 과정에서 겪는 모든 일은 그저 우연히, 혹은 운이 없어서 일어나는게 아니라, 주님께서 당신의 이름으로, 나를 위해 미리 세워두신 당신의 큰 계획의 일환으로 일어나게 하시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주님을 굳게 믿고 따르는 이들은 세상 사람들이 ‘불운’이라고 부르는 일이 닥쳐도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재수 없는 일이 생기느냐’고 불평하지 않습니다. 또한 믿음 없는 이들이 시련과 고통이라고 부르는 일을 마주하더라도 ‘당신을 따르기 위해 노력하는 내가 왜 이렇게 힘들고 괴로운 일을 겪게 하느냐’며 주님을 원망하지도 않습니다. 물 흐르듯 잘 풀리는 일은 ‘아 이게 주님의 뜻이구나’ 생각하며 따라가고, 커다란 난관이 가로막은듯 꽉 막힌 일은 ‘아 이건 주님이 원하지 않으시는구나’ 생각하며 다른 길을 찾으면 될 뿐이지요.

 

그런데 우리는 주님의 뜻을 살피기보다, 세상의 눈치를 보게 될 때가 더 많은 듯 합니다.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며 그들이 나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말에 흔들릴 때가 많은 겁니다. 주님의 뜻인 ‘숲’을 보지 않고 세상의 뜻인 ‘나무’만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님은 당신 뜻을 보라고 하십니다. 아름답고 큰 숲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무 몇 그루 뽑힌다고 ‘큰 일’나는게 아니지요. 다 그 숲을 만드시는 하느님의 계획 안에서 그분 뜻에 따라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그런 믿음을 지니고 있으면 세상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하게 주님 뜻을 선택하여 따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열심히 신앙생활 하는 과정에서 시련과 고통을 겪는 것은 그분께서 우리를 ‘세상에서 뽑으셨기 때문’입니다. 뽑힌다는 것은 주님께 꼭 필요하고 중요한 사람으로 특별히 선발되었다는 뜻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더 이상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마치 모판에 있던 모를 뽑아 논에 심는 것처럼 하느님 나라라는 참된 행복의 나라에 우리를 심으시려고 이 세상에서 뽑으시는 겁니다. 이 세상에서 뽑혀나가는 것은, 세상이 주는 편안함과 안락함을 포기하는 데에는 아픔과 고생이 따르지만 그 과정이 있어야 하느님 나라에 심겨질 수 있음을 기억하며 힘들어도 주님 뜻을 따라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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