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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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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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9-11-29 ㅣ No.134209

 

북미주 사제 협의회 이사회에 다녀왔습니다. 북미주에는 120여 개의 한인 공동체가 있고, 150여 명의 사제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구에서 온 사제, 수도원에서 온 사제, 미국 교구에서 서품받은 사제가 함께 연대하고 있습니다. 목적은 북미주에 이민 온 교포들과 자녀들의 신앙에 도움을 주기 위함입니다. 사제들을 위한 피정, 연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선교지로 온 사제, 수도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북미주 교우들을 위한 매일미사 책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평화신문은 복음을 전하고, 공동체의 소식을 나누기에 매년 참석하고 있습니다.

 

모임 중에 즐거웠던 건 사제들과의 대화도 있었지만, 사제들의 강론을 듣는 것도 큰 즐거움입니다. 한 신부님이 강론 중에 빅뱅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우주의 시작에만 빅뱅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부족한 우리가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로 성사를 집전하는 사제가 되는 것이 빅뱅이라고 하였습니다. 신부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제게도 빅뱅이 많았습니다. 신문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멀리 미국까지 와서 신문을 제작하는 것도 빅뱅입니다. 거주자 등록증도 나오고, 운전 면허증도 나오고, 이렇게 사제모임에 올 수 있는 것도 빅뱅입니다. 감사하면서 지내면 하루하루가, 순간순간이 빅뱅입니다. 원망하면서 지내면, 짜증내면서 지내면 하루하루가, 순간순간이 어둠입니다.

 

성실함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매일 일만 하는 것이 성실함이 아니라고 합니다. 놀 때는 신나게 놀고, 일할 때는 신나게 일하는 것이 성실함이라고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도 세상을 창조하시고 하루 쉬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성실한 사람을 좋아하신다고 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속성이 성실함이기 때문입니다. 우주의 만물이 조화롭게 움직이는 것도 하느님의 성실함에서 옵니다. 꽃이 피고, 바람이 불고, 해가 뜨는 것도 성실함에서 옵니다. 자연이 성실하듯이, 우리도 성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오늘은 교회의 전례력으로 한해를 마감하는 날입니다. 우리는 내일부터는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합니다. 교회의 전례력은 예수님의 탄생을 준비하는 대림 시기를 지내고 있으며, 대림 시기는 예수님의 탄생 4주 전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오늘은 예수님의 탄생 4주 전입니다. 2019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올 한해 주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감사드리며, 주님 앞에, 이웃들에게 부족한 점이 있다면, 잘못한 것이 있다면 겸손하게 뉘우치면서 주님의 자비를 청해야 하겠습니다.

 

주님의 길을 충실하게 따라간다는 것은 겸손, 희생, 봉사, 나눔의 삶이기 때문에 때로 고단하고, 힘들기 마련입니다. 못자리에서 옮겨져서 논에 심어진 벼는 알찬 열매를 맺기 위해서 뜨거운 태양도, 거센 바람도, 사나운 비도 온몸으로 받아야 합니다. 사제는 세상에 나와서 홀로서야 하기에 많은 유혹을 겪게 됩니다. 규칙이 보호해 주는 것도 아니고, 학교의 울타리가 지켜 주는 것도 아니고, 동료들과 함께 지내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나뭇가지에 앉은 새는 가지가 부러질까 염려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자신의 날개를 믿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자비라는 날개가 있다면, 매일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의 날개가 있다면 우리는 어디에 있든지, 무엇을 하든지 염려할 것이 없습니다. 우리 또한, 날개가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오늘은 서울대교구 교구장이신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님의 축일입니다. 추기경님께서 영육 간에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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